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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6.3. 선고 2016다33202 판결
손해배상(기)등손해배상(기)
사건

2016다33202 손해배상(기)등

2016다33219(병합) 손해배상(기)

원고상고인

별지와 같음

원고(탈퇴)

별지와 같음

원고승계참가인상고인

별지와 같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해마루

담당변호사 장홍록 외 1인

피고피상고인

네이버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이인재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6. 17. 선고 2013나28270, 2013나28287(병합)

판결

판결선고

2021. 6. 3.

주문

원심판결 중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및 방지청구에 관한 원고들 및 원고 승계참가인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들 및 원고승계참가인들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 내지 제4점(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 및 방지청구)에 대하여

가. 인접 토지에 외벽이 유리로 된 건물 등이 건축되어 과도한 태양반사광이 발생하고 이러한 태양반사광이 인접 주거지에 유입되어 거주자가 이로 인한 시야방해 등 생활에 고통을 받고 있음(이하 '생활방해'라 한다)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그 건축행위로 인한 생활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참아내야 할 정도(이하 '참을 한도'라 한다)를 넘는 것이어야 한다. 건축된 건물 등에서 발생한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는지는 태양반사광이 피해 건물에 유입되는 강도와 각도, 유입되는 시기와 시간, 피해 건물의 창과 거실 등의 위치 등에 따른 피해의 성질과 정도, 피해이익의 내용, 가해 건물 건축의 경위 및 공공성, 피해 건물과 가해 건물 사이의 이격거리, 건축법령상의 제한 규정 등 공법상 규제의 위반 여부, 건물이 위치한 지역의 용도와 이용현황,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지조치와 손해회피의 가능성, 토지 이용의 선후관계, 교섭 경과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3. 11. 선고 2013다59142 판결 참조).

나아가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를 원인으로 태양반사광의 예방 또는 배제를 구하는 방지청구는 금전배상을 구하는 손해배상청구와는 그 내용과 요건을 서로 달리하는 것이어서 같은 사정이라도 청구의 내용에 따라 고려요소의 중요도에 차이가 생길 수 있고, 태양반사광 침해의 방지청구는 그것이 허용될 경우 소송당사자뿐 아니라 제3자의 이해관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방지청구의 당부를 판단하는 법원으로서는 해당 청구가 허용될 경우에 방지청구를 구하는 당사자가 받게 될 이익과 상대방 및 제3자가 받게 될 불이익 등을 비교·교량하여야 한다(도로소음으로 인한 생활방해를 원인으로 그 방지청구의 당부를 판단한 대법원 2015. 9. 24. 선고 2011다91784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 아파트는 성남시 (주소 1 생략) 지상에 총 803세대의 4개동 38층의 규모로 2003년 9월 무렵 신축 · 준공되었는데, 원고들 및 원고승계참가인들(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은 그때부터 2013년 무렵까지 이 사건 아파트 중 A동 및 D동의 해당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한 후 그곳에서 직접 거주하거나 또는 원고 등의 임차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2) 피고는 2005년 5월 무렵 성남시로부터 매수한 성남시 (주소 2 생략) 지상에 2010년 2월 무렵 지하 7층 지상 28층 높이 134.3m의 규모로 외벽 전체를 통유리로 하여 이른바 커튼 월(curtain wall) 공법으로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였다. 피고는 '네이버(NAVER)'라는 표장의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인터넷 포털 사이트(portal site)를 운영하는 업체로서 위 표장의 브랜드 가치를 형성하고 높이는 과정에서 녹색 색조를 이미지 화하여 사용하여 왔다. 피고는 이러한 브랜드 홍보 등의 일환으로 이 사건 건물 내부에 초록색 수직 핀(루버)을 설치함으로써 전체적으로 밝고 광택이 나는 녹색 색조를 발산하는 디자인을 이 사건 건물의 외관으로 형상화하였다. 이와 같이 외부에서 들어 오는 태양빛이 초록색 수직 핀에 반사되어 초록 빛깔이 이 사건 건물의 외부로 더욱 노출되게 된다. 피고는 이 사건 건물을 '그린팩토리(Green Factory)'란 명칭을 붙이고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3) 이 사건 아파트에 인접한 북쪽과 남쪽에는 각각 아파트단지가 있고, 동쪽에는 대로(大路)가 있으며, 이 사건 건물은 폭 5m 정도의 소로(小路)를 사이에 두고 약 70m에서 114m 정도 떨어져 이 사건 아파트의 서쪽 편에 위치하고 있다.

(4) 이 사건 건물에 인접한 북쪽에는 아파트단지가 있고, 남쪽에는 학교가 있으며, 서쪽에는 경부고속도로가 남북방향을 따라 길게 설치되어 있다. 경부고속도로 너머 서쪽에는 저층의 주택과 상가 및 요양병원 등이 산재해 있고, 그 끝에는 청계산 자락의 야산이 경부고속도로의 남북방향과 평행한 형태로 길게 이어져 있다.

