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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7다242300 판결
[부당이득금][공2018상,166]
판시사항

발주자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 제1호 또는 건설산업기본법 제32조 제4항 , 제35조 제2항 제4호 에 따라 수급사업자나 건설기계 대여업자로부터 하도급대금 또는 건설기계 대여대금의 직접지급을 요청받을 당시 원사업자 또는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이미 변제로 소멸한 상태인 경우, 발주자의 수급사업자 등에 대한 직접지급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소극) 및 발주자가 수급사업자 등에 대한 직접지급의무가 발생하였다고 착오를 일으켜 수급사업자 등에게 하도급대금 등을 지급한 경우, 발주자가 수급사업자 등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판결요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 한다) 제14조 제4항 은 “ 제1항 에 따라 발주자가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할 때에 발주자가 원사업자에게 이미 지급한 하도급금액은 빼고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하도급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9조 제3항 은 “발주자는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의무의 범위에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의무를 부담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하도급법은 발주자에게 도급대금채무를 넘는 새로운 부담을 지우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수급사업자가 시공한 부분에 상당한 하도급대금채무에 대한 직접지급의무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수급사업자를 원사업자 및 그 일반채권자에 우선하여 보호하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발주자로서는 하도급법 시행령 제9조 제3항 에 따라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의무를 한도로 하여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또한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7항 ,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제29조 제3항 에 의하면, 수급인이 건설산업기본법 제32조 제4항 , 제35조 제2항 제4호 에 따라 건설기계 대여업자에게 건설기계 대여대금을 직접지급하는 경우에도 하도급법 제9조 제3항 이 준용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발주자로서는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의무를 한도로 하여 직접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발주자가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 제1호 또는 건설산업기본법 제32조 제4항 , 제35조 제2항 제4호 에 따라 수급사업자나 건설기계 대여업자(이하 ‘수급사업자 등’이라 한다)로부터 하도급대금 또는 건설기계 대여대금(이하 ‘하도급대금 등’이라 한다)의 직접지급을 요청받을 당시 원사업자 또는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이미 변제로 소멸한 상태인 경우 발주자의 수급사업자 등에 대한 직접지급의무는 발생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발주자가 수급사업자 등에 대한 직접지급의무가 발생하였다고 착오를 일으킨 나머지 수급사업자 등에게 하도급대금 등을 지급하였다면, 이는 채무자가 아닌 제3자가 타인의 채무를 자기의 채무로 잘못 알고 자기 채무의 이행으로서 변제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발주자는 수급사업자 등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원고, 상고인

대한민국

피고, 피상고인

회생채무자 주식회사 호반산업의 관리인 소외인의 소송수계인 주식회사 호반산업의 소송수계인 주식회사 호반건설산업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박진옥 외 4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라 지급한 선급금의 반환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상 지급의무가 없음에도 착오 등에 의하여 과다 지급한 기성금의 반환을 구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과다 지급한 기성금은 이 사건 도급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 여부와 관계없이 부당이득반환의 대상이 되는 것이지, 이 사건 도급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에 따른 원상회복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과다 지급한 기성금에 대한 반환채권은, 채무자와 그 상대방이 모두 회생절차개시 당시에 아직 그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쌍무계약을 관리인의 선택으로 해제 또는 해지하는 경우 채무자가 받은 반대급부에 대한 가액상환청구권에 해당하지 않는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121조 제2항 에서 정한 공익채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 한다) 제14조 제4항 은 “ 제1항 에 따라 발주자가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할 때에 발주자가 원사업자에게 이미 지급한 하도급금액은 빼고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하도급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9조 제3항 은 “발주자는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의무의 범위에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의무를 부담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하도급법은 발주자에게 도급대금채무를 넘는 새로운 부담을 지우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수급사업자가 시공한 부분에 상당한 하도급대금채무에 대한 직접지급의무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수급사업자를 원사업자 및 그 일반채권자에 우선하여 보호하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발주자로서는 하도급법 시행령 제9조 제3항 에 따라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의무를 한도로 하여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 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4다203960 판결 등 참조).

또한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7항 ,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제29조 제3항 에 의하면, 수급인이 건설산업기본법 제32조 제4항 , 제35조 제2항 제4호 에 따라 건설기계 대여업자에게 건설기계 대여대금을 직접지급하는 경우에도 하도급법 시행령 제9조 제3항 이 준용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발주자로서는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의무를 한도로 하여 직접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발주자가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 제1호 또는 건설산업기본법 제32조 제4항 , 제35조 제2항 제4호 에 따라 수급사업자나 건설기계 대여업자(이하 ‘수급사업자 등’이라 한다)로부터 하도급대금 또는 건설기계 대여대금(이하 ‘하도급대금 등’이라 한다)의 직접지급을 요청받을 당시 원사업자 또는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이미 변제로 소멸한 상태인 경우 발주자의 수급사업자 등에 대한 직접지급의무는 발생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발주자가 수급사업자 등에 대한 직접지급의무가 발생하였다고 착오를 일으킨 나머지 수급사업자 등에게 하도급대금 등을 지급하였다면, 이는 채무자가 아닌 제3자가 타인의 채무를 자기의 채무로 잘못 알고 자기 채무의 이행으로서 변제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발주자는 수급사업자 등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나. 원심판결의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12. 12. 12. 울트라건설 주식회사(이하 ‘울트라건설’이라 한다)와 사이에 ‘12-본-해-21 본관/상황실 시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총 공사부기금액 129억 3,000만 원, 총 공사기간 2012. 12. 12.부터 2013. 12. 15.까지로 정하여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후 수차례에 걸쳐 위 공사기간을 연장하는 변경계약이 체결되었다.

