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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10. 11.자 2010마122 결정
[운송물경매허가신청결정에대한재항고][공2012하,1810]
판시사항

[1]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날 때까지 회생채무자의 관리인이 쌍방 미이행 상태의 쌍무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지 않은 경우 관리인이 이행을 선택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이 경우 상대방이 갖는 청구권의 법적 성질(=공익채권)

[2] 매도인과 매수인이 본선인도조건(F.O.B.)으로 수출입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매도인이 수출지에서 선복을 확보하여 운송계약을 체결하되 운임은 후불로 하여 매수인이 화물을 수령할 때 운송인에게 운임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 운송계약의 당사자(=해상운송인과 매수인)

결정요지

[1]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 한다) 제119조 제1항 에 의하면, 쌍무계약에 관하여 채무자와 상대방이 모두 회생절차개시 당시에 아직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때에는 관리인은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채무자의 채무를 이행하고 상대방의 채무이행을 청구할 수 있지만,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난 후에는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없다. 이 경우 관리인이 더 이상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없게 된 이상 이행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상대방이 갖는 청구권은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7호 에 의하여 공익채권에 해당하게 된다.

[2] 매도인과 매수인이 본선인도조건(F.O.B.)으로 수출입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도 매수인이 선복을 확보하지 않고 매도인이 수출지에서 선복을 확보하여 운송계약을 체결하되, 운임은 후불로 하여 운임후불(FREIGHT COLLECT)로 된 선하증권을 발행받아, 매수인이 수하인 또는 선하증권의 소지인으로서 화물을 수령할 때 운송인에게 운임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자신을 대리하여 운송계약을 체결하는 권한을 부여하여 운송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운송계약의 당사자는 해상운송인과 매수인이다.

재항고인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상대방

하파그-로이드 악티엔 게젤사프트

주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 한다) 제119조 제1항 에 의하면, 쌍무계약에 관하여 채무자와 그 상대방이 모두 회생절차개시 당시에 아직 그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때에는 관리인은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채무자의 채무를 이행하고 상대방의 채무이행을 청구할 수 있지만,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난 후에는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없다. 이 경우 관리인이 더 이상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없게 된 이상 이행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상대방이 갖는 청구권은 같은 법 제179조 제1항 제7호 에 의하여 공익채권에 해당하게 된다 .

한편 매도인과 매수인이 본선인도조건(F.O.B.)으로 수출입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도 매수인이 선복을 확보하지 않고 매도인이 수출지에서 선복을 확보하여 운송계약을 체결하되, 운임은 후불로 하여 운임후불(FREIGHT COLLECT)로 된 선하증권을 발행받아, 매수인이 수하인 또는 선하증권의 소지인으로서 화물을 수령할 때 운송인에게 그 운임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자신을 대리하여 운송계약을 체결하는 권한을 부여하여 운송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것이므로 그 운송계약의 당사자는 해상운송인과 매수인이라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6. 2. 9. 선고 94다27144 판결 , 대법원 2000. 8. 18. 선고 99다48474 판결 등 참조).

2. 원심결정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재항고인은 신용장(번호 생략)의 개설은행으로서 2008. 2.경 수입업자인 주식회사 양보(이하 ‘매수인 회사’라 한다)와 사이에 신용장대금 채권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수입예정 물품인 원심결정 별지 목록 제1항 내지 제3항 기재 중고기계(이하 ‘이 사건 제1항 내지 제3항 중고기계’라고 한다)에 관하여 양도담보설정계약을 체결하였다.

상대방은 수출업자인 심코 에스피 지 오 오(SYMCO SP. Z. O. O., 이하 ‘심코’라고 한다)와 사이에 2008. 7. 11.과 같은 해 9. 16. 및 같은 해 10. 24.에 각 이 사건 제1항 내지 제3항 중고기계를 폴란드 그디니와(GDYNIA)항에서 국내 부산항으로 운송하기로 하는 해상운송계약을 체결하되, 수출업자인 심코와 수입업자인 매수인 회사가 본선인도조건으로 수출입매매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이에 맞추어 운임후불조건의 약정을 하였다.

(2) 위 양도담보설정계약과 해상운송계약 등의 조건에 따라 이 사건 제1항 내지 제3항 중고기계에 관하여 송하인이 수출업자인 심코로, 수하인이 신용장 개설은행인 재항고인 또는 재항고인이 지시하는 자로, 통지처가 수입업자인 매수인 회사로 각 기재되고, 본선인도조건 및 운임후불조건이 기재된 지시식 선하증권(증권번호 생략)이 각 발행되었다.

