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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 6. 3. 선고 2021후10077 판결
[등록무효(특)][공2021하,1258]
판시사항

확정된 심결이 각하심결인 경우에는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없다고 정한 특허법 제163조 단서 규정이 새로 제출된 증거가 선행 확정 심결을 번복할 수 있을 만큼 유력한 증거인지에 관한 심리ㆍ판단이 이루어진 후 선행 확정 심결과 동일 증거에 의한 심판청구라는 이유로 각하된 심결인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일사부재리 원칙에 관한 특허법 제163조 는 “이 법에 따른 심판의 심결이 확정되었을 때에는 그 사건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동일 사실 및 동일 증거에 의하여 다시 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 다만 확정된 심결이 각하심결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확정된 심결이 심판청구의 적법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각하된 심결인 경우에는 특허법 제163조 단서에 따라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없다.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면, 위 단서 규정은 새로 제출된 증거가 선행 확정 심결을 번복할 수 있을 만큼 유력한 증거인지에 관한 심리ㆍ판단이 이루어진 후 선행 확정 심결과 동일 증거에 의한 심판청구라는 이유로 각하된 심결인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① 종래 심판청구의 적법요건을 갖추지 못해 각하된 심결이 확정된 경우에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있는지에 관하여 견해대립이 있었으나, 2001. 2. 3. 법률 제6411호로 일부 개정된 특허법에서 위 단서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각하심결에 대하여는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없음을 명확히 하였다.

특허법 제163조 의 ‘동일 증거’라 함은 전에 확정된 심결의 증거와 동일한 증거만이 아니라 그 심결을 번복할 수 있을 정도로 유력하지 않은 증거가 부가되는 것도 포함한다. 이에 따라 후행 심판에서 새로 제출된 증거가 확정된 심결의 증거와 동일 증거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선행 확정 심결을 번복할 수 있을지를 심리ㆍ판단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본안에 관한 판단이 선행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사부재리 원칙은 심판청구의 적법요건일 뿐이어서, 위와 같은 경우라도 일사부재리 원칙을 위반하여 심판청구가 부적법하다고 한 각하심결을 본안에 관한 실체심리가 이루어진 기각심결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문언의 가능한 해석 범위를 넘어선다.

③ 심판청구의 남용을 막고, 모순ㆍ저촉되는 복수의 심결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일사부재리 제도의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심판청구권 보장 역시 중요한 가치인 점, 현행 특허법 제163조 는 일사부재리 효력이 제3자에게까지 미치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허법 제163조 단서의 예외를 인정하여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정당화되기 어렵다.

원고,피상고인

주식회사 유민에쓰티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현진 외 5인)

피고,상고인

플로우닉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곽부규 외 3인 )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일사부재리 원칙에 관한 특허법 제163조 는 “이 법에 따른 심판의 심결이 확정되었을 때에는 그 사건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동일 사실 및 동일 증거에 의하여 다시 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 다만 확정된 심결이 각하심결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확정된 심결이 심판청구의 적법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각하된 심결인 경우에는 특허법 제163조 단서에 따라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없다 .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면, 위 단서 규정은 새로 제출된 증거가 선행 확정 심결을 번복할 수 있을 만큼 유력한 증거인지에 관한 심리ㆍ판단이 이루어진 후 선행 확정 심결과 동일 증거에 의한 심판청구라는 이유로 각하된 심결인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

가. 종래 심판청구의 적법요건을 갖추지 못해 각하된 심결이 확정된 경우에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있는지에 관하여 견해대립이 있었으나, 2001. 2. 3. 법률 제6411호로 일부 개정된 특허법에서 위 단서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각하심결에 대하여는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없음을 명확히 하였다 .

나. 특허법 제163조 의 ‘동일 증거’라 함은 전에 확정된 심결의 증거와 동일한 증거만이 아니라 그 심결을 번복할 수 있을 정도로 유력하지 않은 증거가 부가되는 것도 포함한다 ( 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4후42 판결 등 참조). 이에 따라 후행 심판에서 새로 제출된 증거가 확정된 심결의 증거와 동일 증거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선행 확정 심결을 번복할 수 있을지를 심리ㆍ판단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본안에 관한 판단이 선행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사부재리 원칙은 심판청구의 적법요건일 뿐이어서, 위와 같은 경우라도 일사부재리 원칙을 위반하여 심판청구가 부적법하다고 한 각하심결을 본안에 관한 실체심리가 이루어진 기각심결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문언의 가능한 해석 범위를 넘어선다 .

다. 심판청구의 남용을 막고, 모순ㆍ저촉되는 복수의 심결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일사부재리 제도의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심판청구권 보장 역시 중요한 가치인 점, 현행 특허법 제163조 는 일사부재리 효력이 제3자에게까지 미치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허법 제163조 단서의 예외를 인정하여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정당화되기 어렵다 .

2. 그럼에도 원심은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을 이유로 각하된 확정 심결에서 동일 증거에 의한 심판청구인지가 문제 되어 진보성 부정 여부에 관하여 실체 판단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 각하심결을 일사부재리 효력을 가지는 확정 심결로 볼 수 있다고 보아,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 확정 심결의 일사부재리 효력에 따라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이기택(주심) 노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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