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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9.5.10. 선고 2018고합1202 판결

현존자동차방화

사건

2018고합1202 현존자동차방화

피고인

A

검사

신건호(기소), 조성윤(공판)

변호인

변호사 김완수(국선)

판결선고

2019. 5. 10.

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압수된 라이터 1개(증 제3호), 검은색 가방 1개(증 제4호), 용접용 장갑 1쌍(증 제7호)을 각 몰수한다.

이유

범 죄 사 실

[범행의 동기]

피고인은 2004. 5.경부터 강원도 홍천군 B에 돈사를 신축하고 'C'이라는 상호로 돼지를 사육하여 판매하던 중 2009. 8. 16.경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홍천출장소로부터 피고인이 만들어 사용하는 돼지사료에 대하여 유기축산물 친환경 인증을 받게 되었고, 1년마다 인증갱신을 신청하여 인증갱신을 받아오던 중 2013. 7. 22.경 위 홍천출장소에 인증갱신을 신청하였다가 '피고인이 돼지사료의 재료로 미곡처리장에서 구입하는 부산물 중에 유기농이 아닌 무농약 쌀겨 등이 일부 혼합되어 있어 피고인이 만들어 사용하는 돼지사료는 100% 유기 사료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유로 피고인의 갱신 신청에 대하여 유기축산물 친환경 사료로는 부적합하다는 판정과 함께 인증갱신 불가 처분을 받게 되었다.

이에 피고인은 2016. 12. 16.경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러한 인증갱신 불가 처분은 허위 사실을 근거로 하여 신뢰보호원칙 및 관련법상 절차규정을 위반하는 등 위법한 처분으로 이로 인해 재산상 손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1억 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17. 8, 25. 피고인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청구기각 판결을 받았고, 이에 불복하여 2017. 11. 2.경 같은 법원에 항소하였으나 2018. 7. 13. 항소기각 판결을 받게 되었고, 다시 이에 불복하여 2018. 8. 6.경 대법원에 상고를 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위와 같이 상고심이 진행 중인 대법원에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재판에 유리한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2018. 9. 21.경부터 서울 서초구 서초동 1733-10에 있는 대법원의 정문 건너편 인도에 1인용 텐트를 설치하고 그곳에서 숙식을 하면서 평일마다 매일 07:00경부터 대법원장 퇴근시까지 대법원 정문 앞 인도에서 '공정한 재판을 해달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계속해 왔다.

그러나 피고인은 2018. 11. 16. 대법원에서 상고기각 판결을 받게 되자 이에 불만을 품고 그 무렵 대법원장이 출근하는 관용차량에 불을 붙인 인화성 신나(Thinner)를 뿌려 차량을 소훼하는 방법으로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 인증갱신불가처분의 위법성, 위 손해배상청구소송 판결의 부당성 등을 세상에 알려 여론을 조성하고 향후 재심 등을 통해 피고인의 손해를 배상받기로 마음먹었다.

[범행의 준비 및 실행]

피고인은 위와 같은 결심에 따라 2018. 11. 23.경 강원 홍천군 D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용접용 가죽장갑을 가져오고, 2018. 11. 26.경 서울 중구 E에 있는 'F'에서 신나 1.8l 짜리 1개를 3,500원에, G에 있는 'H'에서 신나 1l짜리 2개를 6,000원에 각 각 구입하여 범행을 위해 용접용 가죽장갑과 신나 등을 준비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2018. 11. 27. 06:00경 대법원 정문의 건너편에 있는 피고인의 텐트 안에서 위와 같이 준비한 신나를 500㎖짜리 플라스틱 페트병 3개에 나눠 담아 피고인의 검은색 가방에 넣고 이를 소지한 채 같은 날 07:00경부터 대법원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가장하며 대법원장이 출근하는 관용차량을 기다렸고, 같은 날 09:08경 대법원장 I, 대법원장 비서관 J이 탑승하고 운전비서관 K이 운전 중인 L 에쿠스 승용차가 대법원 정문으로 진입해 오자 소지하고 있던 피고인의 검은색 가방에서 위와 같이 신나를 담은 500㎖짜리 플라스틱 페트병 1개를 꺼내 라이터로 페트병 입구 쪽에 불을 붙인 후 페트병을 손으로 힘껏 눌러 불이 붙은 신나를 대법원장이 앉아 있던 위 차량 조수석 뒷좌석을 향해 뿌리는 방법으로 차량에 불을 붙임으로써 차량 조수석 뒤 우측문, 유리, 타이어 등을 수리비 3,033,347원이 들도록 소훼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불을 놓아 사람이 현존하는 자동차를 소훼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M, J, N, O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1. 각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1. 피해차량 견적서, 범행 당시 촬영 녹화된 영상(대법원CCTV CD3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164조 제1항, 유기징역형 선택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몰수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정당방위 내지 정당행위 주장 및 판단

가.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돼지를 사육하여 판매하면서 2007년경부터 유리축산물 부분 친환경인증을 받아 갱신해오던 중, 2013. 8.경 친환경농산물 인증 불가(부적합) 통보를 받은 것과 관련하여 대한민국과 담당 농산물품질관리원을 상대로 위 인증 불가 처분이 위법하다며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재판 진행 중 피고들과 원고(피고인)의 소송대리인이 공모하여 증거서류를 변작 · 위조하였고, 1심 법원은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알면서도 원고 패소 판결을 하였으며, 이에 피고인이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 역시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 제대로 판단하지 않은 채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고, 이에 불복하여 피고인이 상고를 하였으나 대법원은 2018. 11. 16. 상고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와 같은 판결들은 피고인의 사법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이고, 이에 항거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정당방위 내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가 인정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2007. 3. 29. 선고 2006도930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어떠한 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되려면, 그 행위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서 상당성이 있어야 하고, 방위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인지 여부는 침해행위에 의해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 정도, 침해의 방법, 침해행위의 완급과 방위행위에 의해 침해될 법익의 종류, 정도 등 일체의 구체적 사정들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3도3606 판결 등 참조).

