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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11. 2. 18. 선고 2009구합3538 판결
[법인세부과처분취소][미간행]
원고

주식회사 동원엔터프라이즈 (소송대리인 변호사 백제흠 외 1인)

피고

서초세무서장

변론종결

2010. 8. 27.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7. 5. 1. 원고에 대하여 한 2005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1,307,603,450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아래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6, 17, 36호증, 을 제1, 4~6, 21~2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다.

가. 내국법인인 디엠푸드 주식회사(이하 ‘디엠푸드’라 한다)는 1985. 9. 20. 국내 낙농업자와 덴마크 법인인 덴마크 축산개발 주식회사(3DC)가 공동출자하여 설립한 외국인투자기업으로서, 국내생산 우유를 원료로 하여 시유, 발효유, 버터 및 치즈의 제조·판매를 주된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나. 별지 투자구조도 형상과 같이 케이만군도 소재 CVC Capital Partners Asia Pacific LP(이하 ‘CVC 아시아’라 한다)와 미합중국 소재 Asia Investors LLC(이하 ‘AI’라 한다)는 각각 66.7%와 33.3%의 비율로 공동 출자하여 룩셈부르크 법인인 Korea Dairy Luxembourg S.A.R.L(이하 ‘KDL’이라 한다)을 설립하였고, 다시 KDL과 디엠푸드의 경영진이 공동 출자하여 1999. 12. 10. 벨기에 법인인 Korea Dairy Holdings N.V.(이하 ‘KDH’라 한다)를 설립하였다.

다. KDH는 1999. 12. 21. 덴마크 축산개발 주식회사(3DC) 등으로부터 디엠푸드가 발행한 주식 전부(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를 매입한 후, 2005. 7. 20. 이를 다시 원고에게 17,000,000,000원에 매각하여 12,374,617,464원의 주식 양도차익을 얻었다{ 구 법인세법(2005. 12. 31. 법률 제78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8조 제1항 제4호 에 의하면, 원천징수해야 할 법인세액은 지급액의 10/100에 상당하는 금액 또는 양도로 인한 소득의 25/100에 상당하는 금액 중 적은 금액으로 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위 규정에 따르면 주식 매각대금의 10/100에 해당하는 1,700,000,000원이 양도차익의 25/100에 해당하는 3,093,654,366원보다 적은 금액이어서 이것이 원천징수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원천징수의 대상이 되는 위 지급액 17,000,000,000원을 이하에서는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이라 한다}.

라.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법인세 원천징수의무자인 원고는 양도인인 KDH가 벨기에 법인이기에 ‘대한민국과 벨기에간의 소득에 대한 조세의 이중과세회피 및 탈세방지를 위한 협약’(이하 ‘한·벨 조세조약’이라 한다) 제13조 제3항의 주식 양도소득에 대하여 양도인의 거주지국에서만 과세하도록 된 규정을 근거로 피고에게 법인세 비과세·면제신청서를 제출하였고, 2005. 7. 19. 피고로부터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은 비과세·면제대상에 해당한다는 확인을 받았다.

마.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06. 12. 7.부터 원고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다음 2007. 3. 14. 피고에게 “KDH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한·벨 조세조약의 혜택을 부인하고 궁극적인 투자자를 실질적 귀속자로 하여 원천징수 누락분을 경정함”이라는 조사내용과 함께 원고에 대하여 원천징수 법인세 1,307,603,450원을 부과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세무조사결과를 통지하였다.

바. 이에 따라 피고는 벨기에 법인인 KDH와 위 법인의 88.75% 지분을 갖고 있는 룩셈부르크 법인인 KDL이 한·벨 조세조약 등을 이용하여 대한민국 내에서의 조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설립한 도관회사(conduit company)에 불과하여 주식 양도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beneficial owner)는 CVC 아시아(케이만군도 소재 법인, KDL의 66.7% 지분 보유) 및 AI의 주주들인 Travelers Property Casualty(미합중국 소재 법인, AI의 20% 지분보유), MetLife(미합중국 소재 법인, AI의 20% 지분보유), Citicorp Securities Asia Pacific Ltd.(홍콩 소재 법인, AI의 60% 지분보유, 이하 ‘CSAP’라 한다)에 각 귀속되었다고 보고, 한국과 조세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케이만군도, 홍콩)의 거주자인 CVC 아시아 및 CSAP에 귀속된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국내 세법상 원천징수세율 10%를 적용하여 2007. 5. 1.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에 관하여 2005 사업연도 법인(원천)세 주1) 1,307,603,450원 을 징수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사. 원고는 2007. 7. 27. 국세심판원에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심판청구를 제기하였으나, 국세심판원은 2008. 11. 20. 이를 기각하였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여러 사유에 의해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1) KDH는 이 사건 주식을 원고에게 양도한 자로서 벨기에 거주자임이 명백하므로, 한·벨 조세조약에 따라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한국 과세당국에 과세권이 없다고 할 것임에도, 국내법상의 법원리에 불과한 실질과세원칙을 적용하여 KDH의 실체를 부인하고 납세의무자가 아니라 원천징수의무자에 불과한 원고에게 그 이면의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의 실질적 귀속자를 파악하여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헌법에 의해 국내 세법에 우선하는 효력을 가지는 한·벨 조세조약의 양도자 내지 거주자 판단을 일방적으로 부인하는 것으로서 조세법률주의와 조세조약 엄격해석의 원칙에 반하고, 지나치게 원천징수의무자의 부담을 확대하는 것으로서 비례원칙에도 반한다.

