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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_flag_2대구고등법원 2020. 2. 7. 선고 2018누4619 판결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미간행]

원고,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중원 외 3인)

피고,피항소인

포항세무서장

2020. 1. 10.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7. 4. 3. 원고에 대하여 한 2015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570,171,000원(가산세 포함) 및 이에 대한 가산금 64,999,480원, 2015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256,051,420원(가산세 포함) 및 이에 대한 가산금 50,043,340원, 2015년 제2기분 가산금 18,154,270원의 각 납부통지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소외 주식회사 금오이앤지(이하 ‘금오이앤지’라 한다)의 설립자본의 상당액을 출자한 사람이다.

나. 금오이앤지와 원고는 2016. 9.경 경영난으로 인하여 매각을 추진하고 있던 소외 영일기업 주식회사(이하 ‘영일기업’이라 한다)를 인수하고자 하였다.

다. 당시 영일기업은 부가가치세, 근로소득세, 퇴직소득세 등 1,919,760,870원을 체납하고 있었고, 영일기업은 포항시 남구 (주소 생략) 공장용지 10,961.5㎡ 등 20개의 부동산(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 한다)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위 각 부동산에는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등기과 2016. 8. 2. 접수 제64209호로 2016. 8. 2.자 압류(이하 ‘이 사건 압류’라 한다)를 원인으로 한 권리자 국, 처분청 포항세무서인 압류등기가 마쳐져 있었다.

라. 금호이앤지는 2016. 10. 25. 영일기업과 사이에 금호이앤지가 영일기업으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대금 86억 원에 매수한다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금호이앤지는 2016. 10. 26. 위 각 부동산에 관하여 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마. 한편 원고는 2016. 10. 31. 영일기업과 원고 개인 자격으로 영일기업의 영업을 양수한다는 취지의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다.

바. 원고는 2016. 12. 8. 피고에게 아래와 같은 확인서를 제출하였다.

상기 본인은 영일기업과 영업양수도계약을 하면서 2016. 12. 8. 현재 영일기업 체납액 1,919,000,000원 중 1,000,000,000원을 12. 9. 납부하고, 나머지 919,000,000원과 2016. 2기 부가가치세액 996,000,000원에 대해서는 2017. 3. 31.까지 완납할 것을 확인합니다. 상기 체납세액과 고지세액에 대해 원고 본인이 납세보증서를 제공하고 이 금액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보증기한까지 완납되지 않을시 본인의 재산에 대하여 체납처분을 집행하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을 틀림없이 확인합니다.

사. 금오이앤지는 2016. 12. 9.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영일기업의 부가가치세, 근로소득세, 퇴직소득세 체납세액 약 1,919,760,870원 가운데 10억 원을 피고에게 납부하였다. 이로써 영일기업이 납부할 세액은 2015년도 제1, 2기 부가가치세 체납세액 919,760,870원, 2016년도 제2기 부가가치세 고지세액 996,000,000원이 남게 되었다.

아. 원고는 같은 날 피고에게 ‘영일기업이 2017. 3. 31.까지 체납된 국세 등을 완납하지 아니할 때에는 본인 책임하에 납부할 것을 보증한다’는 취지의 납세보증서(이하 ‘이 사건 납세보증’이라 한다)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자. 피고는 같은 날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체납처분유예 규정에 따라 원고의 위 납세보증서를 담보로 당시까지 체납되었던 2015년 제1, 2기분 부가가치세 등 체납세액 919,760,870원에 관한 국세징수절차를 2017. 3. 31.까지 유예하고, 같은 날 이 사건 압류등기를 말소하였다.

차. 그런데 금오이앤지는 2017. 3.경 영일기업에 대하여 영업양수 교섭의 중단을 통보하였고, 원고도 그 무렵 영일기업에 대하여 위 2016. 10. 31.자 영업양수도계약의 해제를 통보하였다.

카. 영일기업은 2017. 3. 31.까지 체납된 국세 등을 납부하지 아니하였다.

타. 이에 피고는 2017. 4. 3. 원고에 대하여 2015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570,171,000원(가산세 포함) 및 이에 대한 가산금 64,999,480원, 2015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256,051,420원(가산세 포함) 및 이에 대한 가산금 50,043,340원, 2015년 제2기분 가산금 18,154,270원을 각 납부통지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피고는 원고에게 2016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및 가산금 합계 1,061,941,720원의 납부를 통지하는 처분도 함께 하였으나, 피고는 이 사건 소 제기 후 직권으로 그 부분 처분을 취소하였다).

