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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2006. 9. 5. 선고 2005구합41150 판결
[유족보상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항소[각공2006.11.10.(39),2419]
판시사항

선박회사의 도장공인 망인이 발주자의 감독관을 접대하고 협력업체 직원 등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하여 마련된 1차 회식에 이어 감독관의 제의에 따른 2차 회식에 참석하였다가 망인의 귀가방향과는 전혀 무관하고 2차 회식장소에서는 약 48m 정도 되는 곳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경우,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선박회사의 도장공인 망인이 발주자의 감독관을 접대하고 협력업체 직원 등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하여 마련된 1차 회식에 이어 감독관의 제의에 따른 2차 회식에 참석하였다가 망인의 귀가방향과는 전혀 무관하고 2차 회식장소에서는 약 48m 정도 되는 곳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경우,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채웅외 1인)

피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06. 7. 18.

주문

1. 피고가 2005. 7. 5.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남편인 망 (이름 생략)(1966. 8. 30.생, 사망 당시 38세 6개월,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대우조선해양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서 도장 1팀 과장으로 재직하던 사람으로서 2005. 3. 21. 21:00경 팀장의 지시로 파트장인 소외 1의 주관하에 실시된 1차 회식에 이어 ‘빈 단란주점’에서 가진 2차 회식에 참석하여 여흥을 즐기던 중 2차 회식이 끝날 무렵 보이지 않다가 그 다음 날 회사 동료직원에 의해 회식장소에서 48m 정도 떨어진 골목길 안에 설치되어 있는 가정집 담장 너머 아래로 추락하여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고, 부검결과 망인은 복부손상에 의한 하대정맥파열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나. 이에 원고는 2005. 5. 11. 피고에게 망인이 소외 회사의 회식 중에 사망하여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05. 7. 5. 원고에게 회식비용은 팀의 운영비로 지출하였을 뿐 회식에 대한 품의서나 소외 회사가 지출한 경비가 없고, 참석 여부가 강제되지 아니하여 행사 중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일어난 재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05. 7. 26.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05. 9. 22. 기각되어 그 다음 날 그 결정문이 발송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3호증의 1 내지 6, 갑 4호증의 12, 갑 5호증의 1, 2, 3, 갑 6호증의 1, 2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망인은 도장 1팀장의 지시에 따라 파트장인 소외 1의 주관하에 선주 측의 감독관을 접대하고 아울러 실무책임자와 협력업체 직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하여 마련된 회식자리에 참석하였다가 다량의 술을 마신 상태에서 소변을 보고 집으로 전화도 걸기 위하여 빈 단란주점에서 나와 그곳에서 50m 떨어진 골목길 안으로 들어간 다음 소변을 보기 위하여 바지춤을 내리려고 하다가 1, 2차 회식에서 마신 술로 인해 몸의 중심을 잃고 높이 40~50㎝ 정도의 가정집 담장 너머 아래로 추락하는 바람에 사망하였는바, 선주 측의 감독관을 접대하기 위한 위 회식은 소외 회사의 업무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였던 점, 그 비용도 모두 소외 회사의 업무추진비로 보전되었던 점, 망인의 참석도 상사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졌던 점 등에 비추어 망인이 참석한 1, 2차 회식은 소외 회사의 업무수행의 하나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와 같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 사실

(1) 망인은 1992. 9. 29.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사망 당시인 2005. 3. 21. 소외 회사의 도장 1팀에서 과장 직책으로 선박의 내외부 도장업무를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2) 통상 선박 건조는 도크에서 선박골조를 만들어 엔진을 탑재하고 기타 부대시설을 설치한 후 내·외부 도장작업을 하는 순서로 진행되고, 그에 따라 선주 측은 공정별로 감독관을 파견하여 선박이 계약내용대로 건조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작업진행 속도를 점검하는데, 선박의 골조작업, 엔진탑재, 각종 시설물 등의 설치작업에 대하여는 설계도면대로 시공되었는지 검사하고 각종 측정기와 성능검사를 통해 선주가 요구하는 수준의 선박을 건조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지만 선박의 내·외부 도장작업은 주로 육안 검사를 통해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다른 공정에 대한 검사보다 감독관의 재량이 크게 작용하는 영역이어서 도장작업의 책임자는 가능한 한 선주 측의 감독관을 자주 만나 선주 측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여 이를 도장작업에 반영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육안으로 이루어지는 감독관의 검사를 원만히 통과하기 위해서는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3) 그에 따라 소외 회사의 도장 1팀장인 소외 2는 2005. 3. 21. 노르웨이 소속 선박회사인 베르게선(Bergesen)이 발주한 천연가스운반선인 LNG 2224호선의 주수탱크에 대한 도장작업을 마친 후 같은 달 26.경 있을 예정인 진수식에 대비하여 선주 측의 도장 감독관인 ‘올라브 요한 닐센(Olav Johan Nilsen)’과 나머지 도장작업(진수식 전 40%, 진수식 후 60%)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하여 그를 접대함과 아울러 도장작업에 참여한 소외 회사의 실무책임자와 협력업체 직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하여 회식자리를 마련하였으나 다른 선주와의 약속 때문에 참석할 수 없게 되자 도장 1팀 2 파트장인 소외 1에게 회식을 주관하도록 위임하였고, 소외 1은 망인을 비롯한 소외 회사의 직원인 소외 3과 소외 4 등에게 회식에 참여하도록 지시하였다.

