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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대구고법 1977. 3. 24. 선고 76노합1423 형사부판결 : 상고
[강도강간등피고사건][고집1977형,44]
판시사항

가. 강간죄와 강도죄의 경합범으로 보아야 할 사례

나. 강도강간죄에 있어서 강간의 점에 대한 고소가 취소되었다하여 강간 부분에 대하여 공소기각의 판결을 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강간행위 후에 강도의 범의를 일으켜 그 부녀의 재물을 강취한 경우에는 강도강간죄가 아니라 강간죄와 강도죄가 각각 따로 성립된다.

나. 강도강간의 공소사실중 강간의 점에 관하여 고소가 취소되었다 하여도 이를 이유로 강도의 점을 떼어내고 강간의 점에 관하여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할 수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및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원심판결선고전의 구금일수중 175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사건 공소사실중 강도강간의 점은 무죄

이유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제1점은, 원심은 강도강간의 공소사실이 전부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강도의 점을 무죄로 인정하였다는 것이고, 그 제2점은, 원심은 검사가 공소제기한 강도강간죄의 유무죄를 판단하지 아니하고, 강도강간죄의 일부인 강간죄의 성립만을 인정하였으나, 검사가 법원의 공소장 변경요구에 불응하고 강도강간죄의 성립을 주장하고 있는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 있어서는 원심의 심판범위는 위 강도강간죄에 국한된다 할 것이므로, 결국 원심은 심판의 범위 내지 불고불리의원칙에관한법리를 오해하여 공소사실에 대하여 판단하지 아니한 위법을 범하였다는 것이고, 그 제3점은, 피고인이 범한 이사건 범행의 횟수와 방법 및 전과등으로 미루어 피고인은 전형적인 깡패로서 중형으로 다스려야 할 것인데도 겨우 징역 단기 1년 6월, 장기 2년에 처한 원심의 양형은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는 것이고,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공소사실중 피고인과 공범으로 되어 있는 공소외 1등은 중학교 1년 선배되는 불량배들로서 피고인과는 싸울 상대가 되지 아니하는데도 경찰관의 추측과 상상, 고문과 강요에 의하여 조성상 피고인이 그에 가담한 것으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다는 것이다.

먼저 피고인의 사실오인의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뒤에서 판시하는 바와 같이 당심에서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각 공소사실들은 이를 모두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원심이 사실을 오인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다만, 원심이 위 공소사실들을 유죄로 인정함에 있어서 들고 있는 증거들을 살피건대) 피고인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 및 검사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부분등은 그 내용이 모두 위 범행을 부인하는 취지이고, 원심증인 공소외 2의 진술 또한 위 범행으로 인한 동인의 피해사실(즉, 폭행당한 사실)을 부인하고, 그밖의 사실에 관하여는 동인의 관여하지 아니하여서 알지 못하다는 내용이어서 위 증거들을 어느 것이나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만한 증거자료가 되지 못하는 것들이고, 원심이 들고 있는 유일한 유죄의 증거로서는 부산지방법원 76고합 63,64(병합) 공소외 3등에 대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등 피고사건의 판결등본이 있으나, 위 판결은 원심판결 당시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원래 판결서는 그러한 판결이 있었다고 하는 절차상의 사실 및 기타 이에 부수되는 사실을 입증할 자료는 될지언정, 그 판결 내용은 판결법원의 의결내지 판단인 것이므로 이건 범죄사실 인정자료로서는 원칙적으로 그 증거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니,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그 증거설시에 미흡한 허물이 있다 할 것이다.

다음 검사의 사실오인 및 심판의 범위내지 불고불리의원칙에관한법리오해의 주장에 관하여 본다.

이사건 공소사실중 강도강간의 점은 별지기재 공소사실과 같은바, 원심판결에 의하면, 위 공소사실중 강도의 점은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고, 따라서 위 공소사실은 그 전부가 증명이 없는 때에 귀착되나, 강도강간의 공소중에는 강간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이 포함되어 있고 이는 원심의 심판대상이 되는 것이라는 이유로 강도강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하고, 강간의 점에 관하여 고소가 취소되었다 하여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고 있다. 그리고 원심법원이 검사에게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 공소장 변경을 요구하였으나 검사가 이에 응하지 아니한 사실은 기록상 뚜렷하다.

