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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7. 1. 12. 선고 2006다43330 판결

[보험금청구권확인][공2007.2.15.(268),294]

판시사항

[1] 자동차보험약관에 상법 제724조 제1항 과 같은 내용의 지급거절조항이 있는 경우,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보험금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2] 피해자가 피보험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경우에도 피해자가 피보험자들로부터 실제 배상을 받기 전에는 보험자가 상법 제724조 제1항 및 자동차보험약관상 지급거절조항에 따라 피보험자들의 보험금지급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보험회사의 자동차보험약관상 상법 제724조 제1항 의 내용과 같이 피보험자가 제3자에게 손해배상을 하기 전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지급거절조항을 두고 있지 않다면 보험자는 그 약관에 의하여 상법 제724조 제1항 의 지급거절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아야 하지만, 만약 약관에 명시적으로 지급거절조항을 두고 있다면 달리 지급거절권을 포기하거나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자는 상법 제724조 제1항 및 지급거절조항에 의하여 피보험자의 보험금지급청구를 거절할 권리가 있다.

[2] 피해자가 피보험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경우에도 자동차보험약관상 “보험자는 손해배상청구권자가 손해배상을 받기 전에는 보험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에게 지급하지 않으며, 피보험자가 지급한 손해배상액을 초과하여 지급하지 않습니다”는 지급거절조항이 있다면, 보험자는 피해자가 피보험자들로부터 실제 배상을 받기 전에는 상법 제724조 제1항 및 위 지급거절조항에 따라 피보험자들의 보험금지급청구를 거절할 수 있다.

원고, 피상고인

안경덕외 1인

피고, 상고인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소명 담당변호사 경수근 외 6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43,163,76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1. 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점에 대하여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보험청약서상 기재 사항의 변동 사항 및 보험자의 면책사유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다고 할 것이고, 만일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다4494 판결 , 2005. 10. 28. 선고 2005다38713, 3872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고의 보험설계사인 소외인 1은 원고 안경덕을 대리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안기준에게 가족운전자 한정운전 특약의 내용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음으로써 그 명시·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특약의 내용을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 및 관련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반이나 약관의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안기준이 위 특약의 내용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법 제724조 제1항 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가. 상법 제724조 제1항 은 “보험자는 피보험자가 책임을 질 사고로 인하여 생긴 손해에 대하여 제3자가 그 배상을 받기 전에는 보험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에게 지급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보험회사의 자동차보험약관상 위 규정의 내용과 같이 피보험자가 제3자에게 손해배상을 하기 전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조항(이하 ‘지급거절조항’이라 한다)을 두고 있지 않다면 보험자는 그 약관에 의하여 상법 제724조 제1항 소정의 지급거절권을 포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지만 ( 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다17888 판결 , 1995. 9. 29. 선고 95다24807 판결 등 참조), 만약 약관에 명시적으로 지급거절조항을 두고 있다면 달리 지급거절권을 포기하거나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자는 상법 제724조 제1항 및 지급거절조항에 의하여 피보험자의 보험금지급청구를 거절할 권리가 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5. 9. 26. 선고 94다28093 판결 , 2000. 10. 13. 선고 2000다2542 판결 , 2003. 11. 14. 선고 2003다35611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인 소외인 2가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원고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들은 각자 소외인 2에게 손해배상금으로 43,163,76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사실(이하 위 화해권고결정에 의하여 원고들의 지급의무가 확정된 금액을 ‘미지급 손해확정액’이라 한다)을 인정한 다음, 비록 원고들이 소외인 2에게 미지급 손해확정액을 현실적으로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약관에서 재판상 화해 등에 의하여 피보험자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액이 확정된 경우 피보험자는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고, 보험자는 10일 이내에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상, 보험자인 피고는 상법 제724조 제1항 을 들어 원고들의 보험금지급청구를 거절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미지급 손해확정액의 지급을 명하였다.

다. 그러나 피고는 약관에 “피고는 손해배상청구권자가 손해배상을 받기 전에는 보험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에게 지급하지 않으며, 피보험자가 지급한 손해배상액을 초과하여 지급하지 않습니다.”라고 규정함으로써 명시적으로 지급거절조항을 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 점에 대해서는 원고들도 다투지 않고 있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로서는 피해자가 피보험자로부터 실제 배상을 받기 전에는 상법 제724조 제1항 및 위 지급거절조항에 따라 피보험자의 보험금지급청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미지급 손해확정액의 지급을 명한 원심판결에는 상법 제724조 제1항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 부분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미지급 손해확정액의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담(재판장) 박시환 박일환(주심) 김능환

심급 사건
-부산지방법원동부지원 2005.12.15.선고 2004가합2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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