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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8. 24. 선고 92다35424 판결
[손해배상(기)][공1993.10.15.(954),2579]
판시사항

가. 은행도 약속어음의 소지인에게 어음금을 지급함에 따르는 은행의 주의의무

나. 은행도 약속어음의 발행인이 자기의 당좌계정에서 예금인출을 요청한 행위가 지급위탁의 취소나 지급정지의뢰에 해당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지급장소를 은행으로 하여 발행한 이른바 은행도 약속어음은 발행인이 지급장소로 기재한 거래은행에 대하여 발행인의 당좌예금구좌에서 위 약속어음금을 결제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단순한 지급위탁어음으로서 은행은 약속어음의 소지인에 대하여 약속어음금의 지급의무 또는 약속어음금의 지급과 관련한 어떠한 주의의무를 진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은행이 어음발행인의 요청에 따라 당좌예금 잔고의 대부분을 우선 지급하고 교환제시된 동인 발행의 약속어음을 예금부족으로 지급거절하였다고 하여 은행의 그와 같은 행위가 곧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은행도 약속어음의 발행인이 은행에게 위와 같이 예금인출요청을 하면서 아울러 위 약속어음결제자금의 입금연장 요청을 한 경우 위 예금인출요청행위를 수표법 제32조 에 정한 지급제시기간 전의 지급위탁의 취소라거나 당좌계정약정에 정한 지급정지의뢰라고 할 수 없다.

원고, 상고인

광산지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용은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국민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심훈종 외 4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1이 1987.6.13. 피고 은행과 사이에 당좌계정약정을 체결하고 동인 명의의 당좌예금구좌를 개설하여 피고 은행 충무로지점을 지급장소로 기재한 은행도 약속어음 등을 발행하여 왔는데 1990.11.경 원고에게 지급장소를 피고 은행 충무로지점으로 한 판시 약속어음 2매(이하 이 사건 약속어음이라 한다)를 발행 교부하여 원고가 이를 판시와 같이 각 배서양도한 사실, 이 사건 약속어음의 지급기일인 1990.11.30. 11:00경 위 소외 1은 피고 은행 충무로지점에 전화를 걸어 이 사건 약속어음 2매를 포함하여 당일 교환제시되는 약속어음 4매 총액면금 약 161,000,000원 상당의 결제대금이 같은 날 14:00경 거래처로 부터 입금될 예정인데 국방부 입찰보증금 납부를 위하여 우선 이를 인출하여 사용하고 결제마감시간까지 약속어음결제금액을 입금시킬 수 있도록 협조하여 달라고 요청하여 그 허락을 받아내는 동시에 10여 년 전부터 거래관계를 맺고 있던 원고에게 급히 위 약속어음의 결제자금을 입금하여 달라고 요청한 사실, 같은 날 12:30경 이 사건 약속어음 2매를 포함하여 위 소외 1이 발행한 총 액면금 161,012,548원의 약속어음 4매가 피고 은행 충무로지점에 교환제시 되었는데 당시 위 소외 1의 당좌예금구좌에는 약속어음결제대금이 입금되지 않은 상태여서 금 18,471원의 잔고밖에 없었고 그 후 원고가 피고 은행 서대문지점에서 입금한 금 114,776,789원이 위 소외 1의 당좌예금구좌에 송금되어 왔으나 위 약속어음 4매 전부를 결제하기에는 여전히 그 잔고가 부족하였던 사실, 같은 날 15:05경 위 소외 1의 아들인 소외 2이 피고 은행 충무로지점에 직접 찾아와 당일 오전에 위 소외 1이 전화통화한 바와 같이 금원을 인출하여 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위 지점에서는 판시와 같이 합계 금 110,000,000원을 인출하여 준 사실, 그 후 위 소외 1이 전화통화로 약속어음결제자금 입금시간연장을 요청하여 옴에 따라 위 지점에서는 1차로 17:00까지, 2차로 17:20까지 부도반환시간을 연장하였으나 최종 마감시간이 임박할 때까지 위 소외 1이 결제자금을 입금시키지 못하자 예금부족을 이유로 이 사건 약속어음 2매를 포함한 3매의 약속어음의 지급을 거절하였고 원고는 약속어음의 배서인으로서 판시와 같이 소지인에게 그 소구의무를 이행하고 이 사건 약속어음 2매를 환수한 사실, 소외 1과 피고 은행 간의 당좌계정약정서(을 제1호증) 제11조의 규정에 의하면 수통의 수표, 어음이 동시에 지급제시된 경우 그 총액에 대한 지급잔액이 부족한 경우 그 전부를 부도반환하거나 그 중 어느 것을 지급할 것인가의 여부는 피고 은행이 임의로 정하는 바에 따르기로 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과 같이 지급장소를 은행으로 하여 발행한 이른바 은행도 약속어음은 발행인이 지급장소로 기재한 거래은행에 대하여 발행인의 당좌예금구좌에서 위 약속어음금을 결제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단순한 지급위탁어음으로서 은행은 약속어음의 소지인에 대하여 약속어음금의 지급의무 또는 약속어음금의 지급과 관련한 어떠한 주의의무를 진다고 할 수는 없을 뿐더러, 이 사건 약속어음 2매를 포함한 4매의 약속어음이 교환제시된 이후 그 발행인의 당좌에금구좌에는 위 4매의 약속어음 전부를 결제하기에는 부족한 액수의 잔고만이 있었을 뿐이고 그러한 경우 당좌계정약정상 제시된 어음 전부를 부도처리하느냐 그 중 일부만을 결제하느냐는 어디까지나 피고 은행의 임의처리에 맡겨져 있었던 것이므로 결국 피고 은행 충무로지점이 어음발행인에게 당좌예금 잔고의 대부분을 우선 지급하고 교환제시된 동인 발행의 약속어음을 예금부족으로 지급거절하였다고 하여 피고 은행의 그와 같은 행위가 곧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는바, 당좌계정약정에 의한 은행도 약속어음에 관한 원심의 위 판단은 정당하며 또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위 소외 1은 피고 은행에게 위와 같이 예금인출요청을 하면서 아울러 위 약속어음결제자금의 입금연장 요청을 하였다는 것이므로 위 예금인출요청행위를 들어 소론과 같은 수표법 제32조 에 정한 지급제시기간전의 지급위탁의 취소하거나 이 사건 당좌계정약정에 정한 지급정지의뢰라고 할 수도 없다.

결국 원심판결에는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윤관 김주한(주심)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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