2)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6. 12, 16. 대한민국과 P을 상대로 피고인에 대한 친환경 인증 불가 처분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한 사실, 1심 법원은 2017. 8. 25. 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사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단5302642호), 이에 피고인이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 역시 2018. 7. 13.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항소 기각 판결을 한 사실(같은 법원 2017나63001호), 이에 재차 피고인이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2018. 11. 16. 상고 기각 판결을 한 사실(대법원 2018다257606)이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증거 및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피고인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이 위조되었다고 주장하는 증거서류는 피고인이 기존에 제출하였던 '재심사 신청사유'로 흐릿하고 작게 복사되어 내용을 알아보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위조되었다고 할 수는 없을 뿐 아니라, 피고인은 민사소송 2심에서 같은 주장을 하면서 스스로 원본을 제출한 바도 있어, 가사 1심에서 위조된 서류가 제출되었다 하더라도 민사소송 최종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 또한 민사소송 판결들을 보면, 피고인이 소송 과정에서 한 주장에 대해 성실히 검토하고 빠짐없이 그와 같이 판단하는 이유를 기재하고 있다. 피고인의 주장과 달리 법령을 해석하고, 결과적으로 피고인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여 피고인의 법익에 대한 부당한 침해가 있었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더욱이, 재판결과에 불만을 품고 이를 알리기 위하여 사람이 타고 있는 차량에 방화하는 행위를 자신에 대한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행위라거나, 그 수단과 방법에 상당성이 있는 행위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행위 내지 정당방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미수 주장 및 판단

가. 주장의 요지

피고인의 판시 범행으로 인하여 이 사건 차량이 스스로 독립하여 연소되지는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범행이 기수에 이르지 아니하였다.

나. 판단

방화죄는 화력이 매개물을 떠나 목적물이 스스로 연소할 수 있는 상태에 이름으로써 기수가 된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 이 사건 범행 당시 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불이 붙은 신나를 대법원장이 앉아 있던 이 사건 차량 조수석 뒷좌석을 향해 뿌림으로써 이 사건 차량의 조수석 뒷좌석문과 유리, 타이어 등에 바로 불이 붙었고, 그 이후로도 수초동안 계속하여 불에 타고 있었던 점, ○ 이 사건 차량에 관한 자동차 점검·정비 견적서의 각 항목별 견적내용에 의할 때, 이 사건 차량은 단순히 높은 온도에 의하여 그을리는 정도에 그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차량에 직접 불이 붙어 타올라 차체 일부가 파손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차량이 매개물과는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불이 붙어 스스로 연소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년 6월 ~ 1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방화범죄 > 일반적 기준 > 현주건조물 등 방화, 공용건조물 등 방화(제1유형)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2년 ~ 5년

3. 선고형의 결정 : 징역 2년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고 대법원장과 그 비서관 등이 탑승한 차량에 불을 낸 것이다. 현장에 있던 법원 직원들의 신속한 진압으로 소화되었지만, 자칫하면 사람의 생명, 신체에 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범죄이다. 또한 재판결과에 대한 보복 목적으로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에 대하여 위해를 가한 것으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 재판의 일방 당사자가 자신의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원이 위법한 공권력을 행사한 것이라 주장하면서 사법부 구성원을 물리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우리 재판제도와 법치주의 자체를 부정하고 공격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피고인은 용접용 가죽장갑과 신나 등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고, 범행당일 출근시간에 맞춰 대법원장이 탑승한 관용차량이 대법원 정문에 진입하기를 기다렸다가 이 사건 범행을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저지른 것으로서, 범정 역시 중하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신나를 준비한 것이고, 차량 앞에 불을 놓아 대법원장 차량을 멈추려 하였으나 그 차량이 차단기 앞에서 세 번째 정차되어 있었고 그 뒤로 차도까지 다른 차량들이 도로를 메우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이 대법원장 차량에 방화를 하게 되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 순간 불신의 감정으로 본의 아니게 방화를 하게 된 것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계속하여 정당행위 내지 정당방위라고 주장하면서 모든 책임을 대법원장을 비롯한 공무원들, 검찰, 법원, 소송대리인 등 타인에게 돌리고, 심지어 반성문을 쓰라고 조언한 같은 방 수감인들에게까지 검찰의 사주를 받고 누군가를 비호하려 한다는 등 그 의심과 비난의 화살을 겨누고 있어 향후 재범의 위험이 없다고 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을 엄중히 처벌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만, 이 사건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대법원장의 비서관이 피고인에 대한 관대한 처분을 구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국가유공자로서 2009. 8.경 유기농축산인증을 받아 건실하게 축산업을 꾸려가고 있던 중 2013. 8.경 이 사건 친환경 인증불가처분을 받아 사업을 정상적으로 영위하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되었으며, 피고인의 처마저 잃게 된 점, 이러한 감당하기 어려운 불행을 겪는 과정에서, 피고인은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법원이나 검찰, 행정청 등이 공모하여 특정인을 비호하거나 피고인을 음해하고 있다고 굳게 믿고 불행의 책임을 그들에게 돌리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고령인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성행, 가정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들을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정계선

판사 김종근

판사 여동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