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9다266409 가등기말소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케이알앤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현창
담당변호사 류일청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참솔 외 1인
원심판결
제주지방법원 2019. 8. 14. 선고 2018나14281 판결
판결선고
2021. 9. 30.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파산채무자 나라종합금융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은 소외 1을 상대로 10억 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지급명령이 2007. 11. 11. 확정되었다. 원고는 위 채권을 양수하고 파산관재인이 소외 1에게 채권양도통지를 하였다.
나. 소외 1은 그 소유인 제1, 2 부동산에 관하여 2004. 3. 15. 소외 2와 각 매매예약을 체결하고 2004. 3. 16.과 2004. 3. 15.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가등기를 해주었다.
다. 소외 1은 제1 부동산에 관하여 2016. 1. 14. 피고 1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016. 2. 5.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와 매매를 원인으로 한 지분이전의 본등기를 해주었다. 소외 1은 제2 부동산에 관하여 2015. 9. 11. 피고 2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015. 9. 16.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와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의 본등기를 해 주었다.
소외 1은 피고들과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채무초과 상태였다.
2. 본등기의 원인인 법률행위를 기준으로 사해행위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지 여부
가. 가등기에 기하여 본등기가 마쳐진 경우 가등기의 원인인 법률행위와 본등기의 원인인 법률행위가 다르지 않다면 사해행위 요건의 구비 여부는 가등기의 원인인 법률행위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1998. 3. 10. 선고 97다51919 판결, 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4다24960 판결 참조). 그러나 가등기와 본등기의 원인인 법률행위가 다르다면 사해행위 요건의 구비 여부는 본등기의 원인인 법률행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제척기간의 기산일도 본등기의 원인인 법률행위가 사해행위임을 안 때라고 보아야 한다.
채무자가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에 관하여 가등기의 효력이 소멸한 상태에서 새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말소되어야 할 가등기를 기초로 하여 본등기를 한 행위는 가등기의 원인인 법률행위와 별개로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인 사해행위이고, 이때 본등기의 원인인 새로운 매매계약을 기준으로 사해행위 여부나 제척기간의 준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소외 1과 소외 2의 종전 매매예약이 아니라 소외 1과 피고들의 새로운 매매계약을 기준으로 사해행위 요건과 제척기간을 판단하였다.
소외 1과 소외 2의 매매예약에서 매매예약 완결일자를 2004. 8. 30.로 하고 별도 의사표시 없이 매매가 완결된 것으로 정하였다. 소외 2 명의의 가등기는 그 원인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매매예약 완결일인 2004. 8. 30.부터 10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말소되어야 한다.
소외 1은 피고들과 새로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말소되어야 할 가등기를 유용하기로 합의하고 가등기를 기초로 하여 본등기를 해주었다.
이와 같이 본등기의 원인인 소외 1과 피고들의 매매계약은 가등기의 원인인 소외 1과 소외 2의 매매예약과 다르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해행위의 판단 기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선의 여부
원심은 제1, 2 부동산에 관한 가압류와 압류의 피보전채권액이 피고들이 지급한 매매대금보다 많고, 일반적인 매매 방식이 아니라 가등기를 유용한 사실 등에 비추어 선의의 수익자라는 피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수익자의 선의와 증명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가등기 말소의 적법 여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가 소외 1을 대위하여 가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소외 1과 피고들이 말소되어야 할 가등기를 유용하기로 한 합의는 매매계약의 이행방법을 합의한 것에 불과하여 사해행위로 취소되는 매매계약에 포함되고, 매매계약이 취소됨에 따라 그 합의도 취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가등기를 유용하기로 한 합의를 이유로 가등기 말소 청구에 대항할 수 없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률행위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결론
피고들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노정희
주심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이흥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