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환수처분취소소송][미간행]
별지 1 ‘원고들 표시’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루츠, 담당변호사 이희경)
공무원연금공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최정은 외 1인)
2017. 9. 7.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1. 청구취지
피고가 2015. 6. 19. 원고들에 대하여 한 별지 2 목록 기재 퇴직금 환수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37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원고 1, 원고 2, 원고 3, 원고 4, 원고 5, 원고 6, 원고 7, 원고 8, 원고 9, 원고 10, 원고 11, 원고 12, 원고 13, 원고 14, 원고 15, 원고 16, 원고 38은 법무부 소속 공익법무관 17기로 재직하다가 2014. 3. 31. 퇴직하였고, 나머지 원고들은 공익법무관 18기로 재직하다가 2015. 3. 31. 퇴직하였다.
나. 피고는 2015. 6. 19. 원고들에 대하여 퇴직일시금의 산정기준이 되는 기준소득월액에 공무원보수관계법령 등에 근거가 없는 특정업무경비(월 30만 원, 이하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라 한다)가 포함되어 퇴직급여가 과다하게 산정·지급되었다는 이유로 별지 2 목록 기재와 같이 퇴직급여 중 과오지급액을 환수하기로 하는 내용을 결정·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관계 법령
별지 3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가 기준소득월액에 산입되는지 여부
1)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공익법무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같은 기간 재직한 다른 공익법무관들과 마찬가지로 근무지, 담당 업무에 상관없이 매달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를 받아왔으므로,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는 공익법무관에 관한 법률(이하 ‘공익법무관법’이라 한다) 제14조 제1항 , 제2항 , 같은 법 시행령(이하 ‘공익법무관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3조 제1항 에 따라 군법무관 보수에 미달하는 금액을 보전하기 위하여 지급된 공무원보수관계법령등에 근거한 보수로서 퇴직급여 산정 시 그 기준이 되는 기준소득월액에 산입되는 소득에 해당한다. 따라서 기준소득월액에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가 포함되지 않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퇴직급여 산정방법
구 공무원연금법(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8조 제1항 , 제2항 은 20년 미만 재직하고 퇴직한 공무원에게는 퇴직급여를 퇴직일시금으로 지급하되, 재직기간이 1개월 이상 5년 미만인 공무원의 퇴직일시금은 퇴직한 날의 전날이 속하는 달의 기준소득월액에 재직연수를 곱한 금액의 100분의 78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 공무원연금법 제3조 제1항 제5호 ,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제3조의3 제1항 제1호 , 제3조의2 제1항 , 제2항 , 제3항 은, 전년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계속하여 근무한 공무원의 기준소득월액을, 공무원의 보수에 관한 법률 또는 국회규칙, 대법원규칙, 헌법재판소규칙,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및 대통령령(이하 ‘공무원보수관계법령등’이라 한다)에 따라 지급받은 전년도 보수와 공무원보수관계법령등에 따른 성과연봉, 성과상여금, 상여금, 직무성과금 또는 이에 상당하는 보수, 공무원보수관계법령등에 따른 초과근무수당 또는 이에 상당하는 급여 및 공무원보수관계법령등에 따른 연가보상비 또는 이에 상당하는 보수의 합계액에서 소득세법 제12조 제3호 에 따른 전년도 비과세소득을 제외한 금액을 12개월로 나눈 금액에 인사혁신처장이 고시한 공무원보수인상률을 곱하여 산정한 금액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들처럼 3년간 재직하고 퇴직한 공무원에게는 위와 같이 산정된 기준소득월액을 기준으로 퇴직급여가 산정되므로, 결국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의 기준소득월액 포함 여부가 이 사건 처분의 적법성에 관한 주요 쟁점이다.
