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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도17658 판결
[업무상배임][미간행]
판시사항

갑 주식회사의 직원인 피고인이 회사의 영업자료를 경쟁업체인 을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병에게 전달함으로써 갑 회사에 손해를 가하였다고 하여 업무상배임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과 갑 회사의 대표이사 정의 대화를 녹음한 것을 기재한 녹취록에 대하여 피고인이 증거로 함에 부동의한 경우, 녹취록 작성의 토대가 된 원본 녹음테이프의 증거 제출없이 녹음자인 정의 증언 및 녹음 사본인 CD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녹취록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영대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채증법칙 위반 등의 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원심 공동피고인과 공모하여 피해자 회사의 거래처별 계약현황, 월별 매출현황, 수지분석 등에 관한 자료(이하 ‘이 사건 영업자료’라고 한다)를 원심 공동피고인에게 전달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의 경쟁업체이자 원심 공동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로 하여금 피해자 회사의 거래처 등에 관한 영업비밀을 취득하도록 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함과 동시에 피해자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⑴ 피고인이 2010. 7. 16. 피해자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였지만, 그 후에도 며칠간 대표이사인 공소외 2의 요청에 따라 업무인수인계 등을 위하여 출근하였고 나머지 날은 연가로 처리하는 등으로 같은 달 31일자로 퇴사하였으므로 적어도 그때까지는 피해자 회사의 직원으로서 영업상 비밀에 해당하는 이 사건 영업자료를 누설하지 아니할 업무상 의무가 있다.

⑵ 피고인이 위와 같이 피해자 회사를 정식으로 퇴사하기 전인 2010. 7. 하순경(아래 녹취록에 등장하는 술자리와는 무관한 날짜이다)에 이미 원심 공동피고인과 수차례 연락하거나 접촉하였고, 그의 요청을 받고 이 사건 영업자료를 건네주었다.

⑶ 2006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피해자 회사의 영업활동내역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사건 영업자료의 내용과 그 성격, 실제로 원심 공동피고인이 이 사건 영업자료를 이용하여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에게 거래처를 넘기도록 협박하였고, 피해자 회사의 거래처에게 피해자 회사보다 낮은 단가를 제시하는 등으로 계약 체결을 위하여 접촉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로서는 이 사건 영업자료의 유출이 피해자 회사의 영업에는 큰 타격이 되고, 공소외 1 회사로서는 이 사건 자료의 활용 여하에 따라 그 영업에 이익이 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

⑷ 피고인과 공소외 2의 대화내용을 녹음한 것을 기재한 녹취록에 의하면 원심 공동피고인이 2010년 7월경 피고인을 술자리로 불러 신설법인의 대표를 맡으라고 말한 점에 비추어 피고인과 공동피고인 사이에 이 사건 영업자료를 주고받은 시점을 전후하여 피해자 회사에 손해를 가하겠다는 업무상 배임의 점에 관한 의사연락이 있었다는 것이다.

나. 기록에 의하면, 1심에 제출된 피고인과 공소외 2의 대화에 관한 위 녹취록은 피고인의 진술에 관한 전문증거로서 피고인이 위 녹취록에 대하여 부동의한 이 사건에서, 공소외 2가 위 대화를 자신이 녹음하였고 위 녹취록의 기재내용이 피고인의 진술내용과 맞다고 1심 법정에서 진술하였을 뿐이고, 검사가 위 녹취록 작성의 토대가 된 원본 녹음테이프 등을 증거로 제출하지도 아니하는 등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에 따라 위 녹취록의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있는 요건이 전혀 갖추어지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제1심은 피고인의 변호인이 위 녹취록의 기재내용을 탄핵하기 위하여 피고인의 진술내용이 녹음된 CD를 제출받아 위 녹취록의 기재내용과 그 녹음내용이 동일한지 여부에 관하여 별도의 검증을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위 CD는 휴대폰이나 디지털 녹음기 등에 녹음된 내용을 전자적 방법으로 전사한 사본으로 보일 뿐이고, 그것이 피고인과의 대화내용을 녹음한 원본이라거나 이를 복사하는 과정에서 그 진술내용이 편집되는 등의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되었다는 점이 입증되지도 아니하였다. 결국 위 CD나 그 검증결과를 기재한 검증조서 역시 증거능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위 녹취록의 기재는 증거능력이 없어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음에도 원심이 위 녹취록을 위와 같이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의 자료로 설시한 것은 잘못이다(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도14525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증거능력이 인정되고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나머지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원심이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여,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에 영향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양형부당의 점에 대하여

원심에서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이나 금고의 형이 선고된 경우가 아닌 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것을 들어 대법원에 상고할 수 없음은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에 비추어 명백하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그 형이 너무 무겁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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