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에 관한 재판에 대하여 즉시항고가 제기된 경우, 개인회생절차 개시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에 관한 판단 기준 시(=항고심 결정 시)
[2]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95조 제7호 에서 정한 ‘그 밖에 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채무자의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기각하기 위한 요건
[3] 세 번에 걸친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이 기각된 후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음에도 또다시 채무자가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한 것 자체로 ‘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기각한 사안에서, 채무자가 부당한 목적으로 개인회생제도를 이용하였다는 등 신청 불성실 사유가 있는지에 대하여 심리를 하지 않은 채 채무자의 과거 경력만을 문제삼아 위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기각한 원심결정을 파기한 사례
결정요지
[1] 개인회생절차개시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여부는 개시신청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나, 개시신청에 관한 재판에 대하여 즉시항고가 제기된 경우에는 항고심의 속심적 성격에 비추어 항고심 결정 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법원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95조 제7호 에서 정한 ‘그 밖에 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채무자의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기각하려면 채무자에게 같은 조 제1호 내지 제5호 에 준하는 절차적인 잘못이 있거나, 채무자가 개인회생절차의 진행에 따른 효과만을 목적으로 하는 등 부당한 목적으로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였다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3] 채무자가 세 번에 걸쳐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였으나 개인회생절차를 남용하여 채권자의 권리행사를 방해하였다는 등의 사유로 신청이 기각되었는데, 이후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음에도 또다시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한 것 자체로 ‘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기각한 사안에서, 통상 개인회생채무자는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 기각결정에 대한 항고로 다투기보다는 재신청을 택하는 경우가 많고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재신청이 명시적으로 금지되어 있지 않은 점, 위 법은 도산절차에 있어서 채권자의 이익과 채무자의 실질적 갱생을 위하여 청산형의 파산절차보다는 갱생형의 개인회생절차를 우선에 두고 있는 점, 위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에 사정변경이 있다고 볼 여지도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위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움에도, 채무자가 부당한 목적으로 개인회생제도를 이용하였다는 등 신청 불성실 사유가 있는지에 대하여 심리를 하지 않은 채 채무자의 과거 경력만을 문제삼아 위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기각한 원심결정을 파기한 사례.
참조판례
[1] 대법원 2009. 12. 24.자 2009마1137 결정 (공2010상, 120)
재항고인
재항고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성환)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개인회생절차개시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여부는 개시신청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나, 개시신청에 관한 재판에 대하여 즉시항고가 제기된 경우에는 항고심의 속심적 성격에 비추어 항고심 결정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9. 12. 24.자 2009마1137 결정 참조). 한편 법원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595조 제7호 소정의 ‘그 밖에 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채무자의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기각하려면 채무자에게 같은 조 제1호 내지 제5호 에 준하는 절차적인 잘못이 있거나, 채무자가 개인회생절차의 진행에 따른 효과만을 목적으로 하는 등 부당한 목적으로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였다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
원심결정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재항고인이 세 번에 걸쳐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였으나 개인회생절차를 남용하여 채권자의 권리행사를 방해하였다는 등의 사유로 신청이 기각된 사실이 있는데도, 기각결정 이후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음에도 또다시 이 사건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한 것 자체로 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기각한 제1심결정을 유지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재항고인은 2006년에 개인회생개시신청을 하여 변제계획을 인가받았으나 그 후 압류 적립된 급여의 일부를 회생재단에 편입하지 않고 임의 소비한 사실이 발견되어 개인회생절차가 폐지되었고, 그 후 3회에 걸쳐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였으나 신청 불성실 등의 이유로 기각된 사실을 알 수 있으나, 앞에서 본 법리와 함께 다음의 사정, 즉 통상 개인회생채무자는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 기각결정에 대한 항고로 다투기보다는 재신청을 택하는 경우가 많고 법에 의하여 재신청이 명시적으로 금지되어 있지 않은 점, 법은 도산절차에 있어서 채권자의 이익과 채무자의 실질적 갱생을 위하여 청산형의 파산절차보다는 갱생형의 개인회생절차를 우선에 두고 있는 점, 이 사건 기각결정이 확정된다면 사실상 재항고인은 회생의 길이 봉쇄된다는 점, 이 사건 신청은 최초의 개인회생절차 폐지시로부터는 3년 이상이 경과된 후에 이루어졌고 다른 남용 사유가 보이지 않는다면 사정변경이 있다고 볼 여지도 있는 점을 고려하면,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원심으로서는 재항고인이 이전에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였다가 기각당한 경력을 근거로 이 사건 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려면, 이전의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이 기각된 경위가 무엇인지, 그 후 채무자의 재산상황이나 채권자들의 채권회수 정도 등의 사정을 심리하여 재항고인이 부당한 목적으로 개인회생제도를 이용하였다는 등 신청 불성실의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에 대하여 심리를 하지 않은 채 재항고인의 과거 경력만을 문제삼아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결정에는 법 제595조 제7호 에서 규정한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 기각사유인 ‘그 밖에 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이점을 지적하는 재항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