(2) 더구나 KDH는 조세회피 목적으로 설립된 도관회사가 아니라 디엠푸드의 주식 보유라는 정당한 사업목적을 가진 투자지주회사, 이른바 SPC(Special Purpose Company)로서 주주총회나 이사회를 적법하게 개최하여 중요 의사결정을 하여 왔고, 별도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상위 모회사들과 독립적으로 회계를 운영하여 오는 등 법적 실체가 있는 법인이어서,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의 귀속자는 KDH라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KDH의 법인격을 부인하고 CVC 아시아와 CSAP를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의 실질적 귀속자로 볼 수 없다.

(3) 가사 KDH가 도관회사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CVC 아시아는 세법상 소득이 귀속되지 않는 파트너쉽에 불과하고, 민법상 조합 규정이 적용되는 투자조합에 유사하여 그 자체로 국내법에 의하더라도 법인격이 없어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의 실질적 귀속자라 볼 수 없고, 나아가 CVC 아시아는 KDH와 마찬가지로 케이만 군도에 직원이나 사무실을 가지고 있지 않는 등 그 법적 실체조차 없어, 결국 CVC 아시아의 종국적 투자자들이 그 실질적 귀속자라 할 것인데,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CVC 아시아의 종국적 투자자들의 국적 및 지분비율은 홍콩 1.18%, 일본 1.72%, 싱가포르 2.96%, 아랍에미리트연합 8.88%, 영국 27.29%, 미국 17.17%로서, 이들 중 한국과 거주지국과의 조세조약이 체결된 일본, 아랍에미리트연합, 영국, 미국의 지분은 그 조세조약에 따라 비과세의 적용을 받는 반면, 나머지 홍콩과 싱가포르의 투자지분 합계 4.14%는 그러한 조세조약이 체결되지 아니하여 비과세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한편, CSAP 역시 시티그룹(Citigroup Int.) 계열사들을 위하여 투자 보유 및 대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으로서 홍콩에 사무실이나 직원을 두고 있지 않은 점, CSAP의 운영은 전적으로 그 모회사인 시티그룹이 담당하고 있고 CSAP의 이사나 직원 모두 시티그룹의 직원인 점 등을 종합하면 CSAP 또한 CVC 아시아와 마찬가지로 이 사건 주식 양도소득의 실질적 귀속자로 볼 수 없고 CSAP의 종국적 투자자들이 그 실질적 귀속자라 할 것인데, CSAP의 지분은 모두 시티그룹이 보유하고 있으나, 시티그룹은 미국법인으로서 한국과 미국 사이의 조세조약에 따른 주식양도소득 비과세의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 따른 법인세액 중 CVC 아시아의 홍콩·싱가폴 지분비율을 초과하는 부분은 비과세 대상에 대하여 징수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4) 원고가 부담하는 원천징수의무는 징수절차상의 협력의무에 불과하여 납세의무자에 대하여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조사 권한이 전혀 부여되지 않았기에, 원고는 KDH로부터 주식을 양수한 다음 이 사건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의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피고에게 이를 위한 ‘비과세·면제 신청서’를 제출하여 피고로부터 이 사건 주식 양도소득은 과세대상이 아니라는 확인을 받고 이를 신뢰하여 원천징수를 하지 않았던 점, 피고는 2002.경 디엠푸드가 KDH에 지급한 배당소득에 대하여 KDH를 한·벨 조세조약 제10조가 정하는 배당소득의 수익적 소유자로 인정하기도 하였던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은 신뢰보호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한·벨 조세조약에 대하여 실질과세 원칙 적용의 가부

(가) 조세조약과 국내 세법의 관계

헌법 제6조 제1항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체결된 조세조약은 법률에 준하는 효력을 가지게 되고, 또한 조세조약에서 규율하고 있는 법률관계에 있어서는 당해 조약이 국내법의 특별법적인 지위에 있으므로 국내법보다 우선하여 적용된다.