(5) 이 사건 아파트 및 건물은 모두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이라 한다)에서 규정한 '중심상업지역'에 위치해 있다.

(6) 한편 태양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과정에서 이 사건 건물의 외벽유리를 매개물로 하여 태양반사광이 생성되고, 이 사건 아파트 중 D동에는 해가 뜰 무렵부터 오전 시간에, A동에는 오후부터 해가 질 무렵까지 위와 같이 생성된 태양반사광(이하 '이 사건 태양반사광'이라 한다)이 유입되고 있다.

(7) 빛반사 밝기 [Luminance, 단위면적(㎡) 당 반사되는 빛의 밝기(양)를 말한다. 이하에서는 원심이 사용한 '휘도(輝度)'라는 용어 대신 '빛반사 밝기'라 한다]가 25,000cd/㎡를 초과하게 되면, 인체는 포화효과(飽和效果)로 인해 시각정보에 대한 지각 능력이 순간적으로 손상되는 빛반사로 인한 눈부심 시각장애[disability glare, 이하에서는 원심이 사용한 불능현휘(不能眩揮) 대신 ‘빛반사 시각장애’라 한다] 상태에 놓이게 된다. 빛반사 시각장애 현상은 이 사건 아파트 중 A동에서는 연중 7개월가량 대략 1일 약 1~2시간 정도, D동에서는 연중 9개월가량 대략 1일 1~3시간 정도에 이른다. 이 사건 태양반사광의 빛반사 밝기는 A동의 경우 최소 45,000,000cd/㎡에서 최대 395,000,000cd/㎡, D동의 경우 최소 11,000,000cd/㎡에서 최대 730,000,000cd/㎡인데, 이는 빛반사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25,000cd/㎡의 약 440배 내지 29,200배 정도에 해당한다.

(8) 원고 등 중 상당수는 이 사건 태양반사광으로 인하여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고통을 줄이기 위하여 피해가 높은 안방의 위치를 다른 방으로 바꾼 뒤 그 안방을 창고방으로 사용하기도 하며, 기존의 1개 커튼만으로는 태양반사광을 차단하기 어려워 2중·3중으로 커튼을 설치하여 집안을 암실(暗室)과 같은 상태로 만들기도 하였다.

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가 참을 한도를 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태양반사광 침해를 원인으로 한 원고 등의 손해배상청구와 방지청구를 배척하였다.

(1) 이 사건 건물 신축 전후로 태양광(직사광 + 반사광)에 의한 빛반사 시각장애 발생가능 총시간이 증가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아파트 A, D동의 빛반사 시각 장애 발생가능 총시간이 반대방향인 B, C동보다 유의미하게 높다고 보기 어렵다. 사람이 밖에서 낮 12시에 태양을 직접 바라보면 빛반사 밝기가 16억 ~ 20억 cd/㎡ 이므로 이 사건 태양반사광의 빛반사 밝기는 태양직사광 빛반사 밝기의 약 1/7 수준이고, 색, 형태 등의 차이로 응시자에게 시각적, 심리적 불쾌감의 차이를 유발할 뿐 빛반사 시각장애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2) 일조방해는 동짓날 08시부터 16시 사이에 4시간 이상일 것을 요구하는데 이 사건 태양반사광 유입은 1일 1~3시간에 불과하다.

(3)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의 경우 어느 정도의 수준 이상의 태양반사광에 몇 시간 이상 노출되어야 원고 등이 주장하는 어지러움, 두통, 조갈 등의 신체적 피해 및 주의산만, 집중력 감소, 불안감, 우울증 등의 정신적 피해가 발생하는지에 관한 의학적 연구 자료나 선례가 없다.

(4) 이 사건 아파트 A동과 D동 주민들의 시력이 저하되는 등 건강이 이 사건 건물 신축 전후나 인근 주민들과 비교하여 유의미하게 나빠졌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다만, 이 사건 아파트 창문 앞에서 이 사건 건물을 직접 바라보았을 때 25,000cd/㎡ 이상의 빛반사 밝기로 인하여 빛반사 시각장애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인정된다.

(5) 이 사건 태양반사광 유입으로 실내 일부 면적에서 천공광에 의한 실내 전체 밝기보다 현저히 밝은 현상이 나타나지만, 그러한 밝기 차이(빛반사 밝기 대비)로 인하여 빛반사 시각장애가 발생하지 않고, 태양반사광원을 직접 바라보지 않는 일상생활(독서, 바느질 등)에서는 빛반사 시각장애가 발생하지 않는다.

