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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6. 12. 선고 2000다70989 판결
[예금][공2001.8.1.(135),1581]
판시사항

[1] 공동명의예금의 예금주

[2] 공동명의예금채권자의 권리행사방법

[3] 은행이 예금청구서상의 인영과 신고된 인감을 대조 확인함에 있어 요구되는 주의의무의 정도와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

판결요지

[1]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 제3조에 의하면, 금융기관은 거래자의 실지명의에 의하여 금융거래를 하여야 하므로 금융기관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실명확인을 한 예금명의자를 거래자로 보아 그와 예금계약을 체결할 의도라고 보아야 하고, 공동명의예금계약의 경우에도 공동명의자 전부를 거래자로 보아 예금계약을 체결할 의도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공동명의자 중 일부만이 금원을 출연하였다 하더라도 출연자만이 공동명의예금의 예금주라고 할 수는 없다.

[2] 공동명의예금의 인출방법은 공동명의자와 금융기관 사이의 공동명의예금계약의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계약의 내용이 공동명의자 전원의 인감증명이 날인된 예금청구서에 의하는 한 공동명의자 중 1인이 단독으로 예금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면 공동명의자 중 1인은 다른 공동명의자의 동의를 받아 단독으로 예금을 청구할 수 있고, 다른 공동명의자와 금융기관을 공동 피고로 하여 다른 공동명의자에 대하여는 단독 예금청구에 관한 동의를, 금융기관에 대하여는 다른 공동명의자에 대한 승소를 전제로 한 예금청구를 소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며, 공동명의자 중 1인이 다른 공동명의자 전원의 동의를 받은 이상 공동명의예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므로, 금융기관이 공동명의자들 사이의 내부적 지분을 들어 정당한 예금청구를 거절할 수는 없다.

[3] 금융기관은 예금청구자에게 예금수령의 권한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별하는 방편의 하나로 예금청구서에 압날한 인영과 금융기관에 신고하여 예금통장에 찍힌 인감을 대조 확인하는 것이 통상의 예인바, 이 때에는 인감대조에 숙련된 직원으로 하여금 그 직무수행상 필요로 하는 충분한 주의를 다하여 인감을 대조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고, 그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예금수령의 권한이 없는 자에게 예금을 지급하였다면 금융기관으로서는 그 예금 지급으로서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김성진 외 1인)

피고,상고인

주식회사 한빛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푸른 담당변호사 정운 외 4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기간도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가. 원고는 1998. 4. 21. 원심 공동피고와 원고가 경영하던 대전 중구 오류동 175의 3 소재 미성스포츠 체육시설의 운영권을 원심 공동피고에게 양도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원고와 원심 공동피고는 회원 입회보증금 및 부대업장 임차보증금반환 채무와 관련하여 원고와 원심 공동피고의 공동명의로 계좌를 개설하고 원고가 그 계좌에 위 보증금 상당금액인 13억 원을 예치한 다음, 영업양도일인 1998. 5. 11.부터 1개월간 공동으로 관리하면서 회원과 임차사업주들 중 위 영업양도 계약에 반대하여 보증금반환을 요구하는 자들에게는 위 예금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여 보증금을 반환하고, 그 후 회원 등이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면 나머지 금액을 원심 공동피고에 넘기기로 약정하였다.

다. 원고와 원심 공동피고는 위 계약 당일 주식회사 한일은행(그 후 피고은행에 합병되었다) 대전 유성지점에 예금주를 원고와 원심 공동피고 공동 명의로 하여 보통예금계좌를 개설하고 원고가 13억 원을 예치하였는데, 원고 및 원심 공동피고와 피고는, 예금을 청구할 때에는 공동으로 기명·날인한 예금청구서를 제출하고, 공동형식의 청구서와 통장제출이 있으면 어느 한 사람의 청구가 있어도 지급에 응하며, 예금의 분할지급청구를 구하거나 기타 단독으로 예금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기로 약정하였다.

라. 원고와 원심 공동피고는 몇 차례 공동으로 예금을 인출하여 1998. 5. 21. 위 예금계좌에는 금 686,595,754원이 남게 되었다.

마. 원심 공동피고는 1998. 6. 8. 위조된 원고의 인감도장을 사용하여 원고와 공동명의로 금 6억 8,600만 원의 인출을 요구하는 예금청구서를 작성하여 피고 은행에 제출하였는데, 위조된 원고의 인영은 신고된 인감과 현저한 차이가 있어 육안으로도 확인될 정도였으나 피고 은행 직원은 이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원심 공동피고에 금 6억 8,600만 원을 지급하였다.

