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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12. 4. 선고 2008노3690 판결
[위계공무집행방해·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김기현

변 호 인

변호사 권용제(국선)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판결 선고 전의 항소심 구금일수 중 39일을 원심판결의 형에 산입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문서위조, 각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를, 각 위계공무집행방해의 점에 대하여는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1년의 형을 선고하였고, 피고인만이 원심판결의 유죄부분에 관하여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은 분리·확정되었고,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이 비자발급을 신청하거나 외국인등록신청을 하면서 김○○에 대한 호구부나 김○○ 명의의 외국인등록신청서를 제출하였다 하여 위계의 방법을 사용하였다거나 피고인이 고의로 그러한 행위를 하였다고 할 수 없고, 가사 위계의 방법이라 하더라도 그에 따라 사증과 외국인등록증을 발급한 것은 담당공무원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이므로, 피고인은 각 위계공무집행방해의 죄책을 지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유죄를 선고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행정관청이 출원에 의한 인·허가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그 출원사유가 사실과 부합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인·허가할 것인지의 여부를 심사· 결정하는 것이므로 행정관청이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아니한 채 출원자가 제출한 허위의 출원사유나 허위의 소명자료를 가볍게 믿고 인가 또는 허가를 하였다면 이는 행정관청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으로서 출원자의 위계가 결과 발생의 주된 원인이었다고 할 수 없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지만, 출원자가 행정관청에 허위의 출원사유를 주장하면서 이에 부합하는 허위의 소명자료를 첨부하여 제출한 경우 허가관청이 관계 법령이 정한 바에 따라 인·허가요건의 존부 여부에 관하여 나름대로 충분히 심사를 하였으나 출원사유 및 소명자료가 허위임을 발견하지 못하여 잘못된 인·허가처분을 하게 되었다면 이는 허가관청의 불충분한 심사가 그의 원인이 된 것이 아니라 출원인의 위계행위가 원인이 된 것이어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된다(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2도2064 판결 ,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3도1609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0. 10.경 국내에 입국하였다가 2004. 5. 7. 공문서위조죄 등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고 2004. 5. 28. 강제출국당한 사실, 그후 피고인은 중국 불상지에서 정상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브로커를 통하여 중국의 담당관청으로부터 이름을 김○○ (한문표기, 영문표기 생략), 생년월일을 “1961년 10월 10일”로 변경한 호구부를 발급받아 이를 주선양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제출하여 2005. 5. 20. 김○○ 명의의 사증을 발급받고, 같은 달 21. 다시 입국한 후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김○○ 명의의 외국인등록신청서를 제출하여 같은 달 26. 그 명의로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은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이 비정상적 절차를 통하여 발급받은 외국 담당관청의 호구부를 제출하여 사증 및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은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 대한 사증 및 외국인등록증의 발급은 해당 발급기관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적극적인 허위주장 및 허위자료의 제출이라는 위계행위에 기인한 것이라 할 것이다.

(3) 따라서, 피고인은 위계공무집행방해의 죄책을 면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범죄행위로 강제출국당하자 다시 대한민국에 재입국하기 위하여 브로커를 통하여 이름을 바꾼 호구부를 발급받아 이를 기초로 사증 및 외국인등록증을 취득하여 입국하였는바, 이러한 피고인의 범행은 대한민국의 출입국질서를 현저히 어지럽히는 범행이고 피고인은 동종의 범행으로 집행유예의 전과가 2회 있다. 이와 같은 피고인의 연령, 성행, 범행의 수법, 범행의 경위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할 때, 원심의 형은 적절하고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이 판결 선고 전의 항소심 구금일수 중 일부를 원심판결의 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원심판결의 범죄사실란 기재 중 제2면 11행 “정상적인 개명절차를 통한 개명을 하지 않고 발급받은 호구부 및 비자발급신청서를”은 “비자발급신청을 하면서 정상적인 개명절차를 통한 개명을 하지 않고 발급받은 호구부를”의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 에 따라 직권으로 이를 경정한다).

판사 임종헌(재판장) 남기용 김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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