(6) 이 사건 건물과 이 사건 아파트가 위치한 중심상업지역은 국토계획법상 일반적인 상업 및 업무기능을 담당하게 하기 위하여 마련된 지역으로서 고층건물의 신축이 항상 예정되어 있다. 중심상업지역에서 이 사건 건물과 같은 통유리 공법의 건축이 예외적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며, 이 사건 건물과 같은 통유리 공법은 널리 이용되고 있다.

(7) 피고는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면서 공법상 규제를 모두 준수하였고, 건축 당시 이 사건 아파트 거주자들로부터 태양반사광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다.

(8) 원고 등이 거주지에 커튼이나 블라인드 등을 설치하면 기술적으로 용이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이 사건 태양반사광을 차단할 수 있는 반면, 원고 등이 요구하는 차단시설은 그 효과도 불확실하고, 기술적으로 어려우며 비용도 더 많이 든다.

라. 대법원의 판단

(1)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먼저 원심은 태양직사광과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에 별다른 차이가 없음을 전제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① 빛반사 밝기가 25,000cd/㎡를 초과하여 빛반사 시각장애를 일으킬 수 있

는 정도의 빛이 실내로 유입되는 경우에는 실내 밝기가 극대화 되어 안정과 휴식을 취해야 할 공간인 주거에서 거주자가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등 일시적으로 주거로서의 기능을 잃게 되어 기본적인 주거생활에 불편을 느끼게 된다.

② 태양직사광과 태양반사광은 모두 빛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

나 태양반사광은 건물 외벽의 빛반사로 인하여 주택 내 또는 발코니에 있는 사람에게 빛반사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인위적이고 왜곡된 빛으로, 자연의 빛인 태양직사광과는 그 발생 원인이 다르다. 태양직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는 어떠한 책임도 발생시키지 않는 '자연에 의한' 생활방해인 반면,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는 태양광이 '인위적으로 축조된' 건물 외벽에 의한 반사 효과와 결합해서 그 생활방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태양직사광이 건물 외벽 같은 인공적인 매개물에 반사되면서, 원래의 각도가 변경되어 태양반사광이 주거 내에 있는 사람의 눈에 직접 유입되어 눈부심이 발생하거나, 자연스럽게 창밖을 바라볼 수 없을 정도의 빛반사 시각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이로 인해 태양반사광은 거주자들의 주거의 본질적인 이용을 방해하고, 건강을 해치게 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그 정도가 참을 한도를 넘을 수 있다.

③ 건물의 신축으로 인하여 그 이웃 건물의 거주자에게 직사광선이 차단될

때 발생하는 일조방해와 태양반사광 침해로 인한 생활방해의 각 정도가 참을 한도를 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앞서 본 바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지 않다. 그러나 양자는 고려하여야 할 여러 사정들 중 특히 '피해의 성질과 내용'의 점에서 서로 큰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거주자가 하루 종일 직사광선을 계속 받아야만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누린다고 볼 수는 없고, 상당 시간의 직사광선 차단이 연중 계속 발생한다고 하여 거주자에게 곧바로 건강상의 장애를 일으킨다고 보기는 어렵다. 예컨대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도, 특히 일조감소 시간을 중시하여 동지를 기준으로 09시부터 15시까지 사이의 6시간 중 일조시간이 연속하여 2시간 이상 확보되는 경우 또는 동지를 기준으로 08시부터 16시까지 사이의 8시간 중 일조시간이 통틀어 4시간 이상 확보되는 경우에는 참을 한도를 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다72485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8다23729 판결 등 참조). 반면 태양반사광 침해는, 반사되는 강한 태양빛이 직접 눈에 들어와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점에서 그 침해행위의 태양이 일조방해의 경우보다 더 적극적인 침습의 형태를 띠므로, 거주자가 입게 되는 피해의 성질과 내용이 일조방해의 그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태양반사광 침해가 거주자의 주거 내에서 연중 상당 시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에는 안정과 휴식을 취하여야 할 공간인 주거로서의 본질적인 기능이 훼손될 수 있고, 이 경우 태양반사광의 주거 내 유입시간이 일조가 감소되는 시간과 동일한 정도에 이르러야만 참을 한도를 넘는다고 보는 것은 그 피해의 성질과 내용이 다르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므로 타당하지 않다. 그러므로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의 참을 한도를 판단하는 때에는 일조방해의 판단기준과는 다른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고, 이때 빛반사 밝기가 빛반사 시각장애를 초래하는 정도를 얼마나 초과하는지 여부 및 그 지속 시간은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는 것이다.

(나) 앞서 든 법리와 기록에 나타난 이러한 사정을 토대로 원심판결을 살펴본다.

