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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11. 13. 선고 89다카25547 판결

[부당이득금][공1991.1.1.(887),61]

판시사항

전 소유자의 체납전기요금 채무의 존재를 알고 공장을 매수한 자가 그후 한국전력공사에 대하여 체납전기요금을 납부하기로 한 약정이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공장을 경락받아 매도한 은행이 위 공장에 전 소유자가 체납한 전기요금이 있음을 매수인에게 알리지 아니하고 그 체납액을 매매대금에서 공제해 주지 아니하였다 하여도 매수인이 은행으로부터 공장을 매수함에 있어 전소유자가 체납한 전기요금이 있음을 알면서 이를 인수하였다면 이를 납부하더라도 공장을 매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위 공장을 매수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그 후에 매수인과 한국전력공사와의 사이에 위 체납전기요금을 매수인이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다 하더라도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전기공급거절 때문에 궁박한 상태에서 할 수 없이 맺은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동명종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원형

피고, 상고인

한국전력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병용

주문

원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장은 원래 소외 신성유리공업주식회사의 소유였는데 위 소외회사는 피고에게 위 공장에 대한 1985. 7. 분부터 9. 분까지의 전기요금과 그 연체이자 합계 금 23,904,690원을 체납하여 1985. 9. 경부터 위 공장에 대한 전기공급이 중단되고 있었던 사실, 소외 주식회사 국민은행은 이사건 공장에 설정한 근저당권에 기하여 1985. 9. 18.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위 경매절차가 진행된 결과 1986. 1. 17. 위 공장을 경락받은 후 같은 해 7. 14. 원고에게 이를 금 516,200,000원에 매도하고 같은 날 그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준 사실, 피고는 1986. 1. 23. 이 사건 공장의 경락인인 소외은행에 대하여 전수용가와의 사이에서 공급계약이 폐지되었다 하여도 체납된 전기요금 채무는 새로운 수용가에서 승계된다는 피고의 전기공급규정 제14조에 따라 이 사건 공장을 새로 인수할 업체에 체납전기요금이 승계되므로 전기공급전에 그 체납전기요금을 완납해 주도록 협조해 달라는 안내문을 발송하였으나 소외은행은 이 사건 공장에 체납된 전기요금이 있음을 알리지도 아니하고 그 체납액을 매매대금에서 공제해 주지도 아니한 채 원고에게 위 공장을 매도하면서 이 사건 공장에 관한 전기료 등 공과금은 계약체결 이후분은 물론 그 이전에 발생한 분도 원고가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던 사실, 원고는 위 공장을 매수하여 수리한 다음 1986. 7. 중순경 공장을 가동하려고 피고에게 전기공급을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소외회사가 위 인정과 같은 전기요금을 체납하였음을 이유로 위 전기공급규정을 근거로 체납된 위 전기요금을 납부하지 아니하면 원고에게 전기공급을 할 수 없다고 거절하므로 원고는 그 당시 많은 돈을 들여 이 사건 공장을 매수하고 가동준비를 마친 상태이고 전기공급을 받지 못하면 위 공장이 가동이 안되어 쓸모가 없게 되어서 많은 손해를 입게될 사정에 처하게 되어 1986. 7. 23. 공장가동을 위하여 하는 수 없이 소외회사가 체납한 위 전기요금을 6개월에 걸쳐 분납할 것을 피고에게 약속하고 그 후 같은 해 12. 30.까지 6차례에 걸쳐 위 체납전기요금을 피고에게 납부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는 위 전기공급규정이 피고의 사무처리상의 편의를 위한 규정으로서 일반국민에 대하여 일반적 구속력을 갖는 법규로서의 효력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들어 전기공급을 거절하므로 원고는 만약 전기공급을 받지 못하여 공장을 운영할 수 없다면 커다란 손해를 입게 될 궁박한 상황에서 요금을 분납할 것을 약속하고 피고로부터 전기공급을 받게 된 것이니, 위 전기요금 분납약속은 원고의 궁박한 상황,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한 위 규정의 효력에 대한 무지를 이용하여 이루어진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장에 대하여는 전 소유자의 전기체납으로 말미암아 이미 전기공급이 중단되고 있는 상태에서 원고는 다시 피고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아 이를 공장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매수한 것이고, 당시 위 공장을 경락받은 소외은행에게는 위 공장에 관하여 체납전기요금이 발생할 여지가 없었음에도 원고는 이를 알면서 이 사건 공장에 관한 전기료 등 공과금은 계약체결 이후분은 물론 그 이전에 발생한 분도 원고가 부담한다는 조건 아래 소외은행으로부터 위 공장을 매수한 것임이 분명하므로,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비록 소외은행이 이 사건 공장에 체납된 전기요금이 있음을 알리지 아니하고 그 체납액을 매매대금에서 공재해 주지 아니하였다 하여도 원고로서는 소외은행으로부터 이 사건 공장을 매수함에 있어 소외은행이 아닌 그 전 소유자가 체납한 전기요금이 있음을 알면서 이를 인수하여 납부하더라도 이 사건 공장을 매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위 공장을 매수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 후에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위 체납전기요금을 원고가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다 하더라도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원고가 피고의 위 전기공급거절 때문에 궁박한 상태에서 할 수 없이 맺은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의 위 체납전기요금납부약정이 원고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이루어진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라고 판단한 것은 채증법칙위반이 아니면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이에 원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이회창 배석 김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