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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8후10923 판결
[거절결정(특)][공2022상,814]
판시사항

[1] 발명의 진보성 유무를 판단하는 방법 /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의 명세서에 개시되어 있는 기술을 알고 있음을 전제로 사후적으로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의약화합물 분야에서 선행발명에 공지된 화합물과 화학구조는 동일하지만 결정 형태가 다른 특정한 결정형의 화합물을 청구범위로 하는 이른바 결정형 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하는 경우, 다형체 스크리닝이 통상 행해지는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결정형 발명의 구성의 곤란성이 부정된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결정형 발명과 같이 의약화합물 분야에 속하는 발명의 구성의 곤란성을 판단할 때 발명의 효과도 함께 참작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3] 결정형 발명의 구성의 곤란성을 판단하는 방법

[4] 결정형 발명의 효과가 선행발명과 질적으로 다르거나 양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경우, 진보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 결정형 발명의 효과의 현저성을 판단하는 방법

판결요지

[1] 발명의 진보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적어도 선행기술의 범위와 내용,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과 선행기술의 차이 및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하 ‘통상의 기술자’라고 한다)의 기술수준에 대하여 증거 등 기록에 나타난 자료에 기하여 파악한 다음, 통상의 기술자가 특허출원 당시의 기술수준에 비추어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이 선행기술과 차이가 있음에도 그러한 차이를 극복하고 선행기술로부터 그 발명을 쉽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 경우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의 명세서에 개시되어 있는 기술을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사후적으로 통상의 기술자가 그 발명을 쉽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의약화합물의 제제설계(제제설계)를 위하여 그 화합물이 다양한 결정 형태, 즉 결정다형(polymorph)을 가지는지 등을 검토하는 다형체 스크리닝(polymorph screening)은 통상 행해지는 일이다. 의약화합물 분야에서 선행발명에 공지된 화합물과 화학구조는 동일하지만 결정 형태가 다른 특정한 결정형의 화합물을 청구범위로 하는 이른바 결정형 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할 때에는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결정형 발명의 구성의 곤란성이 부정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형체 스크리닝이 통상 행해지는 실험이라는 것과 이를 통해 결정형 발명의 특정한 결정형에 쉽게 도달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편 결정형 발명과 같이 의약화합물 분야에 속하는 발명은 구성만으로 효과의 예측이 쉽지 않으므로 구성의 곤란성을 판단할 때 발명의 효과를 참작할 필요가 있고, 발명의 효과가 선행발명에 비하여 현저하다면 구성의 곤란성을 추론하는 유력한 자료가 될 수 있다.

[3] 결정형 발명의 구성의 곤란성을 판단할 때에는, 결정형 발명의 기술적 의의와 특유한 효과, 그 발명에서 청구한 특정한 결정형의 구조와 제조방법, 선행발명의 내용과 특징, 통상의 기술자의 기술수준과 출원 당시의 통상적인 다형체 스크리닝 방식 등을 기록에 나타난 자료에 기초하여 파악한 다음, 선행발명 화합물의 결정다형성이 알려졌거나 예상되었는지, 결정형 발명에서 청구하는 특정한 결정형에 이를 수 있다는 가르침이나 암시, 동기 등이 선행발명이나 선행기술문헌에 나타나 있는지, 결정형 발명의 특정한 결정형이 선행발명 화합물에 대한 통상적인 다형체 스크리닝을 통해 검토될 수 있는 결정다형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그 특정한 결정형이 예측할 수 없는 유리한 효과를 가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으로부터 결정형 발명의 구성을 쉽게 도출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4] 결정형 발명의 효과가 선행발명 화합물의 효과와 질적으로 다르거나 양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결정형 발명의 효과의 현저성은 그 발명의 명세서에 기재되어 통상의 기술자가 인식하거나 추론할 수 있는 효과를 중심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만일 그 효과가 의심스러울 때에는 그 기재 내용의 범위를 넘지 않는 한도에서 출원일 이후에 추가적인 실험 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효과를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하는 것이 허용된다.

