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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8다8362 판결
[소유권확인][미간행]
판시사항

[1]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함에 있어서 심리의 정도

[2] 임야에 관한 매도증서의 진정성립에 의문이 있음에도 그 증서에 표시된 사법서사가 매도증서 작성 당시 그 지역에서 활동하던 실존 인물인 사실이 인정된다는 점 등만으로 그 증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희준외 1인)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문서에 대한 진정성립의 인정 여부는 법원이 모든 증거자료와 변론의 전취지에 터잡아 자유심증에 따라 판단하게 되는 것이고,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그 기재 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이상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신중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3. 4. 8. 선고 2001다2925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 1이 소지하고 있는 매도증서(갑 1호증, 이하 ‘이 사건 매도증서’라 한다)의 기재내용과 이 사건 임야에 관한 지적공부의 멸실 및 지적복구의 시점과 그 경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죽산학용으로부터 홍인창 명의로 그 수부연월일인 1942. 8. 12.(제1심판결 이유 중 ‘1947. 8. 20.’은 오기로 보인다)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후 그 등기부가 멸실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당시 홍인창이 이 사건 임야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하면서, 이 사건 매도증서가 위조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감정인 고주홍의 문서감정 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매도증서는 1940년경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고, 을 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매도증서에 표시된 사법서사인 금산광일은 1940년도 김화출장소 관내에서 사법서사로 활동하던 실존 인물인 사실이 인정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홍인창에게 이 사건 임야를 매도한 박학용{창씨명 죽산학용(죽산학용)}이 1936. 9. 7. 김상균으로부터 이 사건 임야를 매수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매도증서(을 2호증)에는 그 매매대금이 80원으로 기재되어 있어 당시 3전짜리 인지를 붙여야 함에도 2전짜리 인지가 붙어 있는 사실, 토지조사부에 의하면 박학용의 주소지로 기재되어 있는 김화군 금성면 초서리 233 대지의 소유자는 박학용이 아닌 전기선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당시 이 사건 임야의 소재지인 강원도 철원군 및 김화군에는 위 매도증서(을 2호증)에 기재된 이정수란 사법서사는 존재하지 않는 사실, 원고 1은 홍인창이 1940. 5. 29. 박학용으로부터 이 사건 임야를 600원에 매수한 이 사건 매도증서 이외에도 같은 날 김성태로부터 김화군 원남면 주파리 산 7 임야를 600원에, 이종각으로부터 김화군 원동면 세현리 산 78 임야를 200원에 각 매수한 것으로 되어 있는 매도증서(을 4호증의 1, 2)를 소지하였다가 압수되었는데, 홍인창이 같은 날 3건의 토지를 한꺼번에 매수한다는 것은 경험칙상 이례에 속하는 사실, 더욱이 원고 1은 위 각 매도증서를 소지하고 있음에도 이례적으로 그에 대한 필사본을 별도로 작성하여 소지하고 있었던 사실, 위 각 매도증서를 작성한 사법서사는 김만봉{창씨명 금산광일(김산광일)}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같은 날 작성된 위 각 매도증서에 사법서사 이름이 김만봉과 그의 창씨명 금산광일로 나누어 기재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임야에 대한 부동산취득세 및 임야세 영수증에는 이 사건 임야에 대한 매도증서상의 등기접수일인 ‘1942. 8. 12.’ 이전으로서 임야대장에 소유자가 홍인창으로 변경되기도 전에 홍인창에게 부동산취득세 및 임야세를 청구하고 있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박학용이 김상균으로부터 이 사건 임야를 매수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매도증서(을 2호증)의 진정성립도 의문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어 박학용이 이 사건 임야의 진정한 소유자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박학용이 홍인창에게 이 사건 임야를 매도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이 사건 매도증서의 진정성립 역시 의문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거기에다 감정인 고주홍 작성의 감정서에서 “매도증서(갑 1호증)는 사용된 지질, 기재된 필적 및 날인된 인영 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근간에 작성된 것이 아닌 기재년도 경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사료되나 해당 청인 인영의 대조가 불가하므로 진위 여부는 논할 수 없다”고 제시하는 감정소견만으로 이 사건 매도증서가 그 기재년도 경에 작성되었음을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이고, 또한 이 사건 매도증서에 표시된 사법서사인 금산광일이 1940년도에 김화출장소 관내에서 사법서사로 활동하던 실존 인물인 사실이 인정된다는 점만으로 이 사건 매도증서가 진정하게 작성되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죽산학용으로부터 홍인창 명의로 1942. 8. 12.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는 증거는 위와 같이 진정성립에 의문이 있는 이 사건 매도증서 및 영수증 이외에는 달리 믿을 만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매도증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함으로써 홍인창이 이 사건 임야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박일환 안대희(주심) 신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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