한편, 조세조약은 체약국 사이의 과세권이 문제될 때 이를 조정함으로써 이중과세와 조세회피를 방지함을 목적으로 체결되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조세조약은 독자적인 과세권을 창설하는 것이 아니라 체약국의 세법에 의하여 이미 창설된 과세권을 배분하거나 제약하는 기능을 하는바, 과세권의 발생에 관한 사항은 일차적으로 각국의 세법에 의하여 규율되고, 조세조약이 국내 세법과 달리 정하는 사항에 대하여 조세조약이 최종적인 과세권의 소재를 정하게 되며, 조세조약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조세조약에서 달리 정의하지 않은 용어는 문맥상 달리 해석하여야 하는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그 국가의 과세권의 근거가 되는 국내 세법의 규정에 내포된 의미에 따라 해석하여야 한다.

(나) 조세법률주의와 조세조약 엄격해석의 원칙

헌법 제38조 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제59조 는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조세법률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바, 이러한 조세법률주의 원칙은 과세요건이나 면세요건 등을 정함에 있어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써 규정하여야 하고, 그 법률의 집행에 있어서도 이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는 것이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가입한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 제26조, 제27조, 제31조에서도 조약은 반드시 준수되어야 하고, 조약 불이행을 정당화하는 방법으로 국내법 규정을 원용해서는 안 되며, 조약의 문구는 그 ‘통상적 의미’에 따라 성실하게 해석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조세법률의 일종인 조세조약의 경우에 있어서도 행정편의적인 확장해석이나 유추적용은 허용되지 않는다.

(다) 실질과세의 원칙의 국내법적 근거

헌법제11조 제1항 에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조세평등주의는 위 헌법규정에 의한 평등의 원칙 또는 차별금지의 원칙의 조세법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는 조세입법을 함에 있어서 조세의 부담이 공평하게 국민들 사이에 배분되도록 법을 제정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조세법의 해석·적용에 있어서도 모든 국민을 평등하게 취급하여야 할 의무를 진다. 이러한 조세평등주의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법 제도의 하나가 바로 국세기본법 제14조 에 규정한 실질과세의 원칙이라고 할 수 있고, 또한 이러한 조세평등주의는 정의의 이념에 따라 “평등한 것은 평등하게”, 그리고 “불평등한 것은 불평등하게” 취급함으로써 조세법의 입법과정이나 집행과정에서 조세정의를 실현하려는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 1989. 7. 21. 선고 89헌마3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따라서 헌법상 조세평등주의의 이념은 조세조약의 적용에 있어서도 예외일 수는 없고 또한 그러한 원칙의 적용이 조약 엄격해석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

(라) OECD 모델협약 주석의 근거

OECD는 국제거래의 증가를 틈타 조세조약의 변칙이용을 통한 조세회피 목적으로 실질거래와는 상관없는 조세피난처에 서류상의 회사(paper company)를 설립하고 형식상 거래를 통하여 이자·배당·주식양도차익 등 자본거래 소득에 대한 조세를 회피하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1999년부터 시작된 OECD의 유해조세경쟁포럼의 국제적 논의를 통하여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조세회피 행위에 대한 각종 규제방안을 강구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OECD는 2003년 개정 조세조약 모델협약의 해석기준이 되는 주석서(Commentaries on the Articles of Model Tax Convention)에서 조세회피행위에 대한 유형과 방지방법, 조약관련 해석사항 등을 폭넓게 다루어 조세회피행위의 방지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 있는데, OECD 조세조약 모델협약(Model Convention) 제1조 ‘거주자’ 규정에 대한 주석 제7항에서는 “이중과세 방지협약의 근본목적은 국제적 이중과세를 방지함으로써 재화와 용역, 자본과 인적교류를 촉진하는 것이다. 이중과세 방지협약은 또한 조세의 회피 및 탈세방지를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주석 제22항 내지 제24항에서는 ‘각국의 자국법에 규정하고 있는 실질과세원칙(general anti-abuse rule), 지배회사에 관한 법률(controlled foreign companies rule) 등 조세조약 남용방지규정은 조세조약과 서로 상치되지 않는 것으로서 자국법상의 조세회피 방지규정은 어떤 조세부담을 결정하기 위한 자국세법에 의해 규정된 근본적인 자국의 법률의 일부이며 이러한 조항은 조세조약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천명하고 일반적인 조약남용방지규정은 각 조세조약에 특별규정으로 규정할 필요도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4조 주석 제8항에서는 일방체약국의 거주자의 정의는 자국법의 거주자개념을 따르되 실질적인 통제 및 관리장소가 거주지를 판단하는 중요요소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OECD 모델협약의 주석은 헌법 제6조 제1항 에 의해 체결·공포된 조약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라고 볼 수 없어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이지만, 이는 OECD 국가 간의 조세조약의 올바른 해석을 위한 국제적 기준으로서 국내법상의 실질과세원칙 등과 관련한 OECD 국가간 조약 해석에 있어서 하나의 참고자료로 삼을 수 있다.

