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자)][집43(1)민,79;공1995.4.1.(989),1408]
가. 자동차수리업자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그 피용자의 무단운전으로 인한 사고발생시 자동차수리업자의 운행지배·운행이익 상실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
나. 피해자인 무상동승자가 무단운행에 가담하였거나 이를 알고 있었다는점만으로 운행지배나 운행이익이 상실되었다고 단정할 것인지 여부
다. 피용자의 무단운행이 자동차수리업자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 상태에 있었다고 본 사례
가. 자동차의 수리를 의뢰하는 것은 자동차수리업자에게 자동차의 수리와 관계되는 일체의 작업을 맡기는 것으로서 여기에는 수리나 시운전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의 운전행위도 포함되는 것이므로 수리하는 동안의 자동차의 운행지배권은 수리업자에게 맡겨져 있는 것이며, 만일 그 피용자가 수리를 위하여맡겨진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일으킨 사고에 대하여는 수리업자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의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하여야 할 것이나, 그가 운행자로서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완전히 상실하였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달리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의 상실 여부는 평소의 자동차나 그 열쇠의 보관 및 관리상태, 소유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운행이 가능하게 된 경위, 소유자와 운전자의 인적 관계, 운전자의 차량반환의사 유무, 무단운행 후 소유자의 승낙 가능성, 무단운행에 대한 피해자의 주관적 인식 유무 등 객관적이고 외형적인 여러 사정을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특히 피해자가 운전자의 호의로 무상동승한 경우에는 그가 무단운행의 정을 알았는지의 여부가 운행자의 운행지배 내지 운행이익의 상실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나. 무상동승자가 운전자의 무단운행에 가담하거나 사고 당시 이를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 운행경위나 운행목적에 비추어, 당해 무단운행이 사회통념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선해할 만한 사정이 있다거나 그 무단운행이 운전자의 평소 업무와 사실상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어서 사후승낙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 등에는 무상동승자가 무단운행에 가담하였다거나 이를 알고 있었다는 점만으로 자동차에 대한 운행지배나 운행이익이 완전히 상실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 자동차수리업자의 피용자가 수리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이 영업시간이후에 위 피용자의 고종사촌동생인 피해자에게 차를 태워 줄 목적으로 자동차를 무단으로 사용하였고, 더구나 위 피용자가 운전면허가 없었음에도 책상서랍을 강제로 열어 열쇠를 무단절취한 다음 차량을 운전하기에 이르렀으며, 피해자도 위 피용자에게 먼저 차를 태워달라고 제의하여 차량이 위와 같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운행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동승한 점을 아울러 고려해보면, 위 피해자 및 만 17세인 피용자의 나이 및 신분관계, 피용자의 무단운전 후의 차량반환의사와 운행의 임시성 등을 고려하더라도 적어도 사고 당시에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위 차량의 운행은 자동차수리업자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 상태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 1 외 4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동욱
이석균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용식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1이 1991. 10. 5. 피고가 소외 김종구로부터 엔진오일 교환 및 점검수리를 의뢰받아 보관하고 있던 승용차에 고종사촌동생인 원고 1을 태우고 운행중 도로 우측의 암벽을 들이받아 위 원고로 하여금 약 3개월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대퇴골복잡골절상 등을 입게 한 사실, 피고는 피고의 주소지 2층건물에 거주하며 1층에서 청평밧데리라는 상호로 자동차수리업을 하고 있는데, 1990. 5.경 소외 1을 그 종업원으로 고용하여 위 수리업소 내에 있는 방에서 침식하도록 하면서 자동차수리작업에 종사하게 하였고, 평소 고객으로부터 수리를 의뢰받은 차량의 열쇠는 영업시간중인 09:00경부터 21:00경까지는 차량에 그대로 놓아 두나 영업시간이 지난 21:00경 이후에는 위 수리업소의 1층 한쪽 구석에 놓여 있는 낡은 철제 책상의 서랍에 넣어 두고 잠그는 방법으로 보관한 사실, 소외 1은 운전면허가 없으면서도 영업시간이 끝날 무렵에 놀러온 위 원고가 차를 태워달라고 하자 운전을 해보고 싶은 호기심에 이에 동의하고 피고가 없는 사이 잠시 위 수리업소에서 멀지 않은 사고지점인 팔각정까지 차를 운행할 목적으로 위 수리업소 문을 닫은 후 피고 몰래 위 책상서랍을 드라이버로 열고 그 안에 피고가 넣어 둔 위 차량의 열쇠를 꺼내어 운전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사고는 소외 1이 피고가 보관해 둔 위 차량의 열쇠를 몰래 꺼내어 무단으로 운행하다가 야기한 것이고 원고 1은 소외 1에게 차를 태워달라고 요구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외 1이 위와 같이 무단으로 운행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동승하여 놀러가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므로, 피고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운행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이건과 같이 무단운전과 무상동승이 혼합된 사고의 경우 운행자책임의 인정여부는 무단운전으로 인하여 운행자의 운행지배가 상실되었는가에 의하여야 하고 무상동승에 있어 피해자의 무단운전에 대한 인식은 그 참작사유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에 있어 소외 1은 피고 경영의 수리업소에서 침식을 하여 영업시간 이후 위 수리업소 및 차량의 관리는 그에게 맡겨져 있는 근무형태, 드라이버로도 쉽게 열수 있을 정도의 열쇠의 허술한 보관상태, 위 차량의 운행경위 및 그 임시성, 원고 1과 소외 1의 나이 및 신분관계에 비추어 위 원고가 소외 1에게 무상동승을 적극적으로 유도 내지 강권하였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차량의 운행이 피고의 운행지배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피고의 위 항변을 배척하였다.