3)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의 기준소득월액 포함 여부에 관한 판단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의 보수 등에 관하여 이른바 ‘근무조건 법정주의’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공무원이 헌법 제7조 에 정한 직업공무원 제도를 근거로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특수한 지위를 가지므로 국민 전체의 의사를 대표하는 국회에서 근무조건을 결정하도록 함이 타당할 뿐 아니라, 공무원의 보수 등은 국가 예산으로 지급되는 것이므로 헌법 제54조 에 따라 예산안 심의·확정 권한을 가진 국회가 예산상의 고려가 함께 반영된 법률로써 공무원의 근무조건을 정하도록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무원보수규정 제31조 에 따라 공무원의 수당 등 보수는 예산의 범위에서 지급되는데, 여기서 ‘예산의 범위에서’란 문제 되는 보수 항목이 국가 예산에 계상되어 있을 것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공무원 보수 등 근무조건은 법률로 정하여야 하고, 국가 예산에 계상되어 있지 아니하면 공무원 보수의 지급이 불가능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무원이 국가로부터 지급받는 금원이 보수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근무조건 법정주의’에 따라 국가공무원법 등 공무원의 보수에 관한 법률에 지급근거가 되는 명시적 규정이 존재하여야 하고, 나아가 해당 보수 항목이 국가 예산에도 계상되어 있어야만 한다( 대법원 2016. 8. 25. 선고 2013두14610 판결 참조).
갑 제5, 9, 10호증, 을 제3, 4,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법무부에 대한 2016. 3. 17.자, 2016. 8. 8.자, 2017. 1. 12.자, 2017. 4. 21.자 각 사실조회 회신결과, 제1심법원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2016. 6. 10.자 사실조회 회신결과, 제1심법원의 인사혁신처에 대한 2017. 3. 20.자 사실조회 회신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 ①∼⑦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는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제3조의2 제1항 또는 제2항 에 따른 보수에 해당하지 않아 원고들에 대한 퇴직급여 산정기준이 되는 기준소득월액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군법무관임용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헌법재판소 2004. 2. 26. 선고 2001헌마718 결정 ) 취지에 맞추어 2005. 11. 9. 대통령령 제19121호로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2016. 1. 8. 대통령령 제268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무원수당규정’이라 한다)이 개정되면서 제14조의3 에서 월봉급액의 40% 범위 안에서 군법무관수당을 지급하되, 지급대상 및 지급액은 국방부령으로 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군법무관수당 규정이 신설되었고, 「군인 등의 특수근무수당에 관한 규칙」 제4조 에서 이를 구체화함에 따라 군법무관에게 군법무관수당이라는 항목으로 법관 및 검사의 예에 준하는 보수가 지급되었다.
그런데 공무원수당규정은 원고들과 같은 공익법무관의 수당에 대해 달리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다만 공익법무관법 제14조 제1항 에서 “공익법무관에 대하여는 군인 보수의 한도에서 보수 및 직무수행에 필요한 여비 등을 지급한다.”라고 정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은 “ 법 제14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공익법무관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사법연수원 소정의 과정을 마치고 육군법무장교에 임용된 사람 중 같은 기간 동안 근무한 자에게 지급되는 보수와 같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공익법무관법과 그 시행령은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의 지급에 관한 어떠한 근거 규정도 마련해 두고 있지 아니하고, 군법무관수당을 인정하는 위 법령들과는 달리 지급액, 지급방법 등 그 권리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직접 규정하거나 다른 법령 등에 위임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공익법무관법과 그 시행령이 기준소득월액 산정 근거가 되는 공무원보수관계법령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② 법무부 예규인 공익법무관 관리지침은 ‘6. 보수·여비·연금 및 의료보험관리’ 부분에서 “공익법무관에 대한 보수는 봉급과 각종 수당을 합산한 금액으로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를 보수의 일종으로 정하였다. 그러나 공익법무관 관리지침은 공무원보수관계법령등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바 없는 법무부 예규에 불과한 것으로 이를 공무원보수관계법령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공익법무관 관리지침에서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를 보수로 분류하고 있더라도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가 공무원보수관계법령등에 의한 보수의 성격을 갖게 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③ 공무원수당규정은 2010. 7. 21. 개정되어 공익법무관에게 정액급식비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제18조 내지 제18조의5 ) 정액급식비 등에 관한 한 공무원수당규정이 우선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므로( 공무원수당규정 제2조 참조), 공익법무관은 군법무관이 지급받는 정액급식비 등 상당액을 보수로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6다45206 판결 참조). 종래 공익법무관 관리지침에는 군법무관과 마찬가지로 공익법무관에 대해서 보수 중의 하나로 ‘특정업무비’라는 항목 하에 ‘중위 2 내지 4호봉에 정액으로 지급되는 기타수당(정액급식비, 업무추진교통비, 가계지원비, 직급보조비 등)의 합산액 상당’이 규정되어 있었다가 2013. 7. 1. 