(3) 폴란드 그디니와항에서 이 사건 제1항 내지 제3항 중고기계를 선적한 각 선박이 2008. 8. 17.경, 같은 해 10. 26.경 및 같은 해 2008. 11. 28.경 순차로 양륙항인 부산항에 도착하였다.

매수인 회사는 2008. 7. 23.경 재항고인에 대하여 수입화물 대도신청을 한 후 그 무렵 이 사건 제1항 중고기계에 관한 선하증권을 재항고인으로부터 교부받고, 같은 해 10. 6.경 재항고인에 대하여 수입화물 대도신청을 한 후 그 무렵 이 사건 제2항 중고기계에 관한 선하증권을 재항고인으로부터 교부받았다. 그러나 이 사건 제3항 중고기계에 관한 선하증권은 위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라 재항고인이 취득한 후 이를 계속 소지하고 있다.

(4) 부산지방법원은 2008. 11. 18. 11:00 매수인 회사에 대하여 회생절차개시결정( 2008회합13 )을 하였다.

(5) 상대방은 주식회사 양보 및 재항고인에 대하여 운임 등의 미지급을 이유로 이 사건 제1항 내지 제3항 중고기계의 인도를 거절하며 2008. 12. 1. 매수인 회사와 재항고인의 주소지로 1일 192,000원의 체화료가 매일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지함과 함께 운임 등의 조속한 지급을 최고하는 내용증명을 각 발송하였다.

그리고 상대방은 2008. 12. 5. 부산지방법원에 이 사건 제1항 내지 제3항 중고기계에 관하여 상법 제807조 의 유치권과 상법 제808조 제1항 의 우선변제권을 갖고 있음을 주장하며 이 사건 운송물경매허가신청을 하였다.

(6) 한편 매수인 회사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은 회생계획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거쳐 2009. 11. 26. 회생법원에서 인가되었다.

3. 위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이 사건 제1항 내지 제3항 중고기계에 관한 각 해상운송계약은 해상운송인인 상대방과 수출업자인 심코 사이에 체결되었지만, 수출업자인 심코와 수입업자인 매수인 회사가 본선인도조건으로 수출입매매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이에 맞추어 운임후불조건으로 체결되었고 그 본선인도조건 및 운임후불조건이 이 사건 제1항 내지 제3항 중고기계에 관한 각 선하증권에도 기재되어 있으므로, 위 각 해상운송계약은 수출업자인 심코가 수입업자인 매수인 회사를 대리하여 체결한 것으로서 그 계약당사자는 상대방과 매수인 회사라고 할 것이다.

또한 위 각 해상운송계약은 쌍무계약으로서 매수인 회사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2008. 11. 18. 당시 상대방의 매수인 회사에 대한 이 사건 제1항 내지 제3항 중고기계의 인도의무 및 매수인 회사의 상대방에 대한 운임 등의 지급의무는 모두 쌍방 미이행된 상태에 있었으므로, 상대방의 매수인 회사에 대한 운임채권 등은 매수인 회사의 관리인이 이행 또는 해제를 선택하기 전에는 회생채권이나 공익채권 어느 경우에도 해당하지 아니한 상태에 있었다(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다38263 판결 참조).

그런데 매수인 회사는 회생절차개시 이후 회생계획안의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거쳐 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았는바, 매수인 회사의 관리인이 회생절차개시 이후 회생계획안의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나기까지 위 각 해상운송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매수인 회사의 관리인은 위 기한의 도과로써 위 각 해상운송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없게 되었고 이로써 이행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상대방이 갖는 청구권은 공익채권에 해당하게 된다.

그렇다면 상대방의 매수인 회사에 대한 운임채권 등이 이 사건 제1항 내지 제3항 중고기계에 관한 유치권( 상법 제807조 ) 또는 우선변제권( 상법 제808조 제1항 )에 의하여 담보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이 사건에서, 위 운임채권 등은 회생절차개시 후 그 실행이 중지·금지되는 회생담보권이 아니라 채무자회생법 제180조 에 의하여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공익담보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의 이유설시에 적절하지 아니한 점이 없지 아니하나, 이 사건 제1항 내지 제3항 중고기계에 의하여 담보되고 있는 상대방의 매수인 회사에 대한 운임채권 등이 회생담보권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운송물경매허가신청의 불허를 구하는 재항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재항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회생담보권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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