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2000. 10. 10.자 2000무17 결정

[집행정지][공2000.12.15.(120),2429]

판시사항

[1] 행정처분에 대한 효력정지신청을 구할 수 있는 요건으로서의 법률상 이익의 의미

[2] 경쟁 항공회사에 대한 국제항공노선면허처분으로 인하여 노선의 점유율이 감소됨으로써 경쟁력과 대내외적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감소되고 연계노선망개발이나 타항공사와의 전략적 제휴의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되는 손해가 위 면허처분의 효력정지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될 수 없다고 한 사례

[3] 경쟁 항공회사에 대한 국제항공노선면허처분이 효력정지되면 행정청으로부터 항공법상의 전세운항계획에 관한 인가를 받아 취항할 수 있게 되는 지위를 가지게 된다는 점만으로는 위 면허처분의 효력정지를 구할 수 있는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결정요지

[1] 행정처분에 대한 효력정지신청을 구함에 있어서도 이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어야 하는바, 이 경우 법률상 이익이라 함은 그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발생하거나 확대되는 손해가 당해 처분의 근거 법률에 의하여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과 관련된 것을 말하는 것이고 단지 간접적이거나 사실적·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는 데 불과한 경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2] 경쟁 항공회사에 대한 국제항공노선면허처분으로 인하여 노선의 점유율이 감소됨으로써 경쟁력과 대내외적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감소되고 연계노선망개발이나 타항공사와의 전략적 제휴의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노선에 관한 노선면허를 받지 못하고 있는 한 그러한 손해는 법률상 보호되는 권리나 이익침해로 인한 손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처분의 효력정지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될 수 없다고 한 사례.

[3] 경쟁 항공회사에 대한 국제항공노선면허처분이 효력정지되면 행정청으로부터 항공법상의 전세운항계획에 관한 인가를 받아 취항할 수 있게 되는 지위를 가지게 된다고 하더라도, 행정청이 위 인가를 하여 줄 법률상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경쟁 항공회사와 함께 인가를 신청할 수 있음에 그치는 것이며, 그 인가 여부는 다시 행정청의 별도의 처분에 맡겨져 있으므로 위와 같은 이익은 처분의 효력정지를 구할 수 있는 법률상 이익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재항고인,신청인

주식회사 대한항공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후 외 4인)

상대방,피신청인

건설교통부장관

상대방(피신청인)보조참가인

아시아나항공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박우동 외 4인)

주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본다.

1. 사실관계

원심결정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대한민국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이하 '중국'이라고 한다)정부와 사이에 1997. 11. 7. 비밀양해각서를 체결하여 서울/계림 간 국제항공노선(이하 '이 사건 노선'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양국 각 1개씩 지정항공사가 주 3회 공동운항하기로 하되, 양국 정부에 의하여 지정된 항공사는 취항에 앞서 상대국 지정항공사와 상무협정을 체결하여 양국 항공 당국의 승인을 받도록 하였다.

나. 이에 따라 피신청인이 1998. 1. 24. 이 사건 노선에 관하여 신청인을 지정항공사로 지정하여 노선을 배분하면서 항공법 및 항공협정 등의 규정에 의한 노선면허 신청, 사업계획 변경인가 신청, 상무협정의 체결 및 변경 등 필요한 절차를 취하도록 하고 이를 중국 정부에 통보하였다.

다. 신청인은 중국 민용항공총국(민용항공총국, 이하 '민항총국'이라 한다)에 의하여 중국 측 지정항공사로 지정·통보된 남방항공공사(남방항공공사, 이하 '남방항공'이라 한다)와 수차례에 걸쳐 공식 상협회의 및 비공식 접촉을 벌인 결과 1999. 11. 3. 상무협정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라. 이어 신청인이 1999. 11. 5. 피신청인에게 위 상무협정에 대한 인가를 신청하고, 중국 민항총국으로부터 같은 달 2일 경영허가를, 같은 달 7일 취항허가를 각 취득한 뒤, 같은 달 12일 피신청인에게 이 사건 노선에 관한 국제선 정기항공운송사업(여객) 노선면허(이하 '노선면허'라고 한다)를 신청하였다.

마. 피신청인은 1999. 12. 10. 신청인에 대하여, '운수권을 배분받은 후 1년 이내에 노선권을 행사하지 않아 노선배분의 효력이 상실되어 위 인가신청과 노선면허 신청이 불가하다'는 이유로 이를 반려하였고, 같은 달 16일에는 신청인에게, 운수권을 배분받은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하도록 이 사건 노선에 취항하지 않음으로써 노선배분의 효력이 상실되었다고 통보하였다.

