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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6. 26.자 92마401 결정
[점유방해예방가처분][공1992.9.1.(927),2359]
AI 판결요지
가처분의 피보전권리는, 채무자가 소송과 관계없이 임의로 의무를 이행하거나 본안소송에서 피보전권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채무자가 의무를 이행한 때에 비로소 법률상 실현되는 것이어서, 채권자의 만족을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단행가처분의 집행에 의하여 피보전권리가 실현된 것과 마찬가지의 상태가 사실상 달성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임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므로, 피신청인이 신청인에게 이 사건 토지의 인도를 명하는 가처분결정을 받아 집행함으로써 이 사건 토지가 피신청인에게 인도되었다고 하더라도, 가처분신청사건에서는 그와 같은 잠정적인 이행상태의 실현은 고려함이 없이 이 사건 토지를 신청인이 점유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 가처분결정이 집행된 경우, 채무자가 그 집행에 의하여 생긴 효과를 배제하기 위하여, 가처분결정에 대한 이의의 신청 등 민사소송법에 규정된 불복신청이나 취소신청의 방법에 따라서 가처분결정이나 그 집행처분의 취소를 구하지 않고, 가처분결정과 내용이 서로 저촉되는 제2의 가처분결정을 받음으로써 사실상 선행 가처분결정을 폐지·변경하거나 그 집행을 배제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판시사항

가. 가처분의 피보전권리가 법률상 실현되는 시기와 단행가처분 집행의 경우

나. 갑이 을에 대하여 토지의 인도를 명하는 가처분결정을 받아 집행함으로써 그 토지가 갑에게 인도된 경우 그 후 위 토지에 대한 을의 점유를 방해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결정을 구하는 가처분신청사건에 있어 위 토지를 을이 점유하는 것으로 볼 것인지 여부(적극)

다. 가처분결정이 집행된 경우 채무자가 그 가처분결정과 내용이 서로 저촉되는 제2의 가처분결정을 받음으로써 사실상 선행 가처분결정을 폐지 변경하거나 그 집행을 배제하는 목적을 달성함의 허부(소극)

결정요지

가. 가처분의 피보전권리는, 채무자가 소송과 관계없이 임의로 의무를 이행하거나 본안소송에서 피보전권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채무자가 의무를 이행한 때에 비로소 법률상 실현되는 것이어서, 채권자의 만족을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단행가처분의 집행에 의하여 피보전권리가 실현된 것과 마찬가지의 상태가 사실상 달성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임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나. 갑이 을에 대하여 토지의 인도를 명하는 가처분결정을 받아 집행함으로써 그 토지가 갑에게 인도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후 위 토지에 대한 을의 점유를 방해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결정을 구하는 가처분신청사건에서는 그와 같은 잠정적인 이행상태의 실현은 고려함이 없이 위 토지를 을이 점유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 가처분결정이 집행된 경우, 채무자가 그 집행에 의하여 생긴 효과를 배제하기 위하여 가처분결정에 대한 이의의 신청 등 민사소송법에 규정된 불복신청이나 취소신청의 방법에 따라서 그 가처분결정이나 그 집행처분의 취소를 구하지 않고, 그 가처분결정과 내용이 서로 저촉되는 제2의 가처분결정을 받음으로써 사실상 선행 가처분결정을 폐지·변경하거나 그 집행을 배제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신청인, 재항고인

신청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병양

주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유

신청인 소송대리인의 재항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은, 신청인이 수년 전부터 신청취지기재 이 사건 토지(3필지의 일부)에 옥수수·깨·콩·파 등을 식재하여 재배해온 사실, 피신청인이 이 사건 가처분신청 직전에 이 사건 토지가 피신청인의 소유라고 주장하면서, 그 지상에 아파트를 건축하기 위하여 이 사건 토지 및 그 인접토지상에 건축자재를 적재하고 말뚝을 박는 등 건축공사를 준비하고 있었고, 이 사건 신청 직후 신청인이 이 사건 토지에 메밀을 파종하려다가 피신청인의 직원으로부터 저지당하여 서로 몸싸움을 벌인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신청 당시 신청인은 이 사건 토지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자로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권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고, 피신청인이 이 사건 토지와 그 연접 토지에 건축공사를 하기 위하여 건축자재 등을 쌓아 놓고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신청인의 점유를 방해할 가능성이 짙은 점은 인정되나, 한편 피신청인이 이 사건 가처분 신청서가 제출되기 전에 이미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4필지의 토지가 피신청인의 소유임을 앞세워, 위 토지 4필지의 인도청구권의 보전을 위하여 이 사건 토지 위에 식재된 농작물의 수거와 그 토지의 인도가처분 신청을 하여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이 1991.9.12. 그 신청을 받아들이는 가처분결정을 한 사실(같은 날 이 사건 가처분신청을 기각하였다), 피신청인이 위 가처분결정에 기하여 신청인에 대하여 이를 집행함으로써 이 사건 토지를 피신청인에게 인도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신청인이 새로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를 회복하였다는 점에 대한 소명이 없는바, 그렇다면 설사 제1심 결정 당시 신청인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방해예방청구권이 인정되고 또 보전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제1심 결정이 된 후 신청인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를 상실하였으므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신청인의 점유를 방해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결정을 구하는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결국 그 피보전권리의 부존재로 기각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신청인의 이 사건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제1심 결정을 유지하였다.

2. 그러나 가처분의 피보전권리는, 채무자가 소송과 관계없이 임의로 의무를 이행하거나 본안소송에서 피보전권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채무자가 의무를 이행한 때에 비로소 법률상 실현되는 것이어서, 채권자의 만족을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단행가처분의 집행에 의하여 피보전권리가 실현된 것과 마찬가지의 상태가 사실상 달성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임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므로, 피신청인이 신청인에게 이 사건토지의 인도를 명하는 가처분결정을 받아 집행함으로써 이 사건 토지가 피신청인에게 인도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가처분신청사건에서는 그와 같은 잠정적인 이행상태의 실현은 고려함이 없이 이 사건 토지를 신청인이 점유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판시한 바와 같은 이유만으로 신청인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를 상실하였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결정에는 토지의 인도를 명한 단행가처분의 집행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음이 소론과 같다.

3. 그러나 가처분결정이 집행된 경우, 채무자가 그 집행에 의하여 생긴 효과를 배제하기 위하여, 가처분결정에 대한 이의의 신청 등 민사소송법에 규정된 불복신청이나 취소신청의 방법에 따라서 그 가처분결정이나 그 집행처분의 취소를 구하지 않고, 그 가처분결정과 내용이 서로 저촉되는 제2의 가처분결정을 받음으로써 사실상 선행 가처분결정을 폐지·변경하거나 그 집행을 배제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 관계소명자료와 기록에 의하면, 피신청인이 받은 위 가처분결정은 이 사건 토지에 식재된 농작물을 수거하고 이 사건 토지를 피신청인에게 인도하라는 취지이고, 신청인이 이 사건에서 신청하고 있는 가처분은 피신청인이 이 사건 토지 위에 건물신축공사용 건자재를 적치하거나 기타 위 토지의 농작물경작을 방해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취지이어서, 이 사건 가처분은 이미 피신청인이 받아 집행한 위 가처분결정과 내용이 서로 저촉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결정에 위 2항에서 본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심이 신청인의 이 사건 가처분신청이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판단한 결론은 결국 정당하다고 볼 수밖에 없으므로, 원심이 저지른 위와 같은 위법이 결정에 영항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

4. 결국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므로 신청인의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최재호 김주한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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