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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7. 1. 20. 선고 86도2281, 86감도251 판결
[강도상해,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강도,특수강도,절도,강도음모,특수절도,강도강간,절도미수,보호감호][집35(1)형,593;공1987.3.15.(796),395]
판시사항

가.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진술만으로 범죄사실을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에 어긋난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나. 절도 내지 상습절도죄의 전력이 있는 자들이 하루 이틀 사이에 2, 3회의 강도범행에 가담한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4 제3항 소정의 상습강도범에 해당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진술만으로 범죄사실을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에 어긋난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4 제3항 소정의 상습강도범은 강도의 습벽이 있는 자가 그 습벽이 발현되어 다시 강도죄를 범한 경우에 성립되는 것이므로, 피고인들에게 절도 내지 상습절도죄의 전력이 있을 뿐 강도의 전력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 또 공범중 1인의 유혹에 빠져 하루 사이에 2회 또는 이틀 사이에 3회의 강도범행에 가담한 경우라면 피고인들에게 강도의 습벽이 있다거나 그 범행이 습벽의 발로로서 범하여진 것이라 할 수 없다.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 1 외 1인

피 고 인

피고인 3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들 및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최휴섭(피고인 5를 위한) 법무법인 한미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이태희, 유경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이하 피고인이라고만 한다) 1, 2 및 피고인 3, 4, 5 및 각 변호인들의 상고이유중 제1심판시 1(강도음모), 4(강도강간)의 범죄사실에 관한 채증법칙위배의 주장에 관하여 본다.

(1)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피고인들은 제1심 및 원심 공동피고인 과(이하 원심공동피고인이라 한다) 공모하여 1985.10.29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영동호텔에서 원심공동피고인과 피고인 2, 3이 모여 과거 원심공동피고인이 현대건설주식회사의 건설현장에서 운전사로 일을 한 경험이 있어 건설현장의 현금수송 과정을 잘알고 있는 점을 이용하여 국내건설현장의 대금수송차량을 습격하여 현금 등을 강취하기로 하고 그 대상을 현대건설 개포동 탄천하수처리공사장으로 정한후 범행가담자로 피고인 1, 4, 5를 끌어 들이고 범행방법은 칼을 준비하고 트럭과 승용차를 절취하여 현금수송차량이 강변도로상에 들어서면 위 절취한 트럭을 원심공동피고인이 운전하여 위 현금수송차량을 들이받고 그 틈을 이용하여 승용차에 타고 있던 나머지 피고인들이 현금 등을 싣고 가기로 한 후 같은해 11월 초순 일자미상경 서울 종로구 종로3가에 있는 에덴다방에서 원심공동피고인과 피고인 1, 4, 5 등이 모여 다시 위 계획을 확인하고 역할을 분담한 후 3회에 걸쳐 위 공사현장을 답사하며 위 공사현장의 거래 은행 현금수송경로등을 확인하여 강도를 음모하였다고 인정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경찰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 위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바, 위범행을 인정할 수 있는 증거는 피고인들과 함께 위 범행을 범하였다는 원심공동피고인 의 경찰이래 원심법정까지의 진술과 사법경찰관 작성의 검증조서뿐이다. 그런데 위 검증조서의 기재는 원심공동피고인의 강도음모에 대한 증거일뿐 피고인들이 동인과 함께 강도음모를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는 되지 아니한다. 결국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이 위 범행에 대한 유일한 증거인 셈이므로 동인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여부가 문제로 남는다.