(마) 한·벨 조세조약의 규정 및 해석 방법

1) 한·벨 조세조약의 목적과 구조

한·벨 조세조약은 그 서문에서 ‘대한민국 정부와 벨기에 정부가 소득에 대한 조세의 이중과세 회피와 탈세 방지를 위하여 조약을 체결하였다’고 밝힘으로써 이중과세의 회피뿐만 아니라 탈세의 방지 또한 조약의 목적임을 명시하고 있고, 제1조에서 “이 협약은 일방 또는 타방체약국의 거주자인 인에게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한·벨 조세조약 제13조의 해석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권 배분을 정하고 있는 것은 조약 제13조인데, 조약 제13조는 양도소득에 관하여 “1. 제6조 2항에 규정된 부동산의 양도로부터 얻은 이익은 그 재산이 소재하는 체약국에서 과세될 수 있다. 2. 일방체약국의 기업이 타방체약국에 가지고 있는 고정사업장의 사업용 재산의 일부를 형성하는 동산의 양도로부터 얻는 이득과 그러한 고정사업장을 (단독으로 또는 기업전체와 함께) 양도함으로써 발생하는 이득은 그 타방체약국에서 과세될 수 있다. 그러나 일방체약국의 기업에 의하여 국제운수상 운행하는 선박 또는 항공기와 그러한 선박 또는 항공기의 운행에 부수되는 동산의 양도로부터 취득되는 타방체약국에서 조세로부터 면제된다. 3. 상기 1항과 2항에 규정된 재산 이외의 재산의 양도로부터 발생하는 이득은 그 양도인이 거주자로 되어 있는 체약국에서만이 과세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조약 제3조 제2항은 “일방체약국이 이 협약을 적용함에 있어서 달리 정의되지 아니한 용어는 달리 문맥에 따르지 아니하는 한, 이 협약의 대상 조세에 관련된 동 체약국의 법에 내포하는 의미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배당소득, 양도소득과 관련하여 국세기본법 제14조 , 법인세법 제4조 와 같은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는 않다.

위에서 본 한·벨 조세조약상 ‘거주자’, ‘양도인’의 규범적 의미를 확정함에 있어서는, 우선 조세법률주의원칙에 따른 엄격해석의 원칙과, 비엔나 협약에서 정한 통상적인 의미에 따른 성실한 해석의 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그러나 가능한 문언의 의미 내에서 당해 규정의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법률체계적 연관성에 따라 그 문언의 통상적·논리적 의미를 분명히 밝히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은 그 규정의 본질적 내용에 가장 접근한 해석을 위한 것이므로 엄격 해석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고, 조세평등주의의 파생원칙인 실질과세원칙은 조세법의 해석·적용 등에 관한 일반원칙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국세기본법 제14조 등이 이를 명문으로 규정하지 않더라도 헌법상의 원칙으로부터 도출되는 것이어서 국내 세법의 특별법인 조세조약에도 적용된다.

