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토지에 관하여 저당권과 함께 지상권을 취득하는 경우, 당해 지상권의 효용 및 방해배제청구권의 내용
[2] 제3자가 지상권설정자에 대하여 해당 토지를 사용·수익할 수 있는 채권적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경우, 이로써 지상권자에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참조판례
[1] 대법원 2004. 3. 29. 자 2003마1753 결정 (공2004상, 781)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우리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푸른 담당변호사 김상훈)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현 담당변호사 정두성외 4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기간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토지에 관하여 저당권을 취득함과 아울러 그 저당권의 담보가치를 확보하기 위하여 지상권을 취득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상권은 저당권이 실행될 때까지 제3자가 용익권을 취득하거나 목적 토지의 담보가치를 하락시키는 침해행위를 하는 것을 배제함으로써 저당 부동산의 담보가치를 확보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제3자가 저당권의 목적인 토지 위에 건물을 신축하는 경우에는, 그 제3자가 지상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을 가지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상권자는 그 방해배제청구로서 신축중인 건물의 철거와 대지의 인도 등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4. 3. 29.자 2003마1753 결정 참조).
한편,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민법 제185조 ), 지상권설정등기가 경료되면 그 지상권의 내용과 범위는 등기된 바에 따라서 대세적인 효력이 발생하고, 제3자가 지상권설정자에 대하여 해당 토지를 사용·수익할 수 있는 채권적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지상권자에 대항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소외 1은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 소외 2의 사용승낙을 얻은 다음, 이 사건 토지상에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의 건물에 관한 신축허가를 받고 피고에게 도급을 주어 그 신축공사를 진행한 사실, 그 후 피고가 소외 1과의 합의에 따라서 위 공사대금채권에 관한 담보목적으로 그 건축허가를 피고 명의로 변경한 사실, 한편 위 신축공사에 관련된 피고와 소외 1 사이의 민사소송에 소외 2가 조정참가인으로 참가하여, 일단 위 건축허가를 소외 2 명의로 변경하되, 만일 소외 1이 약정 기일까지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면 소외 1의 피고에 대한 채무의 대물변제조로 위 건축허가를 피고 명의로 변경하여 주기로 약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임의조정이 성립된 사실, 이러한 조정에 근거하여 위 건축허가 명의를 변경받은 소외 2는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근저당권 및 지상권을 설정하여 준 사실, 그 당시에는 지상 2층의 골조공사가 진행중이었는데, 원고는 위 근저당권 및 지상권을 설정받으면서, 소외 2로부터 향후 위 신축건물이 완공되어 소유권보존등기를 하는 즉시 원고에게 추가로 담보제공하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받고 위 신축공사의 계속을 승낙한 사실, 그런데 소외 1이 피고에게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아니하자, 소외 2는 위 임의조정에 따라서 위 건축허가명의를 다시 피고 앞으로 변경하여 주었고, 그 후 피고가 위 신축공사를 계속하여 현재 지상 3층의 골조공사까지 마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는 소외 2가 장차 신축되는 건물에 관하여도 추가로 근저당권을 설정하겠다는 약정을 전제로 하여 소외 2에게 이러한 약정이행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이 사건 토지를 사용하는 것을 용인한 것일 뿐이고, 제3자인 피고가 건축주로서 신축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까지를 용인한 것으로는 볼 수 없고, 위 지상권 설정 당시에 이미 신축건물 중 일부가 현존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의 지상권에 대항할 수 있는 다른 권원을 가지고 있지 아니한 이상, 위 지상권의 효력이 위와 같이 현존하고 있던 신축건물 중의 일부를 넘는 부분으로 제한되는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지상권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원심판결과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지상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서 이 사건 건물철거 및 대지인도청구를 하였고 원심은 이를 인용하였음이 명백하므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대위권 행사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철거 및 인도의무를 이행할 상대방을 소외 2로 지정한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피고가 원심에서 주장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3. 일반적으로 판결의 기판력이나 집행력은 변론종결 후에 소송물인 권리관계에 대한 지위를 당사자로부터 승계한 자에게도 미치는 것이지만,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소외 2와의 임의조정에 의하여 취득한 권리는 위 건물신축공사를 위하여 이 사건 토지를 점유·사용할 수 있는 채권적 권리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위 임의조정의 성립 후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지상권을 취득한 원고에게는 위 임의조정의 기판력이나 집행력이 미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