원심공동피고인은 경찰 1회 신문시에 1985.11.초 마장동소재 상호불상의 다방에서 피고인 2, 3, 4와 함께 위 강도음모를 하고 11. 중순에 그들과 함께 현장을 1회 답사하였으나 그 뒤로는 간적이 없고 마음만 먹고 있다가 사람이 죽을 수도 있어 범행을 포기하였다고 진술하였고, 경찰 3회 신문시에는 같은해 11.초 마장동 소재 상호불상의 다방에서 피고인 2, 3, 5와 함께 위 강도음모를 하고, 이틀후 그들과 함께 종로3가 소재 에덴다방 근처에 있는 피고인 4를 찾아가 5인이 강도음모를 한 후 11.중순에 4명이 현장을 1회 답사하고 3일후 피고인 4와 함께 공사현장부근에 있는 은행을 확인하고 다시 3일후 피고인 5와 범행할 지점을 선정하였으며 범행대상을 현대건설주식회사 개포동 탄천하수처리장으로 삼은 이유는 그가 1979년에 신촌지하철공사장에서 일할때 함께 근무하던 송기택부장의 근무처를 현대건설에 전화로 문의하면서 제일 큰 공사장을 알아내었다고 진술하였다가 검찰에 송치된후 1회 신문시에 11.2 서울 종로3가 소재 에덴다방에서 피고인 1, 3, 4, 5와 함께 강도모의를 하고 그 날 피고인 2, 3과 현장답사를 한 후 11.4 피고인 4와 11. 중순에 피고인 1, 4, 5와 함께 3회에 걸쳐 답사하였다고 진술하였고, 6회 신문시에는 11.3 피고인 2와 현장답사하고, 11.5 피고인 2, 3과 현장을 답사하고 차량충돌지점을 선정한 후 4를 포섭하였다고 진술하였고, 10회신문시에는 1985.10.29에 처음 피고인 2, 3과 영동호텔에서 강도음모를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검찰에서 피고인 3과 대질신문할 때 11.2 피고인 2, 3과 강도모의후 피고인 3이 현대건설에 전화하여 공소외 송기택이 감독으로 일하는 공사장 위치를 확인한 후 공사현장에 가서 피고인 3이 식당사람과 경비원에게 월급지급일에 확인하였다고 진술하였고,피고인 2와 대질시에는 동 피고인이 골동품상을 가장하여 위 송기택에게 전화하여 현장위치를 알아낸 후 공사 현장에가서 동 피고인과 피고인 3이 경비원에게 인건비 및 하청대금지급일자를 물었다고 진술하였으며, 피고인 4와 대질시에는 11.4에 피고인 2, 4와 현장에가 범행할 위치를 확인하고, 11.12에 여러명이 함께 현장답사한 후 11.13에 피고인 5가 현장을 보고 싶다고 하여 피고인 1, 5와 현장을 답사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 피고인 1, 5와 대질시에는 피고인 1, 4, 5와 함께 현장을 답사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제1심 법정에서 피고인 2, 3과 강도음모를 하고, 피고인 3이 피고인 4 등을 포섭하기로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원심법정에서는 10.말에 피고인 2와 경남호텔에서 강도음모를 하고, 나머지 피고인들과도 모의하였으며 현장답사를 7, 8회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와 같은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은 강도음모를 최초에 한 일자,장소, 공범 및 음모의 경과, 범행대상 장소를 미리 답사한 회수, 그 당시에 동행한 공범에 관한 진술에 일관성이 없어 신빙성이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원심공동피고인이 경찰에 검거되기 전에 동인과 만나 피고인들의 범행을 제보받은 용산경찰서 경찰관 김윤찬의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원심공동피고인으로 부터 제1심판시의 나머지 범행의 공범인 피고인들의 범행사실과 피고인들을 검거할수 있도록 인상착의, 주소 등을 제보받았으나 위 강도음모에 관하여는 아무런 제보가 없었다는 것이고, 원심공동피고인이 1985.12.30 검거되기 전에 주간지인 주간중앙의 기자와 전화로 대담하면서 제1심판시 4 범행의 피해자인 의 감화를 받아 원심판시와 같은 강도음모의 실행에 착수하지 않은 듯이 말하고 동 내용이 크게 기사화 된 사실을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바 이에 미루어 원심공동피고인이 체포된 후 자신이 미화되어 기사화 된 위 범행에 관하여 과장되거나 허위의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위와 같이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만으로 피고인들이 모두 위 강도음모를 한 사실을 인정한 조처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였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2)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피고인 2, 3이 원심공동피고인과 합동하여, 1985.11.6. 01:00경 서울 강동구 잠실 백제고분로 앞길에서 공소외 피해자가 운전하고 가던 승용차를 세워놓고 소지하고 있던 칼을 들이대고 "돈을 내놓지 아니하면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하여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케 한 후 강취할 물건을 물색하였으나 마땅한 것이 없어 그 뜻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원심공동피고인이 그 자리를 잠시 떠난 사이에 피고인 2, 3은 공모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신고를 못하게 한다는 이유로 위 피고인들이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피해자의 옷을 벗긴 후 피고인 2, 3의 순서로 강제로 간음을 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피고인 2, 3은 위 강도강간 범행을 시종 부인하고 있는 마당에 제1심이 위 강도강간 범행을 유죄로 인정한 증거는 피해자 의 검찰 및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과 현장을 목격하였다는 원심공동피고인의 검찰 및 제1심법정에서의 진술뿐이므로 위 진술들의 신빙성 여부를 검토해 보기로 한다.

