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92. 9. 14. 선고 92다1162 판결
[토지명도등][공1992.11.1.(931),2861]
판시사항

가. 도시계획결정고시로 말미암아 토지 소유자가 토지를 사실상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되자 인근의 다른 토지들을 분할매각한 결과 그 토지가 주민들의 사실상의 통행로로 사용되기에 이른 경우 소유자가 토지를 도로로 제공하였다거나 사용수익을 포기하였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나. 계쟁토지가 도로예정지로 지정된 것을 알고 토지를 매수하여 계쟁토지외의 나머지 토지를 매도하였고, 계쟁토지가 사실상 도로로 사용되어 나머지 토지의 효용 증대에 기여하고 있는 점등에 비추어 계쟁토지 소유자가 사용수익권을 포기하고 주민 등에게 토지를 무상통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한 사례

다. 도시계획법에 의하여 설치된 도로가 도로법 제10조 의 규정에 의하여 도로법의 규정이 준용되기 위한 요건

라. 도시계획법 제4조 제1항 의 규정이 사실상 도로 소유자의 토지인도청구를 배척할 근거가 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도시계획결정의 고시로 말미암아 도시계획법 제4조 등의 규정에 의하여 토지에 대한 건축허가 등이 규제되고 토지 소유자로서는 그 토지를 사실상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됨으로써 인근의 다른 토지들을 처분하기 위한 방편으로 그 토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토지를 분할 매각한 결과 그 토지가 인근 주민들의 사실상의 통행로로 사용되기에 이른 경우에는, 토지의 사실상의 이용 또는 분할매각의 사실만으로 바로 소유자가 그 토지를 도로로 제공하였다거나 소유자로서의 사용수익을 포기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 갑이 당초 계쟁토지가 도로예정지로 지정되어 있는 것을 알고 그 분할전 토지를 매수하여 3년 간 보유하다가 계쟁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를 매도하였고, 도로예정지로 지정된 계쟁토지가 사실상 도로로 사용됨으로써 나머지 토지들의 효용 증대에 기여하고 있음이 뚜렷하며, 갑이 위 토지를 매도할때 장차 매수인이 원하는 방법에 따라 토지분할 및 형질변경신청을 하기로 약정하였고, 그 후 위 토지가 분할된 결과 나머지 토지들의 일부는 계쟁토지를 제외하고는 공로로 통하는 통행로가 없게 되었다면, 갑은 계쟁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를 매도하면서 매수인이 원하는 방법에 따라 매매대상토지를 분할하여 주기로 약정한 때에, 또는 적어도 위 약정에 따라 갑이 매도토지 중 상당부분이 계쟁토지를 제외하고는 공로로 통하는 통행로가 없는 방법으로 분할신청을 하였을 때에 계쟁토지에 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하고 토지의 매수인들 및 주민들에게 계쟁토지를 무상으로 통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한 사례.

다. 도로법시행령 제10조의2 소정의 도시계획법에 의한 도시계획사업으로 설치된 도로로서 도로법 제10조 의 규정에 의하여 도로법의 규정이 준용되기 위하여는 도시계획사업실시계획의 인가 고시와 수용 사용대상토지에 대한토지조서 작성의 절차가 이루어져야 한다.