더욱이, 조세조약은 독자적인 과세권을 창설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 체약국의 세법에 의하여 창설된 과세권을 배분하거나 제약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므로, 조세조약 적용의 전제로서 타방 체약국의 과세권이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결국 일방 체약국의 국내 세법에 따라 정하여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한·벨 조세조약도 제3조 제2항에서 “일방체약국이 이 협약을 적용함에 있어서 달리 정의되지 않은 용어는 달리 문맥에 따르지 아니하는 한, 이 협약의 대상 조세에 관련된 동 체약국의 법에 내포하는 의미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한·벨 조세조약 제1조, 제13조에서 정한 ‘거주자’, ‘양도인’의 규범적인 의미를 확정함에 있어 실질과세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한·벨 조세조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바) 소결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은 헌법상의 조세법률주의와 조약의 해석에 관한 기본원칙, 실질과세 원칙의 근거와 내용, 한·벨 조세조약이 체결된 목적과 한·벨 조세조약 제13조의 규정 취지 등과 함께 국세기본법 제14조 , 법인세법 제4조 의 실질과세의 원칙은 과세부담의 공평과 응능부담의 원칙을 구현하기 위한 것으로서 국내법상의 납세의무자인 거주자와 비거주자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 것인 점을 종합하여 보면, ① 실질과세의 원칙은 국가 간의 조세조약의 규정을 해석함에 있어서 문언 자체의 의미를 유추·확장하거나 문언에 반하는 것이 아닌 한 그 해석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고, ② 과세관청인 피고로서는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의 귀속에 대하여 그 실질적 행위자 및 소득의 귀속자를 한·벨 조세조약상의 벨기에 거주자인 KDH로 인정하여 그 과세를 결정할 것인지, 아니면 한·벨 조세조약의 적용범위 외에 있는 CVC 아시아 등으로 인정하여 국내법에 따라 소득세를 부과할 것인지 여부를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여기에 원천징수방식의 조세에 있어서는 일응 국내 세법에 따른 원천징수 대상이 된다면 비과세, 면세요건에 대한 조사의무 또는 입증책임이 있다고 보이는 점, 을 제29, 3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속해 있는 기업집단인 동원그룹에서 디엠푸드를 인수하기 위한 실사과정에서 작성된 M&A 보고서와 실사보고서 등에는 2000년 CVC 펀드가 페이퍼회사인 KDH를 통하여 지분 100% 인수, KDH 지분구조는 CVC 펀드 91.8%, 디엠푸드 경영진 8.2%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이러한 인정사실에서 KDH가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의 실질적 귀속자가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납세의무자가 아닌 원천징수의무자에 불과한 원고로 하여금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의 실질적 귀속자를 파악하여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도록 하게 하는 것이 지나치게 원천징수의무자의 부담을 확대하는 것으로서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KDH가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의 실질적 귀속자인지 여부

(가) 실질과세원칙과 소득의 실질적 귀속자

앞서 본 바와 같은 헌법상의 조세법률주의와 국가 간 조세조약의 해석기준, 국세기본법 제14조 의 실질과세 원칙의 취지와 내용, 한·벨 조세조약의 목적과 비거주자에 대한 면세규정의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한·벨 조세조약상의 벨기에 거주자로 인정되는 법인이 대한민국 내에서 사업상 거래를 하고 위 조세조약에 따라 소득원천에 대하여 국내법에 따른 과세의 면제 혜택을 받기 위하여는 그가 한·벨 조세조약 제13조가 정한 양도자이어야 하는 것인데, 여기에서 ‘양도자’의 의미를 정함에 있어서는 이중과세 방지 또는 조세회피 방지의 취지에 부합하고 조약의 문언에 배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른 해석상의 제한이 따라야 하는 것이므로, 벨기에 이외의 국적을 가진 비거주자가 대한민국 내에 투자목적으로 벨기에에 법인을 설립하고 그 법인의 이름으로 대한민국 내에서 자본이득을 목적으로 한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 그 법인의 거주지인 벨기에에서는 정상적인 사업활동이 없고 그 법인의 대한민국 내의 거래행위에도 독자적인 경제적 이익과 사업목적 없이 원투자자를 위한 형식상 거래당사자의 역할만 수행하였을 뿐 그 실질적인 거래주체는 원투자자이고 그러한 것이 오로지 원투자자의 조세회피만을 목적으로 한 경우에는 그 법인은 한·벨 조세조약상의 양도자라고 할 수 없는 것이고 따라서 원투자자가 그러한 거래형식이나 외관만을 내세워 벨기에 법인이 거래행위의 주체임을 이유로 한·벨 조세조약의 조세면제 규정을 원용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그 거래의 실질적 당사자 및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로 인정되는 원투자자가 국내법상의 납세의무자가 되어 국내의 법인세법 또는 소득세법과 대한민국과 원투자자의 거주지국 간의 조세조약에 따른 납세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은 법리를 전제로 하여 아래에서 이 사건 주식양도의 거래주체 또는 이로 인한 양도소득의 실질적 귀속주체가 누구인지에 관하여 본다.