개정되면서 보수에서 위 기타수당이 삭제되고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가 새로 신설되어 1인당 30만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원고들은 위 대법원 2006다45206 판결 이후 공익법무관과 군법무관의 봉급이나 수당 금액에 차이가 나는 문제가 발생하자 공익법무관 관리지침에서 공익법무관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의 취지에 따라 보수의 형평을 위하여 지급되는 수당으로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를 새로 신설한 것이라 주장한다.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를 이처럼 해석한다면 이는 개정 공무원수당규정이 공익법무관에 대하여 정액급식비 등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고, 국가가 공익법무관 모두에게 군법무관과의 보수 차이를 어느 정도 보전해 줄 요량으로 일률적으로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를 지급하는 것이 되어 법령에 의해 공무원의 보수를 정하기로 한 공무원보수관계법령등의 입법 취지, 체계를 흔드는 것으로 위법하다. 공익법무관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에도 불구하고 공익법무관이 군법무관과 동일한 보수를 지급받지 못하는 문제는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의 지급과 같은 우회적인 방법이 아니라 공무원수당규정 제14조의3 에 따른 군법무관수당 규정에 준하는 ‘공익법무관수당’ 규정을 공무원보수관계법령등에 신설하는 방법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들의 주장대로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를 종래 공익법무관 관리지침에 규정되어 있던 기타수당(정액급식비, 업무추진교통비, 가계지원비, 직급보조비 등, 이하 ‘정액급식비 등’이라 한다)의 합산액 상당에 상응하는 것으로 본다 하더라도, 정액급식비 등의 성격이 실질적으로 보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종래 공익법무관 관리지침에서 정액급식비 등을 보수로 분류하고 있다고 하여 정액급식비 등이 공무원보수관계법령등에 의한 보수의 성격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님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한편 공무원보수규정 제4조 제1호 본문에 의하면 보수란 봉급과 그 밖의 각종 수당을 합산한 금액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 공무원수당규정은 제2조 에서 “국가공무원에게 지급하는 수당과 실비변상 등의 종류·지급범위·지급액 및 지급방법에 관한 사항은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이 영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고 하여 수당과 실비변상을 구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무원수당규정은 제2장 내지 제6장에서 각종 수당에 관하여 규정하는 외에 ‘제6장의2 실비변상 등’의 항목을 두어 제18조 내지 제18조의5 에서 공무원에게 정액급식비 등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고(공무원수당규정이 2010. 7. 21. 공익법무관에 대하여 정액급식비 등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개정되면서 종래 공익법무관 관리지침에 규정되어 있던 기타수당 역시 삭제되었다), 국가공무원법(2015. 5. 18. 법률 제132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역시 제48조 제1항 에서 ‘공무원은 보수 외에 대통령령 등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직무수행에 필요한 실비변상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에 의하면, 종래 공익법무관 관리지침에 따라 공익법무관에게 지급되었던 정액급식비 등이 공무원보수규정 및 공무원수당규정에 규정된 ‘수당’에 포함되어 보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보수 외에 지급받는 실비변상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⑤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제3조의2 는 제3항 에서 “ 법 제3조 제1항 제5호 에 따른 비과세소득의 범위는 소득세법 제12조 제3호 에 따른 전년도 비과세소득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소득세법 제12조 제3호 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실비변상적 성질의 급여’( 자목 )를 비과세소득 중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으며, 소득세법 시행령 제12조 는 실비변상적 성질의 급여 중의 하나로 ‘일직료·숙직료 또는 여비로서 실비변상 정도의 금액’( 제3호 )을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는 2012년 4월부터 2015년 4월까지 과세소득으로 분류되었는데, 이에 대하여 인사혁신처는 기존 부처별로 개별 관리되던 코드를 통합시스템으로 취합하여 신규코드로 재부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여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를 비과세소득이 아닌 과세소득으로 분류하게 된 것일 뿐이고, 이후 법무부의 수정 요청에 따라 2015. 4. 29.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의 속성을 비과세소득으로 변경하였다고 회신하였고, 법무부와 기획재정부 역시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는 실비변상적 성격을 가지므로 비과세소득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이에 더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가 종래 공익법무관에게 지급되었던 정액급식비 등에 상응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액급식비 등이 실비변상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는 실비변상적 성질의 급여로서 소득세법 시행령 제12조 제3호 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⑥ 기획재정부가 작성한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이하 ‘예산지침’이라 한다)에서 ‘특정업무경비(250-03목)는 각 기관의 수사·감사·예산·조사 등 특정업무수행에 소요되는 실 경비에 충당하기 위해 지급하는 경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법무부가 작성한 예산 및 기금운용 명세서에 의하면 특정업무경비가 보수와 구별되는 별개의 항목으로 계상되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는, 법무부가 예산지침에서 정한 실비변상적 급여 성격의 ‘특정업무경비(250-03목)’의 비목으로 할당받은 예산으로 공익법무관에게 지급하는 직무수행경비의 일종이다. 즉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가 군법무관과의 보수 차이를 보전하기 위한 보수 관련 항목으로 국가 예산에 계상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
