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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15. 04. 16. 선고 2014구합8957 판결
과세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중요한 법규에 위반한 것이고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함[국승]
제목

과세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중요한 법규에 위반한 것이고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함

요지

조세부과처분을 하는 과세관청의 입장에서는 과세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어떤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이를 과세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 그것이 과세대상이 되는지의 여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경우라면 그 하자가 중대한 경우라도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음

사건

2014구합8957 부가가치세등부과처분무효확인

원고

김AA

피고

OOO세무서장

변론종결

2015. 3. 19.

판결선고

2015. 4. 16.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피고가 원고에게 2013. 9. 5.에 한 2013년 1기분 부가가치세 OOO원, 2013. 12.1.에 한 2013년 6월분 개별소비세 OOO원 및 2013년 7월분 개별소비세 OOO원의 각 부과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피고는 "원고가 서울 OO구 OOO로 OO 지하 101, 102호에서 'BB'이라는 상호로 유흥주점(이하 '이 사건 유흥주점'이라 한다)을 경영하면서 발생한 수입을 신고하지 않았다."라는 사유로 원고에게, 2013. 9. 5. 2013년 1기분 부가가치세 OOO원의 부과처분을, 2013. 12. 1. 2013년 6월분 개별소비세 OOO원과 2013년 7월분 개별소비세 OOO원의 부과처분을 각각 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나. 원고는 2014. 5. 13. 이 사건 각 처분에 불복하여 그 무효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C원에 있는 일반 회사의 직장인으로 이 사건 유흥주점을 운영한 사실이 없다. 즉 원고는 2013. 4. 5.경 인터넷에서 대출광고를 보고 대출상담을 받은 사실이 있는데, 당시 원고는 대출상담원이 요구하는 대로 주민등록등본과 초본, 인감증명서, 주민등록증, 재직증명서, 원천징수영수증의 서류가 3통씩 필요하다고 하여 이를 퀵 서비스로 보내주었고, 대출상담원이 약 10일 후에 대출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였으나 그 이후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피고가 원고가 이 사건 유흥주점을 운영하였다는 처분사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이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유흥주점의 운영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으니, 이 사건 각 처분에는 중대하고도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나. 관계법령

별지와 같다.

다. 판단

국세기본법 제14조가 천명하고 있는 실질과세 원칙에 비추어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 수익, 재산, 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을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하여야 하고, 사실상의 사업자 외에 따로 명의자에게 과세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명의대여는 실사업자와 합의 하에 탈세를 조장하는 행위로서 외부에서는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과세관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명의자를 실사업자로 보아 과세를하면 되는 것이고, 이것이 실체관계와 다르다는 이유로 사업명의자가 아닌 별개의 실사업자에게 실질과세가 가능하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명의자 과세를 다투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1984. 6. 26. 선고 84누68 판결 등 참조).

한편, 과세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 처분에 위법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하자가 중요한 법규에 위반한 것이고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한 것인가의 여부를 판별함에 있어서는 당해 과세처분의근거가 되는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자체의 특수성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고찰함을 요하는바(대법원 1990. 11. 27. 선고90다카10862 판결, 1999. 5. 28. 선고 97누16329 판결 등 참조), 과세대상이 되는 법률관계나 사실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에게 한 과세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고 할 것이나, 과세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어떤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이를 과세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 그것이 과세대상이 되는지의 여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경우라면 그 하자가 중대한 경우라도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어 위와 같이 과세요건사실을 오인한 위법의 과세처분을 당연무효라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1. 7. 10. 선고 2000다24986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펴보건대, 원고는 '원고는 대출심사를 위하여 대출상담원이 요구하는 서류를 보낸 사실이 있을 뿐, 이 사건 유흥주점의 영업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유흥주점의 사업자등록이 원고의 명의로 되어 있고, OOO구청장의 이 사건 유흥주점에 대한 식품접객업 영업허가도 원고를 대표자로 하여 이루어졌으며, 이 사건 유흥주점의 영업을 위한 임대차계약도 원고를 임차인으로 하여 이루어진 이상(을 제4 내지 9호증), 피고는 그 사업명의자인 원고를 실사업자로 보아 조세부과처분을 하면 되는 것이고, 원고가 내세우는 위와 같은 사유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서 조세부과처분을 하기 전에 특별히 조사를 진행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것이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위 사유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조세부과처분을 하는 과세관청의 입장에서는 '과세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사정이 있는 경우에 그것이 과세대상이 되는지의 여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그 자체로 조세부과처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원고가 내세우는 위 사유에 대해서 다시 살펴보더라도, 원고가 여기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검사의 원고에 대한 불기소결정서(갑 제6호증)와 감정인 김DD의 필적감정결과인데, 갑 제6호증은 원고가 '오EEEEE'를 이용한 사기죄에 대하여 혐의가 없다는 것이 불과하여 '원고가 이 사건 유흥주점의 영업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는 점'을 나타내기에는 부족하고, 감정인 김DD의 필적감정결과에는'사업자등록신청서(을 제4호증)', '실사업자 확인서(을 제7호증)', '자금출처명세서(을 제10호증)' 상의 필적과 원고의 필적이 상이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이 일부 제시되어있으나, 이것이 이 사건 유흥주점에 대한 사업자등록 신청과 그 운영에 원고의 의사관여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는 없다(즉,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유흥주점의 실제 운영자 등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필적이 상이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운영에 원고의 의사관여가 전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처분에 중대하고도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결국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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