파. 이 사건 처분에 관계된 법령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8, 13호증, 을 제1 내지 10,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이 사건 납세보증은 체납자인 영일기업의 체납처분 유예신청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체납처분 유예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조세법상의 납세담보의 제공이 아니라 사법상의 보증계약에 불과하여 무효이고, 그러한 납세보증에 기하여 한 이 사건 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이다.

나. 이 사건 납세보증은 금오이앤지가 영일기업을 양수하지 않는 경우 효력을 상실하는 해제조건부 계약이고, 금오이앤지는 2017. 4.경 영일기업을 양수하지 않기로 확정하여 위 해제조건이 성취되었는바, 이 사건 처분은 이미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한 납세보증에 기초한 것이어서 무효이다.

3. 이 사건 납세보증이 조세법상의 규정에 의한 납세담보 제공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조세채권은 국가재정 수입을 확보하기 위하여 국세징수법에 의하여 우선변제권 및 자력집행권이 인정되는 권리로서 사법상의 채권과는 그 성질을 달리하므로 조세채권의 성립과 행사는 오직 법률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고, 조세에 관한 법률에 의하지 아니한 사법상의 계약에 의하여 조세채무를 부담하게 하거나 이를 보증하게 하여 이들로부터 조세채권의 종국적 만족을 실현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납세담보는 세법이 그 제공을 요구하도록 규정된 경우에 한하여 과세관청이 요구할 수 있고, 따라서 세법에 근거 없이 제공한 납세보증은 공법상 효력이 없으므로, 위와 같은 납세보증행위는 조세법상의 규정에 의한 납세담보의 제공이 아니라 사법상의 보증계약에 의한 납세의 보증에 불과하여 무효이고, 그러한 납세보증계약에 기하여 한 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이다( 대법원 1986. 12. 23. 선고 83누715 판결 , 대법원 1990. 12. 26. 선고 90누5399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고는 이 사건 납세보증이 조세법상의 규정에 의한 납세담보 제공이 아니므로 공법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납세보증은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제3항 에 의하여 영업기업에 대한 체납처분의 유예에 부수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조세법상의 규정에 의한 적법한 납세담보제공이라고 주장하므로,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 납세보증서는 구 국세기본법 시행규칙(2019. 3. 20. 기획재정부령 제7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2항 에서 정한 별지 제11호 서식에 따른 것이고, 이 사건 납세보증서가 제출된 날 피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마쳐져 있던 압류를 해제하는 등 이 사건 납세보증이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제3항 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과 같은 외관을 갖추고는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과 위 각 증거 및 갑 제16호증의 기재, 증인 소외 1, 소외 2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납세보증은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제3항 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사법상 보증계약에 의한 납세보증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러한 납세보증계약에 기한 이 사건 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이다.

국세징수법은, 체납자가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 체납처분의 유예를 신청할 수 있고[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제1항 , 구 국세징수법 시행령(2018. 6. 26. 대통령령 제289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2조의2 제3항 , 제23조 ], 세무서장은 압류한 재산의 압류를 해제하는 등의 체납처분 유예를 하는 경우에는 그에 상당하는 납세담보의 제공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제3항 ). 그런데 체납자인 영일기업은 피고에게 압류 재산인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압류 해제 등 체납처분의 유예를 신청한 바가 없고(피고도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압류해제 등 체납체분의 유예가 체납자인 영일기업의 신청에 의한 것이 아님을 인정하고 있다), 피고가 체납자인 영일기업에 납세담보 제공을 요구하였다는 자료도 없다.

② 이 사건 납세보증의 보증금액에는 납기가 도래하지 않은 영일기업의 2016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도 포함되어 있고, 그 부분은 체납처분의 유예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③ 원고가 이 사건 납세보증을 하게 된 경위는, 영일기업의 체납세액 징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피고가 체납자인 영일기업을 배제한 채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그 부동산 대금을 지급하려던 금오이앤지의 실질적 경영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 전에 선행되어야 하는 이 사건 압류 해제에 대응하는 납세보증을 요구함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한 판단에 나아갈 필요 없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가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김찬돈(재판장) 곽병수 손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