바. 그 이후 원고는 회원들의 탈퇴요구에 따라 1999. 10. 21.부터 2000. 9. 7.까지 회원 374명에게 합계 금 684,530,000원을 지급하였다.

2. 먼저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본다.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피고는 원심 공동피고로부터 예금지급청구를 받은 경우 예금청구서에 날인된 인영과 신고된 인감을 대조, 확인하여 그 인영이 신고된 인감과 다르다면 예금의 지급을 거부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살피지 아니한 채 지급청구에 응하여 예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이러한 예금 지급은 제대로 된 것이라 할 수 없어 위 금액 상당의 예금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판단한 후, 피고가 이 사건 예금은 원고와 원심 공동피고가 공동명의로 개설하여 각 1/2 지분씩 공유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그 1/2에 대하여만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예금의 실질적 예금주는 위 체육시설 양수도계약의 이행이 완료될 때까지는 원고라고 할 것이고 스포츠센타 회원들의 보증금반환 등을 위한 목적이 달성되기 전에는 공동명의자 중 1인이 혼자서는 인출할 수 없도록 방지, 감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공동명의로 예금을 개설하였음에 불과한 것이어서 위 목적을 위한 위 예금에 관한 관리처분권까지 원고와 원심 공동피고에게 공동으로 귀속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와 원심 공동피고가 위 예금의 공유자임을 전제로 하는 위 주장은 이유 없을 뿐 아니라, 원고가 위 예금반환청구에 관하여 원심 공동피고의 승낙을 아울러 구하고 있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 제3조에 의하면, 금융기관은 거래자의 실지명의에 의하여 금융거래를 하여야 하므로 금융기관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실명확인을 한 예금명의자를 거래자로 보아 그와 예금계약을 체결할 의도라고 보아야 하고, 공동명의예금계약의 경우에도 금융기관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동명의자 전부를 거래자로 보아 예금계약을 체결할 의도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의 경우 위 공동명의예금의 예금주는 원고와 원심 공동피고이지 원고가 단독출연자라고 하여 위 체육시설의 양수도계약의 이행이 완료될 때까지 원고만이 위 공동명의예금의 예금주라고 할 수는 없다 .

한편, 공동명의예금의 인출방법은 공동명의자와 금융기관 사이의 공동명의예금계약의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인데,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공동명의예금계약의 내용은 공동명의자 전원의 인감증명이 날인된 예금청구서에 의하는 한 공동명의자 중 1인이 단독으로 예금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 공동명의자 중 1인은 다른 공동명의자의 동의를 받아 단독으로 예금을 청구할 수 있고, 다른 공동명의자와 금융기관을 공동 피고로 하여 다른 공동명의자에 대하여는 단독 예금청구에 관한 동의를, 금융기관에 대하여는 다른 공동명의자에 대한 승소를 전제로 한 예금청구를 소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공동명의자 중 1인이 다른 공동명의자 전원의 동의를 받은 이상 공동명의예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므로, 금융기관이 공동명의자들 사이의 내부적 지분을 들어 정당한 예금청구를 거절할 수는 없다 .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공동명의예금의 실질적 예금주가 원고라는 이유에서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한 것은 수긍하기 어렵지만, 원심이 결론에 있어서 피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정당하고 이와 다른 견해를 취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결국 이유 없다.

3. 이어서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본다.

원심은, 피고가 원심 공동피고에 대한 예금지급은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과실 없는 변제에 해당하여 위 예금지급이 정당하다고 항변함에 대하여 이 사건 예금 인출시 피고 은행으로서는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 은행이 그 예금지급으로서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였다.

금융기관은 예금청구자에게 예금수령의 권한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별하는 방편의 하나로 예금청구서에 압날한 인영과 금융기관에 신고하여 예금통장에 찍힌 인감을 대조 확인하는 것이 통상의 예인바, 이 때에는 인감대조에 숙련된 직원으로 하여금 그 직무수행상 필요로 하는 충분한 주의를 다하여 인감을 대조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고, 그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예금수령의 권한이 없는 자에게 예금을 지급하였다면 금융기관으로서는 그 예금 지급으로서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 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2. 2. 14. 선고 91다9244 판결 참조) 이와 같은 취지에서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이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강국(재판장) 조무제 이용우(주심) 강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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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0.11.10.선고 99나57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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