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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6. 3. 15. 선고 2005누3174 판결
[시정명령취소][미간행]
원고

주식회사 삼익악기외 1(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용석외 3인)

피고

공정거래위원회(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지영)

변론종결

2005. 12. 7.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4. 9. 24. 의결 제2004-271호로 원고들에 대하여 한 [별지 1] 제1 내지 3항 기재 시정명령 및 제4항 기재 이행내역보고명령을 모두 취소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및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갑 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관련 회사의 현황

(1) 원고 주식회사 삼익악기(이하 ‘삼익악기’라고만 한다)는 1958년경 설립되어 피아노 등 악기류의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그 계열사인 원고 삼송공업 주식회사(이하 ‘삼송공업’이라고만 한다)는 금속제품, 캐스터 등 운반기기의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각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2조 제1호 에 규정된 사업자에 해당한다.

(2) 영창악기제조 주식회사(이하 ‘영창악기’라고만 한다)는 1956년경 설립되어 피아노 등 악기류의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법 제2조 제1호 에 규정된 사업자에 해당한다.

(3) 위 각 회사들의 주요현황은 〈표1〉과 같다.

〈표1〉 〈관련 회사의 현황〉 (단위 : 억 원, %)

본문내 포함된 표
구분 취득회사 피취득회사
회사명 삼익악기 삼송공업 영창악기
주요사업 피아노 제조·판매 운반용 캐스터 제조·판매 피아노 제조·판매
재무상황 2003. 12월 기준 2003. 12월 기준
- 자본금 352 6.5 266
- 자 산 2,039(집단:3,840) 274(집단:3,840) 1,370
- 매출액 1,286(집단:3,520) 195(집단:3,520) 740
주주구성 주 주 주 주 취득전 취득후
삼익악기 - 26.50
삼송공업 - 22.08
특수관계인 37.28 삼익악기 100 Transmedia Management 30.21 14.20
기타 62.72 BBHK-Arisaig Kir FD 7.52 3.53
서울증권 6.02 2.83
기타 56.25 30.86
계 100 계 100 100 100

(4) 원고 삼익악기와 영창악기는 각 국내 본사 외에 해외 현지법인들을 운영하고 있는데, 국내외 피아노 생산분업 공정 및 판매경로 등을 도해하면 〈그림 1, 2〉와 같다.

〈그림1〉 〈원고 삼익악기〉

본문내 삽입된 이미지

〈그림2〉 〈영창악기〉

본문내 삽입된 이미지

나. 기업결합 및 관련 행위

(1) 원고들은 2004. 3. 12. 영창악기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영창악기의 주식을 각각 26.5%, 22.08% 취득하고, 2004. 3. 26. 이러한 사실을 피고에게 신고하였다.

(2) 그 후 원고들은 그의 특수관계인들을 〈표2〉 기재와 같이 영창악기의 대표이사 등 임직원으로 임명 또는 선임하여 경영상으로도 지배한 뒤, 원고 삼익악기 및 그 계열회사인 (주)프랫리드(이하 ‘프랫리드’라고만 한다), PT SAMICK 인도네시아(이하 ‘인도네시아 PTS’라 한다)가 2004. 4. 30.부터 2004. 6. 19.까지 사이에 영창악기가 소유하고 있던 [별지 2, 3] 기재 액숀, 스켈톤 등 핵심부품의 제조에 필요한 일부 기계설비들을 매수하였다. 이에 따라, 영창악기는 피아노 생산에 필요한 일부 부품을 위 세 회사들로부터 매입하여 피아노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위 프랫리드, 인도네시아 PTS 역시 원고 삼익악기가 각각 100%, 97.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들이고, 임원겸임 등을 통해 경영상으로도 지배하고 있다.

〈표2〉 〈영창악기 이사회 구성 및 계열회사 주주현황(2004. 7. 기준)〉

본문내 포함된 표
영창악기 이사회 구성 프랫리드 주주 구성(%) 인도네시아PTS 주주 구성(%)
직위 성명 원고와의 관계
대표이사 소외 1 삼익악기 전 대표이사 삼익악기 100 삼익악기 97.5
대표이사 소외 2 삼송공업 대표이사
이사 소외 3 삼익악기 이사
(사외)이사 소외 4 -
감사 소외 5 삼익악기 대표이사 소외 6의 형

다. 피고의 처분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의 위 행위(이하 ‘이 사건 기업결합’이라 한다)가 국내 업라이트 피아노(upright piano, 이하 ‘UP’라고 한다), 그랜드 피아노(이하 ‘GP’라고 한다), 디지털 피아노(이하 ‘DP’라고 한다)의 각 거래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기업결합으로서 법 제7조 제1항 에 위반된다고 보아 2004. 9. 24. 의결 제2004-271호로 원고들에 대하여 [별지 1] 제1 내지 3항 기재의 시정명령 및 제4항 기재 이행내역보고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2. 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요지

(1) 경쟁제한성 여부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제한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시장점유율 뿐만 아니라 상품의 특성, 해외경쟁의 도입수준 및 국제적 경쟁상황, 신규진입의 가능성, 경쟁사업자간의 공동행위 가능성, 유사품 및 인접시장의 존재 여부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런데 사치재인 피아노의 수요는 가격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높은 가격탄력성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국내 피아노 시장이 빠른 속도로 축소되고 있어 국산 피아노의 가격인상은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이므로, 기업결합의 결과 가격인상이 발생할 유인은 없다. 특히, 중고피아노가 신품피아노의 경쟁상품 또는 대체상품으로서 대규모로 거래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업결합 심사에서 중고피아노도 신품피아노와 함께 하나의 관련시장으로 획정하여야 하고, 설사 동일시장으로 포함하지는 않더라도 경쟁제한성 판단에 있어서 유의미한 인접시장으로서 이를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근래에 일본 및 중국 등 외국산 피아노가 지속적인 공격적 마케팅과 가격인하 등을 통하여 국내에 유입되어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국산 피아노와 경쟁을 심화하는 상황이므로, 이러한 해외경쟁 도입수준도 경쟁제한성 판단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 삼익악기와 영창악기(이하, 기업결합 당사회사인 원고 삼익악기와 영창악기를 ‘원고 등’이라고 총칭한다)가 기업결합 후 시장지배력을 행사하는 데에는 제약이 있으므로 이 사건 기업결합은 법 제7조 제1항 에 의하여 금지되는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기업결합’이 아니다.

(2) 예외사유 1 - 효율성증대를 위한 기업결합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원고 등이 기업결합 후 임의로 가격을 인상하는 등 경쟁제한의 폐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오히려, 피아노산업에는 규모의 경제가 있으므로 원고 등은 비용감소를 통하여 판매가격을 하락하는 등 효율성 증대효과를 낳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생산공정 통합·이전, 자재부문 통합 및 중복생산부문 정리 등을 통하여 약 147억 원 상당의 기업결합 특유의 효율성 증대효과가 있고 그밖에 생산·판매·연구개발 과정에서의 각종 비용절감, 매출증대 등을 모두 종합하면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인한 효율성 증대효과는 경쟁제한으로 인한 폐해보다 훨씬 크다고 할 것이며, 이러한 효과는 가까운 시일 내에 발생할 것이 명백하거나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기업결합은 법 제7조 제2항 제1호 에 의하여 허용되어야 한다.