원고,상고인

인터벳 인터내셔널 비.브이.(INTERVET INTERNATIONAL B.V.) 외 1인 (소송대리인 변리사 김진회 외 1인)

피고,피상고인

특허청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뒤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발명의 진보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적어도 선행기술의 범위와 내용,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과 선행기술의 차이 및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하 ‘통상의 기술자’라고 한다)의 기술수준에 대하여 증거 등 기록에 나타난 자료에 기하여 파악한 다음, 통상의 기술자가 특허출원 당시의 기술수준에 비추어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이 선행기술과 차이가 있음에도 그러한 차이를 극복하고 선행기술로부터 그 발명을 쉽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 경우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의 명세서에 개시되어 있는 기술을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사후적으로 통상의 기술자가 그 발명을 쉽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여서는 아니 된다 (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7후3660 판결 ,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4후2184 판결 등 참조).

의약화합물의 제제설계(제제설계)를 위하여 그 화합물이 다양한 결정 형태, 즉 결정다형(polymorph)을 가지는지 등을 검토하는 다형체 스크리닝(polymorph screening)은 통상 행해지는 일이다. 의약화합물 분야에서 선행발명에 공지된 화합물과 화학구조는 동일하지만 결정 형태가 다른 특정한 결정형의 화합물을 청구범위로 하는 이른바 결정형 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할 때에는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결정형 발명의 구성의 곤란성이 부정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형체 스크리닝이 통상 행해지는 실험이라는 것과 이를 통해 결정형 발명의 특정한 결정형에 쉽게 도달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편 결정형 발명과 같이 의약화합물 분야에 속하는 발명은 구성만으로 효과의 예측이 쉽지 않으므로 구성의 곤란성을 판단할 때 발명의 효과를 참작할 필요가 있고, 발명의 효과가 선행발명에 비하여 현저하다면 구성의 곤란성을 추론하는 유력한 자료가 될 수 있다 (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0후2865 판결 등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효과의 현저성을 가지고 결정형 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한 것도 결정형 발명의 위와 같은 특성으로 인해 구성이 곤란한지 불분명한 사안에서 효과의 현저성을 중심으로 진보성을 판단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결정형 발명의 구성의 곤란성을 판단할 때에는, 결정형 발명의 기술적 의의와 특유한 효과, 그 발명에서 청구한 특정한 결정형의 구조와 제조방법, 선행발명의 내용과 특징, 통상의 기술자의 기술수준과 출원 당시의 통상적인 다형체 스크리닝 방식 등을 기록에 나타난 자료에 기초하여 파악한 다음, 선행발명 화합물의 결정다형성이 알려졌거나 예상되었는지, 결정형 발명에서 청구하는 특정한 결정형에 이를 수 있다는 가르침이나 암시, 동기 등이 선행발명이나 선행기술문헌에 나타나 있는지, 결정형 발명의 특정한 결정형이 선행발명 화합물에 대한 통상적인 다형체 스크리닝을 통해 검토될 수 있는 결정다형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그 특정한 결정형이 예측할 수 없는 유리한 효과를 가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으로부터 결정형 발명의 구성을 쉽게 도출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

결정형 발명의 효과가 선행발명 화합물의 효과와 질적으로 다르거나 양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0후2865 판결 등 참조). 결정형 발명의 효과의 현저성은 그 발명의 명세서에 기재되어 통상의 기술자가 인식하거나 추론할 수 있는 효과를 중심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만일 그 효과가 의심스러울 때에는 그 기재 내용의 범위를 넘지 않는 한도에서 출원일 이후에 추가적인 실험 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효과를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하는 것이 허용된다 ( 대법원 2021. 4. 8. 선고 2019후10609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원심판결 기재 선행발명은 마크롤리드(macrolide) 화합물인 20, 23-디피페리디닐-5-O-마이카미노실-타일로놀리드(이하 ‘타일로신’이라고 한다)이다. 선행발명은 포유류 또는 가금류의 파스튜렐라 증의 치료 또는 예방을 위한 항생제로서, 파스튜렐라균에 대해 선택적으로 높은 항균 활성을 가진다는 점에 발명의 특징이 있다.

