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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민사지법 1992. 1. 16. 선고 91가합49438 제41부판결 : 항소
[손해배상(기)][하집1992(1),166]
판시사항

군복무기간 중 구속, 기소되었다가 복무기간이 지난 후에 무죄판결로 석방된 현역병에 대하여 상급심판결확정시까지 전역이 보류된 경우, 불법행위의 성부

판결요지

현역병이 군복무기간 중에 구속, 기소되었다가 복무기간이 지난 후에 무죄판결로 석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속, 기소 또는 복형중에 있는 자에 대하여는 전역명령을 발할 수 없다는 육군규정에 의하여 상급심판결확정시까지 전역이 보류된 경우, 그 전역보류는 적어도 석방되기 전 구속중의 기간에 있어서는 상당성과 합리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그가 무죄판결로 석방될 때까지의 기간에 대하여는 위법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나, 석방 이후의 기간에 있어서는 위법한 것으로서 불법행위가 성립된다.

원고

원고

피고

대한민국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5,201,094원 및 이에 대하여 1990.5.31.부터 1991.1.16.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2분하여 그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10,540,758원 및 이에 대하여 1990.5.31.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유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원고는 1985.9.18. 육군 현역병으로 입대하여 육군 제15사단 38연대 15중대에서 군복무중 1988.1.19. 폭행치사사건의 피의자로 구속된 다음 같은 사단 보통군사법원에 기소되어 제1심에서 같은 해 2.9.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이에 불복 항소하여 같은 해 7.20. 육군고등군사법원에서 무죄판결을 선고받아 같은 날 석방되었고, 그 후 위 무죄판결은 1989.11.28.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었으나 1990.4.11. 육군고등군사법원에서 다시 무죄판결을 선고하여 같은 해 5.23. 위 무죄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 원고는 병역법에 따른 전역예정일이 1988.3.18.이었으나 위와 같이 폭행치사사건으로 형사기소되어 재판계류중에 있었던 관계로 위 재판이 종결될 때까지 전역이 보류되었다가 위 판결확정 후 1990.5.31.에야 전역명령을 받게 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원고는 위 전역예정일의 경과로 병역법에 의한 원고의 현역병 복무기간이 지났음에도 현역병의 복무 및 전역등 군인사관계 담당공무원이 법령에 위반하여 원고에게 전역명령을 내리지 아니하고 전역을 보류시켜 원고로 하여금 위 복무기간이 지난 다음에도 계속 군복무에 임하게 함으로써 손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공무원의 위 직무상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에 대한 위 전역보류조치는 육군병인사관리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다투고 있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병역법에 의하며, 육군현역병의 복무기간을 원칙적으로 2년으로 정하고 있고(제18조 제2항), 다만 일정한 경우 국방부장관이 이를 조정할 수 있는 것으로 하여 전시, 사변에 준하는 사태 또는 군부대의 증편, 창설등 국방상 필요한 경우에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1년의 기간 내에서 연장할 수 있고, 항해중이거나 중요한 작전 또는 연습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겨우 3월의 기간 내에서 연장할 수 있으며, 정원 또는 병원 조정이 필요한 경우 6월의 기간 내에서 단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제20조 제1,2,3호), 현역병이 징역, 금고, 구류 또는 영창처분을 받거나 복무를 이탈한 경우에는 그 형의 집행일수, 영창일수 또는 복무이탈일수는 현역복무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고(제18조 제4항), 또한 병역법시행령 제28조 제2항 제1호에 의하면 현역복무기간에 산입되지 아니하는 위 형집행일수는 본형에 산입된 미결구금일수를 포함하여 확정판결에 의한 형의 집행일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고, 위 시행령 같은 조 제3항에는 각군참모총장은 현역병으로 복무중인 자가 그 복무기간을 마친 때에는 예비역에 편입하여야 하는 것(그 권한은 소속 군부대의장에게 위임할 수 있다)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한편, 원고의 군복무 당시 시행되고 있던 육군규정 110의 17 병인사관리규정(을 제3호증, 위 규정은 1991.1.1. 전면 개정되었다) 제49조 제1항 나호에는 구속, 기소 또는 복형중에 있는 자에 대하여는 전역명령을 발할 수 없는 것(전역보류)으로 규정되어 있는바, 병역법 및 동 시행령의 위 각 규정상 현역병이 그 법정복무기간을 마치면 전역명령을 내려야 하고, 현역복무기간의 산정에 있어서 미결구금일수는 확정판결에 의하여 본형에 산입된 경우가 아닌 한 이를 제외시킬 수 없다할 것이며, 또한, 위 육군규정은 육군내부에 적용되는 일종의 행정규칙으로서 그 상위법인 위 병역법 또는 동 시행령에 위배되어서는 안된다 할 것이어서 위 상위법령의 근거 없이 위 육군규정으로 현역 복무기간을 연장한다거나 현역복무기간산정을 위 법령의 규정과 달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위 전역예정일에 그 복무기간을 마쳤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에 대한 전역명령권을 가진 공무원인 육군참모총장 또는 그로부터 그 권한의 위임을 받은 소속 군부대장은 원고에 대하여 위 전역예정일에 전역명령을 내려야 할 것이나, 한편 형집행일수를 현역복무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위 병역법 및 동 시행령의 입법취지나 일반법원과 군사법원 사이의 재판관할권제도 및 구속기간제한제도, 형사보상제도 등 현행 사법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군복무기간 중에 구속기소되었다가 복무기간이 지난 후에 무죄판결로 석방된 경우 위 육군규정에 의한 전역보류는 적어도 석방되기 전 구속중의 기간에 있어서는 그 상당성과 합리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전역보류는 결국 원고가 무죄판결로 석방될 때까지의 기간에 대하여는 그 위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고, 다만 석방 이후의 기간에 있어서만 위법한 것으로서 불법행위가 성립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인바,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무죄판결에 의한 석방 이후의 기간에 있어서만 공무원의 위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2. 손해배상의 범위