(3) 예외사유 2 - 회생불가회사와의 기업결합

영창악기는 이 사건 기업결합 전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 있었고 구조조정으로 퇴사한 직원들에 대한 퇴직금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따로 자금을 조달하거나 인수자를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원고들이 이 사건 기업결합을 통하여 영창악기에게 약 1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였음에도 자금압박은 계속되었고,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금채무를 상환하지 못하였으며, 결국 2004. 9. 이후 부도발생, 회사정리절차개시 및 상장폐지 처리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이 영창악기가 회생이 불가능한 상황 하에서 이 사건 기업결합이 아니었으면 영창악기는 지급불능상태가 되어 시장에서 퇴출되고 그 생산설비는 계속 활용되기 어려웠을 것이며, 특별히 원고들이 아닌 제3자에 의하여 기업결합이 이루어지기도 어려운 형편이었으므로, 이 사건 기업결합은 법 제7조 제2항 제2호 에 의하여 허용되어야 한다.

(4) 재량권의 일탈·남용

설사 이 사건 기업결합이 법 제7조 에 의한 제한대상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로서는 이 사건 기업결합의 효율성 증대효과는 살리면서 반경쟁적인 폐해를 억제하는 방법으로서, 기업결합 자체는 허용하되 상품의 가격인상 등 결합당사자들의 일정행위를 제한하는 이른바 행태적 시정조치를 명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영창악기의 위 기계설비들은 생산라인의 축소로 인하여 이 사건 기업결합이 아니더라도 처분될 수밖에 없는 유휴설비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무조건적으로 기계설비의 반환과 주식의 양도를 명하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나. 관련 법령

[별지 4]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지배관계의 형성

원고 삼익악기와 영창악기가 모두 UP, GP, DP의 각 피아노를 생산·판매하고 있는데, 위 원고가 영창악기의 발행주식 중 26.5%를 취득하였고, 원고 삼송공업은 원고 삼익악기가 그 발행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는 특수관계인 회사로서 영창악기의 발행주식 중 22.08%를 취득한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기업결합 후 취득회사(원고)들의 피취득회사(영창악기)에 대한 주식소유비율은 합계 48.58%로서 최대주주가 되고 그밖에 앞에서 본 영창악기의 주주현황, 원고들의 특수관계인들이 영창악기의 임원들로 선임된 사정 등까지 종합한다면, 이 사건 기업결합은 ‘취득회사의 주식소유비율이 50/100 미만이더라도 주식소유비율이 1위에 해당하고 주식분산도로 보아 주주권행사에 의한 회사지배가 가능한 경우(기업결합심사기준 Ⅴ.1.나.(1) 참조)’에 해당하므로, 이는 주식취득을 통하여 당사회사 간에 지배관계가 형성되는 수평적 기업결합의 하나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2) 일정한 거래분야 - 관련시장의 획정

㈎ 이 사건 기업결합의 경쟁제한성을 판단하기에 앞서 ‘일정한 거래분야’ 즉 관련시장의 획정에 대하여 살핀다. 여기에서 관련시장이라 함은 거래의 객체별·단계별 또는 지역별로 경쟁관계에 있거나 경쟁관계가 성립될 수 있는 분야로서( 법 제2조 제8호 ), 거래되는 특정 상품의 가격이 일정 지역에서 상당 기간 의미 있는 수준으로 인상될 경우 당해 상품 또는 지역의 대표적 구매자가 이에 대응하여 다른 상품, 지역으로 구매를 전환할 수 있는 상품, 지역 등의 집합을 의미하고, 이는 상품의 기능, 효용 및 가격의 유사성, 구매자 또는 판매자들의 대체가능성에 대한 인식, 그와 관련한 구매 또는 경영의사 결정 행태 및 시간적, 경제적, 법제적 측면에서 전환의 용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것이다(기업결합심사기준 Ⅵ. 참조).

㈏ 피아노 종류별 시장 획정

갑 1, 10호증(이하, 특별히 표시하지 않는 경우 가지번호 있는 서증을 포함한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아노는 종류별로 대략 UP는 260만~485만 원, GP는 800만~3,400만 원, DP는 95만~250만 원(이상 원고 삼익악기의 소비자가격 기준) 등 가격차이가 현저한데, GP와 UP는 소재자체의 진동과 공명에 의해 소리가 발생하나 DP는 악기음을 메모리칩에 저장 후 재생시키는 등 양자는 음의 발생원리에 차이가 있는 사실, GP는 주로 전문적 연주를 목적으로 사용되고, UP는 주로 일반가정이나 피아노 교습소에서 피아노교육이나 취미생활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며, DP는 다양한 전자악기음 효과를 목적으로 주로 사용되는 등 대표적 수요층도 구분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이 UP, GP, DP는 각 피아노 종류별로 상품의 기능, 효용, 가격이 다르고 수요자층도 다르므로 UP, GP, DP의 각 상품의 거래시장을 별도의 시장으로 획정함이 타당하다.

㈐ 중고피아노 시장에 관하여

원고들은 중고피아노가 신품피아노와 비교하여 가격차이에 비해 음질이나 성능 면에서 별 차이가 없는 경쟁·대체상품이고, 중고피아노 거래량이 신품피아노의 2~3배에 이른다고 하면서 중고피아노를 관련 상품시장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1호증, 을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중고피아노는 연수가 10년 이상인 피아노가 가장 많이 거래되는데 10년물을 기준으로 한 판매가격은 신품피아노의 1/2~1/3 정도에 불과하여 가격차이가 큰 사실, 중고피아노는 신품피아노와 달리 공급자가 용이하게 공급물량을 조절할 수 없고, 신품피아노는 전국의 지역별 대리점을 통해 유통되나 중고피아노는 주로 특정 지역에 모여있는 중고피아노 전문상가에서 구매가 가능하며, 신품과 달리 중고피아노는 반드시 현물의 상태를 보고 구매를 하는 등 공급방식, 유통구조, 구매방식에도 큰 차이가 있는 사실, 중고품은 가격과 구매수량에 보다 민감한 대상이 주요 수요층(예: 학원)이고, 신품은 제품 이미지, 품질, A/S, 사용기간 등에 민감한 대상이 주요 수요층(예: 일반 가정)으로 양 상품은 그 구매결정요인과 대표적 소비자층이 구분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중고피아노가 신품피아노와 동일한 상품시장으로 획정되기 위해서는 신품피아노의 가격인상시 중고피아노로의 수요전환과 중고피아노의 공급량 증가 등을 통하여 신품피아노의 가격인상을 억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공급측면의 경우 중고피아노는 신품피아노와 달리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공급량이 크게 증가할 수 없다고 보인다(피아노를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중고피아노 가격이 상승한다는 이유로 사용중인 피아노를 시장에 내놓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가격측면의 경우 중고피아노 가격은 신품피아노 가격에 연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신품피아노 가격이 인상될 경우 오히려 중고피아노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요측면의 경우에도 중고피아노와 신품피아노의 소비자가 일부 중복될 수 있으나, 위와 같이 대표적 소비자는 구분된다고 보이므로 신품피아노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신품피아노를 구입하려는 소비자 대부분이 의사결정을 바꿔 중고피아노로 수요를 전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중고피아노 시장이 신품피아노의 가격인상 등을 억제할 수 있는 요소로서 작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중고피아노 시장이 신품피아노의 대체재로서 유의미한 경쟁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면, 원고 등 역시 신품피아노의 가격결정, 마케팅 등 영업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중고피아노 시장을 고려해 왔을 것인데도, 종래 신품피아노의 영업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중고피아노 시장의 규모나 상황을 파악하는 등의 고려를 해왔다는 자료는 발견할 수가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중고피아노는 신품피아노와 상품의 용도, 가격, 판매자와 구매자층, 거래행태, 영업전략 등에서 차이가 있고 상호간 대체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동일한 관련시장으로 포함할 수는 없다.

