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5가합519605 회생채권자표 무효확인의 소
원고
주식회사 에이아이디
피고
2011케이아이에프 케이비 아이티(KIF KB IT) 투자전문조합 업무
집행조합원 케이비인베스트먼트
변론종결
2015. 10. 15.
판결선고
2015. 11. 12.
주문
1. 원고에 대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회합179 회생사건의 회생채권자표 가운데 피고의 회생채권 1,188,000,000원 중 198,000,000원을 초과하는 부분이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중 1/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원고에 대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회합179 회생사건의 회생채권자표 중 피고가 회생채권자로 기재된 회생채권자표가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인쇄회로기판 제조 및 판매 등을 영위하는 법인인바, 원고와 피고는 2013. 12. 12. 원고가 발행하는 액면가 5,000원의 기명식 상환전환우선주식 16,500주(이하 '이 사건 상환전환우선주식'이라 한다)를 피고가 990,000,000원(1주당 발행가액 60,000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신주인수계약 및 추가계약(이하 '이 사건 신주인 수계약' 및 이 사건 추가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그 무렵 주식인수대금을 납입하고 이 사건 상환전환우선주식을 인수하였다.
나. 원고는 2014. 10. 20.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였으나 회생절차 개시신청 전 피고의 사전동의를 받지 않았다. 이에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 제16조 제1항 제16호에 규정된 피고의 사전서면동의를 받을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2014. 11. 4․ 이 사건 상환전환우선주식에 대한 상환청구권을 행사하였다. 그러나 2014. 11. 21. 기준 원고의 매출총이익률은 - 34.7%, 영업이익율은 - 46.48%, 당기순이익율은 - 52.12%이었기 때문에 2014. 11. 4.경 원고의 배당가능이익은 존재하지 않았다.
다. 원고는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2014. 11, 21,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고 2015. 5. 20. 회생계획을 인가받아 2015. 8. 11. 회생절차가 종결되었다. 피고는 위 회생절차에서 이 사건 상환전환우선주식 원리금 990,000,000원, 이자 188,100,000원, 이 사건 계약 제28조 제2항에 규정된 위약벌 198,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4. 12. 14.부터 다 지급받는 날까지의 연 19%의 지연손해금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고, 원고가 그 중 상환전환우선주 원리금 및 위약벌 부분만을 시인하여 1,188,000,000원(= 990,000,000원 + 198,000,000원)이 회생채권으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3호증, 을 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이 사건 상환전환우선주에 대한 상환청구권 행사가부
1)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회사에 배당가능이익이 없는 경우 상환주식에 관한 주주의 상환청구권 그 자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법정조건에 조건에 관한 민법의 규정이 당연히 유추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배당가능이익이 없는 상태에서 행사한 피고의 상환청구권은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에게 상환가액지급채권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어, 피고에게 990,000,000원의 회생채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나) 피고의 주장
상환주식의 주주가 상환청구권을 행사하면 향후 배당가능이익의 존재를 조건으로 하는 정지조건부 채권이 바로 발생하게 된다. 또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38조 제1항은 조건부 채권 역시 회생채권으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990,000,000원의 상환가액지급채권은 회생채권으로 존재한다.
2)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상환전환우선주식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그 발행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이후 시점부터 상환청구권을 행사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상환전환우선주식에 관한 발행가액인 990,000,000원 및 이에 대한 발행일로부터 상환일까지 연복리 6.7%의 이자를 지급할 것을 구할 수 있으나(따라서 이 사건 상환전환우선주식은 주주에게 상환청구권이 인정된 소위 '주주상환주식' 또는 '의무상환 주식' 에 해당한다), 원고가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 상환기간 3년이 도래하기 전이라도 그 즉시 상환청구권을 행사하여 상환청구를 할 수 있는 사실, 원고는 회생절차 개시신청시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 제16조 제1항 제16호에 의해 피고의 사전서면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 동의를 받지 않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한 사실, 피고는 2014. 11. 4. 원고의 위 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상환전환우선주식에 대한 상환청구권을 행사한 사실, 당시 원고에게 배당 가능이익이 존재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을 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 제3조 제5호는 '이 사건 상환전환우선주식의 존속기간은 발행일로부터 10년이나, 위 존속기간 중 배당가능이익이 없어 피고의 상환청구에도 불구하고 상환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상환을 완료할 때까지 그 기간이 연장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상환전환우선주식을 발행한 원고에 배당 가능이익이 없는 경우, 이 사건 상환전환우선주식은 주주의 상환청구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환전환우선주식으로 존속하며, 다만 상환전환우선주식의 존속기간이 늘어나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상법 제345조 제1항은 "회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회사의 이익으로써 소각할 수 있는 종류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회사의 이익이 존재하지 않으면 상환주식을 소각할 수 없어 주주에게 상환주식이 그대로 존속하는바, 이러한 결론은 주주가 상환청구권을 가지는 주주상환 주식의 경우에도 동일하다고 보아야 하는 점1)2), 상법이 상환주식의 상환을 배당가능이익의 범위로 제한하는 이유는 자본충실 원칙에 따라 회사의 다른 주주 및 채권자 등의 