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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1다84183 판결
[구상금][미간행]
판시사항

보증보험계약의 피보험자에게 보험자의 주계약상의 채무자에 대한 구상권행사에 협력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소극)

원고,상고인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

원고보조참가인,상고인

삼성생명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영훈)

피고,피상고인

변재용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은, 김종호가 원고 보조참가인(이하 '보조참가인'이라 한다)으로부터 금원을 대출받음에 있어서 원고와의 사이에 1994. 7. 11. 피보험자를 보조참가인으로, 보험가입금액을 금 22,000,000원으로, 보험기간을 1994. 7. 11.부터 1999. 9. 8.까지로 하여 대출원리금상환채무를 보증하는 내용의 소액대출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는 김종호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채무에 대하여 연대보증을 한 사실, 김종호가 원고로부터 발급받은 소액대출보증보험증권을 보조참가인에게 제출하여 가계자금대출과목으로 금 20,000,000원을 대출받은 후 1998. 5. 15.경 이자 지급의 연체로 위 대출원리금에 대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고도 위 대출원리금을 변제하지 아니하자, 원고가 1999. 6. 24. 보조참가인에게 금 22,000,000원을 대위변제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 사건 대출금의 주채무자인 김종호가 이 사건 대출 당시 보조참가인에 대하여 2구좌의 보험을 가입하고 있었으므로 그 보험금청구권 또는 해약환급금청구권은 사실상 이 사건 대출금채무에 대한 담보가 되고 있었다고 할 것인데 원고와 보조참가인이 이에 대한 채권확보를 게을리하는 바람에 해약환급금청구권이 소멸되었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구상금에서 그 해약환급금 상당액이 공제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김종호가 보조참가인과의 사이에 ① 1991. 3. 20. 새생활암보험 1구좌, ② 1991. 4. 11. 장수축하연금보험 1구좌 등 2구좌의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그 보험료를 납입하여 왔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보증관계는 그것이 보증보험계약 관계라 하더라도 채권자가 주채무자에 대하여 성실히 채권을 행사할 것을 전제로 보증인이 보증을 하는 것이고 이는 보증계약에 명시되지 아니하더라도 보증관계의 본질에 비추어 신의칙상 당연히 요구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김종호가 위의 보험계약에 따라 보조참가인에 대하여 가지게 될 장래의 보험금청구권(보험사고가 발생하거나 만기가 도래하는 경우) 또는 해약환급금청구권(보험계약이 해지되는 경우)과 같이 보조참가인이 통제할 수 있는 반대채무를 부담하고 있어서 그것이 사실상 이 사건 대출금채무의 담보가 되고 있었던 이 사건과 같은 경우, 보조참가인으로서는 원고에게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하기에 앞서, ① 김종호와의 2구좌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그 해약환급금청구권과 이 사건 대출금채무를 서로 대등액에서 상계하거나{보조참가인은 김종호가 가입한 보험계약에 대하여는 해지사유가 없었고, 그 보험계약을 대출채무의 담보로 하기로 하는 약정도 없었으므로 상계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나, 보조참가인과 김종호 사이의 이 사건 대출계약에 적용된 가계용여신거래기본약관 제8조에 의하면, "회사는 채무자의 채무와 채무자의 회사에 대한 제예치금·기타의 채권과를 그 채무자의 채권의 기한도래 여부에 불구하고 서면에 의한 상계통지로써 상계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적어도 김종호가 장래에 가질 보험금청구권 또는 해약환급금청구권과 상계 못할 바 없다.}, ② 아니면 적어도 보조참가인 스스로 2구좌 보험에 관하여 장래에 발생할 김종호의 보험금청구권 또는 해약환급금청구권에 대한 채권보전조치를 취하거나, 원고로 하여금 그 보전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원고에게 김종호와의 보험계약 내용을 통보하여야 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인데, 보조참가인이 그와 같은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원고나 피고에게 아무런 통보 없이 1999. 10. 7. 