가. 일실수익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1,2(각 월간거래가격 표지 및 내용)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건강한 성인 남자로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1988.7.20. 무죄판결로 석방된 후 바로 전역되었더라면 민간인으로 적어도 도시일용노동에 종사하여 일정한 소득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인 사실, 도시일용노동에 종사하는 국내 성인남자의 정부노임단가는 1988년도에 일금 7,270원, 1989년도에 일금 8,150원, 1990년도에 일금 11,05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으며, 도시일용노동에 종사하는 자는 일반적으로 월 25일간 가동할 수 있음은 경험칙상 명백하고, 한편 원고는 매월 생계비로 월소득의 3분의 1이 소요되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렇다면 원고는 위 무죄판결에 의한 석방 후 바로 전역되었더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다음날인 1988.7.21.부터 적어도 도시일용노동에 종사하여 위 정부노임단가를 기준으로 한 노임 상당의 소득을 얻을 수 있었을 터인데 이 사건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그 이후 전역명령을 받게 된 1990.5.31.까지 계속하여 병영 내에서 군복무에 임하게 됨으로써 그 기간 동안 위 도시일용노동에 의한 가득소득에서 그 3분의 1에 해당하는 생계비를 공제한 나머지 가득수입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 할 것인바, 위 정부노임단가를 기준으로 위 손해액을 산정하면 별지 계산서 기재와 같이 합계 금 3,201,094원이 된다.

나. 위자료

원고는 현역복무기간도 지나고 무죄판결로 구속상태에서 석방되기끼지 하였음에도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전역되지 못하고 위 석방 후 2년 가까운 기간 동안 병영 내에서 계속 군복무에 임하게 됨으로써 심한 정신상의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의 위 정신상의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바, 앞에서 본 이 사건 불법행위의 경위 및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원고의 나이, 학력, 가족관계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면 그 위자료는 금 2,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일실소득 및 위자료를 합한 금 5,201,094원(3,201,094원+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1990.5.31.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1992.1.16.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 제92조 를, 가집행선고에 관하여는 같은 법 제199조 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현철(재판장) 김봉학 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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