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2구단20536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고
A
피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13. 3. 15.
판결선고
2013. 5. 24.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1. 12. 16.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가. 원고는 B(주)에 소속된 근로자(상무이사)인데 2011. 9. 5. 23:10경 전북 C에 있는 D 모텔 103호실에서 샤워를 하던 중 동료근로자 E으로부터 소화기로 얼굴과 머리를 가격당하고, 발로 머리와 가슴 등을 여러 차례 짓밟히는 등의 폭행을 당하여 '좌안 공막 열상'(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을 입었다.
원고는 2011. 11. 30,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요양급여신청을 하였다.
나. 피고는 2011. 12. 16. 'E이 저녁식사 도중에 자신의 가정문제와 관련하여 원고로부터 꾸짖음을 듣고 감정이 격화되어 식사를 마치고 이동한 장소에서 원고를 폭행하여 이 사건 상병을 입게 하였는바, 이 사건 상병은 E의 자의적이고 사적인 행위에 의하여 발생한 것으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를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를 불승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E이 가정문제를 이유로 귀가할 경우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까닭에 E에게 충고를 하였고, E에게 사적인 도발을 한 적이 없다.
한편 위와 같은 충고행위는 원고의 업무범위 안에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원고는 E에게 업무와 관련된 충고, 즉 업무행위를 하다가 E으로부터 폭행을 다하였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을 입게 되었는바,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나. 인정사실
1) 인적관계
○ 원고는 B(주)에 소속된 근로자(상무이사)이고, E은 F(주)에 소속된 근로자이다.
○ F(주)의 대표이사는 G인데, G이 공사입찰기회확대 등을 위하여 자신의 처인 H을 대표이사로 하여 설립한 회사가 B(주)이다.
○ 원고와 E은 형식상 소속된 회사가 다르지만, 실제로는 모두 F(주)에 소속된 근로자와 다를 바 없이 G의 지휘·감독을 받고, 원고는 E에 대한 지휘 감독권한을 갖고 있다.
2) 이 사건 상병의 발생경위
○ B(주)은 F(주)로부터 전남 담양군 I에서 전기설비를 시공하는 공사를 도급받았다.
○ 원고, E, J은 F(주)의 대표이사이자 B(주)의 실질사주인 G의 지시로 위 공사현장에서 함께 일하게 되었는데, 공사현장에서 가까운 전남 C에 있는 D 모텔 103호실에 숙소를 정해 두고, 숙소와 공사현장을 왕복하며 공사를 행할 계획이었다.
○ 원고, E, J은 2011. 9. 5. 위 공사현장으로 출근하여 전기공사를 한 후 같은 날 18:30경 전북 순창군 K으로 와서 L고등학교 앞에 있는 'M식당'에서 삼겹살, 소주 4병, 맥주 1병을 나누어 먹으며 저녁식사를 하였다. E은 저녁식사도중에 원고로부터 "앞으로 행동 잘 해라."는 취지로 직장생활에 대한 충고를 듣고 언짢아하였는데, 그 후 세사람이 식당을 나와 같은 날 21:05경 전북 순창군 C에 있는 'D 모텔' 정원에 가서 맥주 2병을 나누어 마시게 되었다. E은 그 자리에서 다시 원고로부터 직장생활과 관련하여 충고를 들은 것에 화가 나 있던 중, 숙소인 위 D 모텔 103호실로 먼저 들어간 원고에게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상해를 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 증의 각 기재, 증인 J의 증언, 변론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정해진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바, 근로자가 타인의 폭력에 의하여 재해를 입은 경우, 그것이 직장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현실화로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재해로 인정하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사적인 관계에 기인한 경우 또는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한 경우에는 업무기인성을 인정할 수 없어 업무상재해로 볼 수 없다(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누4444 판결, 대법원 1995. 1. 24. 선고 94누8587 판결 등)
2) 살피건대, 을 제6, 7, 8호 증의 각 기재와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E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때는 이미 업무를 끝낸 후 저녁식사를 하던 중이었고, 당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업무지시행위는 없었던 사실, 당시 원고는 꾸짖음에 대하여 항변하는 E에게 자신의 직무한도를 넘어 비난과 욕설을 하는 등으로 E을 자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충고내용에 비록 업무와 관련된 사항이 혼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지휘·감독자의 업무상 지시로 보기 어려워 그와 같은 행위도중에 발생한 폭력행위를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경우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의 E에 대한 비난, 욕설 등은 부수적인 의미에서도 업무상 행위로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수행하던 업무에 내재하거나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위험이 현실화되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
3. 결 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 이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