생각컨대, 「강도강간죄는 강도범이 재물을 강취하는 기회에 부녀를 강간함으로써 성립하는 죄라 할 것이고, 강간범이 강간의 범행으로 피해자인 부녀가 항거불능한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금품을 강취하는 경우는 강도강간죄가 아니라」, 강간죄와 강도죄가 각각 따로 성립되어 그 두죄는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사건 공소사실은 그 자체에 의하더라도, 후자의 경우 즉 강간죄와 강도죄의 실체적 경합범으로 의율할 수는 있을지언정, 강도강간죄로 의율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런데, 형사소송법상 검사는 소송의 진행정도에 따라 구체화되는 사실에 맞추어 그 동일성을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안에서 법원에 대하여 공소장변경의 허가를 구할 수 있고, 또 법원으로서는 소송진행에 따라 양당사자에게 석명을 구하거나, 경우에 따라 검사에게 공소장변경을 요구하는 등으로 그 심판의 대상을 특정지우되, 공소장변경을 강제할 수 없다 할 것바, 이러한 형사소송의 구조에 비추건대, 법원의 심판대상 내지 범위는 공소장기재의 죄명, 적용법조 및 공소사실에 의하여 특정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 원심은 심판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 할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위 공소사실중 강도의 점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에 부합되는 듯한 증거중 우선 사법경찰리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그 내용을 부인하고 있어서 증거능력이 없고, 그밖에 원심증인 공소외 4, 2의 각 진술, 공소외 4에 대한 검사 및 사법경찰리작성의 각 진술조서와 공소외 2에 대한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의자 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 및 사법 경찰리 작성의 검증조서의 기재등에 의하더라도, 피고인과 공소외 2와 공소외 4에 대하여 간하는 외에 강도할 것에 관하여 미리 공모하였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자료가 없으며, 오히려 위에 든 증거들에 의하면, 문제된 돈 7,000원은 공소외 2가 피고인에 뒤이어 공소외 4를 강간한 다음, 동녀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그 방에 벗어둔 동녀의 옷을 뒤져 이를 꺼낸 사실(이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위 돈을 꺼낸 것으로 원심이 판시한 것은 착오로 보인다.)이 엿보이는 바, 그렇다면, 피고인으로서는 강간의 범행에 관하여는 공소외 2와 함께 공동정범의 죄책을 져야 하겠지만, 동인의 위와 같은 금원 절취(또는 강취)의 범행에 관하여는 아무런 죄책도 질 수 없다 할 것이다.

과연 그렇다면, 어느모로 보나 위 강도강간의 공소사실은 이를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인즉, 「비록 원심판시와 같이 강간의 점에 관하여 그 고소가 취소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하여 강도강간죄중 강도의 점을 떼어내고 강간죄만에 관하여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할 것이 아니라 강도강간 전부에 관하여 무죄의 선고를 하여야 할 것이므로」, 결국 원심은 심판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범하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검사의 양형부당의 주장에 관하여는 판단할 것 없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당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은 원심판시의 그것과 같으므로,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증 거

1. 부산지방법원 76고합63,64(병합) 피고인 공소외 3 외 20명에 대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등 피고사건의 공판기록 가운데 제1,2,3,5차 공판조서중 판시사실에 일부 부합되는 피고인 공소외 5, 6, 7, 1 및 증인 공소외 8, 9의 각 진술기재

1. 검사의 공소외 1, 7, 6, 9, 10, 5, 11 내지 20에 대한 각 피의자신무조서중 판시사실에 일부 부합되는 각 진술기재

1. 의사 공소외 21이 작성한 공소외 6, 7에 대한 각 상해진단서 및 의사 공소외 22가 작성한 공소외 1에 대한 상해진단서중 판시 각 상해부위 및 정도의 점에 부합하는 진단결과의 각 기재

법령의 적용

피고인의 판시소위중 상해의 점들은 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 제1항 , 형법 제257조 제1항 에, 폭행의 점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 제1항 , 형법 제260조 제1항 에, 주거침입의 점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3조 제2항 , 제1항 , 제2조 제1항 , 형법 제319조 제1항 에 각 해당하는 바, 상해 및 폭행의 죄의 소정형중 징역형을 각 선택하고, 위 여러죄는 형법 제37조전단 의 경합범이므로, 같은법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호 에 의하여 형이 가장 무거운 판시 주거침입의 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하되, 피고인은 아직 나이가 어리고, 뚜렷한 전비가 없는 점, 이사건 범행에 가공한 정도가 비교적 가벼운점등 정상에 참작할만한 사유가 있으므로, 같은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에 따라 작량감경하여 그 형기범위안에서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하고, 같은법 제57조 에 의하여 원심판결선고전의 구금일수중 175일을 위 형에 산입하기로 한다.

무죄부분

이사건 공소사실중 강도강간의 점은 별지기재 공소사실과 같은바, 앞서 파기 이유설시에서 본 바와 같이 위 공소사실은 그 자체에서 강도강간죄로서의 구성요건에 부합되지 아니할 뿐 아니라, 그 중 강도의 점은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귀착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에 의하여 무죄의 선고를 하기로 한다.

이에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재호(재판장) 박준용 송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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