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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4. 5. 1. 선고 2013나2023424 판결

[근저당권설정등기][미간행]

원고, 항소인

원백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촌 담당변호사 송재원)

피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혜광이엔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화 담당변호사 김순 외 1인)

변론종결

2014. 3. 18.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목록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 2013. 4. 1.자 저당권설정청구권 행사를 원인으로 하고 채권액을 1,600,000,000원, 채무자를 피고로 한 저당권설정등기절차를 이행하라.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원고는 별지목록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 2003. 7. 20.자 하도급계약을 원인으로 하는 저당권설정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였으나 원고가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써 피고에게 저당권설정청구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3. 4. 1. 저당권설정청구권 행사를 원인으로 하여 저당권설정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취지로 이해한다).

이유

1. 사안의 개요와 전제된 사실관계

가. 사안의 개요

이 사건은, 이 사건 건물의 골조공사를 피고로부터 하수급한 원고가 민법 제666조 에 따라 피고에게 보수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현재 피고가 소유한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저당권설정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 대하여 위 건물에 대한 저당권설정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사안이다.

제1심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다.

나. 전제된 사실관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문 ‘1. 인정사실’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전제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1,602,117,200원의 보수채권이 있으며, 피고는 2003. 7. 28.경 구조와 형태면에서 사회 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이 사건 건물을 건축하여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하였으므로,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의 하수급인 원고는 하도급인 피고에게 민법 제666조 에 따라 보수 1,602,117,200원 중 원고가 구하는 1,600,000,000원을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저당권설정을 청구할 수 있고, 원고의 저당권설정청구권 행사의 의사표시가 담긴 이 사건 소장 부본이 2013. 4. 1.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2013. 4. 1.자 저당권설정청구권 행사를 원인으로 하고 채권액을 1,600,000,000원, 채무자를 피고로 한 저당권설정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3. 항변 등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피고

원고의 저당권설정청구권은 도급을 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에 해당하여 민법 제163조 제3호 에 따라 3년의 소멸시효에 걸리거나, 상사채권으로서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된다. 원고는 보수채권이 발생한 때부터 바로 저당권설정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는데도 피고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2003. 4.경부터는 물론, 이 사건 건물의 완공시인 2003. 7. 28.을 기산점으로 하여도 그로부터 5년 이상 경과한 2013. 3. 26.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의 저당권설정청구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전에 이미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2) 원고

원고는 이 사건 건물 대지의 최초소유자들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등기 소송에서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하였다는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피고에 대한 저당권설정청구권이 발생한 사실을 객관적으로 알기 어려웠으므로 원고의 저당권설정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위 판결 확정일부터 진행하여 이 사건 소제기 당시 아직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

나. 판단

1) 소멸시효기간

민법 제163조 제3호 는 3년의 단기소멸시효에 걸리는 채권으로서 “도급을 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을 들고 있는바, 여기에서 “채권”은 도급받은 공사의 공사대금채권뿐만 아니라 그 공사에 부수되는 채권도 포함하는 것이고(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8다41451 판결 등 참조), 민법 제666조 에 따라 부동산 공사 수급인에게 인정되는 저당권설정청구권은 수급인의 보수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보수채권에 종된 권리이므로, 민법 제163조 제3호 에서 정하는 도급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에 해당하여 그 소멸시효기간은 3년이다.

2) 소멸시효의 기산점

가) 법리

소멸시효의 진행은 당해 청구권이 성립한 때로부터 발생하고 원칙적으로 권리의 존재나 발생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소멸시효의 진행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지만( 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2053 판결 등 참조), 청구권자가 권리의 발생 여부를 객관적으로 알기 어려운 상황에 있고 청구권자가 과실 없이 이를 알지 못한 경우에도 청구권이 성립한 때부터 바로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는 것은 정의와 형평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멸시효제도의 존재이유에도 부합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객관적으로 청구권의 발생을 알 수 있게 된 때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0다78470 판결 , 대법원 2003. 2. 11. 선고 99다66427, 73371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전제된 사실관계’에서 본 사실, 갑 제6,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 과정에서 건축주 및 수급인의 변동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 진행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경위로 몇 차례에 걸쳐 건축주와 수급인이 변동되었다.