김종호에게 위의 ① 보험에 대한 해약환급금으로 금 4,383,364원, 위의 ② 보험에 대한 해약환급금으로 금 1,915,022원 등 합계 금 6,298,386원을 지급함으로써 위의 2구좌 보험계약에 따른 해약환급금청구권을 소멸시켰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신의칙상의 의무를 소홀히 한 보조참가인이 김종호가 변제하지 못한 대출원리금 전액을 원고에게 청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니, 원고는 보험가입금액 22,000,000원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보조참가인이 신의칙상의 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원고가 보전할 수 있었을 김종호의 해약환급금 6,298,386원을 뺀 나머지 금 15,701,614원(= 22,000,000원 - 6,298,386원)만을 보험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구상금도 위의 금액으로 제한된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보증보험이란 피보험자와 어떠한 법률관계를 가진 보험계약자(주계약상의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피보험자(주계약상의 채권자)가 입게 될 손해의 전보를 보험자가 인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이므로 그 피보험자인 주계약상의 채권자는 보험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보험자에 대하여 당연히 보험금지급청구권을 갖는 것이고, 따라서 보증보험의 피보험자인 주계약상의 채권자가 주채무자에 대하여 주계약상의 채권을 행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자를 상대로 보증보험계약상의 보험금지급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김종호가 이 사건 대출 이전에 가입한 2구좌의 보험약관에는 피보험자의 재해에 의한 사망 또는 암 등의 발병시에 보험금을 지급하거나 연금지급개시일 이후에 연금의 형태로 보험금을 지급하되, 보험계약자가 보험사고 발생 전에 보험계약을 해지한 경우에는 해약환급금을 지급받을 수 있고, 보험계약자는 해약환급금의 범위 내에서는 보조참가인이 정한 방법에 따라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이 사건 대출은 위 보험약관의 규정에 의한 대출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기록상 김종호가 이 사건 대출금에 대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고도 대출원리금을 변제하지 못함으로써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상의 보험사고가 발생하였을 무렵 김종호의 위 2구좌의 보험계약상의 보험사고가 발생하였거나 위 2구좌의 보험계약이 해지됨으로써 김종호의 보조참가인에 대한 보험금 또는 해약환급금반환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볼 아무런 사정이 없으므로(보조참가인이 보험자로서 위 2구좌의 보험계약을 해지할 사유도 없다.), 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대출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보조참가인의 김종호에 대한 위 2구좌의 보험계약상의 해약환급금채무와 상계를 하기 위하여는 김종호의 무자력을 요건으로 채권자대위권에 기하여 김종호의 위 2구좌의 보험계약상의 해지권을 대위행사하거나, 이 사건 대출금에 대한 채무명의를 받고 그에 기하여 김종호의 해약환급금채권에 대한 추심명령을 받은 뒤 추심권에 기하여 위 보험계약상의 해지권을 행사하여야 할 것인바, 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대출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보조참가인의 김종호에 대한 해약환급금채무에 대하여 상계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위와 같이 김종호의 일반채권자와 동일한 권리행사방법을 취하여야 하는 것이라면, 위 2구좌의 보험계약상의 보험자와 이 사건 대출에 있어서 채권자가 보조참가인으로서 동일하다는 사유만으로는 위 보험계약상의 해약환급금이 이 사건 대출금의 사실상 담보가 된다고 할 수 없고, 보조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하기에 앞서 이 사건 대출금채권과 김종호에 대한 해약환급금채무를 대등액에서 상계하여야 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보증보험계약의 피보험자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484조 에 규정된 채권증서 등의 교부의무 이외에 보험자의 주계약상의 채무자에 대한 구상권행사에 협력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보조참가인이 원고를 위하여 김종호의 위 2구좌의 보험계약의 해약환급금청구권에 대하여 채권보전조치를 취하거나 원고로 하여금 채권보전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위 2구좌의 보험계약의 내용을 통보하여야 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의 판단에는 보증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의 권리행사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변재승(주심) 윤재식 고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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