나. 이 사건 출원발명(출원번호 생략)은 ‘마크롤리드 고체상 형태’라는 명칭의 발명이다. 이 사건 출원발명의 청구범위 제1항(이하 ‘이 사건 제1항 발명’이라고 한다)은 선행발명의 화합물인 타일로신과 화학구조는 동일하지만 5.0, 9.0 및 10.5° 2θ의 피크를 포함하는 분말 X선 회절 스펙트럼 값으로 특정된 구성을 갖는 타일로신 제Ⅰ형 결정형에 관한 발명이라는 점에서 선행발명의 구성과 차이가 있다.

다. 이 사건 출원발명의 명세서에 의하면,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타일로신의 다른 고체상 형태보다 대기 온도에서 높은 안정성을 보유하고 이로운 열역학성을 나타내며 수분 흡수성(흡습성)이 낮게 나타나는 타일로신 제Ⅰ형 결정형을 제공하는 데에 기술적 의의가 있다. 이 사건 출원발명의 명세서와 출원일 이후 제출된 실험자료에 의하면, 타일로신의 결정 형태(용매화물 제외)로 제Ⅰ 내지 Ⅳ형이 도출되었고, 그중 이 사건 제1항 발명인 제Ⅰ형 결정형은 타일로신의 무정형 또는 제Ⅱ, Ⅲ, Ⅳ형 결정형에 비하여 열역학적으로 안정하고 제Ⅱ, Ⅲ형 결정형보다 흡습성이 낮음을 알 수 있다.

라. 선행발명은 타일로신의 담황색 고체 화합물을 개시하고 있는데 그 형태가 결정형(crystal form)인지 무정형(amorphous form)인지에 대하여는 밝히지 않았고,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출원 당시 타일로신이 다양한 결정 형태(결정다형성)를 가진다는 점 등이 알려져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선행발명에 개시된 타일로신 담황색 고체 화합물과 이 사건 제1항 발명이 청구하는 제Ⅰ형 결정형은 각각의 형태를 도출하기 위한 출발물질은 물론 용매, 온도, 시간 등의 구체적인 결정화 공정 변수가 상이한데, 피고가 제출한 출원 당시의 통상적인 다형체 스크리닝 방식에 관한 자료만으로는 통상의 기술자가 결정화 공정 변수를 적절히 조절하거나 통상적인 다형체 스크리닝을 통해 선행발명으로부터 위와 같은 특성을 갖는 제Ⅰ형 결정형을 쉽게 도출할 수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

마. 이 사건 출원발명의 명세서에는 타일로신 제Ⅰ 내지 Ⅳ형 결정형의 열역학적 안정성, 흡습성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험결과가 기재되어 있다. 그중 열역학적 안정성에 관한 실험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제1항 발명인 제Ⅰ형 결정형은 약 192~195℃의 융점과 약 57J/g의 용융 엔탈피를 가지고 있어 약 113~119℃의 융점과 약 15J/g의 용융 엔탈피를 가지는 제Ⅱ형 결정형에 비해 양적으로 우수한 열역학적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흡습성에 관한 실험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제1항 발명인 제Ⅰ형 결정형은 상대습도에 대한 무게 변화의 정도가 약 1%에 불과하여 제Ⅱ형 결정형(약 2%)과 제Ⅲ형 결정형(약 6%)보다 낮은 흡습성을 나타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선행발명에 제Ⅱ형 결정형 수준의 열역학적 안정성을 보유하거나 제Ⅱ, Ⅲ형 결정형 수준의 흡습성을 나타내는 타일로신의 결정형조차 공지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위와 같은 정도로 제Ⅱ형 결정형에 비해 우수한 열역학적 안정성을 가지고 제Ⅱ, Ⅲ형 결정형에 비해 낮은 흡습성을 나타내는 제Ⅰ형 결정형의 효과를 선행발명으로부터 예측할 수 있는 정도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바. 결국 이 사건 출원발명의 명세서에 개시된 발명의 내용을 이미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사후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한, 피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에 의하여 이 사건 제1항 발명을 쉽게 발명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3. 그럼에도 원심은,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에 의하여 이 사건 제1항 발명을 쉽게 발명할 수 있으므로 진보성이 부정되어 특허등록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제1항 발명을 비롯한 이 사건 출원발명은 특허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발명의 진보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김재형 노정희 이흥구(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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