(나) 이 사건 주식 양도소득의 실질적 귀속자가 누구인지 여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6호증, 을 제2, 3, 4, 6, 7, 9, 11~17, 25, 27, 28, 33, 3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된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KDH는 오로지 한·벨 조세조약을 적용받음으로써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과세를 회피하기 위하여 벨기에의 거주자 자격을 취득하고자 설립된 도관회사에 불과하므로, 앞서 본 실질과세원칙에 비추어 볼 때 KDH가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한·벨 조세조약 제13조는 이 사건 주식 양도소득에 관하여 적용될 수 없고, 오히려 CVC 아시아 및 AI의 주주인 Travelers Property Casualty, MetLife, CSAP가 이 사건 주식 양도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라 할 것이어서 이에 따른 피고의 원고에 대한 과세권 여부와 과세 방법 등이 문제될 뿐이다.

① 별지 투자구조도의 형상과 같이 케이만군도 소재 CVC 아시아와 미합중국 소재 AI는 각 66.7%와 33.3%의 비율로 공동 출자하여 룩셈부르크 법인인 KDL을 설립하였고, 다시 KDL과 디엠푸드의 경영진이 각 88.75%와 11.25%의 비율로 공동 출자하여 1999. 12. 10. 벨기에 법인인 KDH를 설립하였으며, 디엠푸드 인수시 투자자금은 CVC 아시아, AI, 디엠푸드 경영진이 제공하였다.

② CVC 아시아의 투자운용사인 CVC Asia Pacific Ltd.(이하 ‘CVC AP’라 한다)의 소외 4가 디엠푸드 인수계약과 관련한 각종 보고서 및 계약서에 서명하는 등 CVC 아시아가 디엠푸드 인수계약의 당사자로 참여하여 투자조건 등을 결정하였다.

③ CVC AP는 1999. 11.경 디엠푸드의 공장을 방문하는 등 실사작업을 거치고 1999. 12. 8. 디엠푸드 경영진에게 주2) MBO 플랜을 제시하면서 이에 따라 벨기에 또는 룩셈부르크에 New Co를 설립할 것이라는 계획을 설명하였으며, 그 직후인 1999. 12. 10. KDH가 설립되었고, 원고에게 디엠푸드의 주식 전량을 매각한 직후인 2005. 8. 1. 이후 곧바로 청산절차가 개시되었다.

④ KDH가 디엠푸드의 주식을 취득한 후에도 디엠푸드의 경영진은 그 영업활동과 관련한 보고를 KDH에 한 것이 아니라 CVC AP 국내지점의 직원인 소외 1과 CVC AP 직원인 소외 4에게 하였고, 소외 1이 디엠푸드의 국내 시장상황, 경영진 현황, CVC의 투자현황 및 재무상황 등을 CVC AP 직원인 소외 4, 6 등에게 분기마다 보고하였다.

⑤ 디엠푸드 매각대금 배분은 CVC 아시아와 AI가 각각 66.7%와 33.3%로 CVC AP 국내지점의 직원인 소외 1이 작성한 디엠푸드 매각에 따른 분배금 배부계획(DMF Returns-Fund Ⅰ)상의 금액과 거의 차이가 없으며, 디엠푸드 매각에 따른 분배금은 KDH 명의 계좌로 수령한 직후인 2005. 8. 8. CVC 아시아 등에 송금되었고, 그 사실 자체를 ‘EXIT’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디엠푸드의 주주인 KDH가 수취하는 분배금은 없었다.

⑥ KDH의 이사는 소외 2, 3, 4, 5 등 7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소외 2 및 소외 4는 CVC AP 소속 직원으로 일본 및 아시아지역 투자를 담당하는 자이며, 소외 3 및 소외 5 등은 CVC Capital Partners(Benerux) N.V.(이하 ‘CVC Benerux’라 한다)의 직원이다.

⑦ KDH의 주소지에는 CVC Benerux의 사무실이 있을 뿐, KDH는 독립적인 사업장이 없고, KDH의 Dun & Bradstreet 주3) (D&B) 조회자료에 등재된 전화번호는 CVC Benerux의 직원의 전화번호이다. KDH는 자산의 대부분이 디엠푸드의 주식이고, 인건비 및 사업운영에 필수적인 사업비용도 거의 지출하지 않았다.

