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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9. 10. 선고 91누5433 판결

[유족보상금지급청구부결처분취소][집39(3)특,685;공1991.11.1.(907),2548]

판시사항

가. 업무상 재해의 요건인 업무수행성 및 업무기인성의 판단기준

나. 주야간이 뒤바뀌는 근무형태로 축적된 피로가 망인의 건강과 신체조건으로 보아 과로원인이 될 수 있다면 망인의 사인인 급성심장사가 위 근무형태로부터 온 과로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업무상 재해의 요건인 업무수행성은 반드시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업무수행에 종사하는 동안만 인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업장에서 업무시간 중 또는 그 전후에 휴식하는 동안에도 인정할 수 있는 것이고 또 업무기인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나. 망인이 사망 당시 현실적으로 작업에 종사중이 아니었고 또 망인이 담당한 업무가 비교적 힘든 일이 아닐 뿐 아니라 사망할 무렵의 작업시간도 보통평균인에게는 과중한 업무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망인이 하기휴가를 갔다온 후 8일간을 매일 3시간씩 연장근무를 한데다가 그 후 2주일간은 매일 8시간씩 주간근무를 하고 그 후부터 사망시까지 1주일간은 매일 8시간씩 야간근무를 함으로써 이와 같이 주야간이 뒤바뀌는 근무형태로 축적된 피로가 망인의 건강과 신체조건으로 보아 과로원인이 될 수 있다면, 망인에게 근무 외에 과로원인이 될 만한 다른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한 망인의 사인인 급성심장사는 위와 같은 근무 형태로부터 온 과로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수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안양지방노동사무소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소송대리인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1이 1970.11.8. 소외 주식회사 농심(소외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군포시 (주소 생략) 소재 소외회사 공장의 공무과 소속 기능직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1989.8.27. 04:00경 위 공장 공무과 사무실에서 잠자다가 사망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그 거시증거에 의하면 소외회사 공무과에는 자동기계정비반과 기계정비반이 있고 기계정비반은 에이(A), 비(B), 씨(C)조 및 주간 상주근무자로 나누어 1조의 인원은 8명이고 위 3개조가 1일을 06:00부터 14:00까지, 14:00부터 22:00까지, 22:00부터 다음날 06:00까지로 나누어 1주일 단위로 근무시간을 바꾸어 가며 3교대 근무를 하게 되는데 위 망인은 기계정비반 씨조에 속해 있었던 사실, 위 기계정비반의 업무는 소외회사 공장기계 중 자동기계를 제외한 기계의 정비수리로서 주로 베어링과 콤베어 정비작업이고 그 작업내용도 비교적 작고 간단한 부품교체, 수리 등으로 그리 힘들지 않았고 큰 기계의 설치나 수리는 외부에 용역을 주고 있어서 1개조의 인원만으로도 그 업무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었던 사실, 위 망인도 1989.7.24.부터 같은 달 27.까지 하기휴가를 보내고 그 다음날부터 같은 해 8.5.까지 주간 및 야간근무를 하면서 그 중 8일간을 매일 3시간씩 연장근무를 한 사실, 그 뒤 같은 달 7.부터 같은 달 19.까지는 매일 8시간씩 주간근무를 하고 같은 달 21.부터 매일 8시간씩 야간근무를 한 사실, 위 망인의 1989.7.1.부터 같은 해 8.26.까지 1일 평균 작업시간은 약 5시간 정도에 불과하였고, 사망당일에는 아무런 작업도 하지 아니한 채 위 사무실에서 대기하다가 00:00경부터 01:00경까지 간식을 한 뒤 02:00경부터 다른 사원들과 함께 잠을 자다가 앞서본 바와 같이 사망한 사실, 위 망인의 사인은 자연적 급사에 속하는 급성심장사이고 과로도 이를 유발하는 한 요인이 되는데 위 망인의 사체를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의사 소외 2는 경찰에서 제시된 출근부 및 근무여건을 참조하여 위 망인의 사인을 과로로 인하여 유발된 것으로 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고 한 후,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망인의 사인을 과로로 유발된 급성심장사로 볼 수 있다 하더라도 위 망인이 담당한 업무가 비교적 작고 간단한 부품의 교체, 수리 등으로 그리 힘들지 않았고 사망할 무렵의 작업시간이 1일평균 5시간여에 지나지 않았으며, 특히 사망당일에는 아무런 작업도 하지 않았을 뿐더러 사망하기 20일 전쯤 8일간 3시간씩 연장근무를 하였음에 불과하여 주ㆍ야간근무를 바꾸어 반복하는 관계로 일상생활감각이 다소 저해된다고 보여지기는 하나 위 망인의 업무가 과중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과로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위 망인의 사망이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위 망인의 사망이 위 근로기준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사망이 아니라고 보고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업무상 재해의 요건인 업무수행성은 반드시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업무수행에 종사하는 동안만 인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업장에서 업무시간 중 또는 그 전후에 휴식하는 동안에도 인정할 수 있는 것이고 또 업무기인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이 채용한 갑 제6호증(감정서) 기재에 의하면 망 소외 1의 사체를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의사 소외 2는 위 망인의 사인은 급성심장사이고 그 유발원인은 육체적 격동, 정신적 흥분, 기타 등을 예거할 수 있으나 위 망인의 경우 경찰에서 제시한 출근부와 근무여건 등을 참조하여 과로로 인하여 유발된 것으로 감정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감정의 취지는 위 망인의 근무형태가 급성심장사를 유발한 과로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원심판시와 같이 망인이 사망 당시 현실적으로 작업에 종사중이 아니었고 또 망인이 담당한 업무가 비교적 힘든 일이 아닐 뿐 아니라 사망할 무렵의 작업시간도 1일 평균 5시간 정도에서 보통평균인에게는 과중한 업무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원심이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망인이 하기휴가를 갔다온 후 8일간을 매일 3시간씩 연장근무를 한 데다가 그 후 2주일간은 매일 8시간씩 주간근무를 하고 그후부터 사망시까지 1주일간은 매일 8시간씩 야간근무를 함으로써 이와 같이 주야간이 뒤바뀌는 근무형태로 축적된 피로가 망인의 건강과 신체조건으로 보아 과로원인이 될 수 있다면, 위 망인에게 근무 외에 과로원인이 될 만한 다른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한 망인의 사인인 급성심장사는 위와 같은 근무형태로부터 온 과로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망인에게 근무 외에 과로원인이 될 만한 다른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망인의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근무형태가 망인의 건강과 신체조건으로 보아 위 갑 제6호증에서 지적한 과로원인이 될 수 있는지의 여부 등에 관하여 좀더 심리해본 연후에 업무기인성의 유무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만운(재판장) 이회창 이재성 김석수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1.5.16.선고 90구6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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