피해자인 는 피고인들이 체포된후 경찰 및 검찰에서 강도당한 사실만 진술하였고, 원심공동피고인이 그후에 체포된 후 검찰에서 처음 진술할 때에도 피해자 자신이 강도당한 사실만을 진술하였고 강간당하였다고는 전혀 진술한 일이 없는데 검사가 신문마지막에 강도당할 때 젊은 처녀로서 강간을 당한 사실이 있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사생활에 관련되는 문제라서 진술을 하지 않겠다고 답한 후 같은날 2회 신문시에 차안에서 피고인 2가 칼을 들고 위협하면서 옷을 벗긴후 강간하고 이어 피고인 3이 순차 강간하였다고 하면서 당시 원심공동피고인은 잠깐 내렸다가 담배를 피우고 피고인 3이 강간하는 도중에 돌아와서 그런일을 당하는 것을 보고 화를 내어 위 피고인들과 싸웠다고 진술하였고, 제1심법정에서는 그때 운전석에 탄 사람은 내리고 피고인 2와 3이 남아 바지와 팬티를 벗으라고 하여 셋이 모두 벗었고 원심공동피고인은 그녀가 버린 소지품을 주워서 증거를 없애려고 10여분간 자동차를 떠났다고 진술하였다. 그리고 강간현장을 목격하였다는 원심공동피고인은 피해자가 강간당하였다는 진술을 하기 전인 검찰 2회 신문시 피고인 2가 피해자의 옷을 벗기려고 옷을 잡은 것같아 그렇게 못하게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피해자가 강간당하였다고 진술한 날에 비로소 피해자의 돈을 뺏은 후 차량에서 약 200미터 떨어진 곳에서 경찰차의 해드라이트 같은 것이 번쩍여 추격하는 것같아 피고인 2에게 말하니 뛰어가서 보고 오라고 하여 그 부근에 갔다오니 경찰차가 다른 방향으로 가버려 차량으로 돌아와 차문을 여니 피해자와 피고인 2, 3이 모두 옷을 벗고 있는데 피고인 2는 피해자의 몸을 만지고 있었고, 피고인 3은 이미 성교를 끝냈는지 바지를 끌어 올리고 있어 강간까지 하였느냐고 질책하며 공범들과 싸웠다고 진술하고, 제1심 법정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면서 경찰차를 확인하기 위하여 20여분간 차량에서 떠나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위 진술들을 살펴보면, 피해자 는 피고인 2, 3의 순서로 강간하였다는 것이고, 원심공동피고인은 반대로 피고인 3이 강간하였고, 그후 피고인 2는 강간을 하려다가 동인의 제지로 강간하지 못하였다는 내용이어서 그 진술이 일치하지 아니하고, 당시 원심공동피고인이 경찰차가 추격해 오는 것 같아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차를 떠났다는 것인데 그러한 경우 추격 당할 처지의 범인들로서는 우선 도주하려고 하는 것이 순서이지 경찰차를 확인하러 뛰어갔다 온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우며, 공범의 한 사람이 200미터 떨어진 곳의 경찰차를 확인하러간 긴장된 상태에서 나머지 범인들이 차안에서 강간을시도한다는 것도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고 200미터 거리를 뛰어 갔다오는 사이에 반항하는 피해자를 한사람이 강간을 끝내었다는 것은 시간상으로도 쉽사리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위 범행후 피해자가 원심공동피고인의 자수를 권유하면서 피해자의 집에서 7일간 자게 하고 그의 부모에게도 소개시켰으며 그의 어머니집에서 8일간 숙식케 하였음을 엿볼 수 있는데 이는 강도를 당하고 공범들로부터 강간까지 당한 피해자와 범인과의 관계로서는 매우 이례에 속하는 일이라 하겠거니와 피해자의 출생년도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였다는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도 허위로 밝혀져 위 강간 부분에 관한 피해자와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은 모두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아니할 수 없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위와 같이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피해자,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만으로 피고인 2, 3이 피해자를 강간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여 유죄판결을 한 조처는 채증법칙에 어긋나는 것이라 할 것이다.

2. 피고인 4와 피고인 5의 변호인의 상고이유중 상습강도범의 법리오해에 관한 주장과 직권으로 피고인 1, 2에 대한 상습강도죄의 성립여부에 관하여 아울러 판단한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피고인 1에 대하여 이틀 사이의 2회의 강도죄와 1회의 강도상해죄를, 피고인 2에 대하여 이틀 사이의 2회의 강도죄와 1회의 강도강간죄를, 피고인 3에 대하여 이틀 사이의 2회의 강도죄와 1회의 강도강간죄를, 피고인 4에 대하여 이틀사이의 2회의 강도죄와 1회의 강도상해죄를, 피고인 5에 대하여 하루사이의 1회의 강도죄와 1회의 강도상해죄를 각 유죄로 인정한후 강도죄에 관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4 제3항 의 상습강도죄에 문의하고 있다.

그러나 위 법률에 규정한 상습강도범은 강도의 습벽이 있는 자가 그 습벽이 발현되어 다시 강도죄를 범한 경우에 성립되는 것인데 제1심판결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들에게는 절도 내지는 상습절도죄의 전력이 있을뿐 기록을 살펴보아도 강도의 전력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피고인 2에게 준강도죄의 전과가 있을 뿐이다) 피고인들이 제1심판시와 같이 강도범행을 저지른 것은 원심공동피고인의 유혹에 빠져 하루 혹은 이틀사이에 범행에 가담하였음을 인정할 수있고 피고인들에게 강도의 습벽이 있다거나 그 범행이 습벽의 발로로서 범하여진 것이라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위 피고인들에게 상습강도죄의 죄책을 문의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였거나 상습범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제1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고, 상습범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으므로 위 범죄들과 제1심판시의 나머지 범죄들을 경합범으로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은 다른 상고이유를 판단할 필요도 없이 모두 파기를 면치 못한다.

이에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고자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기승(재판장) 김형기 김달식 박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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