㈑ 외국산 피아노 시장에 관하여

원고들의 주장은 거래지역(지리적 시장)을 세계시장으로 확장하여야 한다는 취지로도 보인다.

지리적 시장획정은 국내 피아노 가격이 인상될 경우 국내의 대표적 구매자가 이에 대응하여 구매를 외국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법으로 보호해야 할 경쟁은 어디까지나 국내에서의 경쟁이므로 국내 거래처의 사업활동 범위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통상 수출국을 포함하지 않으므로 ‘국내의 전국’을 시장으로 획정하는 것이 원칙이라 하겠다. 그리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현재 국내의 소비자가 외국제품을 비교적 용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경우는 야마하, 가와이 등 일본 제품에 한정되는데 아직 그 시장점유율이 낮고, 기타 미국, 유럽, 중국 등 외국에서의 수입실적은 미미한 점, 피아노가 특별히 국제적으로 거래가 행해질 수밖에 없는 성격을 가진 상품도 아니고, 외국 사업자가 피아노 완제품을 국내에 대량 공급하는데 소요되는 운송비, 유통망 구축비, 관세 등 제반비용도 적지 않을 것이고, 국가별 소비자의 브랜드 선호도나 선호양식의 차이, 제품가격의 차이 등 무형적인 장벽을 무시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시장 획정에 있어 국제적 시장까지 포함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기업결합에서 관련시장을 국내의 신품 UP, GP, DP 각 피아노 시장으로 획정한 피고의 판단은 정당하다.

(3) 경쟁제한성

㈎ 일반론

경쟁의 실질적 제한이라 함은 일정한 거래분야의 경쟁이 감소하여 특정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의 의사에 따라 어느 정도 자유로이 가격·수량·품질 기타 거래조건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는 상태, 즉 시장지배의 상태를 초래하는 것을 말하는바, 수평적 기업결합에서 경쟁제한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기업결합 전후의 시장집중상황, 해외경쟁의 도입수준 및 국제적 경쟁상황, 신규진입의 가능성, 경쟁사업자간의 공동행위 가능성, 유사품 및 인접시장의 존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것이다(기업결합심사기준 Ⅶ. 1. 참조).

㈏ 피아노 시장의 현황

이 사건 기업결합의 경쟁제한성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국내 피아노 시장의 상황 및 실태에 대하여 살펴본다. 갑 1, 3호증, 을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국내 피아노 시장규모는 1990년대 초반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으며, 1994년 이후 국내 피아노 시장규모(UP 기준)는 〈표3〉과 같다. 1998년에 피아노 판매수량이 급격히 감소한 이후, 1998~2002년까지 피아노 판매수량은 약 5~6만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03년에는 약 3만대로 감소하였다. 이는 출생률의 하락, 여타 악기(관악기·현악기 등)에 대한 선호증가, 여가선용 수단의 다양화 등 수요측면의 영향과 IMF 경제위기와 최근의 경기침체라는 시장 외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이고, 특히 피아노 수요는 일반적인 내구재와 마찬가지로 경기에 비교적 민감하다고 분석된다.

〈표3〉 〈국내 UP 시장규모〉

(단위: 대)

본문내 포함된 표
연도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판매수량 141,966 145,670 118,317 101,772 58,049 71,233 69,949 51,609 50,384 29,910

② UP 시장은 피아노 전체시장 규모의 71.3%(2003년 매출액 기준)를 차지하는데, 경쟁구조는 사실상 영창악기와 원고 삼익악기의 복점체제로서 양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약 92%(2003년 매출액 기준, 판매대수 기준시 93%)이고, 야마하와 가와이 등 일부 일본산 제품이 10% 미만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UP 시장의 시장점유율은 〈표4-1〉, 〈표4-2〉와 같다.

〈표4-1〉 〈UP 시장현황(매출액 기준)〉

(단위 : 억 원, %)

본문내 포함된 표
구분 2002 2003 2004 상반기
매출액 점유율 매출액 점유율 매출액 점유율
영창악기 615 57.5 410 58.9 143 50.3
삼익악기 413 38.6 231 33.1 110 38.7
야마하 34.7 3.2 45 6.5 24.5 8.6
가와이 5.9 0.6 7.4 1.1 4.2 1.5
기타 1.2 0.1 3 0.4 2.5 0.9
1,069.8 100 696.4 100 284.2 100

〈표4-2〉 〈UP 시장현황(판매대수 기준)〉

(단위 : 대, %)

본문내 포함된 표
구분 2002 2003 2004 상반기
판매대수 점유율 판매대수 점유율 판매대수 점유율
영창악기 28,058 55.7 17,265 57.7 5,810 48.9
삼익악기 20,792 41.3 10,548 35.3 4,792 40.3
야마하 1,300 2.6 1,713 5.7 966 8.1
가와이 175 0.3 234 0.8 131 1.1
기타 59 0.1 150 0.5 183 1.6
50,384 100 29,910 100 11,882 100

③ GP 시장은 피아노 전체시장 규모의 약 13.4%(2003년 매출액 기준)를 차지하는데, 영창악기와 원고 삼익악기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64.4%(2003년 매출액 기준, 판매대수 기준시 75.6%)이고, 야마하와 가와이 등 일본산 제품이 약 3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GP 시장의 시장점유율 현황은 〈표5-1〉, 〈표5-2〉와 같다.

〈표5-1〉 〈GP 시장현황(매출액 기준)〉

(단위 : 억 원, %)

본문내 포함된 표
구분 2002 2003 2004 상반기
매출액 점유율 매출액 점유율 매출액 점유율
영창악기 62 47.0 50 38.3 19 29.9
삼익악기 48 36.5 34 26.1 19 29.9
야마하 10 7.6 25 19.1 14 22.0
가와이 9.8 7.4 18 13.8 11 17.3
기타 2 1.5 3.5 2.7 0.5 0.9
131.8 100 130.5 100 63.5 100

〈표5-2〉 〈GP 시장현황(판매대수 기준)〉

(단위 : 대, %)

본문내 포함된 표
구분 2002 2003 2004 상반기
판매대수 점유율 판매대수 점유율 판매대수 점유율
영창악기 939 48.8 700 43.4 256 34.2
삼익악기 792 41.1 519 32.2 261 34.9
야마하 90 4.7 203 12.6 133 17.8
가와이 75 3.9 150 9.3 86 11.5
기타 30 1.5 40 2.5 12 1.6
1,926 100 1,612 100 748 100

④ DP 시장은 피아노 전체시장 규모의 약 15.3%(2003년 매출액 기준)를 차지하고, 영창악기와 원고 삼익악기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63.4%(2003년 매출액 기준, 판매대수 기준시 72%)이며, 야마하와 가와이 등 일본산 제품이 약 3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DP 시장의 시장점유율 현황은 〈표6-1〉, 〈표6-2〉와 같다.