(2) 울트라건설은 2012. 12. 17.경 이 사건 공사에 착공하였으나, 2014. 10. 22. 울트라건설에 대하여 회생절차(이하 ‘이 사건 회생절차’라 한다)가 개시되었고 이후 이 사건 공사가 중단되었다.

(3) 울트라건설의 관리인이 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2014. 12. 11. 원고에게 ‘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 에 따라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인 이 사건 도급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를 하였다.

(4) 원고가 이 사건 도급계약 체결 후 울트라건설에게 지급한 공사대금과 하도급법 제14조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에 따라 울트라건설의 수급사업자 또는 하수급인, 건설기계 대여업자 등에게 직접 지급한 공사대금의 합계액은 12,114,156,680원이다.

(5)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을 인도받아 2015. 7. 1. 타절기성검사를 실시한 결과 공사 중단 당시의 기성고 비율은 89.9%, 이에 따른 공사금액은 11,631,186,818원이었다.

(6) 원고가 기성고 비율에 따른 공사금액을 초과하여 지급한 482,969,862원(= 12,114,156,680원-11,631,186,818원) 중 108,367,462원은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 전에 피고에게 지급한 것이다. 반면 나머지 374,602,400원은,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 후에 수급사업자인 한가람종합건설 주식회사의 채권양수인들 및 건설기계 대여업자인 주식회사 광명건설기계상사(이하 통틀어 ‘광명건설 등’이라 한다)가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 제1호 건설산업기본법 제32조 제4항 , 제35조 제2항 제4호 에 따라 발주자인 원고에게 하도급대금 등의 직접지급을 요청하여 원고로부터 직접 하도급대금 등을 지급받은 것이다.

(7) 한편 원고는 당초 울트라건설의 관리인을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데, 제1심 계속 중인 2016. 9. 19. 이 사건 회생절차가 종결되어 울트라건설이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울트라건설은 원심 계속 중인 2017. 4. 20. ‘주식회사 호반산업’으로 상호가 변경되었다(주식회사 호반산업은 상고심 계속 중인 2017. 8. 31. 피고에게 흡수합병되었다. 이하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와 종결, 상호 변경 및 흡수합병 전후를 구분하지 않고 ‘피고’라고만 한다).

다.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기초로, 원고가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 후에 광명건설 등에게 지급한 하도급대금 등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광명건설 등의 피고에 대한 하도급대금채권은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 전에 발생한 것으로서 회생채권에 해당한다. 원고가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 후에 피고를 대신하여 이를 변제함으로써 구상권 또는 변제자대위권을 취득하더라도 위 채권의 성질은 그대로 유지된다. 따라서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6호 에서 정한 공익채권인 ‘부당이득으로 인하여 회생절차개시 이후 채무자에 대하여 생긴 청구권’에 해당하지 않는다.

라.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위 사실관계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이 사건 회생절차개시 후에 광명건설 등에게 지급한 하도급대금 등에 관한 원심의 판단 부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광명건설 등이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 제1호 건설산업기본법 제32조 제4항 , 제35조 제2항 제4호 에 따라 발주자인 원고에게 하도급대금 등의 직접지급을 요청하자, 이에 응하여 원고는 이들에게 하도급대금 등을 직접지급하였다.

그런데 원고가 광명건설 등으로부터 하도급대금 등의 직접지급을 요청받았을 당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이미 변제로 소멸하였으므로, 그 이후에 광명건설 등이 하도급대금 등의 직접지급을 요청하였더라도 원고의 광명건설 등에 대한 직접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원고는 광명건설 등에 대한 직접지급의무가 발생하였다고 착오를 일으킨 나머지 광명건설 등에게 하도급대금 등을 지급하였다. 이는 원고가 광명건설 등에 대한 자신의 직접지급의무를 이행할 의사로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 타인의 채무인 피고의 광명건설 등에 대한 하도급대금 등의 채무를 변제할 의사로 한 것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는 채무자가 아닌 제3자가 타인의 채무를 자기의 채무로 잘못 알고 자기 채무의 이행으로서 변제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광명건설 등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고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구하는 광명건설 등에게 지급한 하도급대금 등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마. 그런데 원심은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이를 각하하였는데, 그 이유는 위 채권이 회생채권에 해당함에도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회생채권으로 신고되지 않고 채권자목록에도 기재되지 않은 채 회생계획이 인가되었으므로, 피고가 채무자회생법 제251조 에 따라 책임을 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심판단은 잘못되었지만, 원고만이 상고한 이 사건에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상 원심판결을 상고인인 원고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수는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김용덕 박상옥 박정화(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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