⑦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의 보수지급명세서에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가 보수로 명시되어 있고, 법무부는 원고들과 같은 공익법무관에 대하여 그 재직기간 동안 각급 검찰청,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의 근무지와 국가소송수행업무, 출장 횟수 등의 근무내용과 무관하게 고정적, 일률적으로 매월 30만 원의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를 지급한 사실이 있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가 예산지침에 근거하여 지급되는 것으로서 매년 기획재정부의 심의 절차를 거치게 되므로 사업타당성과 필요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편성되지 못할 수 있고, 소액을 사용하는 경우처럼 개별적으로 증빙자료를 제출할 수 없는 경우 증빙자료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였을 뿐 수사와 감사 등의 업무수행에만 사용하도록 그 용도가 특정되어 있다고 회신하면서 법무부 역시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를 실비에 해당하는 것으로 처리하여 왔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를 수수한 당사자인 법무부와 원고들 모두 그것이 보수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하여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설령 법무부와 원고들 사이에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를 보수에 해당한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무원의 보수에 관하여는 ‘근무조건 법정주의’가 적용되기 때문에, 보수 항목이 법령상 근거 없이 보수의 지급 주체와 수급주체 사이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의사합치로 창설된다고 볼 수는 없다. 만약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무원의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 허용된다면, 행정부가 행정규칙 내지 의사합치 등을 통하여 국가 예산에서 공무원의 보수를 지급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헌법 제54조 에서 예산안 심의·확정 권한을 가진 국회로 하여금 예산상의 고려가 함께 반영된 법률로써 엄격하게 예산을 운영하도록 하는 원칙에 반한다.
나. 신뢰보호의 원칙 위배 여부
1) 원고들의 주장
설령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가 공무원보수관계법령등에 근거한 보수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공익법무관 관리지침이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를 보수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고 피고는 이에 근거하여 18년 가까이 특정업무경비를 과세와 퇴직금 산정의 기초로 삼아 왔는데 2015. 5.에 이르러서야 뚜렷한 법적 근거 없이 퇴직금 산정에서 이를 제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
2) 판단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기초하여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한다( 대법원 1999. 3. 9. 선고 98두19070 판결 등 참조).
국가가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에 대해 일정 기간 소득세를 부과하고 공익법무관 관리지침을 통해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가 보수의 일종이라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공무원보수관계법령등의 입법 취지, 내용과 다른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를 보수의 일종으로 신뢰한 데에 대하여 원고들에게 잘못이 없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그러한 신뢰에 기초하여 어떠한 행위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게다가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원고들이 주장하는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 견해를 표명한 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신뢰보호의 원칙을 위배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다.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1)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는 과세소득으로 편입되어 2015년경까지 원고들에게 소득세가 부과되었는데, 국세청의 소득세 부과처분에 대하여는 제소기간이 도과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어렵고, 원고들에게 잘못 부과된 소득세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원고들의 환수금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이 사건 처분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한다.
2) 판단
인사혁신처에서 코드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여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가 2012년 4월부터 2015년 4월까지 비과세소득이 아닌 과세소득으로 잘못 분류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공무원연금법 및 그 시행령의 규정 형식이나 체제 또는 문언에 비추어 보면, 공무원보수관계법령등에 근거하지 않은 비용이 포함되는 등 퇴직급여가 과다하게 산정·지급되었음을 이유로 퇴직급여 중 과오지급분을 환수하는 처분은 재량행위가 아니라 기속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국세청에서 원고들에 대하여 잘못 과세하였다는 이유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서 잘못 과세된 부분을 공제하는 등 이를 고려하여야 한다고는 볼 수 없다. 설령 이를 재량행위라 본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였다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각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