〈표6-1〉 〈DP 시장현황(매출액 기준)〉

(단위 : 억 원, %)

본문내 포함된 표
구분 2002 2003 2004 상반기
매출액 점유율 매출액 점유율 매출액 점유율
삼익악기 78 54.0 69 46.0 26 39.5
영창악기 34 23.6 7 17.4 15 22.8
커즈와일 - - 19
야마하 25 17.4 48 32.0 22.8 34.5
가와이 5.8 4.0 4.9 3.3 2.1 3.2
기타 1.5 1.0 2 1.3 - -
144.3 100 149.9 100 65.9 100

* (주)커즈와일은 영창악기의 100% 자회사로서 2003. 4. 영창악기에서 분사되어 DP부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표6-2〉 〈DP 시장현황(판매대수 기준)〉

(단위 : 대, %)

본문내 포함된 표
구분 2002 2003 2004 상반기
판매대수 점유율 판매대수 점유율 판매대수 점유율
삼익악기 13,622 66.5 12,385 56.3 4,732 46.6
영창악기 4,017 19.6 856 15.7 2,284 22.5
커즈와일 - - 2,597
야마하 2,000 9.8 5,254 23.9 2,840 28.0
가와이 637 3.1 594 2.7 304 2.9
기타 200 1.0 300 1.4 - -
20,476 100.0 21,986 100.0 10,160 100.0

㈐ 시장집중도

이 사건 기업결합 후 UP, GP, DP 시장에서 결합당사회사인 원고 등의 점유율(2003년 매출액 기준) 합계는 각각 92%, 64.4%, 63.4%로서 모두 1위이고, 2위와의 점유율 격차가 각각 85.5%p, 45.3%p, 31.4%p로서 모두 결합당사회사 점유율 합계의 25% 이상이므로 법 제7조 제4항 제1호 의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에 해당된다. 원고 등의 기업결합 후의 시장점유율을 정리하면 〈표7〉과 같다.

〈표7〉 〈기업결합 후 당사회사의 점유율(2003년말)〉

본문내 포함된 표
UP GP DP
92% 64.4% 63.4%
(2위 야마하 : 6.5%) (2위 야마하 : 19.1%) (2위 야마하 : 32%)

한편, 미국의 기업결합심사지침에서는 시장집중도의 기준으로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를 사용하고 있고 이는 시장에서 각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의 제곱의 합으로 산정하는데, 기업결합 후 HHI 지수가 1,800 이상인 경우를 고집중 시장으로 분류하고 고집중 시장에서 기업결합으로 인해 HHI 지수가 100 이상 증가하면 그 기업결합은 시장지배력을 창출 또는 강화하거나 그 행사를 용이하게 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 사건 기업결합의 경우 HHI 지수와 HHI 지수 증가분(△HHI)은 〈표8〉과 같으며, UP, GP, DP 시장 모두 미국 기업결합심사지침상의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에 해당됨을 알 수 있다.

〈표8〉 〈결합 후 HHI 지수와 △HHI〉

본문내 포함된 표
UP GP DP
HHI 8,507 4,709 5,056
△HHI 3,899 1,999 1,600

㈑ 해외경쟁의 도입수준

① 일본산 피아노에 관하여

최근 일본산 피아노의 시장점유율이 앞서 본 바와 같이 UP의 경우 3.8%(2002년)→7.6%(2003년)로, GP의 경우 15%(2002년)→32.9%(2003년)로, DP의 경우 21.4%(2002년)→35.3%(2003년)로 상당히 증가한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각 관련시장별로 일본산 피아노의 시장점유율(2003년 기준)을 살펴보면, 국내 전체 피아노 시장규모의 71.3%를 차지하여 대다수 소비자들이 거래하고 있으면서 가격인상 등 시장지배력 남용시 가장 큰 폐해가 발생할 수 있는 UP 시장의 경우 야마하, 가와이 등 일본산 피아노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아직 10% 미만으로 그 비중이 작음을 알 수 있다. 또한 GP 시장과 DP 시장에서는 일본산 피아노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각각 32.9%, 35.3%로서 비교적 높다고 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두 시장이 전체 피아노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3.4%, 15.3%로서 상당히 작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인하여 결합당사회사와 2위 사업자간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상당히 크다. 즉, GP 시장의 경우 결합당사회사의 점유율(64.4%)과 2위 사업자인 야마하의 시장점유율(19.1%)간의 점유율 격차가 45.3%p, DP 시장의 경우 결합당사회사의 점유율(63.4%)과 2위 사업자인 야마하의 시장점유율(32.0%)간의 점유율 격차가 31.4%p 발생한다.

또한 2003년과 2004년 상반기에 영창악기의 시장점유율이 감소한 데에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구조조정과정에서 발생한 대량 인원감축과 해외공정이전, 노사갈등, (주)커즈와일 분사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매출감소 등 일시적인 요소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요소는 오히려 향후 원가절감에 따른 비용조건의 개선효과로 영창악기의 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보인다.

그리고 갑 10호증, 을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일본산 피아노의 경우 대체로 국산 피아노보다 비싼 고품질, 고가상품으로 거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어 관련자들의 인식이나 주요 수요자층이 다르다고 할 것이므로 국산 피아노의 경쟁사업자가 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또 원고들은 가와이 피아노가 가격인하 등을 통하여 국내에 대량 진입할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갑 1,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국내법인인 (주)코스모스악기는 일본산 가와이 피아노 완제품을 수입하여 국내에 판매하면서 2003. 5.경 가격인하를 실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는 최근 국내 경기침체로 매출이 부진하자 실시하게 된 행사로서 일본 내에서는 실시하지 않는 행사이고, 야마하 피아노의 경우는 그와 같은 수준의 가격인하를 실시한 적이 없는 점, 가와이 피아노는 현재 일본에서 생산되어 완제품 형태로 국내에 수입되기 때문에 원가구조가 결합당사회사들보다 훨씬 높고, 국내에 현지법인을 두지 않고 수입판매회사를 통해 국내에 진출해 있기 때문에 운송·유통비용 등의 부담 외에 마케팅, 가격결정 등 경쟁요소 측면에서 기업결합 당사회사나 야마하 등 경쟁업체에 비해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가격인하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즉, 일본 피아노의 일부 가격인하는 일시적인 것으로서 이를 정상적인 가격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향후 이러한 가격수준으로 국내에서 원고 등과 지속적으로 경쟁을 할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하면, 일본산 피아노가 국내에서 원고 등의 독점력을 견제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중국산 피아노에 관하여

원고들은 향후 중국업체들이 가격경쟁력과 판로개척을 통하여 국내에 대량 진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인한 시장지배력을 견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므로 그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1호증, 을 2,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중국에서 피아노를 생산하고 있는 (주)세정악기의 경우 전체매출 중 국내 매출비중이 1.9%에 불과하고 국내 시장점유율은 1% 미만이며, 그 외에 중국업체들이 국내에 매출을 기록한 실적은 거의 없다. 중국 피아노 업체들은 대부분 소규모로서 내수판매에 그치고 있으며, 일부 규모가 큰 수출업체들도 대부분 미국·유럽 업체의 OEM(주문자상표에 의한 제작)을 수행하고 있어 고유브랜드로 세계시장에서 의미 있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 예를 들어, 위 세정악기의 경우 전체 매출 중 OEM 비중이 약 60%(2003년 기준)에 이르고 있다.

또한, 영창악기도 1993년부터 중국 천진에 공장을 설립하여 피아노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가사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 생산 피아노에 대해 선호가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영창악기가 중국업체에 비해서는 브랜드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업체 보다는 영창악기의 중국산 피아노를 선호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인다. 참고로 현재 영창악기의 국내 매출 중 중국산 비중은 4.3%에 불과하고, 원고 삼익악기도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두고 있는데 국내 매출 중 인도네시아산 비중은 10.8%에 불과하다. 이는 〈표9〉와 같다.

