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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12.30. 선고 2018다268538 판결
전세권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
사건

2018다268538 전세권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신정무 외 1인

피고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를정 담당변호사 강병철 외 2인

원심판결

부산지방법원 2018. 8. 30. 선고 2017나52849 판결

판결선고

2021. 12. 30.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2014. 5. 19. 소외인에게 부산 해운대구(동호수 생략)(이하 '이 사건 상가'라고 한다)를 임대차보증금 1억 원, 임대차기간 2014. 6. 19.부터 2016. 6. 18.까지, 차임 월 500만 원으로 정하여 임대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면서, 소외인 앞으로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치기로 약정하였다.

나. 소외인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라 임대차보증금으로 2014. 5. 19. 1,000만 원, 2014. 6. 19. 9,000만 원 합계 1억 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다. 소외인은 2014. 11. 26. 이 사건 상가에 관하여 전세권자 소외인, 전세금 1억 원, 존속기간 2014. 6. 19.부터 2016. 6. 18.까지로 한 전세권설정등기(이하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라고 하고, 그 전세권을 '이 사건 전세권'이라고 한다)를 마침과 동시에 피고에게 이 사건 전세권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1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이하 그 근저당권을 '이 사건 근저당권'이라고 한다)를 마쳐주었다.

라. 원고는 2015. 9. 18. 소외인을 상대로 소외인의 차임 연체에 따라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상가의 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15가단66515). 위 소송계속 중인 2015. 12. 21. 소외인에 대하여 파산이 선고되었다(부산지방법원 2015하단100082).

마. 피고는 2016. 2. 17. 소외인의 원고에 대한 전세금반환채권 1억 원에 대하여 물상대위에 의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부산지방법원 2016타채50769), 위 명령은 2016. 2. 23.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바. 원고는 2016. 5.경 소외인의 파산관재인과,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를 말소하고, 이 사건 상가는 원고에게 인도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취지의 합의를 하였고, 소외인의 파산관재인은 2016. 6. 7. 위 합의에 대하여 파산법원의 허가를 받았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고와 소외인이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치기 위하여 체결한 전세권설정계약(이하 '이 사건 전세권설정계약'이라고 한다)은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이고, 피고는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 당시 이 사건 전세권설정계약이 통정허위표시임을 알고 있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피고는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의 말소에 대하여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 판단 중 피고가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 당시 이 사건 전세권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마쳐진 것임을 알고 있었다는 부분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나. 그러나 원심 판단 중 이 사건 전세권설정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는 부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가) 전세권이 용익물권적 성격과 담보물권적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고, 목적물의 인도는 전세권의 성립요건이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당사자가 주로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전세권을 설정하였고, 그 설정과 동시에 목적물을 인도하지 아니한 경우라 하더라도, 장차 전세권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전세권의 효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 전세금의 지급은 전세권 성립의 요소가 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전세금의 지급이 반드시 현실적으로 수수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의 채권으로 전세금 지급을 대신할 수도 있다(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다18508 판결 등 참조).

나)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합의에 따라 임차인 명의로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친 경우, 그 전세금의 지급은 이미 지급한 임대차보증금으로 대신한 것이고, 장차 전세권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도 아니므로, 그 전세권설정등기는 유효하다. 이때 임대인과 임차인이 그와 같은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치기 위하여 전세권설정계약을 체결하여도, 임대차보증금은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 임차인이 목적물을 인도할 때까지 발생하는 차임 및 기타 임차인의 채무를 담보하는 것이므로(대법원 2005. 9. 28. 선고 2005다8323, 8330 판결 등 참조), 임대인과 임차인이 위와 같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전세권을 설정하기 위하여 전세권설정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임대차보증금에서 연체차임 등을 공제하고 남은 돈을 전세금으로 하는 것이 임대인과 임차인의 합치된 의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세권설정계약은 외관상으로는 그 내용에 차임지급 약정이 존재하지 않고 이에 따라 전세금이 연체차임으로 공제되지 않는 등 임대인과 임차인의 진의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존재한다. 따라서 그러한 전세권설정계약은 위와 같이 임대차계약과 양립할 수 없는 범위에서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그러한 전세권설정계약에 의하여 형성된 법률관계에 기초하여 새로이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지게 된 제3자에 대하여는 그 제3자가 그와 같은 사정을 알고 있었던 경우에만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다29372, 29389 판결, 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2다49292 판결 등 참조).

다) 전세권을 목적으로 한 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전세권의 존속기간이 만료되면 전세권의 용익물권적 권능이 소멸하기 때문에 더 이상 전세권 자체에 대하여 저당권을 실행할 수 없게 되고, 저당권자는 저당권의 목적물인 전세권에 갈음하여 존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전세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 또는 전부명령을 받거나 제3자가 전세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실시한 강제집행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물상대위권을 행사하여 전세금의 지급을 구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다91672 판결 참조), 전세권저당권자가 물상대위권을 행사하여 전세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 또는 전부명령을 받고 이에 기하여 추심금 또는 전부금을 청구하는 경우 제3채무자인 전세권설정자는 일반적 채권집행의 법리에 따라 압류 및 추심명령 또는 전부명령이 송달된 때를 기준으로 하여 그 이전에 채무자와 사이에 발생한 모든 항변사유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다46260, 53879 판결 참조). 다만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유효한 전세권설정등기가 마쳐진 경우에는 전세권저당권자가 저당권 설정 당시 그 전세권설정등기가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마쳐진 것임을 알고 있었다면, 제3채무자인 전세권설정자는 전세권저당권자에게 그 전세권설정계약이 임대차계약과 양립할 수 없는 범위에서 무효임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그 임대차계약에 따른 연체차임 등의 공제 주장으로 대항할 수 있다.

2)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할 수 있다. 원고와 소외인이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치기 위해 체결한 이 사건 전세권설정계약은 전세금이 연체차임으로 공제되지 않는 등 이 사건 임대차계약과 양립할 수 없는 범위에서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이나,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른 소외인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마쳐진 것으로서 유효하다. 다만 피고는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 당시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가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마쳐진 것임을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가 물상대위권을 행사하여 전세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고 이에 기하여 원고에게 추심금을 청구하는 데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른 연체차임 등의 공제 주장으로 대항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는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 중 소외인의 연체차임 등을 공제한 나머지를 담보하는 범위에서 여전히 유효하므로, 피고는 원고로부터 그 나머지 임대차보증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때까지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의 말소를 저지할 이익이 있다.

3)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되는 소외인의 연체차임 등의 존재 여부와 그 범위를 심리하여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가 그 나머지 임대차보증금을 담보하는 범위에서 유효한지 여부 등을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전세권설정계약 전부가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이고, 나아가 피고에게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의 말소에 대하여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마친 전세권설정등기의 효력과 통정허위표시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민유숙

주심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천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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