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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도1995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공1993.2.1.(937),495]
판시사항

뇌물로 교부한 당좌수표가 부도나자 이를 반환받고 액면가액에 상응하는 현금이나 유가증권을 다시 교부한 경우 이 현금이나 유가증권이 몰수, 추징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증뢰자가 교부한 당좌수표가 부도나자 부도된 당좌수표를 반환받고 그 수표에 대체하여 수표의 액면가액에 상응하는 현금이나 유가증권을 수뢰자에게 다시 교부하고 수뢰자가 이를 수수하였다면, 형법 제134조 의 규정취지가 수뢰자로 하여금 불법한 이득을 보유시키지 않으려는 데에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현금이나 유가증권이 몰수, 추징의 대상이 된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홍순표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제1점에 대하여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이 이 사건 당좌수표를 받은 시기가 1990.10. 초순경이라고 인정한 조처를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논지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모두 이유가 없다.

제2점에 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이 원심에서 항소이유로, 제1심은 피고인은 이 사건 당좌수표를 반환할 의사로 가지고 있다가 반환한 점에 관하여 심리를 미진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 것은 사실이나, 결국 이는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는 취지에 불과하고,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여러 차례에 걸쳐 공판기일을 열었고, 피고인의 변호인은 이 점에 관하여 피고인을 신문한 바 있었으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를 항소이유 제4점으로 판단하여 배척한 바 있으므로,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피고인이 실제로 이 사건 수표를 반환한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하다는 것이나, 원심은 피고인이 뇌물을 수수한다는 의사로 위의 수표를 교부받은 것일 뿐 장차 반환할 의사로 교부받은 것이 아니라고 인정하였고, 이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그 후 위의 수표를 반환한 것인지 여부는 이 사건 범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는 것이다.

원심판결에 판단유탈이 있다고 주장하는 논지는 이유 없다.

제3점에 대하여

1. 뇌물을 받은 자가 그 뇌물을 보관하고 있다가 증뢰자에게 반환한 때에는 이를 수뢰자로 부터 몰수 또는 추징할 수 없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수수한 이사건 당좌수표 1매를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가 이를 공여자에게 반환하였다면 증뢰자로부터 몰수 또는 추징을 할 것이지 피고인으로부터 추징할 수 없음은 소론과 같다 하겠으나, 증뢰자가 교부한 당좌수표가 부도나자 부도된 당좌수표를 반환받고 그 수표에 대체하여 수표의 액면가액에 상응하는 현금이나 유가증권을 수뢰자에게 다시 교부하고 수뢰자가 이를 수수하였다면, 형법 제134조 의 규정취지가 수뢰자로 하여금 불법한 이득을 보유시키지 않으려는 데에 있는 점에 비추어 볼때, 이 현금이나 유가증권이 몰수, 추징의 대상이 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2.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수수한 뇌물인 금 10,000,000원의 이 사건 당좌수표 1매가 증뢰자인 공소외 1에게 그대로 반환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 검사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진술조서 및 피의자신문조서), 한편 검사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및 공소외 2에 대한 진술조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이 원래 수수한 이 사건 당좌수표 1매가 부도나자, 공소외 1이 처인 공소외 2와 공소외 3을 통하여 위 당좌수표 대신 금 1,000,000원짜리 자기앞수표 3매와 금 100,000원짜리 자기앞수표 20매 및 금 3,000,000원짜리 자기앞수표 1매, 금 100,000원짜리 자기앞수표 17매와 현금 300,000원 등 액면 합계 금 10,000,000원을 피고인에게 교부하고 피고인이 이를 수수하였다는 것이고,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제1회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41면)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 역시 부도된 당좌수표에 대신하여 자기앞수표 액면 금 10,000,000원 상당을 수수하였음을 시인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사실이 그와 같다면 이와 같은 경우에 있어서는 부도된 수표에 대체하여 교부된 현금이나 자기앞수표도 몰수, 추징의 대상이 된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3. 그렇다면 현금 및 자기앞수표 액면 합계 금 10,000,000원은 피고인이 수수한 뇌물로서 이미 소비하여 몰수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 가액인 금 10,000,000원을 피고인으로부터 추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의 조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뇌물죄의 몰수,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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