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보도][공1997.11.1.(45),3279]
언론에 의한 명예훼손에 있어서의 위법성 조각사유인 진실로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신문에 보도된 기사의 내용이 허위의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행위자가 이를 진실로 믿고 진실로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으며, 그 행위가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련한 것인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되고,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기사의 성격상 신속한 보도가 요청되는 것인가, 정보원이 믿을 만한가, 피해자와의 대면 등 진실의 확인이 용이한 사항인가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공직자의 비위 사실을 제보받고 사실인지 여부에 대하여 공직자의 직속상관으로부터 부정적 답변을 들었음에도 그 진위 확인 없이 일방적인 제보만을 바탕으로 신문 기사를 작성하여 보도한 경우, 그 기사의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본 사례).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화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동호 외 2인)
피고 신문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영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상고인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제1점에 대하여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의 나이와 지위, 생활관계와 그간 원고가 입은 불이익의 성질 및 규모, 이 사건 기사의 내용과 체제, 허위의 정도 등과의 대비, 그 게재 경위와 사후 정정보도가 된 점 등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가 지급할 위자료액을 그 판시와 같은 금액으로 결정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이 제1심과 사실관계를 일부 달리 인정하면서도 제1심이 인용한 위자료액과 동일한 액을 인용하였다는 사유만으로는 원심판결에 이유모순 또는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제2점에 대하여
기판력이 생기지 아니하는 판결이유 중의 판단에는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고, 당사자 쌍방이 항소한 이 사건의 경우에는 당초부터 위 원칙의 적용 여부가 문제로 되지 아니하므로,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제1점에 대하여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고가 증축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한 이 사건 축사는 건축법 소정의 신고 대상 건축물이 아니라고 본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에 위배하였다거나 신고 대상 건축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으며, 원심판결에 기사의 허위성의 평가에 관한 판단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인용 증거에 의하여 피고의 기자인 소외 소외 1는 동료 기자를 통하여 원고의 비리 사실을 알린 이장 소외 2를 만나 그로부터 직접 제보를 받고, 이어 원고의 직속상관인 면장 소외 3을 다시 만나 그에게서 "고급 간부인 원고가 신고를 안했겠느냐, 신고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답변을 들었음에도 그 진위 확인을 하지 아니한 채 일방적으로 위 소외 2의 제보만을 바탕으로 이 사건 기사를 작성하였고, 그 기사의 표현 형식도 일응 인용보도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피고가 실제로 원고의 비위 사실을 지득, 확인한 양 단정적 표현을 사용하고 당국에 모종의 조치를 촉구하는 뜻을 담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한 조치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신문에 보도된 기사의 내용이 허위의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행위자가 이를 진실로 믿고 진실로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으며, 그 행위가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련한 것인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이고 ( 대법원 1988. 10. 11. 선고 85다카29 판결 , 1996. 5. 28. 선고 94다33828 판결 등 참조),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기사의 성격상 신속한 보도가 요청되는 것인가, 정보원이 믿을 만한가, 피해자와의 대면 등 진실의 확인이 용이한 사항인가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것 이기는 하나,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기사의 내용을 진실로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같은 취지로 판단하여 피고의 면책 항변을 배척한 원심의 결론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언론 보도에 있어서의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으며, 언론의 특성상 공직자의 윤리 및 비위 사실에 관한 보도에 있어서는 특별히 보도의 내용이 허위임을 알았거나 이를 무분별하게 무시한 경우에만 상당한 이유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거나 상당한 이유에 대한 입증책임을 피해자가 부담하여야 할 것이라는 등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이 인용한 위자료의 수액이 적정한 것임은 앞서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살펴본 바와 같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원고의 구체적인 정신적 고통에 대한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배 내지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거나 위자료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피고가 경과실에 대하여도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면 손해배상액을 제한하여야 할 것이라는 주장 또한 독자적인 견해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 각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