(4) 이에 소외 1은 2005. 3. 21. 19:00경 소외 회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아니한 거제시 옥포동에 있는 ‘암소원’이라는 음식점에서 위 감독관을 비롯하여 망인, 소외 3, 4, 소외 회사의 품질관리관 소외 5, 페인트 메이커 소외 6, 소외 7 과장, 소외 8, 소외 9, 협력업체 소장 소외 10, 직장 소외 11 등 모두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감독관과 도장작업에 대한 의견 등을 교환하면서 술과 음식을 먹는 1차 회식을 하였다. 이때 망인은 2홉들이 소주 1병 정도를 마셨다.

(5) 이후 1차 회식의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자 위 감독관이 같은 날 21:00경 노래방에 가서 맥주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면서 재미있게 놀자고 제안하여 협력업체 소장 소외 10과 메이커 소외 6을 제외한 나머지 10명은 1차 회식장소에서 70~80m 정도 떨어진 ‘빈’이라는 단란주점으로 이동하여 룸에 앉아 맥주를 주문하여 먹으면서 도우미로 부른 아가씨 2명과 함께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2차 회식을 가졌는데, 이 과정에서 망인은 상당량의 맥주를 마셨다.

(6) 그런데 원고는 망인이 밤늦게까지 귀가하지 아니하자 걱정이 되어 2차 회식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같은 날 22:45경 망인의 휴대전화로 전화하여 망인과 통화를 하려고 하였으나 단란주점 내부의 시끄러운 음악소리 때문에 망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어 전화를 끊었는데, 망인은 그때부터 2차 회식장소에서 보이지 아니하였다.

(7) 이후 소외 1 등은 망인이 집으로 간 것으로 생각하고 망인을 찾지 아니한 채 같은 날 23:00경 2차 회식을 끝내고 헤어져 집으로 돌아갔으나, 그 다음 날인 2005. 3. 22. 망인이 출근하지 아니하자 원고에게 연락한 후 망인이 집에 들어오지 아니하였다는 말을 듣고 팀장의 지시에 따라 회식장소를 중심으로 망인을 찾아다니다가 같은 날 11:40경 빈 단란주점 근처의 골목길 안에 설치된 가정집 담장 너머 아래로 추락하여 담장에 등을 기댄 채 쪼그려 앉아 있는 상태로 사망한 망인을 발견하였다.

(8) 망인 등이 2차 회식을 한 빈 단란주점은 단층 건물로서 룸과 홀로 구분되어 모두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화장실은 건물 안에 있었다.

(9) 또한, 망인의 사체가 발견된 장소는 빈 단란주점에 바로 인접해 있는 ‘장어가 사람잡네’라는 상호의 식당 옆 골목길 입구에서 다시 안으로 들어간 곳에 설치되어 있는 가정집 담장 너머 아래의 바닥으로 빈 단란주점에서 골목길 입구까지는 약 25m 정도 되고, 다시 골목길 입구에서 추락지점까지는 23m 정도 되며, 끝쪽이 막혀 있고, 쓰레기 등이 널려 있었으며, 추락지점에 설치된 담장은 60㎝ 정도의 높이로 담장 너머 아래 바닥에서 담장 위까지는 180㎝ 정도 되고, 골목길 입구에서 추락지점까지는 높이 120㎝의 담장이 설치되어 있었으나 망인이 추락한 지점은 담장 높이가 갑자기 어른 무릎 정도 높이인 60㎝로 낮아지는 곳이어서 담장이 낮게 설치되어 있는 사실을 모른 채 소변을 보기 위하여 담장에 머리 등을 기대려고 할 경우에는 중심을 잃고 추락할 위험이 있는 곳이었고, 담장 너머 아래 바닥에는 망인이 추락할 때 복부 등이 부딪힌 것으로 보이는 파손된 철제 운동기구와 사다리가 놓여 있었으며, 담장 벽면에는 추락 직후 망인이 위로 올라가기 위하여 사다리를 가져다 대려고 노력한 흔적이 있었다. 이후 망인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부검에서 망인은 하대정맥파열로 사망하였고, 사망 당시 망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6%로 밝혀졌다.

