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택시운송업을 영위하는 사업자가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택시운전기사에게 지급할 임금에서 운송수입금 부족분을 공제한 행위가 임금전액지급원칙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을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택시운송업을 영위하는 사업자와 고용 택시운전기사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에서 운송수입금에 상응한 월급제를 실시하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이를 월 정산하여야 하고, 일일 기준액 부족분을 바로 월 임금에서 공제할 수는 없다는 내용의 규정을 둔 경우, 위 단체협약에 의하면 운전기사는 단체협약에서 정한 임금을 전액 지급받을 수 있고, 운송수입금을 매일 정산하여 이를 바로 월 임금에서 공제할 수는 없으나, 월 정산하여 부족분이 있으면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위 운전기사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에서 운송수입금 부족분을 공제한 행위가 임금전액지급원칙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을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다만 위와 같은 단체협약의 내용이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를 규정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2조 제1항 의 취지에 일부 어긋난다 하더라도 그 사법상의 효력까지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피고인
피고인
항소인
피고인
검사
손영은
변호인
법무법인 창공 담당변호사 도정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및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세운교통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상시 113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택시운송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인바, 근로자의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기일을 정하여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 회사 소속 택시운전사로서 이른바 '임금전액관리제'를 채택하기로 하고 고용한 근로자 공소외 1에 대한 2004. 3. 임금 345,440원, 같은 해 4월 임금 177,920원, 같은 근로자 공소외 2에 대한 같은 해 3월 임금 298,860원, 같은 해 4월 임금 440,800원 등 합계 739,660원을 운송수입금 부족분이라는 이유로 임의로 임금에서 공제하여 위 회사의 임금 정기지급기일인 2004. 4. 10. 및 같은 해 5. 10.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에 대하여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공소외 1, 공소외 2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공소외 1, 공소외 2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각 급여명세서 사본, 각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서 사본, 각 근로계약서 사본을 종합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2.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운송수입금의 부족액을 임금에서 공제한 것은 단체협약과 근로계약에 따른 것으로 적법하고, 또한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
3. 당심의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공소외 2에 대한 임금에서 운송수입금 부족분을 월 정산하여 공제한 것이 과연 임금전액지급원칙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되는지 여부라고 할 것이다.
나.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임금전액지급원칙을 선언하면서, 같은 항 단서에서는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또는 통화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는 예외규정을 두고 있으며, 세운교통 주식회사(이하 '세운교통'이라 한다)와 세운교통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2004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서(이하 '단체협약'이라고 한다, 수사기록 47쪽 이하 참조)에 의하면, ① 세운교통에 운전기사로 취업하면 위 노동조합에 가입된 것으로 간주되어 위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되고(제2조), ② 노·사 쌍방은 택시 운송수입금(메타기 기준)을 전액 관리하고, 수납액에 상응한 월급제를 실시하며(제31조), ③ 1일 2교대시 운송수입금은 월 26일 승무시 중형 1,846,000원(1일 중형 71,000원)으로 하고, 일일 운송수입금은 월 정산하여야 하며 일일 운송수입금 기준액 부족액에 대하여는 당일 가불 처리할 수 없다(제33조)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들의 내용을 종합하면, 세운교통의 노·사는 원칙적으로 운송수입금은 전액 관리하면서 월급제를 실시하기로 하되, 중형택시 운전기사의 경우 1일 2교대 월 26일 승무시 최소한 월 합계 1,846,000원(기준액 1일 71,000원)의 운송수입금을 회사에 납입하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하여 단체협약에 정한 월 임금 전액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약정을 한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이러한 뜻으로 위 단체협약 제31조에서 '수납액에 상응한 월급제'를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기준이 되는 운송수입금의 납입 여부를 매일 정산하여 부족한 경우 당일 가불 처리할 수 있도록 하면 월 정산을 하는 경우에 비하여 운전기사에게 불리하므로 그 부족액에 대하여 당일 가불 처리를 할 수 없도록 하되, 이를 월 정산하도록 하여 만약 부족액이 있으면 월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해석되므로(연혁적으로 보아도 운송수입금 기준액 부족액을 당일 공제하면 운전기사에게 불리하다는 노동조합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월 정산제로 바꾸고 위 단체협약 제33조와 같은 규정을 둔 것이다), 피고인이 위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공소외 1과 공소외 2에 대한 임금에서 운송수입금 부족액을 월 정산하여 공제한 행위가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다만, 위와 같은 단체협약의 내용이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를 규정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2조 제1항 을 위반한 것이 아닌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을 것이지만,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5조 제1항 은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를 위반한 때에는 형사처벌이 아니라 행정벌인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는 운송사업자는 운수종사자가 이용자로부터 수령한 운송수입금 전액을 그 운수종사자로부터 납부받아야 하는 의무를 부담한다는 것에 불과할 뿐 개별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방법을 규제하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설사 위 단체협약의 내용이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의 취지에 일부 어긋난다 하더라도 그 사법상의 효력까지 부정되지는 않는다 할 것이다).
4. 결 론
따라서 피고인이 위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운송수입금 부족액을 임금에서 공제한 행위가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