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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11.11. 선고 2021다238902 판결
소유권이전등기
사건

2021다238902 소유권이전등기

원고, 상고인

○○○씨 △△△파 종중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김세준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신동훈 외 1인

원심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4. 22. 선고 2020나60529 판결

판결선고

2021. 11. 11.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종중이 당사자인 사건에 있어서 그 종중의 대표자에게 적법한 대표권이 있는지 여부는 소송요건에 관한 것으로서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므로, 법원으로서는 그 판단의 기초자료인 사실과 증거를 직권으로 탐지할 의무까지는 없다 하더라도, 이미 제출된 자료들에 의하여 그 대표권의 적법성에 의심이 갈만한 사정이 엿보인다면 상대방이 이를 구체적으로 지적하여 다투지 않더라도 이에 관하여 심리, 조사할 의무가 있다 (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21039 판결 등 참조).

나. 종중 총회를 개최함에 있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족보 등에 의하여 소집통지 대상이 되는 종중원의 범위를 확정한 후 국내에 거주하고 소재가 분명하여 통지가 가능한 모든 종중원에게 개별적으로 소집통지를 함으로써 각자가 회의와 토의 및 의결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므로, 일부 종중원에 대한 소집통지 없이 개최된 종중 총회에서의 결의는 그 효력이 없다. 대법원 2005. 7. 21. 선고 2002다1178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는 공동 선조의 자손인 성년 여자도 종중원이므로, 종중 총회 당시 남자 종중원들에게만 소집통지를 하고 여자 종중원들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 그 종중 총회에서의 결의는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다83650 판결 등 참조).

다. 고유 의미의 종중(이하 '고유 종중'이라 한다)이란 공동선조의 분묘 수호와 제사, 종원 상호 간 친목 등을 목적으로 하는 자연발생적인 관습상 종족집단체로서 특별한 조직행위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고, 공동선조의 후손은 그 의사와 관계없이 성년이 되면 당연히 그 구성원(종원)이 되는 것이며 그중 일부 종원을 임의로 그 종원에서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공동선조의 후손 중 특정 범위 내의 자들만으로 구성된 종중이란 있을 수 없으므로, 만일 공동선조의 후손 중 특정 범위 내의 종원만으로 조직체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다면 이는 본래의 의미의 종중으로는 볼 수 없고, 종중 유사의 권리능력 없는 사단(이하 '종중 유사단체'라 한다)이 될 수 있을 뿐이다.

종중 유사단체는 비록 그 목적이나 기능이 고유 종중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더라도 공동선조의 후손 중 일부에 의하여 인위적인 조직행위를 거쳐 성립된 경우에는 사적 임의단체라는 점에서 고유 종중과 그 성질을 달리하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사적 자치의 원칙 내지 결사의 자유에 따라 구성원의 자격이나 가입조건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으나, 어떠한 단체가 고유 의미의 종중이 아니라 종중 유사단체를 표방하면서 그 단체에 권리가 귀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 우선 권리 귀속의 근거가 되는 법률행위나 사실관계 등이 발생할 당시 종중 유사단체가 성립하여 존재하는 사실을 증명하여야 하고, 다음으로 당해 종중 유사단체에 권리가 귀속되는 근거가 되는 법률행위 등 법률요건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여야 한다.

특히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고유 종중이 아니라 그 구성원 중 일부만으로 범위를 제한한 종중 유사단체의 성립 및 소유권 귀속을 인정하려면, 고유 종중이 소를 제기하는 데 필요한 여러 절차(종중원 확정, 종중 총회 소집, 총회 결의, 대표자 선임 등)를 우회하거나 특정 종중원을 배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종중 유사단체를 표방하였다고 볼 여지가 없는지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8다264628 판결,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9다216411 판결 등 참조).

2. 원심 판결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자신의 실체가 고유 종중이 아니라 종중 유사단체임을 표방하면서 그 구성원의 자격을 ○○○씨 △△△파 종중의 후손 중 남자 세대주로 제한하고 만 30세 이상은 회원, 만 30세 미만은 준회원으로 하는 내용의 회칙을 마련하고 총회 등을 개최하여 왔다.

그러나 공동선조의 자손은 성별의 구별 없이 종중원이 된다는 취지의 대법원 2005. 7. 21. 선고 2002다1178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의 원고 회칙에는 구성원의 자격을 '남자'로 한정하는 내용이 없었다.

나. 원고는 2019. 1. 27. 정기총회(이하 '이 사건 총회'라 한다)를 개최하여 소외인을 원고의 대표자로 선출하였는데, 이 사건 총회 당시 회칙에 따라 총회일 1주일 전에 그 회칙에 구성된 구성원인 남자에 대하여만 통지(전화, 이메일, 우편 등)하는 방식으로 소집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 소외인은 2019. 3.경 원고를 대표하여 피고들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등의 말소등기절차 이행을 구하는 내용의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다. 그런데 원고와 같은 공동선조의 후손 중 여성들 일부가 원고의 실체가 종중 유사단체가 아닌 고유 종중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당연히 그 종중원의 지위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2018. 9.경 원고를 상대로 종중원 지위 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가 원심까지 증거 서류로 제출한 회의록 등에 의하면, 여성을 구성원으로 인정할 것인지 여부, 위 소송에 대해 변호사를 선임할 것인지 여부, 패소할 경우 상소를 할 것인지 여부 등에 대해 계속 논의가 있어왔음을 알 수 있다(위 소송을 통하여 원고의 실체가 고유 의미의 종중이어서 여성들 역시 당연히 그 구성원이 된다는 내용의 청구인용 판결이 선고 및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실체가 고유 종중임에도 이 사건 총회를 개최함에 있어 남자 종중원들에게만 소집통지를 하고 여자 종중원들에게는 소집통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총회에서 이루어진 대표자 선출 결의는 무효이고(이 사건 총회 결의가 적법하게 소집된 원고 종중 총회에서 추인되었다는 등의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적법한 대표자에 의해 제기된 것이 아니어서 부적법하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제출된 회의록과 회칙 등에 의하면, 원고가 회칙을 변경하여 구성원의 자격을 남성으로 제한한 점, 원고와 여성들 사이에 종중원 지위 확인의 소를 통해 원고의 실체가 무엇인지 다투어지고 있었던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이 대표권의 적법성에 관하여 의심이 갈만한 사정이 엿보이는 이상 원심으로서는 대표권의 적법성에 관하여 심리, 조사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소가 원고의 적법한 대표자에 의하여 제기되었는지 여부에 대해 살펴보지 아니한 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유지함으로써 본안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하였으니,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종중의 대표자 선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천대엽

대법관 조재연

주심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이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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