(10) 한편, 소외 1은 1차 회식비용으로 나온 280,000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2차 회식비용으로 나온 320,000원을 자신의 신용카드로 결제하였다가 팀장 및 파트장의 각 업무추진비와 팀의 시상금으로 모아 놓은 팀의 운영비에서 전부 돌려받았고, 회식비 중 빈 단란주점에서 사용한 320,000원은 소외 회사의 분개전표에도 기재되어 있었다.

(11) 다른 한편, 망인이 당시 빈 단란주점에서 나와 집이 있는 거제시 능포동으로 가기 위해서는 왕복 4차선 도로를 횡단하여 반대편 쪽으로 건너간 다음 그곳에서 택시를 타야만 했고, 망인이 사망한 채로 발견된 골목길 안으로 들어갈 이유는 없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의 1 내지 5, 갑 2호증의 1 내지 6, 갑 4호증의 1 내지 11, 갑 5호증의 4 내지 13, 갑 7호증의 1 내지 11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소외 1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배척 증거] 갑 4호증의 5의 일부 기재

다. 판 단

(1) 위 인정 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이 참석한 1차 회식은 선주 측의 감독관을 접대함과 아울러 선박 건조를 성공리에 수행하고 있는 소외 회사의 실무책임자와 협력업체 직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하여 소외 회사의 도장 1팀장인 소외 2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졌고, 이후 2차 회식도 접대를 받은 선주 측의 감독관의 제의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선주 측 감독관을 접대하는 차원에서 회식을 주관하는 소외 회사의 소외 1로서는 이를 거절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2차 회식의 경비도 도장 1팀에서 관리하고 있는 업무추진비 등에서 지출된 점, 팀장의 지시에 따라 선주 측의 감독관을 접대하고 실무책임자와 협력업체 직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마련된 회식 자리에 과장직책을 맡고 있는 망인이 팀장 또는 파트장의 지시를 거부하고 불참하기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망인이 1차 회식은 물론 2차 회식에 참석한 행위는 사업주인 소외 회사가 지배하는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서 업무수행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2)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은 2차 회식의 막바지에 이르러 원고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은 직후 2차 회식장소에서 보이지 아니하다가 망인의 귀가방향과는 전혀 무관하고 2차 회식장소에서는 약 48m 정도 되는 곳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는바, 위와 같이 1, 2차 회식에서 망인이 마신 음주의 양과 주취의 정도, 빈 단란주점에서 추락한 장소까지의 거리, 추락한 장소의 위치, 2차 회식의 진행 정도, 망인이 보이지 아니한 시점, 망인의 직책, 빈 단란주점의 구조, 망인의 정상적인 귀갓길과 추락한 장소와의 방향관계 등 이 사건 변론과정에서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2차 회식장소인 빈 단란주점에서 나와 추락사를 한 장소까지 가게 된 것은 룸과 홀에서 모두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빈 단란주점의 구조상 시끄러운 음악소리 때문에 원고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제대로 받지 못하여 술도 깨고 아울러 원고로부터 걸려온 전화 내용도 확인하기 위하여 밖으로 나와 천천히 걷다가 때마침 마려운 소변을 보기 위하여 추락한 지점까지 걸어간 후 소변을 보기 위해 자세를 취하다가 1, 2차 회식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 0.16%에 이를 정도로 과음을 하여 취한 탓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바람에 중심을 잃고 추락한 것으로 추단되고, 달리 망인이 회식 장소에서 완전히 이탈하여 귀가 중에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으므로, 망인은 2차 회식에 참석하던 중 1, 2차 회식에서의 과음으로 인해 추락하여 사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3)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수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할 것임에도, 피고가 이와 달리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의환(재판장) 박창렬 박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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