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에게 명예훼손의 고의가 없고, 명예훼손행위의 공연성도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고,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심판결은 형(벌금 5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명예훼손의 고의의 존부에 대하여 명예훼손죄의 고의는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사실을 적시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으면 충분하고, 명예훼손이나 비방의 목적은 필요하지 않으며, 또 명예훼손에 대한 인식은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사실을 인식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더 나아가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는 것도 인식하는 것까지 필요하지 않다고 할 것인바, 피고인이 스스로 ‘피해자는 무고죄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렀고, E와 내밀한 정인’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된 유인물을 작성한 이상 피고인에게 명예훼손의 고의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공연성 유무에 대하여 명예훼손죄에 있어서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유포하였다고 하여도 이로부터 불특정 또는 여러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요건을 충족하는바,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과 피해자 및 피고인이 이 사건 유인물을 부착한 C빌딩 601호에 거주하는 J 등의 관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유인물의 내용이 타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초범인 점,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자신의 무고함을 이 사건 빌딩 601호의 거주자들에게 알리는 과정에서 저질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