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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5두50160 판결
[건강보험료부과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국민건강보험법상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부과점수와 월별 건강보험료를 산정하는 데 기초가 되는 사업소득금액을 계산할 때 사업으로 인한 총수입금액에서 이월결손금을 공제하여야 하는지 여부(소극)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덕규)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와 쟁점

가. 개요

원심 판결 이유에 따르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11. 9.경 주택신축판매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고 한다)을 시작하였고, 2011. 9.경부터 2011. 12.경까지 위 사업을 위한 필요경비로 703,640,420원을 지출하였다.

2) 원고는 2012. 1.경부터 2012. 12.경까지 이 사건 사업을 통해 8억 원의 수입을 얻었고 229,993,640원의 비용을 지출하였다.

3) 원고는 2013. 2. 25.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건강보험의 피부양자 자격을 취득하였다가 2013. 12. 1.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하고 지역가입자의 자격을 취득하였다.

4) 피고는 2013. 11.경 원고의 이 사건 사업으로 인한 2012년 귀속 사업소득금액이 5억 6,991만 원임을 전제로 원고 세대의 보험료부과점수를 12,256점으로 산정하고, 원고에게 2013. 12. 2,213,650원, 2014. 1.부터 2014. 5.까지 매월 각 2,293,110원의 건강보험료(장기요양보험료를 포함한 금액이다)를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5) 피고는 위 처분 당시 원고의 보험료 부과점수 산정에 포함되는 원고의 2012년 귀속 사업소득금액을 계산하면서 2011. 9.경부터 2011. 12.경까지 원고에게 발생한 사업소득 이월결손금 703,640,420원을 공제하지 않았다(원고는 2011년에 이 사건 사업을 위하여 필요경비를 지출하였으나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하였는데, 소득세법령에 의하면 원고가 지출한 필요경비는 해당 과세기간의 결손금이 되고 이후 일정 범위 내의 과세기간으로 이월시켜 사업소득금액에서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나. 쟁점

원심은 보험료 부과점수와 월별 건강보험료를 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사업소득금액을 총수입금액에서 이월결손금을 포함한 필요경비를 공제하여 산출하여야 한다고 전제하고서, 피고가 보험료 부과점수 산정에 포함되는 원고의 2012년 귀속 사업소득금액을 계산하면서 2011년에 발생한 원고의 이월결손금 7억여 원을 공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건강보험료를 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사업소득금액은 총수입금액이고 여기서 이월결손금을 공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원심판단에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상고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보험료 부과점수와 월별 건강보험료를 산정하는 데 기초가 되는 사업소득금액을 계산할 때 사업으로 인한 총수입금액에서 이월결손금을 공제하여야 하는지 여부이다.

2. 이월결손금을 공제하여야 하는지 여부

가. 법령의 규정

구 국민건강보험법(2017. 4. 18. 법률 제147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제69조 제5항 에서 지역가입자가 속한 세대의 월별 보험료액을 제72조 에 따라 산정한 보험료부과점수에 일정한 보험료부과점수당 금액을 곱한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72조 에서 보험료부과점수를 지역가입자의 소득, 재산, 생활수준, 경제활동참가율 등을 고려하여 정하되( 제1항 ), 그 산정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3항 ). 그 위임에 따른 구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2018. 3. 6. 대통령령 제286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2조 제1항 제2항 제41조 제1항 제3호 를 준용하여 보험료부과점수 산정에 포함되는 소득의 하나로 ‘사업소득’을 열거하면서 이를 ‘ 소득세법 제19조 에 따른 소득’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구 소득세법(2013. 1. 1. 법률 제116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9조 제1항 에서 해당 과세기간에 발생한 각호의 소득을 사업소득으로 한다고 규정하면서, 제2항 에서 사업소득금액을 ‘해당 과세기간의 총수입금액에서 이에 사용된 필요경비를 공제한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판단

1) 위 각 규정의 문언 내용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구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41조 제1항 제3호 가 보험료부과점수 산정에 포함되는 소득으로 열거한 사업소득은 구 소득세법 제19조 제2항 에서 정하는 사업소득금액으로 산정하여야 하고, 이와 달리 위 사업소득금액에서 다시 해당 과세기간 이전에 발생한 이월결손금까지를 추가로 공제하여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구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41조 제1항 제3호 는 보험료부과점수 산정에 포함되는 소득으로 ‘ 소득세법 제19조 에 따른 소득’인 ‘사업소득’을 명시하고 있을 뿐, 이러한 사업소득의 산출방법에 대하여 따로 정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구 소득세법 제19조 제2항 은 ‘해당 과세기간동안 발생한 사업의 총수입금액에서 이에 사용된 필요경비를 공제하여 얻은 금액’으로 사업소득금액을 산출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특별히 달리 정함이 없는 이상 국민건강보험법령에서 말하는 ‘ 소득세법 제19조 에 따른 소득’의 금액은 구 소득세법 제19조 제2항 에 의하여 계산된 사업소득금액을 가리킨다고 보는 것이 문언에 부합한다.