① 태양반사광의 유입이 생활방해로서 그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태양반사광

이 단순히 주거에 유입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태양반사광이 주된 생활공간에 유입되고 그로 인하여 주거 안에 머무는 사람에게 상당한 시간 동안 실제로 눈부심을 일으켜 자연스러운 주거 생활을 방해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건물과 이 사건 아파트가 서로 도로를 사이에 두고 70m 내지 114m 정도 떨어져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태양반사광이 주거지 내로 깊이 유입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사건 아파트 A동과 D동의 창문에서 밖을 바라보았을 때 빛반사 밝기가 빛반사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25,000cd/m²의 약 440배 내지 29,200배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고, 이 사건 건물 외벽에 비친 이 사건 태양반사광이 눈에 유입되는 기간은 이 사건 아파트 A동과 D동 각 세대 창문을 기준으로 연중 7개월가량 대략 1일 약 1~2시간(A동), 연중 많게는 9개월가량 대략 1일 1~3시간(D동)으로 그 기간이 상당하다. 만약 위와 같은 빛반사 밝기를 가진 태양반사광이 위와 같은 유입시간 동안 원고 등의 주된 생활공간에 유입된다면 그 강도와 유입시기 및 시간 등에 비추어 원고 등이 빛반사 시각장애로 인하여 안정과 휴식을 취하는 등 자연스러운 주거 생활을 방해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② 한편, 태양반사광으로 인하여 생활방해가 발생하는지를 판단하는 때에는

건물이 위치한 지역의 국토계획법상 용도인 중심상업지역을 고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태양반사광 침해를 일으키고 있는 이 사건 건물이 존재하는 '해당 지역'의 이용 현황도 고려하여야 한다. 비록 이 사건 건물과 이 사건 아파트가 모두 중심상업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나, 이 사건 아파트가 이 사건 건물보다 먼저 건축되어 있었고, 이 사건 건물과 이 사건 아파트가 위치한 지역은 대부분 아파트, 주택 등 주거가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또한 이 사건 건물과 같이 건물 외벽 전체를 통유리 공법으로 건축한 건물은 이 사건 건물이 존재하는 해당 지역에서 이 사건 건물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③ 이 사건 건물은 외벽 전체를 통유리로 시공하고, 그 내부에 녹색 수직

핀을 설치함으로써 전체적으로 밝고 광택이 나는 녹색 색조를 발산하는 디자인을 건물의 외관으로 형상화하였는데, 이는 '네이버' 및 '녹색'을 핵심으로 하는 피고의 브랜드를 표상하여 홍보 효과를 높이려는 사업상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피고는 이 지역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예외적인 건축기법으로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면서 회사를 위한 브랜드 홍보만을 고려하였고, 주위 거주자들에 대한 빛반사 침해를 줄이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④ 위와 같이 이 사건 아파트 A동과 D동의 창문을 기준으로 한 빛반사 밝

기의 강도, 이 사건 태양반사광이 이 사건 아파트 A동과 D동에 유입되는 시기 및 시간, 이 사건 건물의 건축 경위 및 공공성의 정도, 이 사건 아파트 A동과 D동 및 이 사건 건물 사이의 각 이격거리, 건축법령상의 제한 규정 등 공법상 규제의 위반 여부, 이 사건 아파트와 건물이 위치한 지역의 용도와 이용현황,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지조치와 손해 회피의 가능성, 토지 이용의 선후관계, 교섭 경과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만일 이 사건 아파트 A동과 D동의 창문에서 측정된 정도의 강한 태양반사광이 그 반사 각도에 의하여 이 사건 아파트 거실이나 안방과 같은 주된 생활공간에 유사한 정도로 유입된다면, 원고 등은 주거 내에서 빛반사 시각장애로 인하여 안정과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등 자연스러운 주거 생활을 방해받는다고 볼 여지가 있다.

(2)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태양반사광이 이 사건 아파트 거실이나 안방과 같은 주된 생활공간에 어느 정도의 밝기로 얼마 동안 유입되어 눈부심 등 시각장애가 발생하는지와 이 사건 태양반사광으로 인하여 이 사건 아파트의 주거로서의 기능이 훼손되어 참을 한도를 넘는 생활방해에 이르렀는지 등을 직접적으로 심리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태양직사광과 태양반사광에 의한 생활방해의 차이 및 일조방해의 참을 한도 기준과 태양반사광 침해의 참을 한도 기준과의 차이 등을 간과하고 이 사건 태양반사광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생활방해를 시력 저하 등 건강상 피해와 주거내에서 독서나 바느질 등 시각 작업 등의 방해로 좁게 본 나머지, 위와 같은 사항을 제대로 심리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가 참을 한도를 넘지 않았다고 단정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불법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상고이유 제5점(조망권, 천공권, 사생활 침해 및 인공조명으로 인한 생활방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 부분)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건물의 신축으로 인한 조망권, 천공권 또는 사생활 등의 침해 및 인공조명으로 인한 생활방해가 그 참을 한도를 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및 방지청구에 관한 원고 등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 등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김선수

주심 대법관 노태악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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