〈표9〉 〈결합당사회사, 세정악기의 외국산 매출비중 및 국내매출 비중〉

(단위 : 억 원)

본문내 포함된 표
영창악기 삼익악기 세정악기
국내매출 중국산 국내매출 인도네시아산 전체매출 국내매출
2003년 460 8 (1.7%) 264 26 (9.8%) 301 2.9 (1%)
2004년 상반기 162 7 (4.3%) 129 14 (10.8%) 155 3 (1.9%)

* GP 및 UP 기준, (주)세정악기는 2001. 5월 중국 청도에 공장을 설립

또한, 국내 최대의 피아노 상가인 낙원상가 내 점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다수의 업자들은 중국 피아노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 기술력·품질 낙후, 유통망 확보 곤란 등의 이유로 향후 5년 내에 국내에 본격 진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답변하였다.

③ 소결론

이상과 같이 일본산이나 중국산 피아노는 국산 피아노와 시장점유율 뿐만 아니라 가격, 품질, 브랜드 인지도(선호도), 유통망 확보정도 등에서 차이가 있는데다가, 기업결합 당사회사인 원고 등이 국내 시장을 수십년간 지배해오면서 형성한 배타적인 유통구조까지 고려하여 보면, 외국산 피아노가 이 사건 기업결합 이후에 국내 시장에서 결합당사회사의 시장지배력을 억제할 수 있는 유효한 해외경쟁요소로 보기는 아직은 미흡하다고 판단된다.

㈒ 신규진입 가능성

피아노시장의 신규진입에 특별한 법적, 제도적 장벽은 없으나, 국내 피아노 수요는 앞의 〈표3〉에서 알 수 있듯이 정체상태에 있고, 원고 등과 같은 생산시설을 갖추기 위하여는 수백억 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원고 등이 국내의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부품 생산기지를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해외로 전환하는 경향 등을 감안할 때, 국내 피아노 시장에의 신규진입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된다. 또한 피아노를 제외한 국내의 여타 악기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하므로 진입·퇴출에 소요되는 상당한 매몰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관련시장에 신속하게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유동적 진입자도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 유사품 및 인접시장의 존재

원고들은 중고피아노가 신품피아노의 경쟁 내지 대체상품으로서 의미 있는 인접시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결합당사회사인 원고 등이 신품피아노의 가격인상 등 시장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기업결합심사에서 인접시장을 고려하는 취지는 현재는 수요·공급 대체성이 없더라도 생산기술 또는 운송기술의 발달, 판매경로의 유사성 등으로 인해 향후에는 대체재로서 경쟁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갑 7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국내에서 신품피아노 시장과 별도로 중고피아노의 매입·수리·판매에 관한 유통시장이 상당한 규모로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는 있다.

그런데 중고피아노 시장은 내구재의 속성상 형성될 수밖에 없는 2차 시장으로서 기술개발의 가능성은 당연히 없으며, 중고피아노는 신품과 달리 판매장소가 특정지역에 밀집해 있는 등 판매경로도 다르므로, 향후에도 신품과 직접적으로 수요대체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인다.

또한 중고피아노가 신품피아노의 가격상승에 대해 경쟁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려면 신품피아노의 가격인상시 중고피아노로의 수요전환과 중고피아노의 공급량이 크게 증가하여 신품피아노의 가격인상을 억제할 수 있어야 할 것인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고피아노는 사업자가 공급량을 조절하기가 용이하지 않고, 중고피아노 가격은 신품의 가격에 연동하는 경향이 있으며, 구매결정요인이나 대표적 소비자도 구분되고(예를 들어, 100만 원대의 중고피아노가 아닌 200~300만 원대의 신품피아노 구입의사를 가진 소비자가 신품피아노 가격이 10~30만 원 올랐다고 해서 중고피아노로 구입의사를 쉽게 바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신품피아노의 영업전략 수립에 있어서도 중고피아노 시장이 고려되지 않고 있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중고피아노 시장이 신품피아노의 가격인상 등을 억제할 수 있는 요소로서 작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 경쟁사업자간의 공동행위의 가능성

국내 피아노 시장에서 종래 원고 삼익악기와 영창악기 두 회사가 치열하게 경쟁을 해온 결과 두 회사는 피아노의 가격 및 품질, 기타 영업전략 등이 유사하여 공동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외국 피아노의 경우 원고 등에 비하여 가격이 훨씬 비싸거나(일본산) 저렴하고(중국산), 국내 공장의 존재여부, 생산공장의 위치, 유통체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인해 원고 등과 수입 피아노 업체들 사이에 공동행위 가능성이 커지거나 작아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 종합판단

이 사건 기업결합의 결과 원고 등의 시장점유율의 합계는 UP, GP, DP 시장에서 모두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신규진입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해외경쟁의 도입가능성이나 인접시장의 경쟁압력 정도 역시 매우 작아 기업결합으로 인해 발생하는 독점력을 억제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 특히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인하여 국내의 양대 피아노 생산·판매업체는 사실상 독점화되고 직접적인 대체재 관계에 있던 두 제품이 하나의 회사 내에서 생산되고 판매되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 선택의 폭이 줄어들고 생산자 입장에서는 이를 이용하여 가격인상을 통한 이윤증대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이른바 단독효과(unilateral effect)가 발생할 수 있는 전형적인 경우라고 하겠다. 따라서 이 사건 기업결합은 관련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이다.

(4) 효율성증대를 위한 기업결합 여부

㈎ 일반론

법 제7조 제2항 제1호 에서 “당해 기업결합 외의 방법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효율성 증대효과가 경쟁제한으로 인한 폐해보다 큰 경우”를 예외인정사유로 규정한 취지는 기업결합으로 인해 사업자 수가 줄어들어 경쟁제한적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효율성 효과가 클 경우 기업결합 당사회사의 비용이 하락하여 가격인하나 생산량의 증대 등을 통해 경쟁구조가 보다 촉진되고 궁극적으로 국내 소비자의 이익이 증대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여기에서 효율성이란 기업으로 하여금 보다 적은 생산요소를 투입하여 보다 많거나 품질이 좋은 생산물을 만들어 내도록 하는 비용절감을 뜻하는 ‘생산적 효율성’을 말하고, 효율성 증대효과란 당해 기업결합 외의 방법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기업결합 특유의 효율성’을 의미한다. 또한 그 효율성 증대효과는 가까운 시일 내에 발생할 것이 명백하여야 하며, 이러한 효율성 효과의 입증책임은 기업결합 당사회사에게 있다.

㈏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기업결합 후 국내 및 해외 판매조직의 공동활용을 통한 매출증대 및 비용절감효과, 대량구매로 인한 비용절감효과, 디지털악기 사업관련 기술의 상호보완을 통한 생산효율성 증대효과, 중복적인 생산부문의 정리를 통한 생산성 제고 및 원가개선효과 등 총 338억 원의 효율성 증대효과가 발생하고, 또한 회계법인의 용역보고서(갑 4호증)에 의하면 효율성 증대효과는 생산공정 이전, 자재부문 통합 및 중복생산부문 정리 등을 통하여 약 200억 원에 이르는데 여기에서 기업결합에 의하지 아니하고도 발생할 수 있는 효율성 증대효과분 약 53억 원을 공제하더라도 기업결합 특유의 효율성 증대효과는 약 147억 원에 이르며, 그밖에 국내대리점 및 해외현지법인 통합효과, 디지털피아노 부문 결합효과, 중국과 유럽시장 진출효과, 영업·관리 및 생산부문의 통합운영으로 인한 비용절감효과 등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인한 효율성 증대효과는 경쟁제한으로 인한 폐해보다 훨씬 크다고 주장한다(원고들은 이 사건 소송에서는 위 연구보고서에 의한 효율성 증대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다음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 판단