바. 한편 피신청인은 1999. 12. 30. 피신청인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에게 이 사건 노선의 운수권을 배분하고, 같은 달 31일 외교 경로를 통하여 중국 측에 우리 나라 측 지정항공사가 참가인으로 변경되었음을 통보하였다.

사. 참가인은 2000. 3. 9. 남방항공과 상무협정을 체결한 뒤 같은 달 10일 피신청인에게 그 인가신청 및 이 사건 노선에 관한 노선면허를 신청하여, 같은 달 15일 그 면허를 취득하고, 중국 민항총국으로부터 2000. 3. 30. 이 사건 노선에 관한 취항허가를 취득한 다음 같은 해 4월 3일 위 노선에 취항하였으며 같은 해 4월 24일 경영허가를 취득하여 지금까지 이 사건 노선을 취항하고 있다.

아. 신청인은 피신청인을 상대로, 참가인에게 이 사건 노선에 관한 노선권을 배분하고 노선면허를 한 것은 위법하다는 이유로 2000. 3. 21. 서울행정법원 2000구7895호로 노선권배분처분 취소소송을, 같은 달 28일 같은 법원 2000구8713호로 노선면허처분 취소소송을 각 제기하였다.

2. 원심결정의 요지

신청인이 피신청인의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노선면허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의 존속으로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이 사건 처분의 효력정지를 구함에 대하여, 원심은 참가인에 대한 노선면허처분의 효력이 정지된다고 하여 신청인에 대한 노선배분 실효통보의 효력이 정지되거나 노선면허신청 거부처분의 집행이 정지되어 신청인이 즉시 이 사건 노선에 취항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처분의 효력정지로 노선면허 등의 처분을 받지 못한 신청인의 불이익이 회복된다고 볼 수 없을 것이어서 신청인에게 이 사건 처분의 효력정지를 구할 만한 정당한 이익이 없어 신청인의 이 사건 효력정지신청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이를 각하하였다.

3. 재항고이유의 판단

행정처분에 대한 효력정지신청을 구함에 있어서도 이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어야 하는바, 이 경우 법률상 이익이라 함은 그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발생하거나 확대되는 손해가 당해 처분의 근거 법률에 의하여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과 관련된 것을 말하는 것이고 단지 간접적이거나 사실적·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는 데 불과한 경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

그러므로 신청인에게 이 사건 처분의 효력정지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살펴본다.

먼저 신청인은, 이 사건 처분으로 참가인은 신청인과의 관계에서 종래 가지던 전세계 또는 중국 내 노선의 점유율이 증대되어 경쟁력과 대내외적 신뢰도가 제고되는 이익을 얻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노선을 바탕으로 하여 이에 연계되는 노선망의 개발이나 국제항공계의 타항공사와의 전략적 제휴기회를 얻게 되는 반면, 신청인은 참가인과의 관계에서 종전보다 그 점유율이 감소됨으로써 경쟁력과 대내외적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감소되고 연계노선망개발이나 타항공사와의 전략적 제휴의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하는바, 가사 그러한 상대적 손해가 본안소송종료시까지 잠정적으로 생긴다고 하더라도 신청인이 아직 이 사건 노선에 관한 노선면허를 받지 못하고 있는 한 그러한 손해는 법률상 보호되는 권리나 이익침해로 인한 손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그것이 이 사건 처분의 효력정지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다음으로 신청인은, 이 사건 처분이 효력정지되면 이 사건 노선에 대하여는 노선면허를 받은 항공사가 없게 되어 신청인도 참가인과 동일한 자격과 지위에서 피신청인으로부터 항공법 제132조, 항공법시행규칙 제289조 제2항 제1호, 제302조 제1항에 의하여 부정기항공운송사업면허에 따른 전세운항계획에 관한 인가를 받아 취항할 수 있게 되는 지위를 가지게 된다고 주장하는바, 이 사건 처분이 효력정지된다고 하여 피신청인이 신청인에게 위와 같은 전세운항계획에 관한 인가를 하여 줄 법률상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신청인이 참가인과 함께 그 인가를 신청할 수 있음에 그치는 것이며 그 인가 여부는 다시 행정청의 별도의 처분에 맡겨져 있으므로 이러한 이익은 처분의 효력정지를 구할 수 있는 법률상 이익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4. 그러므로 이 사건 효력정지 신청은 그 법률상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할 것인바, 원심이 그 설시에 부적절한 점이 있으나 이 사건 신청이 부적법하다고 하여 이를 각하한 결론은 정당하므로 이 사건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강국(재판장) 조무제 이용우 강신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