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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1. 24. 선고 96도2427 판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특수공무집행방해·공용물건손상·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화염병사용등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1997.3.1.(29),708]
판시사항

[1] 공동정범의 성립요건

[2] 형법상 방조행위의 의미

[3] 덕적도 핵폐기장 설치 반대 시위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대학생들의 인천시청 기습점거 시위에 대하여 전혀 모르고 있다가 시위 직전에 주동자로부터 지시를 받고 시위현장 사진촬영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시위행위에 대한 공동정범으로서의 범의는 부정하고 방조범으로서의 죄책만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한바, 위 주관적 요건으로서의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저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2]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정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그 방조는 유형적, 물질적인 방조뿐만 아니라 정범에게 범행의 결의를 강화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무형적, 정신적 방조행위까지도 이에 해당한다.

[3] 덕적도 핵폐기장 설치 반대 시위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대학생들의 인천시청 기습점거 시위에 대하여 전혀 모르고 있다가 시위 직전에 주동자로부터 지시를 받고 시위현장 사진촬영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시위행위에 대한 공동정범으로서의 범의는 부정하고 방조범으로서의 죄책만 인정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김헌무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한바, 위 주관적 요건으로서의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저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 대법원 1988. 9. 13. 선고 88도1114 판결 , 1996. 1. 16. 선고 95도246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과 판시 증거에 의하여, 인천부천지구대학총학생회연합(이하 인부총련이라 한다) 투쟁국장으로 일하던 원심 공동피고인 은 1995. 5. 초경 인부총련 의장인 공소외 1 과 덕적도 핵폐기장 설치 반대를 위한 시위의 일환으로 인천시청을 기습점거하기로 결의한 후 같은 달 4.­6.간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한총련 출범식에서 공소외 2 등 9명의 지원을 받아 결사대를 조직하여 세부적인 사항을 교육하고 화염병과 쇠파이프 등을 준비하는 등 인천시청을 기습으로 점거하기 위한 준비를 하였으나 피고인과는 접촉이 없었던 사실, 기록에 첨부된 시위계획메모수첩에는 피고인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으나, 이 부분에 대하여 위 원심 공동피고인 및 공소외 1 은 이 사건 시위 전날인 1995. 5. 15. 이 사건 시위에 대한 최종점검을 하면서 이 사건 시위 이후에 구속될 시위대원들에 대한 변호사선임이나 옥바라지 등의 문제에 대하여 자문을 받을 적당한 인물을 물색하다가 이전에 시위로 구속된 친구 중에서 협조가 가능한 인물로서 총학생회 사회부장으로 일한 바 있는 피고인의 이름이 거명되어 그 이름을 위 메모지에 기재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사실, 위 원심 공동피고인 은 이 사건 시위 당일 11:00경 인천 남구 용현동 소재 독쟁이고개 시내버스 정류소에서 위 공소외 2 등 9명에게 인천시청점거계획에 대한 설명을 마친 후, 그 현장을 사진촬영하여 두었다가 나중에 이를 게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인천대학교 총학생회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마침 피고인이 전화를 받자 0b지금 대원들을 데리고 인천시청사에 기습투쟁을 가고 있으니 누구든지 현장으로 카메라를 들고 내보내 사진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하라0c고 지시를 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자신이 직접 사진촬영을 하기로 하고 같은 학교 불문과 3학년생인 공소외 3 과 함께 인천시청사 내 주차장에서 시위개시를 기다리고 있다가 시위현장을 촬영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시위 이후 시위현장을 촬영해 두었다가 이를 게시할 의도였고 시위에 다소 동조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보여지지만, 피고인은 이 사건 시위계획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시위 직전에 원심 공동피고인 의 지시를 받고서야 비로소 시위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준비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며 그 가담정도도 시위현장의 촬영에 그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원심 공동피고인 과 사이에서 이 사건 시위에 가담하여 폭력 등을 행사한다는 점에 대한 포괄적이거나 개별적인 의사의 연락이나 인식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기록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 인정판단은 모두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공모공동정범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2. 피고인 및 국선변호인의 각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정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그 방조는 유형적, 물질적인 방조뿐만 아니라 정범에게 범행의 결의를 강화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무형적, 정신적 방조행위까지도 이에 해당한다 ( 대법원 1982. 9. 14. 선고 80도2566 판결 , 1995. 9. 29. 선고 95도456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총학생회 사회부장으로 일하며 시위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자로서 이 사건 당일 인천대학교 총학생회 사무실에 있다가 원심 공동피고인 로부터 "대원을 데리고 인천시청사에 기습투쟁을 가고 있으니 사진촬영할 사람을 내보내라"는 말을 직접 들어 그 시위의 양상이 폭력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고, 촬영한 사진의 대다수도 사후 게시를 예상하여 촬영한 것으로서 인천시청 옥상에서 학생들이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었던 점 등에서 위 원심 공동피고인 등의 범행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② 위 원심 공동피고인 으로서는 피고인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시위현장을 사진으로 찍게 하여 사후에 일반대중이 볼 수 있도록 게시한다는 생각에서 이 사건 범행을 함에 있어 정신적으로 크게 고무되고 그 범행결의도 강화한 것으로 보이며, ③ 피고인은 위 원심 공동피고인 등의 범행을 돕겠다는 의도에서 이 사건 사진촬영 행위에 나아간 것으로 인정되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이 사건 사진촬영행위 등은 이 사건 폭력행위, 시위, 공용물건손상 등 범행의 방조행위가 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원심에서 공소장변경으로 추가된 이 사건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방조의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논지도 모두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검사와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용득(재판장) 천경송 지창권 신성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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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인천지방법원 1996.9.2.선고 96노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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