2.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수리를 의뢰하는 것은 자동차수리업자에게 자동차의 수리와 관계되는 일체의 작업을 맡기는 것으로서 여기에는 수리나 시운전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의 운전행위도 포함되는 것이므로 수리하는 동안의 자동차의 운행지배권은 수리업자에게 맡겨져 있는 것이며, 만일 그 피용자가 수리를 위하여 맡겨진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일으킨 사고에 대하여는 수리업자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의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하여야 할 것이나 ( 당원 1988.6.14. 선고 87다카1585 판결 , 1987.7.7. 선고 87다카449 판결 등 참조) 그가 운행자로서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완전히 상실하였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달리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의 상실여부는 평소의 자동차나 그 열쇠의 보관 및 관리상태, 소유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운행이 가능하게 된 경위, 소유자와 운전자의 인적관계, 운전자의 차량의사반환 유무, 무단운행후 소유자의 승낙 가능성, 무단운행에 대한 피해자의 주관적 인식 유무 등 객관적이고 외형적인 여러 사정을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이를 판단하여야 하며 ( 당원 1994.9.23. 선고 94다9085 판결 , 1993.7.13. 선고 92다41733 판결 등 참조), 특히 피해자가 운전자의 호의로 무상동승한 경우에는 그가 무단운행의 정을 알았는지의 여부가 운행자의 운행지배 내지 운행이익의 상실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할 것이다( 당원 1989.3.23. 선고 88다카2134 판결 , 1984.11.27. 선고 84다카85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먼저 원심이 채용한 갑제6호증의14 내지 19의 각 기재, 1심 및 원심 증인 소외 1, 원심 증인 임종두의 각 증언에 의하면, 피고는 주소지 2층건물에 거주하며 1층에서 자동차수리업을 하고 있고, 그 종업원인 소외 1은 위 수리업소 내에 있는 방에서 침식하며 오일교환이나 자동차수리작업의 보조 등을 하는 사실, 피고는 소외 1이 만 17세로서 자동차운전면허가 없는 것을 알고 평소 피고가 수리업소에 있는 영업시간 중에는 차량열쇠를 수리할 차량에 꽂아 두나 영업시간이 지난 21:00경 이후에는 자동차열쇠를 위 수리업소에 있는 철제책상의 서랍에 넣어 두고 잠글 뿐만 아니라 소외 1에게는 손님차를 운전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말하여 온 사실, 이 사건 사고 당일에도 피고는 영업시간이 끝나자 수리와 점검중인 이 사건 차량의 열쇠를 평소와 같이 책상서랍에 넣고 잠갔으나 친구문상관계로 평소와 달리 2층에 있는 살림집으로 올라가지 않고 병원으로 가서 부재중이었던 사실, 소외 1은 그 이후 고종사촌 동생인 원고 1이 놀러와 차를 태워달라고 하자 운전을 해보고 싶은 호기심에 위 원고가 지켜보는 가운데 책상서랍을 드라이버로 열고 차량열쇠를 꺼낸 다음 위 원고를 조수석에 태우고 S자로 굴곡된 편도 2차선 도로를 시속 60km로 운전해 가다가 운전미숙으로 이 사건 사고를 낸 사실을 알 수 있는 바,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피고의 종업원인 소외 1은 이 사건 차량을 피고의 승낙을 받지 아니하고 개인용무에 무단으로 사용하였고 피해자인 위 원고 역시 그러한 사정을 알면서 위 차량에 무상동승한 것은 명백하다고 할 것이다.
물론 무상동승자가 운전자의 무단운행에 가담하였다거나 사고 당시 이를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 운행경위나 운행목적에 비추어, 당해 무단운행이 사회통념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선해할 만한 사정이 있다거나 그 무단운행이 운전자의 평소 업무와 사실상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어서 사후승낙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 등에는 위와 같이 무상동승자가 무단운행에 가담하였다거나 이를 알고 있었다는 점만으로 자동차에 대한 운행지배나 운행이익이 완전히 상실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나, 이 사건의 경우 소외 1의 무단운행은 피고 회사의 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이 영업시간 이후에 위 원고에게 차를 태워 줄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더구나 소외 1은 운전면허가 없었음에도 책상서랍을 강제로 열어 열쇠를 무단절취한 다음 차량을 운전하기에 이르렀으며, 원고 1은 소외 1에게 먼저 차를 태워달라고 제의하였고 소외 1이 운전면허도 없이 위와 같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차량열쇠를 절취하여 운전하는 사정을 알면서도 이에 동승한 점 등을 아울러 고려해 보면, 위 원고 및 소외 1의 나이 및 신분관계, 소외 1의 무단운전 후의 차량반환의사와 운행의 임시성 등을 고려하더라도 적어도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피해자인 위 원고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위 차량의 운행은 피고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 상태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증거없이 이 사건 차량의 관리가 영업시간 이후에도 소외 1에게 맡겨져 있었고 열쇠의 보관이 허술하였다고 인정한 다음, 피고의 면책항변을 배척하였으니 필경 원심판결에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자동차운행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증거의 내용을 잘못 판단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패소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