① 생산공정 이전으로 인한 효과

원고들은 인도네시아 PTS에서는 피아노 케이스만을 특화생산하고, 중국의 천진영창악기 유한공사(이하 ‘YCP’라 한다)에서는 스켈톤, 액숀, 건반 등을 특화생산하며, 원고 등은 위 현지법인으로부터 주요부품을 조달하여 완제품을 제조하는 등 공정을 특화, 이전함으로써 약 107억 원의 비용절감 및 매출증대 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선, 매출증대효과는 그 자체로 비용구조를 개선하는 등 기업내부의 경제성을 향상시키는 것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효율성 증대효과로 인정할 수 없고, 다만 판매증대에 따라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생산의 효율성이 입증될 경우 그 비용절감부분을 효율성 증대효과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사의 다양한 피아노 부품을 다른 회사의 해외공장에서 생산하고 이를 매입하여 자사의 국내공장에서 완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이 실현가능한지 의문스러우며, 가사 가능하다 하더라도 국내외 공장별로 공정을 완전특화하는 것은 장기적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고 그에 따른 시설이전 및 구조조정비용 등도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데 원고 등은 이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으며(갑 11호증의 1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위 효과의 내용도 실현가능성이 적은 부분과 기업결합 특유의 효과가 아닌 부분(예컨대, 원고 삼익악기와 인도네시아 PTS 상호간, 영창악기와 YCP 상호간은 자체구조조정으로 해결가능한 부분이고, 인도네시아 PTS나 중국의 YCP의 매출증대효과는 국내에서의 효율성증대효과로 이어진다고 인정하기 어렵다)이 혼재되어 있어 대부분 효율성 증대효과로 인정하기 곤란하다. 또한 원고들은 이 사건 변론에서 위 효과의 액수에 관하여 구체적 주장을 하지 아니한 채 갑 4호증(용역보고서)만을 제출하고 있으나, 위 증거에 기재된 원가절감액 등의 산정은 기본적으로 원고들이 제시한 자료들을 토대로 한 것이어서 선뜻 신뢰하기 어렵고(이 점은 아래의 다른 항목에 관하여도 마찬가지이다),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② 자재부문 통합으로 인한 효과

원고들은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중국의 부품, 주물생산업체인 YCP와 천진영창강금주건 유한공사(이하 ‘YCF’라 한다)가 가동률을 60%에서 100%로 높일 수 있고, 원고 삼익악기는 위 업체들로부터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으므로, 원자재통합구매에 따라 구매단가가 인하되는 통합구매효과, 재고자산의 관리효율화로 보유재고가 감소되는 재고관리효과로 총 30억 원 가량의 효율성 증대효과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통합구매효과는 기본적으로 단순히 기업결합 당사회사의 협상력이 증가하여 구매단가가 내려가는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소득재분배에 불과하므로 경제전체의 효율성과는 관계가 없으나, 구매단가의 하락으로 인하여 구매물량이 증가할 경우 최종품 생산의 증가와 가격인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그 효율성 증대효과를 일부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효과의 구체적 정도에 대하여는 갑 4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충분한 증거가 없다. 또한 재고관리효과의 경우, 통상적으로 재고란 생산 및 판매과정에서 완제품이나 반제품의 일정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인하여 재고비율이 특별히 감소할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③ 중복부문 정리로 인한 효과

원고들은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생산공정이 최적의 생산기지로 이전되어 각 회사의 생산, 관리 및 영업부문에서 통폐합 등 조정이 생기고 중국과 인도네시아 현지공장의 가동률이 증가하게 되는바, 원고 삼익악기에 대한 자재공급을 주로 하면서 적자가 확대되고 있던 하얼빈공장은 적자를 탈피하게 되어, 종래 그 적자를 보전해 주던 원고 삼익악기가 10억 원 가량의 손실을 절감할 수 있고, 실제로 이 사건 기업결합 후인 2004. 7. 흑자로 전환되는 효과를 실현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갑 4호증, 11호증의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와 같은 효과가 기업결합의 특유의 효율성 증대효과라거나 단시일 내에 명백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그에 관한 구체적 주장 입증이 없다.

④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성증대효과

한편 원고들은 피아노 산업에는 규모의 경제가 있어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원고 등의 한계비용이 감소하여 피아노 가격에 5.8% 내지 7.1%의 하락요인이 발생하는데 이는 시장구조변화로 인한 가격인상요인을 상쇄하거나 초과하는 것이므로, 결국 피아노 가격은 인상되지 않으며 경쟁제한의 폐해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에 부합하는 증거인 갑 6호증(경제분석보고서)은, 피아노의 수요함수 추정결과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약 -9인데, 이 사건 기업결합 후 수요의 가격탄력성과 가격인상률 간의 관계에 따라 5.87%의 가격상승요인이 발생하는 한편, 피아노의 생산함수는 Cobb-Douglas 함수형태로 추정되는데 기업결합으로 인하여 한계비용이 감소하여 5.8~7.1%의 가격인하요인이 발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위 보고서 내용은 추세를 통제하지 않은 채 수요함수를 추정하여 수요탄력성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점, 수요함수 추정시 피아노 수요(Q)를 UP와 GP의 판매대수의 합으로 단순히 계산하는 등 종속변수를 자의적으로 설정한 점,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9라는 것은 예컨대 가격이 5% 내지 10% 오를 경우 소비자들은 수요를 45% 내지 90% 줄인다는 의미인데 이러한 결과는 상식적으로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규모의 경제 존재 여부 확인을 위하여 Cobb-Douglas 생산함수{Q=∫(K, L, T)}를 사용하고 있으나 이는 다양한 생산관계를 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원고 삼익악기와 영창악기는 자본집약도가 크게 다르므로 동일한 생산함수를 적용하기 곤란한 점, 기업결합으로 원고 삼익악기의 생산량이 영창악기의 생산량만큼 증가한다고 가정하고 있으나 반드시 그렇게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를 선뜻 믿기 어렵고, 달리 원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⑤ 기타

원고들은, 원고 등의 국내 대리점을 통합함으로써 판매관리비절감 및 매출증대 효과가 있다고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국내의 양사 대리점은 별도의 사업자로서 계약에 의하여 피아노를 공급받아 판매하며 자신의 비용으로 운영되는 점 등에 비추어, 대리점 통합에 따른 비용절감효과는 그 발생가능성과 정도가 불확실하고 또 일정한 효과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는 원칙적으로 대리점에 귀속되는 영역이므로 결합당사회사 내부의 비용구조 등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매출증대로 인한 효과가 생산적 효율성이나 기업결합 특유의 효과와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에 대하여도 구체적 주장입증이 없다.

또 원고들은 원고 삼익악기의 미국 현지법인인 Samick Music Co.와 영창악기의 미국 현지법인인 AND Music Co.를 통합 운영하는 과정에서 AND Music Co.의 인원을 45명에서 6명으로 감축함에 따라 급여, 사무실 임차료 등 비용절감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기업결합 후 현지법인의 인원을 45명에서 39명이나 감축하여 운영한다는 것은 기업결합 이전에 현지법인의 경영이 비효율적이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으로 위 비용절감효과 속에는 기업결합 특유의 효과와 경영개선효과가 섞여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 중 경영개선효과는 효율성 증대효과가 아니다. 또한 위 효과 중 기업결합 특유의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 현지법인에서 발생한 비용절감 효과가 국내의 원고 등의 비용구조에 영향을 미쳐서 국내 피아노 가격의 하락이나 생산량 증가 등을 통해 국내 피아노 시장의 경쟁구조를 보다 촉진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 등의 국내 대리점 또는 해외 현지법인 통합에 따른 비용절감이나 매출증대와 같은 사항들은 효율성 증대효과로 인정하기 곤란하다.