라. 도시계획법 제4조 제1항 은 도시계획구역 안에서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재식 또는 토석의 채취, 건축물의 신축, 개축, 증축과 대통령령이 정하는 물건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간 이상 쌓아 놓는 행위, 대통령령이 정하는 토지분할 등의 행위를 하고자 하는 자는 시장, 군수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였는바, 이는 도시계획구역 안에서의 소유권 행사에 관하여 시장, 군수의 허가를 받아야 할 구체적 사항을 열거하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위 규정이 사실상 도로 소유자의 토지인도청구를 배척할 직접적인 근거가 된다고 할 수 없다.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종근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수원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인화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를 보면 대강 다음과 같다. 원고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는 수원시 권선구 (주소 1 생략) 도로 306 평방미터(이 사건 토지)는 원래 분할전의 위 (주소 2 생략) 답 2074 평방미터의 일부로서 지목이 답이었고 실제로도 밭작물을 경작하고 있던 토지였는데, 피고가 1975.2.26. 경기도 고시 제74호로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그 일대의 토지에 대하여 도시계획상 도로예정지 지정 및 지적승인의 고시를 한 사실, 원고는 1982.12. 경 분할전의 위 (주소 2 생략) 답 2074 평방미터를 매수하여 소유해 오던 중 1985.11.8. 소외 1에게 위 토지 중 도로예정지로 지정되어 있던 이 사건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를 매도한 사실, 당시 위 소외 1은 원고에게 위 매수부분을 분할하여 택지로 조성하여 10여명에게 분양하려고 하는데 취득세, 양도소득세 등 세금 부담문제가 있으므로 자신이 비용을 부담하겠으니 원고의 명의로 형질변경, 분할절차 등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하여 줄 것과 중간생략등기의 방법으로 원고로부터 직접 수분양자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원고가 이를 허락하여 매매계약서상의 매수인 명의도 소외 2 외 11인으로 표시하였으며, 특약사항으로 매도인은 매수인이 원하는 바에 따라 형질변경, 분할신고를 하여 토지거래신고까지 필하되 모든 비용은 매수인이 부담하도록 한 사실, 이에 따라 위 소외 1은 1985.12.2. 원고의 명의로 위 (주소 2 생략) 답 2,074 평방미터를 (주소 2 생략)답 1,732 평방미터, (주소 1 생략) 답 306 평방미터, (주소 3 생략) 답 36 평방미터로 분할하는 신청을 하였고, 이에 따라 12.4. 위와 같은 토지분할이 있게 되었으며, 12.5. 원고의 신청에 따라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도로로 변경된 사실, 1986.1.9. 위와 같이 분할되어진 (주소 2 생략) 답 1,732 평방미터를 원고명의의신청에 따라 다시 (주소 2 생략) 답 133 평방미터, (주소 4 생략) 답 135 평방미터 등 13필지로 분할되고, 그 후 위 15필지의 토지 중 이 사건 토지와 (주소 5 생략) 토지(1987.4.17. 지목이 도로로 변경)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에 대하여 원고로부터 직접 수분양자들에게 각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 한편 피고는 이사건 토지에 대하여 위와 같이 지적승인 및 고시만 하고 도시계획법상 그 이후의 절차인 도시계획실시인가 및 고시 등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가 위와같은 경위로 이 사건 토지가 분할되고 지목이 도로로 변경되어 원고로부터 분할되기 전의 (주소 2 생략) 토지를 위 소외 1을 거쳐서 매수한 매수인들 및 이 사건토지에 인접한 다른 토지상의 거주자들이 간선도로로 통하는 통행로로 사용하게 되자 그 무렵 이 사건 토지를 콘크리트로 포장하는 공사를 시행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인정을 한 다음, 원고가 이 사건 토지의 사용수익을 포기하는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명의로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을 도로로 변경하여 줄 것을 신청한 것만으로 원고가 위 토지를 도로로 무상제공하였다거나 소유자로서의 사용수익을 포기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하여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하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임료상당의 부당이득금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도시계획결정의 고시로 말미암아 도시계획법 제4조 등의 규정에 의하여 그토지에 대한 건축허가 등이 규제되고 토지소유자로서는 그 토지를 사실상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됨으로써 다른 토지들을 처분하기 위한 방편으로 그 토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토지를 분할 매각한 결과 그 토지가 인근주민들의 사실상의 통행로로 사용되기에 이른 경우에는, 토지의 사실상의 이용 또는 분할 매각의 사실만으로 바로 소유자가 그 토지를 도로로 제공하였다거나 소유자로서의 사용수익을 포기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은 원심이 판시한 대로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는 원심판시와 같은 결론을 시인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 이 사건 토지는 1975.2.26. 도시계획상 도로예정지로 지정되고 지적승인의 고시가 있었으며, 원고는 1982. 12. 경 이 사건 토지의 분할전 토지를 매수하여 1985.11.8. 분할전 토지 중 이 사건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를 매도하였다는 것이므로, 원고는 당초 이 사건 토지가 도로예정지로 지정되어있는 것을 알고 분할전 토지를 매수하여 약 3년간 보유하다가 처분한 점, 도로예정지로 지정된 이 사건 토지가 사실상 도로로 사용됨으로써 나머지 토지들의 효용증대에 기여하고 있음이 뚜렷하다고 할 수 있으며, 원고는 위 토지를 매도할 때 장차 매수인이 원하는 방법에 따라 토지분할 및 형질변경신청을하기로 약정(갑 제3호증)한 점, 그 후 위 토지가 분할된 결과, 나머지 토지들의 일부(제1심 감정서의 도면 및 피고 상고이유서에 첨부된 도면 중 (주소 6 생략) 내지 (주소 7 생략) 등 8필지)는 이 사건 토지를 제외하고는 공로로 통하는 통행로가 없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이 사건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를 매도하면서 매수인이 원하는 방법에 따라 매매대상토지를 분할하여 주기로 약정한 때에, 또는 적어도 위 약정에 따라 원고가매도토지 중 상당부분이 이 사건 토지를 제외하고는 공로로 통하는 통행로가 없는 방법으로 분할신청을 하였을 때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하고 위 매수토지의 매수인들 및 주민들에게 위 토지를 무상으로 통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원고소유 토지가 매각될 때 체결된 분할약정의 내용과 경위, 분할된 토지들에 대한 사실상 통행로의 성상 등을 면밀히 심리하여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택지로부터 공로로 이를 수 있는 통행로로 제공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이사건 토지에 관한 사용수익권의 포기를 인정할 수 없다고 단정한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배나 부당이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있다.