구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41조 제1항 이 보험료부과점수의 산정기준이 되는 소득종류로 열거한 근로소득( 제4호 ) 및 연금소득( 제5호 )의 경우, 명문으로 단서를 두어 각 소득종류에 해당하는 소득금액 계산 시 일정한 소득공제 규정( 소득세법 제47조 , 제20조의3 제2항 제47조의2 )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뜻을 명시하고 있으나, 사업소득( 제3호 )의 경우 공제 조항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취지의 단서를 두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 소득세법 제19조 에 따른 소득’의 금액을 산정할 때 구 소득세법 제45조 제3항 에 따른 이월결손금 공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취지를 나타낸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점만으로 앞서 본 문언해석과 달리 국민건강보험법령에서 말하는 ‘ 소득세법 제19조 에 따른 소득’은 구 소득세법 제45조 제3항 에 따른 이월결손금 공제를 적용한 후에 얻어지는 금액을 의미한다고 할 수는 없다.

나) 사업소득의 결손금은 해당 과세기간의 필요경비가 총수입금액을 초과할 때 그 초과하는 금액을 말한다( 구 소득세법 제19조 제2항 후단). 부동산임대업 외의 사업자는 결손금을 그 과세기간의 종합소득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근로소득금액·연금소득금액·기타소득금액·이자소득금액·배당소득금액에서 순서대로 공제할 수 있다( 구 소득세법 제45조 제1항 ). 그러한 공제 후 남은 이월결손금은 그 발생 과세기간의 종료일부터 10년 이내에 끝나는 과세기간의 소득금액을 계산할 때 사업소득금액, 근로소득금액, 연금소득금액, 기타소득금액, 이자소득금액 및 배당소득금액에서 순서대로 공제된다( 구 소득세법 제45조 제3항 제1호 ).

이와 같이 이월결손금은 단순히 사업소득금액에서만 공제되는 것이 아니라 종합소득을 구성하는 다른 소득금액에서도 법정된 순서에 따라 통산하여 공제된다. 과세표준의 계산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구 소득세법 제14조 제2항 역시 종합소득금액의 산출근거로 소득세법 제19조 와 함께 소득세법 제45조 를 나란히 명시하고 있다. 더구나 사업소득의 종류, 사업소득금액에 대한 신고나 결정의 형태, 배당소득 또는 이자소득 중 원천징수세율의 적용을 받는 부분이 있는지 등에 따라 이월결손금의 공제 여부나 범위도 달라진다. 즉 사업자의 부동산임대업에서 발생한 결손금은 종합소득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공제하지 않으며, 그 이월결손금은 일정 기간의 소득금액을 계산할 때 부동산임대업의 소득금액에서 공제될 뿐이다( 구 소득세법 제45조 제3항 제2호 ). 또한 해당 과세기간의 소득금액에 대하여 추계신고를 하거나 추계조사결정하는 경우에는 이월결손금 공제가 허용되지 않고( 구 소득세법 제45조 제4항 ), 종합과세되는 배당소득 또는 이자소득이 있으면 그중 원천징수세율을 적용받는 부분은 결손금 또는 이월결손금 공제대상에서 제외된다( 구 소득세법 제45조 제4항 ).

결국 구 소득세법제19조 제2항 에서 사업소득금액의 의미를 규정하여 두고, 종합소득금액 산출의 토대가 되지만 사업소득금액 자체는 아닌 이월결손금을 제45조 제3항 에서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소득세법의 체계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국민건강보험법령에서 말하는 ‘ 소득세법 제19조 에 따른 소득’에 구 소득세법 제45조 제3항 에 따른 이월결손금을 반드시 반영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이월결손금 공제 제도는 과세의 편의 또는 기술적 필요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획정한 기간을 단위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산정하는 기간과세 원칙 아래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완화하고 조세부담의 형평을 도모할 목적으로 소득세법에서 마련한 것이다. 반면 건강보험사업에 드는 비용에 충당할 목적으로 징수하는 건강보험료는 그 입법 목적, 법적 성격, 납부의무자, 반대급부의 유무 등에서 소득세와 분명한 차이가 있으므로 그 보험료 부담의 내용 및 정도 등을 소득세와 달리 정할 수 있다.

이러한 건강보험료와 소득세의 차이, 건강보험제도에 관하여 입법자가 가지는 입법형성권의 범위 등에 비추어 보면, 국민건강보험법령이 소득세법의 이월결손금 공제 조항을 적용하겠다는 명시적 규정을 두지 않고 있는데도 앞서 본 소득세법상 고유의 필요성에 의한 이월결손금 공제 제도가 건강보험료 부담의 정도를 정하는 데 당연히 반영되어, 국민건강보험법령이 정한 ‘ 소득세법 제19조 에 따른 소득’을 구 소득세법 제19조 제2항 에 따른 사업소득금액과 달리 정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다.

2) 그런데도 원심은 구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41조 제1항 제3호 의 사업소득이 구 소득세법 제19조 제2항 의 사업소득금액에서 이월결손금을 추가로 공제하여 산출된 금액이라는 잘못된 전제 아래,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단에는 국민건강보험료 부과점수 산정에 포함되는 사업소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김창석(주심) 조희대 민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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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5.7.23.선고 2014누6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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