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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1다83691 판결
[배당이의][공2014상,461]
판시사항

인수주의에 따른 경매절차에서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소멸주의에 따른 경매절차에서는 우선채권자나 일반채권자의 배당요구와 배당을 인정하므로 그 절차에서 작성된 배당표에 대하여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허용되지만, 인수주의에 따른 경매절차에서는 배당요구와 배당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배당이의의 소도 허용되지 아니한다.

원고(선정당사자),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지관엽 외 1인)

피고, 상고인

유한회사 서광전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이용성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주식회사 군옥산업개발에 대한 이 사건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을 주장하면서,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이하 편의상 ‘원고들’이라고 한다) 소유의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08타경11731호 로 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신청하였고, 소외인이 위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수하여 대금을 납부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위 법원이 배당기일에 이 사건 각 부동산의 매각대금과 매각대금이자를 합한 금액에서 집행비용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피고에게 전부 교부하는 내용의 이 사건 교부표를 작성하였으나, 원고들이 위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피고에 대한 위 교부액 전액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후 이 사건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공사대금채권은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하여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공사대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거나, 원고들이 소멸시효 완성의 이익을 주장할 수 없다거나, 또는 원고들이 피고의 유치권을 부정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피고의 항변을 모두 배척하여, 이 사건 교부표 중 피고에 대한 교부액 전액이 삭제되어야 한다는 제1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 제3항 , 제268조 에서 경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강제경매와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에서 소멸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전제로 하여 배당요구의 종기결정이나 채권신고의 최고, 배당요구, 배당절차 등에 관하여 상세히 규정하고 있는 점, 민법 제322조 제1항 에 “유치권자는 채권의 변제를 받기 위하여 유치물을 경매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도 채권자와 채무자의 존재를 전제로 하고 채권의 실현·만족을 위한 경매를 상정하고 있는 점, 반면에 인수주의를 취할 경우 필요하다고 보이는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의 존부와 내용을 조사·확정하는 절차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고 인수되는 부담의 범위를 제한하는 규정도 두지 않아, 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인수주의를 원칙으로 진행하면 매수인의 법적 지위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 점, 인수되는 부담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인수주의를 취하는 것이 오히려 유치권자에게 불리해질 수 있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하면, 유치권에 의한 경매도 강제경매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와 마찬가지로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는 것을 법정매각조건으로 하여 실시되고 우선채권자뿐만 아니라 일반채권자의 배당요구도 허용되며, 유치권자는 일반채권자와 동일한 순위로 배당을 받을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만 집행법원은 부동산 위의 이해관계를 살펴 위와 같은 법정매각조건과는 달리 매각조건 변경결정을 통하여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지 않고 매수인으로 하여금 인수하도록 정할 수 있다( 대법원 2011. 6. 15.자 2010마1059 결정 참조).

그리고 소멸주의에 따른 경매절차에서는 우선채권자나 일반채권자의 배당요구와 배당을 인정하므로 그 절차에서 작성된 배당표에 대하여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허용되지만, 인수주의에 따른 경매절차에서는 배당요구와 배당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배당이의의 소도 허용되지 아니한다 .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경매에 관한 2009. 12. 7.자 기일입찰조서(을 제6호증의 3)에는 집행관이 입찰절차를 진행하면서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보고서, 평가서 사본을 보게 한 다음 “특별매각조건을 고지하였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위 경매에 관한 경매사건검색(갑 제19호증) 내용 중 물건내역의 물건비고란에는 “유치권에 의한 경매로서 근저당 등 부동산상의 부담은 말소되지 않고 매수인이 인수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경매는 유치권에 의한 경매이므로 집행법원의 매각조건 변경결정이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소멸주의에 따라 진행되었다고 볼 것이지만, 위 기일입찰조서나 경매사건검색의 기재에 의하면 위 집행법원이 이 사건 경매를 인수주의에 따라 진행하기로 매각조건 변경결정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위 경매가 인수주의에 따라 진행되었다면 이 사건 배당이의의 소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며, 이처럼 어느 소송형태가 허용되는지는 직권조사사항에 해당하므로,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이 사건 경매에 관하여 인수주의를 채택하는 내용의 매각조건 변경결정이 있었는지를 심리한 다음 이 사건 배당이의의 소가 허용되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에 관하여 아무런 심리, 판단을 하지 않은 채 본안에 관한 판단으로 나아가 피고의 이 사건 공사대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서 배당이의의 소가 허용되는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선정자 명단: 생략]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민일영 박보영 김신(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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