⑧ KDL 역시 독립적인 사업장이 없고, 주소지 소재 건물의 우편물 BOX 중 하나에 KDL의 법인명을 비롯한 약 30여개의 법인명이 표기되어 있을 뿐이었으며, 이사진 역시 CVC AP 소속 직원인 소외 4 외 4인으로 단순히 회사로서 최소한의 형식적인 구성요건만을 갖추고 있다. KDL의 설립부터 청산까지 총자산중 거의 대부분이 디엠푸드 투자 관련 KDH의 주식 및 배당 수취금으로 구성되어 있고, 필수적인 건물 및 비품 등의 유형자산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⑨ CVC 아시아는 장래 대한민국 내 투자수익으로 인한 양도소득세 등 조세를 비과세받거나 감면받고 그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각국의 조세제도, 조세조약 등을 연구·분석하여, 투자지주회사[투자목적회사(SPC), 이하 같다]로 벨기에에 KDH를, 룩셈부르크에 KDL을 각 설립하였는데, 벨기에는 한·벨 조세조약에 따라 주식 양도소득에 대하여 대한민국에서의 원천세가 면제된다. 그리고 벨기에는 자본이득에 대한 소득세가 면제되고, 룩셈부르크도 일정 규모 이상의 원천소득에 대하여는 소득세가 면제되고, 케이만군도는 역외투자회사의 국외원천소득에 대하여 소득세 및 원천세를 면제하고 있으며, 룩셈부르크, 케이만군도는 법인세, 개인소득세에 대한 원천과세가 전혀 없거나 과세시에도 저율의 세금이 적용되는 등 세제상의 특혜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로 인식되는 곳이다.

⑩ 펀드를 운용함에 있어 투자자금 및 투자자산의 효율적인 관리·운용을 위하여 KDH와 같은 투자지주회사의 필요성을 부인할 수 없고, 투자지주회사를 통한 투자에 있어서 실질적인 자금의 출처, 투자 및 자산관리 행위의 실제 담당자, 투자 수익의 종국적인 귀속을 문제삼아 함부로 거래관계를 재구성할 수는 없지만, 투자대상국인 우리나라나 CVC 아시아 투자자들의 실제 거주지국과는 무관한 벨기에 등에 여러 단계의 투자지주회사를 설립하여 투자지배구조를 복잡하게 하는 것은 위와 같은 투자의 효율적인 관리·운용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CVC 아시아가 설정 당시부터 주도면밀하게 계획한 조세회피 방안에 따른 것이어서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투자지주회사들을 조세회피를 위하여 사용된 명목상의 회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AI는 각 사원들이 회사의 채권자들에 대하여 각자가 LLC(Limited Liability Company)의 설립을 위하여 출자한 금액을 한도로 하여 유한책임만을 지면서 동시에 LLP(Limited Liability Partnership)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Corporation의 사원과 동일한 정도의 경영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보장해주는 사업체로서 법인이지만 세제상으로는 법인이 아닌 Partnership으로 분류되고, 미국의 경우 Partnership에 대하여 그 자체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그 Partner에게 그들의 지분에 해당하는 배당에 대한 소득세만이 부과된다.

(3) 최종투자자들이 실질적 귀속자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가) CVC 아시아가 유한 파트너쉽으로서 법인세 과세대상인지 여부

우리 법인세법제2조 제1항 에서 내국법인 및 국내원천소득이 있는 외국법인은 법인세법에 의하여 그 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제1조 제3호 에서 ‘외국법인’을 외국에 본점 또는 주사무소를 둔 법인으로만 정의하고 있을 뿐 ‘법인’의 의미에 대하여 따로 정의하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 CVC 아시아는 조세피난처인 케이만군도에 유한 파트너쉽(LP, Limited Partnership) 형태로 설립되었는데 이는 국내법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법적인 단체이고 케이만군도에 적용되는 법에는 우리의 법인과 동일한 개념이 존재하지도 않으므로, 우리 법인세법 또는 케이만군도에 적용되는 법에 의하여 유한 파트너쉽인 CVC 아시아가 법인세법상의 외국법인인지 여부가 바로 도출되지는 않는다.

살피건대, 외국 단체가 우리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방법으로 외국 단체의 사법적 성질을 따져서 판단하는 방법과 외국 단체의 그 나라에서의 세법상 취급을 따져서 판단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는바, 외국 단체에 대한 과세에 있어서 과세권 배분의 단계에서는 조세조약이 적용되지만, 구체적인 납세의무의 성립은 국내의 개별 세법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고, 외국 단체의 그 나라에서의 세법상의 취급을 세무 당국이 일일이 확인할 것을 요구하기도 어려우며, 동일한 단체에 대하여 외국에서의 세법상 취급이 다르다는 이유로 국내 세법의 적용에 있어서도 달리 취급하여야 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외국의 단체가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단체의 사법적 성질을 살펴 그것이 국내법의 어느 단체에 가장 가까운 것인가를 따져보아 국내 세법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CVC 아시아는 펀드 운영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펀드의 일상업무를 집행하며 무한책임을 지는 무한책임사원(General Partner)과, 펀드 운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소극적 투자자로서 투자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지는 유한책임사원(Limited Partner)으로 구성되어 있고, 고유한 투자목적을 가지고 자금을 운용하면서 구성원인 사원들과는 별개의 재산을 보유하고 고유의 사업활동을 하는 영리 목적의 단체인바, 구성원의 개인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인적 결합체라기보다는 구성원의 개인성과는 별개로 권리·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독자적 존재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합유를 전제로 모든 조합원이 무한책임을 지는 우리 민법상의 조합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법적 성격을 갖고 있고, 비록 유한책임사원의 지분 양도와 관련하여 다소 차이가 있다고는 하나 그 기본적인 구조가 우리 상법상의 합자회사와 유사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우리 법상 합자회사와 가장 유사한 원고는 우리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으로 보아 법인세 과세대상이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최종투자자들이 실질적 귀속자인지 여부

