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30941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공1992.6.15.(922),1701]
판시사항

부 소유의 부동산을 부 몰래 제3자 앞으로 명의신탁하였다가 부의 사망으로 공동상속인이 된 자가 그 명의수탁자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 받은 자에 대하여 그 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것이 금반언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갑이 부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부의 생전에 자신의 단독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의도로 그 등기방법을 을과 상의하다가 을이 일단 자기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가 이를 넘겨 가라는 권유를 하여 부의 인감도장을 가지고 나와 을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을이 이를 기화로 다시 병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준 경우 갑이 부 몰래 을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준 행위가 명의신탁계약의 무권대리행위로 법률상 평가될 수 있더라도 을이 그 대리권 없음을 알았다고 보여 위 명의신탁계약은 갑의 부에 대한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갑에 대한 관계에서도 아무런 효력을 발생할 수 없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갑이 그 후 부의 권리의무를 상속받았다고 하여 을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가 갑의 상속분 범위 내에서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고, 원인무효인 을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데 대하여 갑에게도 책임이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고 하겠지만, 갑이 원인무효인 그 등기를 기초로 하여 경료된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것이 곧바로 금반언의 법칙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5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홍우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종준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피고 1의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달식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한 판단.

원심은, 1987.6.2. 사망한 망 소외인의 장남인 원고 1이 위 망인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중병으로 앓고 있던 위 망인의 생전에 자신의 단독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의도로 그 등기 방법을 피고 2와 상의하다가 피고 2가 일단 자기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가 다시 위 원고 앞으로 이전등기를 넘겨 가라는 권유를 하자 이에 따르기로 하고, 1986.1. 위 망인 몰래 그의 인감도장을 가지고 나와 이를 이용하여 위 망인의 명의로부터 피고 2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피고 2가 이를 기화로 다시 피고 1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준 사실 을 인정하였는바, 원심의 이와 같은 인정판단은, 원심판결이 설시한 증거관계에 비추어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그 과정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논지는 결국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판단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2. 같은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한 판단.

소론은 요컨대, 피고 2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위 망인의 무권대리행위자인 원고 1과 피고 2 사이의 명의신탁계약에 의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 명의의 위 등기들이 위 망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무효라고 하더라도, 위 망인이 사망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부동산을 상속한 이상, 원고 1이 자신의 상속분에 관하여서까지 명의수탁자인 피고 2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피고 1에게 그 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것은 금반언(금반언)의 법칙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고 1이 피고 2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준 행위가, 소론과 같이 명의신탁계약의 무권대리행위로 법률상 평가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행위를 하게 된 경위에 관한 원심의 판단내용에 비추어 볼 때, 피고 2가 그 대리권 없음을 알았다고 보여 위 명의신탁계약은 위 망인에 대한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원고 1에 대한 관계에서도 아무런 효력을 발생할 수 없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원고 1이 그 후 위 망인의 권리의무를 상속받았다고 하여 피고 2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가 원고 1의 상속분의 범위 내에서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물론 원인이 무효인 피고 2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데 대하여 원고 1에게도 책임이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고 하겠지만, 사실관계가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은 이상, 원고 1이 원인이 무효인 그 등기를 기초로 하여 경료된 피고 1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것이 곧바로 금반언의 법칙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 1은 원심의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원고 1이 무권대리인으로서 피고 2와 사이에 명의신탁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거나, 그렇기 때문에 원고 1의 이 사건 청구가 금반언의 법칙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한 바 없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위 망인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이 등기원인이 없이 경료된 피고 2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와 이 등기를 기초로 하여 경료된 피고 1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각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논지도 받아들일 것이 못된다.

3. 피고 2의 상고에 대한 판단.

위 피고의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종준이 제출한 상고장에 상고의 이유가 기재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피고나 그의 소송대리인이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민사소송법 제399조 에 따라 변론 없이 판결로 위 피고의 상고를 기각할 수 밖에 없다.

4. 그러므로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최재호 김주한 김용준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