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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7. 23. 선고 98다2303 판결
[매매계약지위확인][공1999.9.1.(89),1721]
판시사항

명의신탁된 부동산이 징발 매수되어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정산까지 이루어지고, 그 후 명의수탁자가 국가로부터 그 부동산을 다시 매수하는 등 권리를 취득한 바가 없는 경우, 그 부동산이 장차 수의매각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명의신탁자의 지위를 양수한 자가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수의매각에 의한 매수인의 지위의 양도를 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명의신탁된 부동산이 징발재산정리에관한특별조치법에 의하여 징발 매수되어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와의 사이에 위 매수대금으로 지급된 징발보상증권의 분배로 인한 정산까지 이루어지고, 그 후 같은 법에 의한 환매권이 발생하지 아니한 채로 상당한 기간이 경과되어 현재 국가가 같은 법 제20조의2 제1항에 의한 수의매각결정을 하였다거나 명의수탁자가 국가로부터 위 징발 매수된 부동산을 다시 매수하는 등 어떤 권리를 취득한 바가 없다면, 명의신탁자로서의 지위를 양수한 자가 여전히 명의신탁관계가 존속하고 있다거나 종전의 명의수탁자가 위 징발 매수된 부동산을 다시 매수하는 등의 어떤 권리를 취득하였음을 전제로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같은 법 제20조의2 제1항의 규정에 따라 그 부동산이 군사상 필요 없게 된 때 수의계약에 의하여 국가로부터 이를 매수할 수 있는 지위의 양도를 구할 수는 없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부평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문병호 외 1인)

피고,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허정훈)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임야는 소외인이 피고에게 그 소유 명의를 신탁하였던 것이라고 판단한 조치는 옳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한 사실오인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명의신탁관계에 있어서 신탁재산에 관한 소유권뿐만 아니라 소유권과 관련하여 발생한 권리는 당사자 내부관계에 있어서는 신탁자에게 귀속되고, 명의신탁된 부동산이 제3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형식상 명의신탁관계가 해소되었다 하더라도 당사자 사이에 명의신탁의 원인이 되는 신탁계약이 해지 또는 종료되어 청산의무가 이행될 때까지는 명의신탁관계가 존속한다고 전제한 다음, 징발재산정리에관한특별조치법 제20조의2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이 사건 임야가 군사상 필요 없게 된 때 수의계약에 의하여 소외 대한민국으로부터 이를 매수할 수 있는 지위는 원래 명의신탁되었던 토지의 소유권과 관련되어 발생한 것이므로 명의신탁자의 지위를 양수한(다만, 원심은 양수가 이루어진 시점에 관하여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원고에게 이전되어야 할 것이라고 하여, 피고에 대하여 위 법 제20조의2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이 사건 임야가 군사사상 필요 없게 된 때 수의계약에 의하여 소외 대한민국으로부터 이를 매수할 수 있는 지위를 원고에게 양도한다는 의사표시 및 소외 대한민국에 대한 위 지위양도의 통지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그러나 명의신탁자의 지위에서 위 수의매각에 의한 매수인 지위의 양도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인 원심의 조치는 수긍하기 어렵다.

먼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임야에 대하여는 국가가 징발재산정리에관한특별조치법 제20조의2 제1항에 의하여 수의매각결정을 하였다거나 위 매각결정에 따른 매매계약을 체결한 바가 없음이 인정되고(원고의 청구 역시 이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한편 명의신탁된 부동산이 징발재산정리에관한특별조치법에 의하여 징발 매수되고,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와의 사이에 위 매수대금으로 지급된 징발보상증권의 분배로 인한 정산까지 이루어졌으므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명의신탁관계가 존속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고, 그 후 위 법에 의한 환매권이 발생하지 아니한 채로 상당한 기간이 경과되어 현재 국가가 위 법 제20조의2 제1항에 의한 수의매각결정을 하였다거나 명의수탁자가 국가로부터 위 징발 매수된 부동산을 다시 매수하는 등 어떤 권리를 취득한 바가 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인정 사실만으로 명의신탁자인 소외인과 피고와의 사이에 여전히 명의신탁관계가 존속하고 있다거나 피고가 위 징발 매수된 부동산을 다시 매수하는 등의 어떤 권리를 취득하였다고 보아 소외인과 원고와의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원고가 소외인의 명의신탁자로서의 지위를 양수하였다고 판단하여 명의신탁자의 지위에 기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받아들인 데에는 명의신탁관계의 존속 및 명의신탁관계에 있어서 당사자 지위의 변동에 관한 법리와 위 법 제20조의2 제1항의 법리를 오해하거나 이에 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고 할 것이다. 원심의 이와 같은 잘못을 지적하는 취지가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상고이유 제2점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주심) 김형선 조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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