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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12. 21. 선고 93누16796 판결

[공인중개사자격취소처분취소][공1994.2.15.(962),545]

판시사항

제재적 행정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

판결요지

일반적으로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로 된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경기도지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상목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공인중개사인 원고가 1990.9.6.대전 중구청장으로부터 부동산중개업 허가를 받아 대전 중구 용두동 소재에서 '상가 공인중개사무소'('제1사무소'로 약칭)라는 상호로 부동산중개사무소를 개설하였고, 그 후 원고가 1991.5.3. 같은 허가관청 관할구역 안인 같은구 중촌동 소재에 다시 '상가 부동산'이라는 상호로 부동산중개사무소('제2사무소'로 약칭)를 개설함에 따라, 2개 이상의 사무소를 개설하여 부동산중개업법 제11조 제1항 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대전지방법원으로부터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사실을 적법히 확정한 후 원고의 위 행위가 위 법 제24조 제1항 제2호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관계법령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 및 동 인정사실에 터잡아 원고의 위 행위가 위 법조에 해당한다고 본 판단은 모두 옳은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위배나 부동산중개업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논지는 이유 없다.

2. 원심은 나아가, 피고가 위 부동산중개업법 제24조 제1항 제2호 에 의하여 원고의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소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이 재량권일탈이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위 법의 제정취지와 부동산거래 질서의 확립이라는 공익목적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하여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는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로 된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사정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당원 1992.6.23. 선고 92누2851 판결 ; 1991.10.11. 선고 91누109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여 이 사건의 경위를 살펴보면, 원고는 제1사무소의 사무실을 임차하여 부동산중개사무소를 개설하였으나 영업실적이 부진하자 동 사무소에서의 부동산중개 영업을 사실상 중단하고 있던 중 1991.5.3.에 이르러 제2사무소에 다시 사무실을 개설하였는데, 위 제2사무소 개설당시 당초에는 동 사무소가 같은 허가관청 관할구역 내이기 때문에 장차 사무소 이전이 될 것으로 알았으나 중촌동 지역의 정수제(정수제;T.O) 때문에 사무소 이전이 사실상 어렵다고 하여 결국 이전신청은 하지 못한 채 제2사무소를 운영하게 되었고, 그나마 제2사무소도 개설후 1개월여후에 발생한 이 사건으로 인하여 결국 자진폐업신고를 하기에 이르렀으며, 원고는 이 사건 이외에는 위 법에 위반된 행위를 전혀 한 바 없었고 이 사건과 관련하여 한편으로는 영업허가관청인 대전 중구청장으로부터 영업정지 6월의 처분을 받기도 하였던 사정 등을 엿볼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그러하다면, 설사 원고의 행위가 위와 같이 위 부동산중개업법의 규정에 위반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에 대하여 위 법조 소정의 처분 중 가장 무거운 공인중개사자격취소의 처분을 선택하였음은,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은 부동산중개업법의 규정취지와 부동산거래질서의 확립이라는 공익목적을 고려하더라도, 개인의 사익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그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할 것이다(피고가 적용한 행정처분규칙은 행정처분의 내부기준을 마련한 것에 불과하여 대외적인 기속력은 없는 것이어서, 피고가 동 규칙상의 기준에 따라 처분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처분이 정당하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사건을 둘러싼 정황이 위와 같음에도, 원심이 원고의 위 재량권일탈의 주장을 이유 없는 것으로 쉽게 배척하고 만 것은 결국 재량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에 귀착되며,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논지는 이유 있다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배만운 김석수 정귀호(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3.6.23.선고 93구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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