조세소송에 있어서 비과세요건, 면세요건에 대한 입증책임은 납세자 측에게 있으므로( 대법원 2000. 7. 7. 선고 98두16095 판결 , 대법원 1994. 4. 15. 선고 93누13162 판결 등 참조), 유한 파트너쉽에 대하여도 법인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CVC 아시아 및 CSAP 역시 KDH와 마찬가지로 법인으로서의 실체가 없어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실질적 귀속자는 CVC 아시아와 CSAP가 아니라 CVC 아시아의 최종투자자들과 시티그룹이고 이들이 대부분 조세조약에 따라 비과세대상에 해당한다는 주장사실은 원고가 이를 적극적으로 입증하여야 한다.

그런데, 위 (2)의 (나)항에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갑 제28호증, 을 제4, 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CVC 아시아 및 CSAP가 KDH와 같이 법인으로서의 실체가 없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가) 일반적으로 조세 법률관계에서 과세관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첫째, 과세관청이 납세자에게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여야 하고, 둘째, 납세자가 과세관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 대하여 납세자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납세자가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따라 무엇인가 행위를 하여야 하고, 넷째, 과세관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납세자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는 것이다( 대법원 1996. 1. 23. 선고 95누13746 판결 참조).

(나)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도 KDH가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의 실질적 귀속자가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②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이 한·벨 조세조약에 따라 비과세·면제 대상에 해당함을 확인하여 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그 비과세·면제 확인서 상에는 ‘세무서장은 이 확인서에 불구하고 위 신청서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에는 관계 법률에 따라 경정 또는 결정할 수 있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 점, 위 확인은 단지 KDH의 거주지국이 한·벨 조세조약이 적용되는 벨기에라는 이유에 의한 것일 뿐이고, 그러한 확인이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설립된 형식적인 회사에 대해서까지 한·벨 조세조약을 적용할 것이라는 취지의 견해를 표명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 ③ 가사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가 2002.경 디엠푸드가 KDH에 지급한 배당소득에 대하여 KDH를 한·벨 조세조약 제10조가 정하는 배당소득의 수익적 소유자로 인정하였다 하더라도, 실질을 밝히지 못한 그 전의 조사 내용과 과세처분도 그 이후의 조사에서 다르게 밝혀졌다면 제척기간 내에는 그 밝혀진 진실에 따라 이를 경정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어서, 원고 주장과 같은 사정 또한 과세관청의 공적 견해의 표명이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결국 우리나라와 벨기에 등 거주지국 사이의 조세조약에 의하여 조세가 비과세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의 실질적 귀속자는 CVC 아시아 및 AI의 주주인 Travelers Property Casualty, MetLife, CSAP라 할 것인데, CVC 아시아의 거주지인 케이만군도 및 CSAP의 거주지인 홍콩과 우리나라는 조세조약이 체결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CVC 아시아 및 CSAP에 대해서는 국내법에 따라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국내법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적법하고, 그것이 비례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별지 생략]

판사 김홍도(재판장) 박상현 성원제

주1) KDH에 대한 지분은 CVC 아시아의 경우 59.20%(=88.75%×66.7%), CSAP의 경우 17.73%(=88.75%×33.3%×60%)인바, 이 사건 주식 양도소득 17,000,000,000원 중 이들의 지분합계 76.93%에 상당하는 금액에 법인세율 10%를 곱한 금액

주2) Management Buy Out의 약자로 기업의 전부 또는 일부 사업부나 계열사를 해당 사업부나 회사 내에 근무하고 있는 경영진과 임직원이 중심이 되어 인수하는 것으로 경영자 매수 또는 경영자 인수라고도 함

주3) 기업정보/신용평가 기업으로 전 세계 개별기업의 신용정보, 마케팅정보, 구매정보 및 의사결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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