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만취 상태여서 벽을 충격한 줄만 알았을 뿐 피해자 차량을 충격한 사실을 몰랐으므로 도주의 의사가 없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형(벌금 8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사고는 도로 우측에 정차 중인 피해자 차량의 운전석 쪽 뒷범퍼를 피고인 차량이 진행하다

조수적 앞범퍼로 들이받은 것으로, 피해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몸이 앞으로 튕겨져 핸들에 부딪칠 정도로 충격이 컸던 점(공판기록 제62, 66쪽), ② 피해자가 경적을 울리며 피고인 차량을 300m 정도 추격하여 그대로 진행하는 피고인 차량을 가로막아 세운 사고 후 경위, ③ 피고인은 당시 주취 상태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에게 도주의 의사를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외에 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의 경제사정이 어렵고 지적장애인 자녀 등 부양가족이 있는 점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술에 취한 상태(혈중알코올농도 0.177%)로 피해자의 차량을 들이받고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사안이 가볍지 아니한 점, 피해자가 피고인 차량을 충격하여 가로막아 세우기도 하는 등 2차 사고의 위험성도 컸던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환경, 직업, 가족관계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량이 무거워 부당하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