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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7도7377 판결
[건축법위반][미간행]
AI 판결요지
건축법상 공사감리자의 주된 업무는 공사시공자가 건축물을 설계도서에 적합하게 시공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인 점, 감리보고서는 건축물이 설계도서대로 적합하게 시공되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중간검사제도와 사용검사제도를 대체하여 도입된 점 등에 비추어 감리보고서에 기재가 요구되는 의견의 범위에는 당해 건축물이 설계도서대로 적법하게 시공되었는지를 확인한 내용도 포함된다. 다만 건물의 시공 부분이 당초 설계도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공사감리자에게 모든 사항에 대하여 보고의무를 부과할 수 없을 것이나, 감리보고서 서식에서 각 항목별 보고를 요구하는 부분이나 건물의 배근, 보 등 건물의 안전과 관련된 부분 등의 변경시공에 관하여는 기재가 요구되고, 건축법 제16조 단서에 따라 허가 또는 신고가 필요치 않은 경미한 사항이라거나 구조상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의견을 기재할 필요가 없다고 볼 수 없다.
판시사항

구 건축법상 감리보고서에 기재가 요구되는 의견의 범위에 건축물이 설계도서대로 적법하게 시공되었는지를 확인한 내용이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감리보고서 서식에서 각 항목별 보고를 요구하는 부분이나 건물의 배근, 보 등 건물의 안전과 관련된 부분 등의 변경시공에 관하여는 공사감리자의 의견 기재가 요구되는지 여부(적극)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이 사건 다가구주택 옥상과 벽체의 철근 배근, 단열재, 복도 창문이 건축허가 당시의 설계도서대로 시공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사감리자인 피고인 2가 2012. 1. 10. 위 주택이 건축설계 및 관계 법령에 적합하다는 내용으로 감리중간보고서를, 2012. 3. 23. 동일한 내용의 감리완료보고서를 각 작성한 후 건축주 피고인 1 명의로 광주서구청장에게 제출함으로써,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감리중간보고서 및 감리완료보고서를 거짓으로 작성·제출하였다는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원심은, 건축법 시행규칙의 감리보고서 서식에 관계 법령에 적합 여부에 관하여 기재하도록 되어 있을 뿐 설계도서대로 시공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의견까지 기재하도록 되어 있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감리보고서에 기재가 요구되는 의견의 범위에 설계도서대로 시공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아니함을 전제로, 이 사건 다가구주택이 설계도서대로 시공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이 사건 감리보고서의 내용이 거짓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검사 제출 증거만으로 피고인들이 어떠한 특정 관련 법령의 기준에 부적합하다는 것을 알면서 이 사건 감리보고서를 거짓으로 작성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건축법 위반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건축법상 공사감리자의 주된 업무는 공사시공자가 건축물을 설계도서에 적합하게 시공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인 점, 감리보고서는 건축물이 설계도서대로 적합하게 시공되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중간검사제도와 사용검사제도를 대체하여 도입된 점 등에 비추어 감리보고서에 기재가 요구되는 의견의 범위에는 당해 건축물이 설계도서대로 적법하게 시공되었는지를 확인한 내용도 포함된다 ( 대법원 2004. 8. 16. 선고 2004도1341 판결 참조).

다만 건물의 시공 부분이 당초 설계도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공사감리자에게 모든 사항에 대하여 보고의무를 부과할 수 없을 것이나, 감리보고서 서식에서 각 항목별 보고를 요구하는 부분이나 건물의 배근, 보 등 건물의 안전과 관련된 부분 등의 변경시공에 관하여는 기재가 요구되고, 건축법 제16조 단서에 따라 허가 또는 신고가 필요치 않은 경미한 사항이라거나 구조상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의견을 기재할 필요가 없다고 볼 수 없다 .

나. (1) 제1심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알 수 있다.

① 이 사건 다가구주택에 시공된 옥상과 벽체의 배근간격은 허가받은 설계도서의 배근간격을 크게 초과하여 단순 시공상의 오차라고 보기 어렵고, 건물의 안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부분이며, 실제 준공 이후 2년 만에 위 주택의 벽 등에 균열이 발생하였다.

② 단열재 두께와 창문의 열관류율은 구 건축법 제66조 (현행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 제15조 )에 따른 「건축물의 에너지절약 설계기준」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야 하고, 이는 감리보고서의 ‘열손실방지 조치’란에 해당하는 부분이다(이 사건 다가구주택에 시공된 단열재와 복도 창문은 일응 위 기준에 미달하고, 변경시공에도 불구하고 감리보고서 작성 당시 위 기준 충족 여부에 관한 별도의 검토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 1은 시공자 겸 건축주였고, 피고인 2는 설계자 겸 공사감리자로서 위 사정을 잘 알면서 이 사건 감리보고서에 설계도서대로 적법하게 시공되었는지 여부를 기재하지 아니하였고, 오히려 공사감리자 확인란과 종합의견란에 ‘적합’으로 기재하였다.

(2) 위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당초 허가받은 설계도서와 달리 배근간격, 단열재, 창문이 시공되었다면 피고인 2는 이 사건 감리보고서에 위 부분이 설계도서대로 적법하게 시공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의견을 기재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감리보고서에 설계도서대로 시공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의견을 기재할 의무가 없음을 전제로 피고인들이 거짓으로 이 사건 감리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단정한 것은, 건축법상 감리보고서의 기재사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재연(재판장) 김소영(주심) 박상옥 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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