① 에셀종합건설 주식회사는 2002. 9.경 당시 이 사건 건물의 대지인 서울 서초구 (주소 1 생략) 대 1,646.6㎡(합필 전 서울 서초구 (주소 2 내지 7 생략) 이하 ‘이 사건 대지’라 한다)의 지분 소유자(이하 ‘최초 대지지분 소유자’라고 한다)들과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신축공사 건축 허가는 최초 대지지분 소유자들의 명의로 하였다.

② 피고는 에셀종합건설 주식회사가 부도를 내고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한 이후인 2003. 4. 당시 이 사건 대지지분 소유자들과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를 피고가 계속하여 진행하기로 합의하였으나, 2003. 7. 28.경 골조공사를 완공한 이후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피고는 2004. 9. 16. 당시 대지지분 소유자들에게 2004. 12. 20.까지 토지대금 및 공사대금 등으로 지출한 비용을 지급하고 그 토지지분을 매수하되, 위 기일까지 위 금원을 지급하지 않을 시 공사대금을 포함하여 이 사건 공사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해주었고 위 기한까지 약정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③ 2005. 1. 당시 이 사건 대지지분 소유자들은 2005. 1. 10. 승원건설 주식회사와 피고가 완료하지 못한 나머지 공사에 관하여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승원건설주식회사는 2005. 1.경부터 2007. 6.경까지 남은 공사를 완공하였으며, 위 2005. 1. 당시 이 사건 대지지분 소유자들은 2007. 4. 24.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의 건축주 명의를 최초 대지지분 소유자에서 자신들 앞으로 변경하였다.

(2) 최초 대지지분 소유자 명의 소유권보존등기

원고는 이 사건 건물 골조공사를 하도급 받아 완료한 뒤 2005. 8.경 당시 건축허가 명의자였던 이 사건 최초 대지지분 소유자들을 상대로 공사대금채권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공사대금채권을 피보전권리로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가압류신청을 하여 2005. 8. 29.경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카단4352호로 가압류결정 을 받았다. 가압류결정으로 인한 법원의 가압류등기 촉탁에 따라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8. 30. 접수 제79305호로 최초 대지지분 소유자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었다.

(3) 관련사건 제1심 소송 경과

2005년 당시 이 사건 대지지분 소유자들은 자신이 이 사건 건물을 완공하여 그 소유권을 원시취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06. 12. 1.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최초 대지지분 소유자들을 상대로 2006가합103510호 로 소유권보존등기말소 등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이하 소유권보존등기말소 등 사건을 ‘관련사건’이라 한다).

관련사건 제1심 법원은 피고가 공사를 중단한 2003. 7. 28.경 이 사건 건물이 독립한 부동산으로서 건물이 되었고, 피고는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건축공사 당시 이 사건 대지의 지분소유자로서 건축주 지위를 승계한 사람들을 그 도급인 내지 건축주로 하여 그들에게 소유권을 귀속시킬 의사로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공사를 하였다고 판단하면서 2003. 7. 28.경 당시의 이 사건 대지지분 소유자들이 이 사건 건물을 원시취득하였다고 보아 2007. 11. 15. 위 대지지분 소유자들의 청구를 받아들이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4) 관련사건 항소심 및 상고심 소송 경과

관련사건의 제1심 판결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 2008나17801호 로 항소가 제기되었는데, 원고는 2009. 3. 3. 서울고등법원 2009나22282호 로 위 소송에 독립당사자로 참가하여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대위하여 최초 대지지분 소유자 중 일부를 상대로 소유권보존등기말소절차의 이행을 구하였다.

