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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2. 25. 선고 95도2819 판결

[간통][공1997.4.1.(31),1018]

판시사항

간통종용에 해당하는 이혼의사의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판결요지

당사자가 더 이상 혼인관계를 지속할 의사가 없고 이혼의사의 명백한 합치가 있는 경우에는 비록 법률적으로는 혼인관계가 존속한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간통에 대한 사전 동의라고 할 수 있는 종용에 관한 의사표시가 그 합의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혼의사의 명백한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반드시 서면에 의한 합의서가 작성된 경우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언행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보아 혼인당사자 쌍방이 더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었던 사정이 인정되고, 어느 일방의 이혼요구에 상대방이 진정으로 응낙하는 언행을 보이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와 같은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피고인 1외 1인

상고인

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무릇 혼인당사자가 잠정적, 임시적, 조건적으로 이혼의사가 쌍방으로부터 표출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혼의사의 명백한 합의가 없는 한 간통종용의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지만( 당원 1991. 3. 22. 선고 90도1188 판결 참조), 그렇지 않고 실제로 당사자가 더 이상 혼인관계를 지속할 의사가 없고 이혼의사의 명백한 합치가 있는 경우에는 비록 법률적으로는 혼인관계가 존속한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간통에 대한 사전 동의라고 할 수 있는 종용에 관한 의사표시가 그 합의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혼의사의 명백한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반드시 서면에 의한 합의서가 작성된 경우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언행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보아 혼인당사자 쌍방이 더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었던 사정이 인정되고, 어느 일방의 이혼요구에 상대방이 진정으로 응낙하는 언행을 보이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와 같은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의 남편이던 고소인 자신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1993. 8. 14. 고소인은 피고인 1에게 1개월 이내에 이혼절차를 밟을 것이니 아이를 데리고 나가라고 하며, 고소인과 피고인이 같이 거주하던 아파트의 열쇠를 넘겨받고 아울러 피고인 명의로 등기되어 있는 아파트의 소유명의를 이전받기 위하여 필요한 피고인의 인감도장과 주민등록증까지 요구하자 피고인 역시 그렇게 하자고 하면서 고소인의 요구대로 인감도장과 주민등록증을 고소인에게 넘겨주고 짐을 챙겨 작은 아이만 데리고 집을 나오고, 그 후 고소인이 1개월 이내에 이혼절차를 취하려고 했으며 고소인의 누나도 피고인에게 이혼하라고 종용했을 뿐 아니라, 1개월 후에 피고인의 친정집에 전화하여 집을 전세놓아 이사가야 하니 피고인의 짐을 가져가라고 하여 피고인측에서도 그에 응해 피고인의 짐을 찾아간 사실 등이 있다고 증언하고 있고, 그 후의 사정이지만 1994. 9. 2. 가정법원 조사관의 면전에서도 상호 이혼하기로 합의하고 판사의 확인판결일자까지 지정했던 사실이 있었던 점과 기타 피고인 부부가 헤어지기 전후의 여러 사정들을 모두어 종합해 보면 피고인과 고소인이 1993. 8. 14. 헤어질 당시 쌍방이 서로 이혼하기로 의사가 합치되었던 것이라고 못 볼 바 아닌바, 표현은 다르더라도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의 사실인정은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간통의 종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1993. 8. 14. 헤어질 당시에 이혼의사의 합치가 인정되는 이상 그 이후의 사정에 관한 원심의 가정적 판단에 대한 나머지 상고이유는 살펴볼 필요도 없다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종영(재판장) 정귀호 이돈희(주심) 이임수

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1995.10.12.선고 94노6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