다음으로 원고들은, 영창악기의 중국 현지법인인 YCP가 해외유통망을 이용한 해외거래선 확대 및 원고 삼익악기의 관계사들에 대한 부품공급을 통하여 매출이 증가하고 고정비 감소로 인하여 전체적인 손익 및 이익률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주장 역시 기본적으로 중국시장에서의 비용절감 및 매출증대에 관한 사항으로서 국내 피아노 시장에서 원고 등의 비용구조에 영향을 미치거나 생산적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사항들이 아니고, 기업결합 특유의 효과라고 보기도 어려우며, 그 효과의 정도에 관하여도 구체적인 주장입증이 없으므로(갑 11호증의 3의 기재만으로는 부족하다),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원고들은 영창악기의 100% 자회사이자 DP 부문을 개발·판매하는 (주)커즈와일이 원고 삼익악기와 연구소를 통합운영하고 해외판매 유통망을 이용하게 되어 인원감축에 따른 노무비절감, 광고 등 판매관리비절감, 매출증대에 따른 이익증대 효과가 있고, 실제로 기업결합 후 적자폭이 감소되거나 흑자가 시현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주장내용의 실현가능성 여부, 규모 및 그 결과가 경영개선효과가 아닌 기업결합 특유의 효과라는 점 등에 대하여 갑 4호증, 11호증의 4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구체적인 입증이 없다{수출이 증대되거나 판매관리비가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대부분 해외시장에서의 매출증대 내지 해외법인의 비용절감효과로서 국내 DP 시장에서 원고 등이나 (주)커즈와일의 비용구조에 영향을 미치거나 경쟁구조를 촉진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보기 어렵다}.

⑥ 경쟁제한의 폐해에 관하여

기업결합으로 인한 효율성 증대효과가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피고는 통합구매효과 5억 5,200만 원과 공정이전으로 인한 비용절감효과 24억 9,400만 원의 합계 30억 4,600만 원 가량을 인정하고 있다), 그것이 경쟁제한으로 인한 폐해보다 크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인한 경쟁제한의 폐해에 대하여 살펴본다. 원고 삼익악기와 영창악기 등이 2001~2003년 사이 경쟁체제 하에서 UP 가격을 연평균 5~10% 정도 인상해 온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명백한 다툼이 없는바,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원고 등이 사실상 국내 독점기업이 되어 UP 가격을 10%(약 25만 원) 인상하고 피아노 판매대수를 최근 3년간의 통계에 비추어 30,000대라고 가정하더라도 소비자 폐해액은 약 75억 원에 달할 것이다. 이러한 가격인상폐해 이외에도, 기업결합후 경쟁의 감소로 인한 품질·서비스향상 노력의 해태, 판매량의 조절가능성, 경쟁압력이 없는 상태에서 비용상승시 비용최소화유인 부재로 인하여 그 이상의 소비자가격 인상가능성 등 독점적 폐해를 예상하여 보면, 경쟁제한으로 인한 폐해는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 소결론

원고들이 주장하는 효율성 효과는 대부분 반드시 이 사건 기업결합을 통해서만 실현가능한 기업결합 특유의 효과로 보기 어렵거나, 국내 시장의 경쟁구조나 국내 소비자 후생과 관련성이 없거나, 실현가능성이 불확실하므로 효율성 증대효과로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 사건 기업결합의 효율성 증대효과가 경쟁제한의 폐해보다 크다고 볼 만한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5) 회생불가회사와의 기업결합 해당 여부

㈎ 일반론

법 제7조 제2항 제2호 에 의하여 기업결합제한의 예외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상당기간 대차대조표상의 자본총계가 납입자본금보다 작은 상태에 있는 등 회생이 불가한 회사와의 기업결합”으로서, 법 시행령 제12조의4 의 “기업결합을 하지 아니하는 경우 회사의 생산설비 등이 당해 시장에서 계속 활용되기 어려운 경우( 제1호 )” 및 “당해 기업결합보다 경쟁제한성이 적은 다른 기업결합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경우( 제2호 )”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하고, 해당요건의 충족 여부는 당해 사업자가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 영창악기의 회생불가 상황 여부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12 내지 15호증, 을 4, 6,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즉, 영창악기의 최근 4년간 재무현황은 다음 면의 〈표10〉 기재와 같은바, 2003년에 이르러 누적된 당기 순손실분이 회계에 반영된 결과 자본총계가 납입자본금보다 작은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놓이게 되었고, 2002년부터 2003년까지 사이에 지급이자가 영업이익보다 크다.

영창악기는 2004. 8. 현재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금 492억 원과 원고 삼송공업으로부터의 차입금 23억 원이 있고, 이 중 신한은행 차입금 22억 원은 2004. 6. 말로 만기가 도래하였다. 또한 2003년 말 구조조정을 위하여 대규모 인원감축(약 260명)을 함에 따라 130억 원 가량의 퇴직금과 위로금 자금이 필요하였으나 이를 조달하지 못하고 있었다. 영창악기는 이 사건 기업결합 후인 2004. 9. 21. 부도가 나고 같은 해 10. 20. 인천지방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을 받았으며, 같은 해 10. 26. 상장폐지되기에 이르렀다.

〈표10〉 〈영창악기의 재무현황〉

(단위 : 억 원)

본문내 포함된 표
구분 납입자본금 자본총계 매출액 영업이익 지급이자 경상이익 당기순이익
2000 170 764 1,819 260 171 130 94
2001 266 848 1,459 171 156 △21 △21
2002 266 485 1,284 58 92 △316 △316
2003 266 191 740 △35 55 △293 △293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기업결합 당시 영창악기의 자금사정이 열악하였다고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한편, 이 사건 기업결합 당시 영창악기에 자금이 필요했던 직접적인 원인은 2003년 말 대규모 인원감축의 구조조정에 따른 것이므로 일시적인 자금부족으로서 이는 오히려 장기적으로 인건비절감 등 경영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보이는데다가, 갑 12호증의 2, 을 4, 17, 1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영창악기의 채권자인 한국외환은행은 영창악기의 경영정상화 여부 및 대출금 회수 가능성 등을 검토할 목적으로 제3의 평가기관인 삼정회계법인 및 삼정KPMG FAS Inc.에게 자산·부채 실사 및 청산가치산정, 경영정상화 가능성 검토에 관한 용역을 의뢰하였는데 그 용역보고서에 의하면 영창악기와 중국현지법인 모두 아래 〈표11〉과 같이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훨씬 크고, 향후 매출성장을 이루고 수익성을 개선하며 인건비감소를 토대로 흑자전환 및 경영정상화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 사실, 한국외환은행은 이를 근거로 영창악기에 대한 대출금 회수를 연기한 사실, 영창악기는 부동산매각, 신규차입, 유상증자, 구조조정, 관계사로부터의 현금유입 등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놓았다가 2004. 1.경 동양제철화학 주식회사(영창악기의 사외이사 소외 7의 부친이 그 회장이다. 이하 ‘동양제철’이라고만 한다)와 사이에 유상증자를 통하여 투자를 유치하기로 협의가 되어 있었는데 2004. 2.경 영창악기의 대표이사 소외 8의 제의에 의하여 원고 삼익악기와 투자협상을 하게 된 사실(원고들은 한국외환은행이 동양제철에 대하여 보증을 요구하는 바람에 투자가 무산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영창악기는 2004. 6. 감자 후 유상증자를 실시하여 2대 주주인 Transmedia Management(이하 ‘Transmedia’라 한다)가 증자에 참여할 계획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 삼익악기가 Transmedia의 동의 없이 영창악기의 브랜드를 매각하지 말 것과 상법상의 특별결의사항(예: 영업의 주요부분의 양도)으로 되어 있는 행위를 하지 말 것이라는 조건을 거부하는 바람에 감자와 유상증자가 모두 무산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표11〉 〈영창악기 및 계열회사의 계속가치, 청산가치 비교〉