항소심 법원은 대지지분 소유자들이 공동건축주로 되어 있고, 그들이 건물 완공 후 특정부분의 소유권을 취득할 것이 예상된다는 사정만으로는 도급인인 대지지분 소유자들과 수급인인 피고 사이에 완성된 건물의 소유권을 도급인에게 귀속시키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수급인이 자신의 노력과 비용으로 이 사건 건물을 완공한 뒤 이 사건 건물의 특정 부분을 분양받은 대지지분권자들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그들에게 분양받은 특정 부분의 소유권을 이전하여 주기로 한 것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은 2003. 7. 28.경 피고가 원시취득하였다고 보아 2009. 6. 25. 원고의 독립당사자 청구를 받아들이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11. 8. 25. 상고가 기각됨으로써 확정되었다.

다) 판단

(1) 부동산 공사의 수급인은 보수채권이 성립하면 공사 목적부동산의 소유자인 도급인을 상대로 민법 제666조 에 따른 저당권설정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수채권은 원고가 2003. 4.경 피고와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 중 골조공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성립하였고, 피고는 2003. 7. 28.경 사회 통념상 독립한 건물이 된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2003. 7. 28.경부터 피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저당권설정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저당권설정청구권은 위 2003. 7. 28.경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

(2) 그러나 앞서 본 사실에 비추어 살펴본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는 관련사건에서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피고에 대한 저당권설정청구권의 발생요건이 되는 ‘피고가 이 사건 건물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을 객관적으로 알기 어려웠고, 피고가 이를 알지 못한 데 과실은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 수급인은 에셀종합건설 주식회사에서 피고, 승원건설 주식회사로 두 차례에 걸쳐 변경되었고, 이 사건 대지지분권과 함께 이 사건 공사의 건축주의 지위도 수차례 이전되었다. 이와 같이 건축주 및 수급인이 자주 변경된 탓에 이 사건 건물을 완공한 건축주와 수급인이 누구인지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 관련자들이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으므로, 원고뿐만 아니라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 관련자 어느 누구도 관련사건에서 판결이 있기 전까지 이 사건 건물 소유권을 누가 원시취득하였는지 알기 어려웠다.

(나) 도급계약에서 수급인이 자기의 노력과 재료를 들여 건물을 완성하더라도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 도급인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아 소유권보존등기를 하기로 하는 등 완성된 건물의 소유권을 도급인에게 귀속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여질 경우에는 그 건물의 소유권은 도급인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되는데( 대법원 1990. 4. 24. 선고 89다카18884 판결 , 대법원 1992. 3. 27. 선고 91다34790 판결 등 참조), 이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수급인 의사는 고려되지 않으므로, 결국 도급인인 건축주와 피고 등 수급인들의 내부적인 관계에 따라 원고가 피고에게 저당권설정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 여부가 좌우된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피고와 도급인 사이에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 귀속에 관하여 어떤 내용의 합의가 이루어졌는지 알았다고 볼 사정은 발견할 수 없으므로 원고는 관련사건에서 사실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피고와 도급인이 합의한 내용을 알 수 없었다고 보인다.

(다)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 법률관계를 상세히 알지 못하는 제3자의 입장에서는 건축허가 명의자가 건물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고, 원고 역시 당초 건축허가 명의자였던 최초 대지지분 소유자들이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을 전제로 이 사건 건물을 가압류하고, 그에 따라 최초 대지지분 소유자들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까지 경료되어 관련사건에서 문제가 제기되기 전까지 피고가 아니라 최초 대지지분 소유자들이 이 사건 건물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라) 관련사건에서 제1심 법원도 도급인이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건물의 완공 당시의 대지지분 소유자들이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하였다고 판단하였던 사정에 비추어 보면 법률전문가가 아닌 원고로서는 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객관적으로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소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저당권설정청구권은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였을 때가 아니라, 관련사건에서 판결이 확정되어, 원고가 저당권설정청구권의 발생요건인 피고의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소유권 취득 사실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된 2011. 8. 25.부터 그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소가 위 2011. 8. 25.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않은 2013. 3. 26. 제기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고,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허부열(재판장) 신숙희 정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