이해관계인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 해석되고 상환주주를 보호하고자 하는 규정이 아니며 주주에서 채권자로의 지위변경은 다른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바 그 요건을 엄격히 해석할 필요가 있는 점, 배당가능이익이 없어 상환이 불가능한 경우 주주의 입장에서 상환주식을 가지는 것이 조건부 상환가액지급채권을 가지는 것보다 불리한 해석이라고 보이지 않는 점, 상환청구권을 가지는 주주로서는 상환청구권을 행사하는 당시 회사에 배당가능이익이 존재하는지 또는 상환가액이 배당가능이익의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 용이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회사에 배당가능이익이 없는 경우 상환청구권을 스스로 행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대가의 지급 없이 상환주식을 상실한다고 해석하면 오히려 주주에게 가혹한 점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 및 제반사정을 종합하면 상환전환우선주식에 관한 상환청구권은 상환청구권 행사 당시 상환전환우선주식을 발행한 회사에게 배당가능이익이 있음을 행사요건으로 하는 권리라고 할 것인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상환전환우 선주식에 관한 상환청구권을 행사한 당시 원고에게 배당가능이익이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의 상환청구권 행사는 행사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상환청구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피고에게 상환가액지급채권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회생채권 중 990,000,000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 위약벌채권 발생여부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 제16조 제1항 제16호는 회생절차 개시신청시 피고의 사전동의를 받을 것을 규정한 사실, 원고는 2014. 10, 20.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한 사실, 원고는 위 회생절차 개시신청 전 피고의 사전동의를 받지 않은 사실,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 제28조 제2항은 원고가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에 기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 총 주식인수대금의 20%를 위약벌로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다만 피고는 원고가 대주주에 대한 채무변제 금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올 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의 대표이사에 대한 채무 486,906,974원은 이 사건 추가계약 제4조 제2항에 의해 면제되어 소멸한 것으로 보이며, 달리 원고가 대주주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위약벌 198,000,000원(= 신주인수대금 990,000,000원 × 0.2)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위약벌채권은 피고의 회생채권으로 인정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의 회생절차참여는 원고의 사정상 피할 수 없었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약벌채권이 과다하여 무효이거나 감액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3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의 회생절차참여가 원고의 사정상 피할 수 없었다거나,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약벌채권이 과다하여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뿐만 아니라 ①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한 2013. 12. 12.경 원고의 영업이익은 급감하고 영업외비용은 급증하였으므로, 원고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식을 인수한 피고로서는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에 기한 원고의 의무 이행을 담보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었던 점, ② 더구나 회생절차의 개시는 원고의 주주이자 장차 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피고의 지위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사전통지를 강제할 필요가 있었던 점, ③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 제28조 제2항은 '위약벌'이라는 제목 하에 원고의 의무 위반시 주식인수 대금의 20%를 피고에게 지급할 것을 규정한 점, ④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 제28조 제2항은 '원고가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의 진술과 보증, 약정사항, 기타 의무사항을 위반한 경우'를 위약벌채권의 발생요건으로 규정한바, 원고의 다양한 의무위반행위에 대해 일률적으로 총 주식인수대금의 20%를 위약벌 금액으로 정한 것은 계약위반을 제재하고 계약의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 제28조 제2항은 위약벌에 관한 규정이라고 할 것이어서 위 위약금 198,000,000원을 민법 제398조 제2항에 의해 감액할 수 없다(대법원 1993. 3. 23․ 선고 92다4690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이정호
판사 박나리
판사 윤동현
주석
1) 개정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된 상법, 이하 같다) 제345조는 제3항에서 "회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주주가 회사에 대하여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종류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 이 경우 회사는 정관에 주주가 회사에 대하여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뜻, 상환가액 상환청구기간 상환의 방법을 정하여야 한다."로 규정하여, 주주에게 상환청구권이 인정되는 주주상환주식의 발행이 가능함을 명문으로 규정하였다. 개정상법 제345조 제3항에서는 제345조 제1항의 '회사의 이익으로써'라는 문구가 없으나, 상환주식의 특성과 개정상법 제345조 제4항의 규제의 취지를 고려하면 배당가능이익은 주주상환주식의 경우에도 여전히 필요하다.
2) 일본국 회사법 제166조 제1항 역시 우리나라 상환주식에 해당하는 취득청구권부주식에 관하여 '취득청구권부주식의 주주는 주식회사에 대하여, 당해 주주가 가진 취득청구권부주식을 취득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당해 취득청구권부주식을 취득하는 것과 상환으로 사채, 신주예약권, 신주예약권부사채 등과 같은 재산을 교부하는 경우, 그 재산의 장부가액이 당해 청구일에 있어 제461조 제2항의 분배가능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취지로 규정한다. 상환가액이 배당가능이익을 초과하는 경우 상환청구권 자체를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