(단위 : 억 원)

본문내 포함된 표
영창악기 YCP YCF
계속가치 275 396 63
청산가치 △435 81 11

또한 영창악기가 인천지방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을 받기는 하였으나, 위 회사가 2005. 7. 26. 정리계획안의 인가결정을 받은 사실(을 6호증)과 향후 법정관리를 통하여 재건에 성공할 경우에는 피아노시장에서 유력한 경쟁사업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회사정리절차가 진행중이라는 점만으로는 회생이 불가능한 회사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실제로 원고들도 모두 수년전 회사정리절차를 거쳐 재기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기업결합 당시 영창악기가 지급불능상태에 있었거나 가까운 시일 내에 지급불능의 상태에 이르러 회생이 불가한 회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 생산설비의 활용가능성

원고들은 국내 피아노시장의 수요 감소와 초과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이 사건 기업결합이 없다면 관련시장에서 영창악기는 퇴출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국내 피아노 시장규모는 앞의 〈표3〉에서 본 바와 같이 1998~2002년 기간 동안 5~7만대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다가 2003년에 약 3만대로 감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감소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내구재의 특성상 향후 경기가 회복될 경우 그 규모가 증가할 수 있다고 보인다(우리나라의 피아노시장은 현재의 규모도 외국과 비교하여 꽤 큰 편인데, 이는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 등과 관계가 있다고 보인다). 또한 갑 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전세계적인 피아노 시장규모는 비교적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 등의 시장규모는 오히려 점차 증가추세에 있는데, 〈표12〉에서 보는 것처럼 영창악기의 수출량도 상당한 사실, 영창악기는 1993년부터 중국에 2개의 공장을 설립·진출하여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2002년의 경우 중국시장에 약 9,400대의 판매실적을 거두고 있는 사실, 그리고 영창악기의 미국시장 수출량 및 시장점유율도 상당하여 〈표13〉과 같은 사실, 원고 등의 공장가동률은 〈표14〉와 같은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표12〉 〈결합당사회사의 내수 및 수출량(UP, GP, DP)〉

(단위 : 대)

본문내 포함된 표
삼익악기 영창악기
2002년 2003년 2002년 2003년
내수 35,206 23,452 33,014 21,418
수출(주 1) 24,270 24,005 22,288 14,455(주 2)

(주 1) 양사 해외현지법인의 자국내 판매량 포함

(주 2) 2003년 영창악기의 수출량이 감소한 것은 ‘사스’ 등의 영향으로 중국내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며, 2004년에는 증가추세에 있음.

〈표13〉 〈결합당사회사 및 일본업체의 미국시장 점유율(2003년)〉

(단위 : 대, %)

본문내 포함된 표
야마하 삼익악기 가와이 영창악기
GP 판매대수 8,500 5,200 3,750 3,800
(점유율) (23.9) (14.6) (10.5) (10.7)
UP 판매대수 8,000 7,800 4,900 4,500
(점유율) (15.5) (15.1) (9.5) (8.7)

〈표14〉 〈공장가동률〉

(단위 : %)

본문내 포함된 표
2000 2001 2002 2003 2004 상반기
삼익악기 GP 84.92 67.07 73.30 77.81 81.47
UP 80.39 72.53 76.22 71.37 78.18
영창악기 GP, UP 88.8 73.2 74.9 51.5 58.1
DP 73.0 67.3 62.3 - -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영창악기가 국내외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고 상당한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점, 근래 대규모 인원감축 및 피아노 선공정의 YCP 이전 등 구조조정을 사실상 완료하여 향후 제조원가 절감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외부평가기관이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영창악기가 관련시장에서 퇴출되고 말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또한 영창악기의 공장가동률이 2003년 이후 50% 대에 머무르고 있기는 하나, 이는 2003년에 구조조정 및 노사갈등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이고 2004년 상반기에는 다시 상승하는 추세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원고 삼익악기의 공장가동률도 증가추세에 있음을 고려하면, 특별히 영창악기만이 초과설비의 존재나 피아노 수요의 감소로 인해 ‘생산설비 등이 시장에서 계속 활용되기 어려운 경우’라고 보기는 곤란하다고 할 것이다(을 3호증의 기재에 의한 전문가의견은, 만약 초과생산능력이 있다면 개별설비매각, 파산을 통한 매각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 다른 기업결합의 가능성

원고들은 본인 외에는 영창악기를 인수할 제3자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영창악기의 구조조정 진행도,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 국내 1위의 시장점유율, 1993년부터 중국 천진에 공장을 설립하고 피아노를 생산하고 있어 원가경쟁력이 높고 중국시장에 일찍부터 진출해 온 점, 미국시장에서도 상당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점, 외부평가기관의 경영정상화 가능성 진단, 실제로 Transmedia나 동양제철이 영창악기에 대하여 증자참여 내지 인수를 제안했던 점 등을 감안하여 보면, 제3자 인수가능성이 없어서 이 사건 기업결합보다 덜 경쟁제한적인 기업결합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경우였다고 속단하기 어렵다(을 3호증에 의한 전문가의견도 원고 삼익악기 이외의 인수의향자에 대한 매각이나 파산으로 해결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고, 을 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제3의 기업들의 인수 움직임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6)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대하여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기업결합은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것으로서, 특별히 효율성 증대효과가 경쟁제한으로 인한 폐해보다 크거나 회생불가회사와의 기업결합이라는 예외사유를 갖추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려우므로, 허용될 수 없다.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법 제16조 제1항 은 공정거래위원회(피고)가 주식의 처분( 제2호 )이나 기타 법위반상태를 시정하기 위한 조치( 제8호 ) 등 시정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라 어떠한 시정조치를 명할 것인지에 관하여는 기본적으로 피고에게 비교적 넓은 재량이 부여되어 있다고 할 것인 점, 이미 실현된 기업결합에 대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결합전 상태로의 회복 조치를 취하는 것이 원칙인 점,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기업결합의 경쟁제한성의 정도가 심각하고 그로 인하여 예상되는 폐해도 결코 가볍지 않은 점, 원고들 주장과 같이 기업결합은 허용하되 경쟁제한의 폐해를 방지할 수 있는 영업방식 또는 영업범위의 제한을 부과하는 방법(예컨대 가격인상율의 제한 등)은 장래의 여건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고 경쟁제한으로 인한 각종 폐해를 시정하는 데에 한계가 있으며 또다른 역량의 낭비와 분쟁의 소지가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점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인한 법위반상태를 사후에 시정하기 위하여 [별지 1] 기재와 같이 원고들이 취득한 주식을 제3자에게 매각하도록 하고, 기업결합 과정에서 매입한 영창악기의 피아노 생산 관련 기계설비를 다시 영창악기에 반환하도록 하며, 그러한 시정명령의 이행내역을 피고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시정조치를 한 것은 적절하다고 보이고,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2, 3 목록 각 생략]

판사 이윤승(재판장) 이원범 문광섭

판사 이원범 전출로 서명날인 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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