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B 신도로서 종교적 양심에 따라 현역 입영을 거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유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처벌의 예외사유로 규정한 ‘정당한 사유’라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양심의 자유가 헌법에 의하여 보장된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병역의무 이행을 거부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헌법 제19조). 여기에서의 양심은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로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이다.
즉, ‘양심상의 결정’이란, 구체적인 상황에서 개인이 자신을 구속하고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양심상의 심각한 갈등이 없이는 그에 반하여 행동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양심의 자유는 인격의 기초가 되는 양심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모든 정신활동의 자유의 전제가 되는 기본권이다.
개인적 자유의 시초라고 일컬어지는 이러한 양심의 자유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유지와 개인의 자유로운 인격발현을 위해 개인의 윤리적 정체성을 보장하는 기능을 담당하므로(헌법재판소 2002. 4. 25. 선고 98헌마425 전원재판부 결정), 양심의 자유는 우리 헌법의 기본이념인 인간의 존엄과 가치와 직결된다.
나. 한편, 헌법상 보호되는 ‘양심’은 사회구성원 다수의 생각이나 가치관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상 개인적 현상으로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양심은 그 대상, 내용, 동기에 의하여 판단될 수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