2.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토지인도청구에 대하여, 도로법 제5조 , 동 시행령 제10조의 2 의 규정내용과 도시계획법 제4조 의 규정에 비추어, 도시계획결정에 의하여 도로예정지로 지정되고 이에 대한 지적승인고시가 이루어졌으며 그 후 도로가 개설되어 현재까지 도로부지로 사용되고 있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원고는 그 소유권을 행사하여 피고에게 인도를 구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요컨대 원심은 원고의 토지인도청구를 배척한 근거로서 위 법령의 규정을 들고 있는 취지로 보이는 바, 우선 도로법 제5조 는 도로를 구성하는 부지, 지벽, 기타의 물건에 대하여서는 사권을 행사할 수 없고, 다만 소유권을 이전하거나 저당권을 설정함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라고 규정하고, 제10조 는 이 법의규정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제2조 의 규정에 의한 도로 이외의 도로에 준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 시행령 제10조의 2 법 제5조 의규정은 법 제10조 의 규정에 의하여 도시계획법에 의한 도시계획사업으로 설치된 도로에 이를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우선 이 사건 토지가 위 시행령 소정의 도시계획법에 의한 도시계획사업으로 설치된 도로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도로법 시행령 제10조의 2 소정의 도시계획법에 의한 도시계획사업으로 설치된 도로로서 도로법 제10조 의 규정에 의하여 도로법의 규정이 준용되기 위하여는 도시계획사업실시계획의 인가, 고시와 수용, 사용대상토지에 대한 토지조서작성의 절차가 이루어져야 한다고할 것인 바 ( 당원 1974.4.9. 선고 72다787 판결 ; 1977.4.26. 선고 76다1836 판결 참조), 이 사건 토지는 1975.2.26. 도시계획상 도로예정지 지정및 지적승인의 고시가 있었으나 그 이후의 절차인 도시계획사업 실시계획인가및 고시 등의 조치는 이루어지지 아니한 상태이므로 결국 위 토지는 위 시행령 소정의 도시계획사업으로 설치된 도로로 볼 수 없는 것이다.

다음 도시계획법 제4조(1991. 12. 14. 개정법률은 개정전의 “도시계획결정, 고시가 있은 후에는” 이라는 부분을 삭제하였다) 는 도시계획 구역안에서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재식 또는 토석의 채취, 건축물의 신축, 개축, 증축과 대통령령이 정하는 물건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간 이상 쌓아 놓는 행위, 대통령령이 정하는 토지분할 등의 행위를 하고자 하는 자는 시장, 군수의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였는 바, 이는 도시계획구역안에서의 소유권행사에 관하여 시장, 군수의 허가를 받아야 할 구체적 사항을 열거하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도시계획법 제4조 의 규정도 원고의 토지인도청구를 배척할 직접적인 근거가 된다고 할 수 없다. 그 밖에 원고의 토지인도청구를 배척하는 근거를 밝히고 있지 않다.

이와 같이 원심은 원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사용수익권의 포기를 인정하지 아니하고 다른 이유로 위 토지에 대한 인도청구를 기각하면서 이유를 명시하지 아니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며 나아가 도로법 제5조 등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범한 것이라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 있다.

이와 같이 원고와 피고의 상고논지는 이유 있으므로 각 다른 점에 대한 판단을 거칠 것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박우동 김상원 박만호

arrow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1.12.4.선고 91나37241
참조조문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